가람의 꿈은 처음부터 가수였다. 음악 방송 무대를 보는 것만으로 내면의 자유를 느꼈던 소녀가 이제 무대에 설 준비를 마쳤다. 

데뷔 곡 ‘FEARLESS’의 시작을 당차게 연 모습이 인상적이었어요.

김가람: ‘내가 이걸 어떻게 하지?’, ‘내가 잘못하면 안 되는데?’라는 생각이 많았어요. 강한 인상을 줄 수 있도록 센 표정을 지어야 하는데 그 느낌이 잘 묻어나오지 않아서 걱정이 좀 됐거든요. 요즘 다양한 촬영들을 하면서 콘셉트에 계속 몰입하다 보니 조금씩 늘고 있는 것 같아 다행이에요. 주변에서도 표정이 많이 좋아졌다고 해주셔서 점점 자신감이 생기고 있어요.(웃음)

 

2절 후렴구에서도 가운데에서 중심을 잘 잡으며 시선을 집중시키더라고요.

김가람: “What you lookin’ at”이란 가사가 ‘뭘 봐?’ 이런 느낌이다 보니까 강한 뉘앙스를 표현하는 게 어려웠고, 춤으로 연기를 해야 하는 점이 중요하다고 생각했어요. 그래서 저희 콘셉트에 맞는 드라마나 영화를 찾아보면서 몰입을 해보려고 했는데, 한국 영화 중에서는 ‘도둑들의 예니콜 캐릭터처럼 매력적이면서 센? 그런 느낌을 많이 참고했어요.

 

강렬한 분위기를 표현했던 게 처음이었나봐요.

김가람: 제가 데뷔조가 되기 전까지는 밝은 느낌의 노래를 주로 연습했었든요. 지금은 ‘FEARLESS’도 저랑 잘 어울린다고 생각해요.(웃음)

요즘 데뷔 준비를 위해 바쁜 시간을 보내고 있겠어요.

김가람: 다 처음 해보는 경험들이다 보니 최근까지도 많이 떨렸어요. 트레일러나 뮤직비디오 촬영 모두 데뷔 확정됐을 때부터 꼭 하고 싶은 것들이었기 때문에 어색하게 느껴지더라도 최선을 다했어요. 앞으로도 낯설더라도 계속해서 새로운 것들을 시도하고 도전하고 싶어요. 개인적으로는 무대에 대한 기대가 커요. 빨리 음악 방송이나 콘서트에서 행복하게 무대를 해보고 싶고, 더욱 발전해서 언젠가 실력 면에서 인정을 받고 싶어요.

 

1년간 연습생 생활을 한 걸로 알아요. 어떤 시간이었나요?

김가람: 매일 학교 조퇴 후에 연습하고, 정해진 시간에 퇴근하고, 연습생 친구들이랑 밥 먹고, 학원 생활하듯이 자유롭게 보낸 것 같아요. 조퇴하고 은채랑 연습실 가는 길에 맛있는 거 먹으면서 “만약 데뷔하게 되면 뭘 하고 싶어?” 이런 얘기들도 나누고(웃음), 그런 사소한 추억들이 있어요. 그러다 작년 여름쯤 데뷔조가 되고 나서는 학교에 거의 일주일에 한두 번 나가고 데뷔 준비하는 데 집중했어요.

 

아이돌이라는 꿈은 언제부터 갖게 됐어요?

김가람: 유치원 때부터 가수가 되고 싶었어요. 제가 어릴 때 되게 내성적이어서 지금보다 훨씬 더 조용했는데, 춤추고 노래할 때는 그런 성격이 조금 달라지는 걸 느꼈거든요. 유치원 때 하는 학예회에서나 가족들이랑 펜션에 놀러가서 노래방 기계로 노래 부를 때(웃음), 그때만큼은 조용히 있기보다는 적극적으로 엄청 재밌게 했었던 것 같아요. 그러다 어느 날 친구가 같이 오디션을 보러 가자고 해서, 2018년쯤 첫 오디션을 시작으로 본격적인 준비를 했어요. 

쏘스뮤직 연습생은 어떻게 된 건가요?

