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슈아는 짧은 인사를 하는 순간에도 조곤조곤 눈을 맞추고 미소를 건넨다. “좋다 좋다.” “맞아요.” “정말 그런가 봐요.” 상대의 말에 맞장구를 치고 나서야 자신의 이야기를 이어가는 그의 상냥함은 햇살처럼 주변 공기를 따사롭게 만든다. 

요즘 스스로 ‘젠틀 섹시’라고 소개하던데요. ‘젠틀맨’에서 한층 성장한 건가요. 

조슈아: 부드러우면서도 좀 더 섹시해지고 싶다고 반은 농담처럼 말한 건데(웃음) 이제는 무대에서 마냥 부드럽고 청순하고 싶지는 않다는 그런 마음이 있어요. 2PM 선배님들을 보면 성숙함과 멋있는 느낌이 있잖아요. 그런 아우라가 중요한 것 같아요. 


‘I dream of love’ 트레일러에서 그런 ‘젠틀 섹시’의 면모가 나온 것 같아요. 꽃다발을 쳐다보는 눈빛이 팬들 사이에서 화제가 됐어요.

조슈아: 타이틀 곡 ‘Ready to love’의 느낌을 담으려고 했어요. 친구로서 가깝게 지내던 사람을 사랑하게 된 거죠. 꽃으로 제 마음을 표현하기로 결심한 날, 사랑하는 사람을 기다린다고 생각하며 연기하다 보니 그런 눈빛이 나왔던 것 같아요.


‘Ready to love’는 조심스럽게 마음을 청하는 조슈아 씨의 도입부가 분위기를 형성해요. 

조슈아: 기승전결 중 ‘기’를 맡고 있어요.(웃음) 인트로에서는 제가 평소에 부르는 보컬 스타일을 담아냈어요. 가성과 진성 중 고민을 많이 했는데, 범주 형이 소프트하게 들어가는 게 더 좋겠다고 의견을 줬어요. 코러스를 부를 때는 곡에 맞춰 힘을 좀 더 많이 실었고요. 노래로 제 자신을 보여준 것 같아요. 완전히 그냥 저예요.

타이틀 곡이 조슈아 씨 그대로의 모습이라면, ‘Anyone’에서는 평소와 다른 단단한 목소리를 냈어요.

조슈아: 원래 소리를 조금 띄워서 하- 하고 부른다면, 이 곡에서는 평소와 다르게 밑으로 내려 흉성으로 불렀어요. 지금보다 한 키 높게 녹음한 목소리의 키를 낮춰 봤는데, 처음부터 낮은 키로 부를 때와는 아예 다른 목소리가 들리는 거예요. 이렇게 굵고 단단하게 불러보자고 했죠. 제가 이렇게 부를 수 있다는 걸 새롭게 알았어요. 유닛 곡 ‘같은 꿈, 같은 맘, 같은 밤’은 정말 큰 도전이었어요. 어렵게 들리지 않을 수도 있는데, 실제로는 부르기 어려운 노래거든요. 파트 바꿔주면 안 되냐고 마음에도 없는 소리 하면서도 연습하러 갔어요.(웃음) 저도 멤버들도 새로운 도전을 재밌어 해요. 충분히 연습을 해서 스스로 자신 있어야지만 도전의 부담감을 덜 수 있는 것 같아요. 저는 게으른 편이라 더 열심히 해야 해요.


‘취미 부자’로 알려진 조슈아 씨가 게으르다고 하면 다들 의아해할 것 같은데요? 

조슈아: 기준이 높은가 봐요. 최근에는 넷플릭스 시리즈 ‘설국열차’를 혼자 다 봤어요. 애들한테도 추천해줬는데, 추천하면 더 보기 싫어하는 거 뭔지 아시죠. “이거 봐봐.” 하면 “어, 볼게~.” 하고 안 보는 그런 느낌.(웃음) 원데이 클래스에서 비누 향과 장미 향을 섞어 저만의 향수를 만들기도 했어요. 도예에 관심이 있는데 직접 하기는 어려워서 대신 지점토 공예를 하고 있어요. 혼자 유튜브 영상을 보면서 액세서리나 캔들을 올릴 수 있는 접시, 인센스 홀더 같은 것들을 만드는 거죠. 


만약 선물한다면 누구에게 주고 싶어요?

