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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서성덕(대중음악 평론가)
사진 출처. Geffen Records

2021년 1월 ‘drivers license’로 시작된 올리비아 로드리고의 데뷔 행보는 2022년 4월 그래미 어워드에서 주요 4개 부문을 포함하여 7개 부문 후보에 오르고, 그중 3개 부문을 수상하는 것으로 마무리되었다. ‘Sour’로 베스트 팝 보컬 앨범, ‘drivers license’로 베스트 팝 솔로 퍼포먼스 그리고 아티스트 본인은 베스트 뉴 아티스트 상을 차지했다. 2021년 가장 성공적인 데뷔의 빅토리 랩이라 할 만하다.
 

‘drivers license’를 공개한 무렵, 스포티파이의 하루 스트리밍 기록을 연이어 갱신하며 폭발적인 반응을 얻을 때, 우리는 간단한 설명을 시도할 수 있었다. 첫째, ‘핵꿀잼 비짤봙(Bizaardvark)’과 ‘하이 스쿨 뮤지컬: 더 뮤지컬: 더 시리즈’와 같이, 음악과 10대 드라마를 결합하는 디즈니 TV 쇼에서 그가 보여준 존재감. 둘째, ‘drivers license’에 얽혀 있다고 알려진 연애사에 대한 대중의 관심. 하지만 이는 한때의 폭발적인 호응을 설명할 수 있을 뿐이다. ‘drivers license’가 빌보드 핫 100에서 10주간 1위에 오르는 메가 히트곡이 되고, ‘Sour’는 빌보드 200에서 5주간 1위에 오르며 2021년 가장 성공적인 앨범 중 하나가 되는 일은 전혀 다른 차원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올리비아 로드리고의 무엇이 다른지 묻게 된다. 왜 그는 Z세대 10대 소녀들의 영웅이면서, 동시에 더 넓은 세대에게도 충분히 매력적인가? ‘drivers license’와 ‘Sour’는 18세의 고등학생이 자신의 이야기를 자신에게 익숙한 방식으로 펼쳐 놓음으로써 벌어진 사건이다. 18세 소녀의 음악적 경로가 특별히 복잡하리라 기대하는 사람은 별로 없다. 그렇다고 전에 없던 천재성을 첨가하여 그의 성공을 마법으로 만들 필요도 없다. 대신 그의 길지 않은 역사를 있는 그대로 바라보는 것으로 충분하다.
 

여러 인터뷰에서 밝힌 바와 같이, 올리비아 로드리고는 학교에 들어가기 전부터 곡을 쓰고, 연주하고, 노래하는 것이 삶의 일부였다. 집에서는 부모님이 좋아하는 1990년대부터 2000년대 초의 얼터너티브 밴드 음악을 많이 들었다. 예를 들어 노 다웃, 펄 잼, 더 화이트 스트라이프, 그린 데이 등이다. 첫 콘서트는 위저였다. 최근 시작한 그녀의 투어에서 공연 전 사운드트랙으로도 미셸 브랜치, 피오나 애플, 카디건스 등 1990년대 음악이 주로 나온다. 공연에서 선보이는 커버는 에이브릴 라빈과 베루카 솔트의 곡이다. 그녀가 여성으로 구성된 밴드를 만들고, 이를 공연만이 아니라 자신의 활동 전반에서 함께하는 것은 자연스럽다.

그녀가 테일러 스위프트의 팬이자, 그녀를 송라이팅의 모범으로 삼는 것은 널리 알려진 바다. 그 배경에는 컨트리 뮤직의 작법, 다시 말해 지극히 구체적이고 개인적인 사연을 가사로 풀어내는 속성이 있다. 이는 테일러 스위프트 본인도 컨트리 뮤직의 매력으로 말한 바 있고, 디즈니 플러스의 다큐멘터리 ‘driving home 2 u’에서 올리비아 로드리고 본인도 재차 언급한다. 그래서 디즈니 활동으로 오랫동안 홈스쿨링을 해온 그녀가, 자신의 비일상적인 삶을 배경으로 만든 노래에 얼마나 설득력이 있을지 고민했다고 밝힐 때, 이 고백은 솔직하고 진정성을 갖춘다.
 

이것이 아마도 그녀의 노래가 10대의 연애 감정에 집중하는 이유일 것이다. 나는 10대 소녀이고, 나는 내가 느끼는 것에 대해 쓴다. 나는 실연과 외로움에 대하여 가장 강렬한 감정을 느낀다. 그것이 나에게 진짜이고, 자연스럽다. 분노와 질투, 슬픔은 보통 드러낼 수 없는 억압된 감정이다. 10대 소녀의 그것은 특히 쉽게 폄하된다. 하지만 그런 감정은 여전히 존재하고, 올리비아 로드리고는 그것을 노래하기로 했다.

 

이 강렬함은 내 눈앞의 이별이 모든 사랑의 종말을 뜻하는 파괴적인 감정이다. 여기에 ‘Déjà vu’에서 볼 수 있는 것 같은 구체성이 들어온다. 그녀도 빌리 조엘을 알 거야. 네가 ‘Uptown Girl’을 불러줬을 테니까. 너희는 그 노래를 같이 부를 거야. 그리고 코러스와 벌스 사이에 그녀에게 사랑한다고 했겠지. 10세 소녀는 열광하고, 동시에 그 시기를 지내온 모든 사람들의 공감을 얻기에 충분하다.

‘Sour’는 올리비아 로드리고가 지금까지 보고 들은 모든 것이다. 음악 바깥에서는 그녀가 첫 레코딩 계약부터 자신의 마스터 권리를 확보한 것마저 그렇다. 당신도 18세에 그때까지 배운 모든 것을 100% 활용하면 뭔가 해낼 수 있을 것이다. 올리비아 로드리고가 앞으로 성인 아티스트로 무엇을 해도 ‘drivers license’와 ‘Sour’가 나온 시기는 청춘의 어느 일면에 대한 기록으로 남는다. 우리는 원래 이런 사람을 록 스타라고 불렀던 것이 아닌가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