김가람: 되게 신기한 게, 제가 처음 오디션을 봤던 회사가 쏘스뮤직이었거든요. 그땐 떨어졌다가 2년 뒤에 캐스팅 제안을 받았어요.(웃음) 오디션을 다시 보고 합격해서 쏘스뮤직에서 연습생 생활을 처음 시작하게 됐어요.
 

혼자서는 어떤 방식으로 연습했어요?

김가람: 당시에 오디션 준비를 하고 있다는 사실을 가족들만 알아서, 가족들한테 춤이나 노래하는 모습을 카메라로 찍어달라고 부탁하기도 하면서 혼자 할 수 있는 대로 연습했었어요. 저한테 열 살 차이 나는 남동생이 있는데, 제가 연습하는 거 보면서 옆에서 해맑게 따라 추곤 했어요.(웃음)

 

늦둥이 동생이라 너무 귀엽겠어요.(웃음)

김가람: 이제 여덟 살 됐는데(웃음), 나이 차이가 있어도 같이 놀고 장난치면서 그냥 현실 남매처럼, 친구처럼 지냈어요.(웃음) 근데 지금은 떨어져 지내서 동생이 어떻게 커가는지 잘 모르다 보니까 가끔 한 번씩 만나면 기분이 좀 이상하더라고요. 서로 살짝 낯가리다가 금방 예전처럼 재밌게 잘 놀긴 하는데, 그래도 약간 아쉬워요.

 

데뷔 소식에 가족들은 어떤 반응이었나요?

김가람: 제일 먼저 부모님께 연락드렸는데, 되게 기뻐하셨고, “네가 이렇게 해낼 줄 몰랐다.” 하시면서 자랑스러워하셨어요. 동생도 제가 어떤 일을 하는 건지 대충은 알고 있는 것 같아요. 누나가 TV에 나온다고 하니까 되게 좋아하고, 누나가 힘들 때 자기가 지켜줄 거라고 얘기하기도 했어요.(웃음)

 

오랫동안 원했던 꿈을 이룬 기분이 어때요?

김가람: 사실 저는 끝까지 데뷔할 수 있을 거라는 확신이 없었거든요. 데뷔 티저가 뜨기 전까지는 어떻게 될지 아무도 모르는 것이기도 하고요. 근데 딱 데뷔가 확정됐다는 말을 듣고 그동안 연습했던 시간들이 쭉 생각나면서 되게 기뻤어요. 너무 좋아하고 하고 싶은 일이니까, 저는 그 마음 하나로 계속 도전하고 노력해온 것 같아요.

다양한 콘텐츠 촬영을 하며 카메라에 담긴 자신의 모습을 볼 땐 어떤 느낌이었나요?

김가람: 제 얼굴이 어떻게 생겼는지 이번에 촬영을 하면서 처음 알게 됐어요.(웃음) 저는 제 눈이 위아래로 긴 편이라고 생각했는데 생각보다 양옆으로 긴 느낌이더라고요.(웃음) ‘내 얼굴은 이 각도가 낫구나.’라는 것도 알게 되고, 표정을 어떻게 해야 더 잘 나오는지도 점점 알아가고 있는 것 같아요.

 

녹음 후 자신의 목소리를 듣는 것도 새로운 경험이었겠어요.

김가람: 제 목소리를 제대로 들은 건 처음이어서 많이 어색했어요. 저는 제 목소리가 낮은 편이라고 생각했는데, 노래 부를 때는 되게 아기 같은 목소리더라고요.(웃음) 입을 조그맣게 벌리고 이를 앙 무는 습관이 있었다는 것도 처음 알아서, 그런 부분들을 고치려고 노력을 많이 했어요. 초반에는 저희 노래인데도 남의 노래를 부르는 것 같은 느낌이었는데 그래도 지금은 남의 노래를 부르는 것 같지는 않을 정도로 많이 익숙해진 것 같아요.(웃음)

 

일을 하면서 자기 자신에 대해서도 알아가는 중이네요.

김가람: 배워 가야 할 게 많은 것 같아요. 어제도 라이브 연습을 하면서 인이어를 처음 착용해봤는데, 귀에 딱 맞아서 되게 불편하고 아팠어요.(웃음) 제 목소리를 들어보니까, 음.. 연습 되게 많이 해야 될 것 같더라고요.(웃음) 사실 이번에는 저의 보컬 실력을 많이 못 보여준 것 같아서, 더 연습해서 나중엔 그동안 안 해봤던 파워풀한 보컬의 노래도 잘 소화해내고 싶고, 커버도 많이 해보고 싶어요.

