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NHYPEN이 새 앨범 ‘BORDER : CARNIVAL’을 발표한 지난 4월 26일부터 5월 2일까지 1주일간, 음원 서비스 스포티파이에서 이 앨범의 글로벌 일 평균 감상자 수는 44만 244명이다. 지난해 11월 30일 발표한 데뷔 앨범 ‘BORDER : DAY ONE’의 1주일간 일 평균 감상자 수는 19만 8,435명이다. 같은 기간 총 스트리밍 횟수는 ‘BORDER : CARNIVAL’이 1,788만 5,580회, ‘BORDER : DAY ONE’은 1,027만 3,040회다. 일평균 감상자 수는 121.9%, 총 스트리밍 횟수는 74.1% 늘었다. 이 성장세의 의미는 발매 첫 주 실물 앨범 판매량(초동 판매량)을 통해 추측 가능하다. ‘BORDER : CARNIVAL’의 실물 앨범 판매량은 발매 첫 주 한국에서 38만 4,699장으로 ‘BORDER : DAY ONE’보다 36.9% 많이 팔렸고, 이는 5월 6일 현재까지 역대 초동 31위다. 일본에서도 주간 오리콘 차트 1위, 미국의 빌보드 월드 앨범 차트는 9위다. 음원을 듣는 사람이 느는 만큼 실물 앨범도 많이 팔렸다. 

지난 4일 ENHYPEN이 새 앨범 타이틀 곡 ‘Drunk-Dazed’로 SBS MTV ‘더 쇼’에서 처음으로 음악 방송 1위를 한 날, ‘#ENHYPEN1stWin’은 트위터 월드와이드 트렌딩도 1위를 했다. 트위터 월드와이드 트렌딩 1위 한 번만으로 그들이 전 세계에서 어느 정도 인기를 얻고 있는지 확정하기는 어렵다. 하지만 그 트위터 월드와이드 트렌딩 1위와 함께 음원과 실물 앨범 판매량이 모두 빠르게 성장했다면 그 상관관계가 궁금해질 수는 있다. 이날 ‘#ENHYPEN1stWin’의 트위터 트렌딩 순위는 한국에서 1위, 일본에서 2위, 미국에서 3위였고, 그 외 30개 국가에서 톱 50 안에 들었다. ENHYPEN은 K-팝 산업에서 가장 규모가 큰 시장에 속하는 한·미·일 3개국에서 음악 방송 1위를 트위터 트렌딩 상위권에 올릴 만큼 팬덤을 가졌다. 전 세계적인 음원 소비와 실물 앨범 판매량의 증가는 이 결과를 반영한 것일 가능성이 높다. 그 점에서 ENHYPEN이 ‘BORDER : CARNIVAL’로 기록 중인 성적은 이례적인 동시에 이상적이다. 인기 K-팝 아이돌에게 해외 인기가 기본값처럼 된 지금도, 앨범 두 장을 낸 데뷔 5개월 차 그룹이 한·미·일 3개국에서 동시에 유의미한 실물 앨범 판매량을 기록하는 것은 이례적이다. 동시에 그 성적이 전 세계적인 SNS 언급량과 음원 스트리밍 횟수의 성장과 함께 이뤄지는 것은 이상적이다. 