조슈아: 비즈 공예는 색상 선택과 매듭짓기만 잘하면 퀄리티에 문제가 없었는데, 지점토로 만든 트레이를 다른 사람에게 선물하기에는 아직 연습이 많이 필요해요. 좋은 걸 주고 싶어서요. 나중에 인테리어에 관심 있는 애들한테 선물하고 싶어요. 요즘 도겸이가 관심이 많아서 서로 소품을 어떻게 배치할까 이런 얘기해요. 여행을 정말 좋아하는데, 요즘 밖을 나가기 어려우니까 실내에서 할 수 있는 취미에 집중하게 되는 것 같아요. 

직접 갈 수는 없는 시기지만, 온택트(Ontact)를 통해 활발한 해외 활동을 펼치고 있어요. 

조슈아: 기분 너무 좋죠. 예전부터 정말 나오고 싶었던 쇼들인데, 실제로 이뤄질 거라고는 상상도 못했거든요. 미국에 있는 고등학교 때 친구들한테 연락이 왔었어요. “너 나왔던데?”, “대박!”, “축하해~”, 이렇게.(웃음) 아무래도 제가 하는 말이 세븐틴의 이미지가 될 수 있으니까 책임감 같은 것들이 생겨요. 인터뷰에서 영어로 곡을 소개하거나 어떤 설명을 해야 하는데 표현하기가 어렵더라고요. 그래서 스피치 레슨을 받아야겠다고 생각했는데, 버논이도 같은 마음이었나 봐요. 둘이서 같이 배워볼 예정이에요. 


세븐틴에 대한 주목도가 더 높아졌다는 걸 실감했을 것 같아요. MAX가 올해 인터뷰에서 “조슈아, 호시와 컬래버레이션을 하면 재밌을 것 같다.”고 직접적으로 언급하기도 했어요.

조슈아: 제가 정말 즐겨 듣고 좋아하는 아티스트예요. 만약 컬래버레이션을 할 수 있게 된다면 그분이 잘하는, 그분의 음악을 함께하고 싶어요. 그분이 저랑 호시한테 ‘Colour Vision’ 앨범을 보내주셨는데, 집에서 LP 플레이어로 자주 듣고 있어요. 어떤 노래를 한 번 좋아하면 계속 좋아하는 편이에요. 


Maroon 5의 ‘Sunday Morning’도 빼놓을 수 없죠.(웃음)

조슈아: 주구장창 부르죠.(웃음) 워낙 어릴 때부터 좋아해서요. 3년 전쯤 산 가방도 그것만 메고 다녀요. 처음 큰맘 먹고 산 물건이라 의미가 커요. 그 순간의 추억과 마음을 되게 좋아해요. 이번 뮤직비디오 촬영 때에는 카메라를 가져가서 풍경 사진도 찍었어요. 나중에 사진을 보면 즐거웠던 그때의 기억이 날 테니까요. 

처음의 마음을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 같아요. 

조슈아: 겸손함을 잃고 싶지 않아요. 꾸준히, 열심히 하는 것. 그리고 캐럿들의 사랑을 너무 당연하게 생각하지 않는 마음가짐. 예전엔 당연하고 자주 했던 일들을 지금은 못하게 됐으니까 더 그런 생각이 들어요. 특히 공연은 캐럿들과 함께하는 제일 행복하고 재미있는 순간이거든요. 온라인 콘서트가 있긴 하지만 캐럿분들이 현장에 있는 것과 없는 건 차이가 커요. 함성도 못 듣고, 캐럿분들의 눈빛도 볼 수 없으니까 힘이 좀 덜 나요. 다시 공연장으로 돌아갈 수 있다면 더 힘내서 열심히 할 거예요.


초심을 잊지 않기 위해서 하는 일이 있나요?

조슈아: 계속 정신 차려야겠다, 이래선 안 된다 되새겨요. 위버스에서 캐럿분들이 달아주신 댓글들도 자주 읽어요. 제 사진을 자주 올리지는 못해서 캐럿분들께 죄송해요. ‘저번엔 이런 사진을 찍어서 캐럿분들께 드렸는데 이번엔 어떤 사진을 찍어야 캐럿분들이 좋아하실까’ 고민이 많이 들어서요. 최대한 더 좋은 선물을 드리고 싶은 마음이 있어요. 캐럿들은 제게 오랜 친구예요. 캐럿분들과 오랜 시간 함께하면서 가까워졌기 때문에 저를 더 많이 보여줄 수 있게 됐어요. 


스스로 더 성장했다고 느끼는 순간은 언제인가요?