 

어떤 스타일의 노래를 주로 듣는 편이에요?

김가람: 요즘은 팝송을 특히 많이 듣는 것 같아요. 영어 발음 공부하려고 많이 듣고 있어요.(웃음) 타이틀 곡에서 ‘fearless’라는 발음이 되게 어렵다고 생각했는데, 윤진 언니가 첫 녹음할 때 많이 알려줘서 다행이었어요.(웃음)

 

‘FEARLESS’에 대한 첫인상은 어땠나요?

김가람: 제가 들어왔던 K-팝과는 되게 다르다고 생각했는데, 계속 계속 생각이 나더라고요. 저희가 이렇게 색다른 노래를 해서 ‘K-팝은 이거다.’라는 고정관념을 깰 수 있으면 참 좋겠다고 생각했어요. 멤버들끼리도 듣고 나서 노래가 너무 좋다고, 빨리 춤도 배우고 싶다는 얘기를 많이 했어요.

 

밝고 통통 튀는 스타일의 안무인 ‘Blue Flame’과 ‘FEARLESS’의 안무를 소화할 때 어떤 차이가 있던가요?

김가람: ‘Blue Flame’을 추다가 ‘FEARLESS’를 추면 되게 어려운데, ‘FEARLESS’를 추다 ‘Blue Flame’을 추면 감정이 고조되는 느낌이 들어서 더 자연스럽게 표현할 수 있는 것 같아요. 강렬한 메시지를 주는 노래를 하다 밝은 느낌으로 바뀌는 이중적인 모습이 매력적이기도 하고, 결국엔 밝은 모습으로 여정을 떠나는 것 같은 느낌이 들어서, 이런 흐름이 좋다고 생각했어요. 근데 ‘Blue Flame’은 점점 감을 못 잡겠어요.(웃음) 처음 배울 땐 쉬웠는데 계속 하다 보니까 너무 마냥 웃기만 하는 거 아닌가 싶은 생각이 들더라고요. 밝은 노래도 어떻게 좀 더 다양한 방식으로 표현할 수 있을지 고민 중이에요.

 

춤에 욕심이 있는 편인가 봐요.
김가람: 잘 추고 싶어서 춤에 특히 신경을 많이 쓰는 편이에요. 키가 클수록 잘못하면 춤출 때 더 뻣뻣해 보일 수 있거든요. 특히 ‘Blue Flame’을 할 때 저한테는 그런 점이 부각될 수 있는 동작들이 있어서, 동작을 더 크고 부드럽게 하려고 노력하기도 했어요. 춤을 추다가 힘들어지기 시작하면 디테일이 다 떨어지는 게 제 눈에도 보여서, 그런 부분들을 더 보완하고 싶고요. 

멤버들과 퍼포먼스 합을 맞추는 과정은 수월했나요?

김가람: 다들 빠르면서도 완성도 있게 하려는 마음이었기 때문에 서로 말하지 않아도 알아서 어디가 안 맞는지 눈치를 채고 맞춰 갔던 것 같아요. 계속 연습을 하다 보니까 어떤 부분들을 같이 신경 써야 하는지 조금씩 보이게 되더라고요.

 

처음부터 마음이 잘 맞았나 보네요. 새로운 사람들과 함께 대부분의 시간을 보내는 게 쉽지만은 않았을 것 같아요.

김가람: 거의 자는 시간 빼면 계속 붙어 있어서 너무 자연스럽게 마음도 가까워진 것 같아요. 제가 혼자 있는 걸 좋아하는 성격이라 처음에는 단체 생활을 하는 게 어색하기도 하고 팀이라는 의미에 대해서도 잘 몰랐는데, 이제는 같이 뭔가를 적극적으로 하려는 성격이 된 것 같기도 하고, 점점 변하고 있는 것 같아요. 특히 얼마 전 저희 단체 사진이 공개되니까 팀으로서 더 돈독해지는 느낌이었어요.(웃음) 데뷔를 앞두고 신경 쓸 게 많았는데, 함께 대화하면서 마음을 다잡는 시간을 가지고 나니까 걱정도 많이 덜어지고, 든든했어요. 이젠 정말 다 같이 행복했으면 좋겠다는 마음이에요.