‘BORDER : CARNIVAL’ 발표 당일 ENHYPEN의 연관 키워드를 기준으로 한 트위터 버즈량은 280만 4,936이다. 데뷔 앨범 ‘BORDER : DAY ONE’을 발표했던 지난해 11월 30일은 249만 9,230으로, ‘BORDER : CARNIVAL’의 발표일 버즈량이 14.1% 높다. 반면 ‘BORDER : CARNIVAL’의 실물 앨범 예약 판매 공지 이후 발매 주 금요일까지의 평균 트위터 버즈량은 95만 7,080으로, 같은 기준 ‘BORDER : DAY ONE’의 60만 5,745보다 58% 높다. 이 차이는 ENHYPEN을 트위터에서 누가 언급하냐는 것에서 비롯된다. 실물 앨범 예약 판매 공지는 주로 앨범 구매 가능성이 있는 팬들이 관심을 갖는다. 컴백까지의 티징 콘텐츠 공개 기간 또한 주로 ENHYPEN에 일정 수준 이상의 관심을 갖는 팬들이 버즈를 만든다. 반면 새 앨범 발매일에는 팬이 아닌 사람들도 아티스트에 대해 언급하는 경우가 많다. 또한 ENHYPEN은 오디션 프로그램 Mnet ‘I-LAND’를 통해 멤버들이 결정, 데뷔 당시 일반적인 아이돌 그룹에 비해 더 큰 관심을 받았다. ‘BORDER : CARNIVAL’ 발표 전까지 ENHYPEN의 1일 트위터 버즈량 자체 최고 기록은 지난해 9월 19일 Mnet ‘I-LAND’를 통해 데뷔가 결정된 다음 날 기록한 252만 6,324이다. 별다른 이슈가 없었던 ‘BORDER : CARNIVAL’의 발표 당일 트위터 버즈량이 이때보다 높은 것은 팬덤의 성장에 따른 결과라 할 수 있다. 

‘BORDER : DAY ONE’의 타이틀 곡 ‘Given-Taken’의 첫날 6시간 유튜브 조회 수는 417만 9,373, ‘Drunk-Dazed’의 첫날 6시간 조회 수는 261만 6,324이다. 두 곡 모두 뮤직비디오 조회 수를 높이기 위한 소속사의 프로모션이 없는 조건에서 첫날 조회 수 격차는 156만 3,049, 다음 날에는 362만 3,280으로 벌어졌다. 하지만 셋째 날 345만 7,658로 격차가 줄어들기 시작, 발매 11일 차에 접어드는 5월 6일 밤 0시에는 1,738만 9,478과 1,661만 8,954로 77만 524까지 좁혀졌다. ‘Given-Taken’은 결성 당시 성공 여부에 관심을 모은 팀의 데뷔곡이었다. 그만큼 발표 첫날과 둘째 날 조회 수가 다른 날에 비해 높다. 반면 ‘Drunk-Dazed’는 시간이 지날수록 ‘Given-Taken’보다 꾸준한 조회 수를 기록 중이다. 뮤직비디오를 새로 보는 사람들이 계속 늘거나, 반복해서 보는 횟수가 늘어났다는 의미다. 
ENHYPEN의 유튜브 채널 구독자 수는 그 답이 어느 쪽에 가까운지 보여준다. ENHYPEN의 채널 구독자 수는 ‘Drunk-Dazed’ 발표 당일 8,864명 증가, 실물 앨범 예약 판매일 이후 가장 많았다. 또한 유튜브 채널 ‘스튜디오 춤’을 통해 ‘Drunk-Dazed’의 퍼포먼스 영상이 나온 날 구독자 수는 9,203명으로 이를 경신했고, ‘Drunk-Dazed’의 공식 안무 연습 영상이 나온 날 1만 546명으로 이를 다시 경신했다. 뮤직비디오 발표 초반 조회 수, 초동 판매량 등은 그전까지 쌓인 인기를 반영하는 데 가깝다. 이름도 모르거나 좋아하지 않는 아티스트의 뮤직비디오를 보거나 실물 앨범을 살 일은 없다. 반면 유튜브 구독자 수의 증가는 그 시점에 아티스트에 대한 콘텐츠를 지속적으로 경험하겠다는 의사 표시에 가깝다 ‘BORDER : CARNIVAL’의 발표 이후 ENHYPEN에 보다 적극적인 관심을 갖는 사람들이 늘고 있다는 의미다. 특히 뮤직비디오, ’스튜디오 춤’의 퍼포먼스 영상 그리고 공식 안무 영상이 발표된 날 구독자 수가 가장 많이 증가했다는 사실은 ENHYPEN의 현재 상황을 명확하게 보여준다. 공백기 사이에 보다 적극적인 팬덤의 규모가 늘었고, 이는 트위터 버즈량, 음원, 초동 판매량의 동반 상승으로 이어졌다. 그에 이어 앨범이 발표되자 뮤직비디오와 퍼포먼스 영상처럼 콘텐츠의 완성도와 팀의 실력을 보여주면서 더 많은 사람의 관심을 모으고 있다. 