조슈아: 전에는 굳이 저까지 갈등을 만들고 싶지 않아서 ‘그냥 내가 참지 뭐.’ 생각하고 말았는데, 이제는 필요하다 생각하면 얘기해요. 따로 불러서 단둘이 있을 때만요. 남들이 보는 앞에서 제가 어떤 얘기를 한다면 상대방이 스스로 작아지는 느낌을 받을 수도 있잖아요. 우리끼리 풀면 되는 문제인데 다른 사람들에게 그런 모습을 보일 필요는 없다고 생각해요. 원래 제 속마음을 얘기하는 스타일이 아니었는데, 멤버들과 지내다 보니 이렇게 바뀐 것 같아요.


‘사석에서 제일 웃긴 멤버’가 된 것도 멤버들의 영향인가요?(웃음)

조슈아: 애들이 워낙 장난기가 많아서 같이 있으면 그렇게 될 수밖에 없어요. 일부러 웃기려고 하기보단 자연스럽게 그런 모습이 나와요. 애들이랑은 10년 넘게 함께 있었으니까 그냥 가족이에요. 스케줄 끝나고 사석에서도 자주 보고, 가족들이랑 하는 일들은 다 해요. 밥 먹고, 영화 보고, 술도 한잔하고. 

요즘에도 와인을 즐겨 마시나요?

조슈아: 몸 관리를 위해서 자주 마시지는 않지만, 레드 와인을 좋아해요. 명호 덕분에 ‘킬리빙빙’이라는 와인을 알게 됐는데, 드라이하고 묵직한 느낌을 좋아하는 저한테 잘 맞더라고요. 트러플 크림 뇨키와 오일 파스타를 같이 먹으면 정말 맛있어요. 음악도 틀어놔요. 음원 사이트에 들어가면 플레이리스트가 있잖아요. ‘비가 내려올 때 듣기 좋은’, ‘쓸쓸한 밤에 듣는’ 그런 것들을 그날 기분에 따라 들어요. 


2019년 ‘와인 앤 치즈’ 브이라이브를 하기도 했죠. 후속편을 기다리고 있는 팬들이 많아요.

조슈아: 혼자 방송은 잘 못하겠어요. 공예 방송을 해볼까 하다가도 ‘아니야, 너무 재미없을 것 같아.’ 해요. 하... 예능은 아직도 낯설고 어려운 것 같아요. ‘고잉 세븐틴’의 ‘카니발’편도 재밌게 끌고 가야 한다는 부담감이 컸어요. 멤버들이 ‘카니발처럼 망하면 안 된다’고 놀리는 게 오히려 좋아요. 애들도 제 부담을 덜어주려는 마음으로 하는 말일 거예요. 그날 촬영이 끝나고도 다들 괜찮다고 얘기해줘서 “응. 나도 괜찮아.” 했어요.(웃음)


‘용두휴게소’ 5행시를 남긴 날이었죠.(웃음) N행시 장인으로서 ‘만세’, ‘캘리포니아’ 등 많은 작품을 남겼어요.

조슈아: 준비 없이 그 자리에서 생각하는 건데, 사실 잘 안 될 때가 더 많아요. 편집된 거죠.(웃음) 제가 한국어랑 영어를 섞어서 하니까 좀 유리한 것 같기도 해요. 어릴 때 책을 많이 읽었던 게 도움이 됐나. 책을 읽으면 신비로운 세계가 머릿속에 그려져서 재밌어 했어요. 판타지 중에서도 특히 ‘해리포터’를 정말 좋아했어요. 꿈에서 해리포터가 돼본 적도 있어요. 만약 지금 기숙사에 들어간다면 그리핀도르로 가고 싶어요. 용기 있는 그리핀도르.(웃음)


조슈아 씨에게 용기를 주는 게 있다면요?

조슈아: 멤버들이랑 같이 있으면 든든하고 에너지를 많이 얻어요. 1년 동안 거의 하루도 빠짐없이 운동을 했던 때가 있었는데, 같이 했던 애들 덕에 스케줄이 끝나고도 매일 운동하러 갈 수 있었어요. 멤버들이 동기부여가 돼요. 요즘 승관이한테 추천받은 영양제도 먹기 시작했어요. 챙겨주는 승관이 때문에라도 더 건강에 신경 써요. 

멤버들에게도 조슈아 씨의 지구력과 근성이 긍정적인 자극을 줬다고 들었어요.  