 

경험 많은 언니들이 있어서 더 든든한 마음이었겠어요.

김가람: TV에서 봤던 언니들이 저랑 같은 팀이라는 것도, 같이 연습하고 있는 상황도 너무 신기했어요. 막 연예인 보는 느낌이고.(웃음) 사실 처음에는 좀 어려웠는데, 언니들이 사소한 것들도 잘 챙겨주고, 응원도 많이 해줘서 의지가 많이 돼요. 특히 채원 언니가 평소에 장난을 많이 치는데, 함께 뭔가를 맞춰야 하는 상황에서나 아닌 건 아니라고 말할 때는 똑부러지고 정확하게 말하는 모습이 너무 멋있다고 생각했어요.

 

가람 씨는 팀에서 어떤 역할을 하고 있는 것 같아요?

김가람: 웃긴…?(웃음) 다들 제가 그냥 말 한마디 하는 게 재밌다고 하더라고요. 제가 팀 분위기를 살리는 편도 아니고 막상 웃기라고 하면 잘 못하는데(웃음), 일상 속에서 그런 모습이 있나 봐요.(웃음)

 

수줍어하면서도 활발한 면이 있는 것 같은데, 요즘 유행하는 MBTI 검사는 해봤나요?(웃음)

김가람: ISTP예요.(웃음) 저는 조금 시간이 지나야 낯가림이 풀어지는 성격이에요. 활발한데 또 조용하고, 솔직한데 말은 잘 안 하는(웃음), 이런 양가적인 모습들이 저한테 있는 것 같아요. 감성적인 편은 아닌데 감정적인 면도 있고요.

 

그런 감정을 잘 다스려서 새롭게 에너지를 얻는 방식이 있을까요?

김가람: 혼자 있을 때.(웃음) 혼자 가만히 누워 있거나, 혼자서 하고 싶은 걸 하면서 에너지를 충전시키는 편인 것 같아요. 가족들도 힘이 많이 돼요. 연습생 생활할 때 실력이 안 느는 게 느껴지거나 체력적으로 지칠 때 많이 힘들기도 했고, 초반에는 포기하고 싶은 마음도 있었는데 그때마다 가족들이 저를 잡아주고 응원해줘서, 끝까지 해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그럼 가람 씨에게 요즘 즐거움을 주는 것은 뭐예요?

김가람: 빵이랑 쿠키, 디저트를 좋아해요.(웃음) 그래서 베이킹 영상을 많이 찾아보기도 하고, 요즘엔 옷에 관심이 많이 생겼어요. 연습복을 예쁘게 입어야지 연습할 맛이 나서(웃음) 처음에는 연습복 쇼핑을 하다 점점 사복에도 관심이 생기고, 아이돌 공항 패션 같은 것도 찾아보게 됐어요.(웃음) 아직은 수수하게 입고 포인트만 살짝 주는 ‘꾸안꾸’를 좋아해요.(웃음)

데뷔하고 나서도 즐거운 일들이 많았으면 좋겠네요.

김가람: 데뷔하고 ‘내가 점점 발전해 나가는 모습을 보여드릴 수 있을까?’ 걱정되는 마음도 있고, 기대되고 설레는 마음도 동시에 들어요. ‘포기하고 싶어질 때 왜 시작했는지를 생각해라.’ 이 말이 제 좌우명이거든요. 제가 하고 싶었던 일이고, 제가 선택한 길이니까, 늘 처음의 그 마음을 잃지 않고 열심히 해보려고 해요.

Credit
글. 이예진
인터뷰. 이예진
비주얼 디렉터. 전유림
프로젝트 매니지먼트. 윤해인, 이지연
비주얼 크리에이티브팀. 김성현, 김유주, 가브리엘, 조윤경(쏘스뮤직)
사진. 강혜원 / Assist. 오희현, 신용욱, 양지원, 이동찬
헤어. 장여진, 하민(BIT&BOOT)
메이크업. 김민지(BIT&BOOT)
스타일리스트. 이우민 / Assist. 최시영, 오지연
플라워 스타일링. 이윤주(플라워플리즈)
아티스트 의전팀. 김아리, 손나연, 이정익, 이은주(쏘스뮤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