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끝날의 밤(The Doom’s Night)’ 애니메이션은 용을 관통하는 듯한 별의 모습으로 묘사한 S가 포함된 ‘THE STAR SEEKERS with TOMORROW X TOGETHER’라는 제목과 함께 시작한다. ‘별을 쫓는 소년들(THE STAR SEEKERS)’은 ‘끝날의 밤’ 시사회에서 공개된 투모로우바이투게더의 메시지와 맞닿아 있지만 그들과는 별개의 독립 콘텐츠인 하이브 오리지널 스토리의 제목이다. 오리지널 스토리부터 애니메이션 기획 및 제작을 담당한 OSB(Original Story Business) 본부의 관계자는 “투모로우바이투게더와 함께하는 오리지널 스토리는 다섯 소년이 자신들에게 마법 능력이 있음을 깨닫고 그 과정에서 성장하는 이야기다. 성장은 무엇보다 현실적인 이야기다. 누구나 유년기를 거치고 그 시기에 장벽에 부딪히고 그 과정에서 깨달음을 얻으며 성장한다. 성장 스토리를 다루되 그 이야기에 더 몰입할 수 있도록 마법 등 비현실적인 요소를 가져오고자 했다.”고 밝혔다. 요컨대, ‘끝날의 밤’은 비현실적인 요소로 묘사한 현실의 성장 스토리이자 성장의 현실적인 모습이다.

앨범 ‘꿈의 장: STAR’의 ‘어느 날 머리에서 뿔이 자랐다(CROWN)’와 ‘별의 낮잠(Nap of a star)’ 뮤직비디오에서 ‘뿔’은 유년에서 소년으로 성장하며 겪는 일종의 성장통을 상징했다. ‘어느 날 머리에서 뿔이 자랐다(CROWN)’에서 ‘뿔’은 나와 비슷한 아픔을 지닌 ‘너’를 만나 ‘왕관’이 되어도 ‘사실 아직도 난 조금 불안해/차가운 냉소와 외로움 중간에 서 있’게 만드는 존재다. ‘별의 낮잠(Nap of a star)’에서 도망쳤던 숲에서 만난 친구들도 나와 다르지만 비슷한 친구들로 뾰족한 귀(수빈), 어깨의 가시(범규), 검은 눈(태현), 날개(휴닝카이) 등 각자 저만의 ‘뿔’을 가지고 있어 사회와는 떨어져 홀로 숲에 있는 듯한 모습으로 묘사되고, 연준이 연기한 소년은 자신이 남들과는 달라 괴물이 된 것만 같아 고통을 무릅쓰고 뿔을 부러뜨리기도 한다. 이렇듯 ‘뿔’은 나의 정체성의 일부로 특별하지만 동시에 남들과는 달라 나를 소외시키기에 없애고 싶은 무언가다. 그러나 ‘끝날의 밤’에서 ‘뿔’은 사랑하는 사람들을 지키기 위해 강해지는 과정에서 다시 생긴다. 더 큰 힘을 얻고자 한 후 머리에서 자라난 ‘뿔’은, 자신들을 습격하고 위협에 빠뜨린 ‘손님’을 이기고 나로 인해 도시의 불이 깜빡거릴 정도로 큰 힘을 가지고 있다는 상징이기도 하다. ‘해리포터’의 주인공 해리의 이마에 있는 번개 모양의 흉터가 과거에 겪은 일로 인한 상처임과 동시에 그 일을 이겨냈다는 영광의 증표였던 것처럼 ‘THE STAR SEEKERS’에서 ‘뿔’은 소년이 외면하고 싶었던 과거의 상징이자 그 과거를 받아들인 성장의 표상이 된다.