조슈아: 어릴 때부터 끈기는 좀 있었어요. 할머니, 어머니와 함께 등산을 다녔어요. 매일 아침 다섯 시 반에 일어나서 집을 나서는 게 너무 싫었는데, 막상 산에 가면 재밌어서 중간에 포기한 적은 한 번도 없어요. 포기하지 않는 건 제 자존심이기도 해요. 그래서 뜨개질을 포기했을 때 자존심이 너무 상했어요.(웃음) 손으로 하는 건 웬만하면 다 잘하는 편인데, 뜨개질은 힘 조절을 못해서 코가 빡빡해지는 바람에 바늘이 잘 안 들어가더라고요. 하지만 제 일은 달라요. 뜨개질은 취미고 저만을 위한 것이라 포기한다 해도 남한테 피해가지 않지만, 책임감을 가지고 해야 하는 제 직업은 포기할 수 없어요. 끝까지 해야 되는 일이에요. 


호시 씨가 ‘힛 더 로드’에서 조슈아 씨를 “장거리 달리기 하는 사람”이라고 설명했던 게 떠오르네요. 

조슈아: 지구력은 체력보다는 강한 멘탈이 있어야 한다고 생각해요. 그 점은 어머니께 많은 영향을 받았어요. 제게 어머니는 원하는 모든 걸 성공시킨 분이에요. 한의사가 되시기 전에는 원래 패션 쪽, 그다음에는 식당 일을 하셨어요. 그러다 제가 중학교를 졸업할 무렵에 한의학 공부를 시작하셨거든요. 어머니가 좋아하는 일을 포기하지 않고 끝까지 해내는 과정을 지켜봤기 때문에 더 본받고 싶어요.

또 해내고 싶은 일이 있나요?

조슈아: 연기에 욕심은 있는데, 연습을 굉장히 많이 해야 할 것 같아요. 연기 수업을 한두 번 받아봤는데, 바쁘다 보니 집중력이 분산되더라고요. 완전히 집중할 수 있을 때 다시 시작하려고 해요. 물론 시켜만 주신다면 뭐든 열심히 할 거예요. 잘하고 싶고요.(웃음)


장래 희망이 ‘호텔 건설’이라고 JTBC ‘아는 형님’에서 밝히기도 했죠.

조슈아: 어떤 분야에서든 더 멋있어지는 게 목표예요. 카페나 호텔을 지어서 제가 아끼는 사람들에게 소중한 시간을 선물해주고 싶어요. 공짜로 스위트룸도 빌려주고.(웃음) 기부도 더 많이 하고 싶고요. 세븐틴으로서뿐 아니라 개인적으로도 자주 하고 싶어서 기부처를 알아보는 중이에요. 제가 여기까지 올 수 있었던 건 많은 분들의 도움이 있었기 때문이니까요. 제 분야에서도 이름을 남기고 싶어요. 빌보드나 그래미 무대에도 서고 싶고. 그러려면 더 열심히 연습해야겠죠. 


오늘 몇 번이나 열심히를 강조했어요. 그렇게 열심일 수 있는 원동력은 뭔가요?

조슈아: 기대감이요. 좋아해주고 기다려주는 분들의 마음. 저희를 통해서 힘을 받는 분들이 계시니까 열심히 하게 돼요. 캐럿분들에 대해 얘기할 땐 식상하게 대답하고 싶지 않은데, 제가 이 위치에 있을 수 있는 이유는 캐럿이고 또 캐럿은 세븐틴의 팬이잖아요. 제가 캐럿이고, 캐럿이 저이자 세븐틴이에요. 그게 제 원동력이에요. 

글. 임현경
인터뷰. 임현경
비주얼 디렉터. 전유림
프로젝트 매니지먼트. 오민지
비주얼 크리에이티브팀. 유인영, 김효담(플레디스 엔터테인먼트)
사진. 채대한 / Assist. 배준선, 손효정, 오창환
헤어. 우은혜(BIT&BOOT), 문현철(BLOW)
메이크업. 고진아, 박수진(BIT&BOOT), 김시진, 손가연(BLOW)
스타일리스트. Team WHITE CHAPLE
세트 디자인. 다락(최서윤 / 손예희, 김아영)
아티스트 의전팀. 안소량, 강미주, 김도윤, 류하영, 박기목, 송진우, 이현주, 정연준
아티스트 매니지먼트팀. 김낙현, 심재현, 장인혁, 송태혁, 진경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