그래서 다시 스포티파이 음원 성적으로 돌아갈 필요가 있다. ‘Drunk-Dazed’의 스포티파이 글로벌 톱 200 순위는 발표 첫날 195위에서 그 다음 날인 4월 27일에 159위로 올랐다. 발표 첫날 41만 8,200명이던 글로벌 감상자 수는 4월 30일 48만 8,800명까지 늘었고, 5월 1일과 2일에도 각각 46만 4,600명과 45만 8,300명이었다. ‘Given-Taken’의 발표 첫날 ENHYPEN 음원을 감상한 사람은 23만 841명이었다. ‘Given-Taken’ 발매 시기 대비 81.1%가 늘어난 ENHYPEN 음원 감상자 수는 ENHYPEN에 보다 적극적인 관심이 생긴 사람들의 증가를, 발표 이후 점차 늘어나는 1일 감상자 수는 ‘Drunk-Dazed’에 대한 좋은 반응을 보여준다. 국내 음원 서비스 벅스와 지니에서도 ‘Drunk-Dazed’는 발표일이 아닌 발표 1주일째에 각각 일간 차트 1위와 21위로 자체 최고 성적을 기록했다. 벅스와 지니는 최근 아이돌의 곡들이 유독 강세를 보인다. 가입자 수가 상대적으로 적은 서비스인 만큼, 아이돌의 팬덤이 집중적인 스트리밍을 했을 가능성이 높다. 하지만 ‘Drunk-Dazed’에 대한 반응이 점점 좋은 추세를 보였고, 팬덤의 숫자나 집중력이 늘어났다는 사실 또한 달라지지 않는다. 국내에서 가입자 수가 가장 많은 음원 서비스 멜론에서도 ‘Drunk-Dazed’의 첫 주 이용자 수는 3만 8,361명으로 ‘Given-Taken’의 3만 3,914명보다 13.1% 늘었다. 전 세계적으로 팬덤이 늘고, 새 앨범의 반응은 더 많은 팬덤을 생성한다. 그 결과, 한·미·일을 중심으로 음원과 실물 앨범 매출이 유의미한 순위 변화로 이어질 만큼 올랐다. 다시 말하면 스포티파이 플레이리스트 중 하나의 이름과도 같은 결과다. ‘K-POP Daebak’. 그리고 여기에 ‘글로벌하게’라는 말도 추가해야 한다. 
한국에서 데뷔해도 SNS를 통해 사실상 전 세계 동시 데뷔가 가능하고, 음원 스트리밍 서비스가 실물 앨범 판매량을 결정적으로 하락시킨 시대다. 그만큼 아티스트의 인기는 기준을 잡기도 어렵고, 설명하기도 어렵게 됐다. 특히 팬데믹 이후 음악 산업의 중요한 한 축인 공연 시장이 사라지다시피 하면서 아티스트의 인기는 명확한 기준을 두기 더욱 어려워졌다. 하지만 ENHYPEN이 ‘BORDER : CARNIVAL’에서 보여주는 여러 수치들은 간단명료한 사실을 하나 보여준다. 정말 인기가 있다면 그리고 그 인기가 성장하고 있다면 모든 수치도 동시에 성장한다. 많은 것이 바뀐 시대에 등장한 4세대 아이돌이라 해도, 이 사실은 변하지 않는다. 
글. 강명석
사진 출처. 엔하이픈 트위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