‘끝날의 밤’에서 투모로우바이투게더는 ‘손님’들의 습격을 받거나 ‘용’이 공연장을 붕괴시키는 순간을 마주한다. 자신들이 해결할 수 없을 것 같은 어떤 순간에 부딪혔을 때 그들은 ‘이대로 도망치고 싶어’(‘어느 날 머리에서 뿔이 자랐다(CROWN)’), ‘도망갈까’(‘9와 4분의 3 승강장에서 너를 기다려(Run Away)’), ‘구해줘’(‘세계가 불타버린 밤, 우린…(Can’t You See Me?)’)처럼 도망치거나 구원의 손길을 기다렸다. 그러나 ‘끝날의 밤’ 시사회에서 수빈은 “가만 있지는 못할 것 같아요. 왜냐면 제가 할 수 있는 뭐라도 해서 막으려고 할 것 같아요. ‘끝날의 밤’에서도 용을 막으려고 위험을 무릅쓰고 앞으로 나가잖아요.”라고 말했다. 그리고 ‘끝날의 밤’ 속 그들도 소중한 존재를 지키기 위해 앞으로 나선다. 이들은 무대에 선 순간 두려움을 이겨내야만 하고, 무대 아래에는 팬이 있다. 그래서 소년들은 더 큰 힘을 빌어 ‘손님’을 물리치고, 콘서트장을 파괴시켰던 ‘용’으로부터 ‘우리’를 지켜낸다. 이제 이들은 ‘용’이나 ‘손님’처럼 자신들을 습격한 존재를 자신이 이길 수 있을지 확신이 없는 상황에서도 예전처럼 도망칠지 묻기보다 문제를 마주보고 한 발짝 앞으로 나서기를 택한다. 그 점에서 앨범 ‘꿈의 장: STAR’에서 ‘끝날의 밤’으로 이어지는 투모로우바이투게더의 세계는 자신이 ‘뿔’과 같은 다른 정체성을 가진 것을 깨달으면서 숨거나 도망치려고 했지만, 결국 ‘용’과 같은 존재가 상징하는 강한 힘을 가진 현실을 마주하는 과정이기도 하다.

이것은 판타지의 화법으로 그린 청소년의 성장사다. ‘끝날의 밤’까지 이어지는 투모로우바이투게더의 판타지는 작품 속에서 사용되는 다양한 판타지의 상징들을 청소년의 성장 과정에 대입시킨다. 예컨대 작품 속 등장하는 ‘오드아이 고양이’는 누구나 가지고 있는 양면성에 대해 다룬다. 행운의 상징인 ‘오드아이’를 가진 불운의 ‘검은 고양이’는 나를 도우러 온 구원자인지, 망치러 온 파괴자인지 알 수 없다. ‘끝날의 밤’ 시사회에서 범규 역시 ‘오드아이 고양이’에 대해 “왠지 이런 느낌상으로 봤을 때 나쁜 친구” 같긴 하지만 “‘끝날의 밤’에서는 고양이가 나오고 나서 특별한 힘이 생기잖아요. 고양이가 아니었으면 다들 아무것도 못하고 당했을 것 같아서 완전 나쁜 친구인지만은 잘 모르겠어요.”라며 좋다, 나쁘다로 구분할 수 없는 존재라고 설명한다. ‘오드아이 고양이’는 앞서 소년의 ‘뿔’처럼 남들과 달라 ‘특이하고 이상하게(odd)’ 느껴지고, 좋고 나쁨, 선과 악, 행운과 불운 등 어느 한쪽으로 ‘규정’되기보다 정반대의 모습 모두 ‘나’일 수 있음을 묘사한다. 이러한 반대되는 모습의 합일은 ‘소년’들에게도 나타난다. ‘별의 낮잠(Nap of a star)’에서 천사처럼 하얀 날개를 가졌던 소년이 ‘Eternally’에서 악마의 검은 날개를 가진 것처럼 묘사되거나 같은 뮤직비디오에서 어깨에 자란 가시 때문에 땅굴에 홀로 숨어 있었던 소년이 다른 사람을 해하고 위협적인 존재로 변화하는 모습을 보여주기도 한다. 이를 통해 공존할 수 없을 것이라 생각했던 대립되는 단어들이 모두 ‘나’의 일부라는 점을 인정하는 과정을 자연스럽게 녹여낸다. OSB 본부 관계자는 “비현실적인 요소들도 자세히 보면 현실과 맞닿아 있고, 현실에서의 나의 결핍이나 욕구를 표현하는 방식이기도 하다.”고 밝혔다. “마법을 다룬 스토리를 읽으며 성장한 지금의 10대에게 마법은 오히려 판타지라기보다 익숙한 현실의 언어로 느껴질 수 있다.”는 것이다. 이렇듯 투모로우바이투게더와 함께하는 오리지널 스토리는 우리에게 익숙한 비현실로 현실의 ‘우리’를 구현해낸다.
‘끝날의 밤’ 시사회에서 연준은 “별을 쫓는 소년들이 전하는 이야기가 무엇인지에 대해서도 한번 생각해보시면 좋을 것 같아요. 또래 친구들이 공감할 수 있는 이야기이기도 하고 투모로우바이투게더가 앨범과 음악을 통해서도 전하고 싶은 이야기거든요.”라며 소감을 전했다. 그의 말처럼 ‘끝날의 밤’은 표면적으로는 마법을 가진 아이돌이라는 비현실적인 내용을 다루면서 다양한 방식으로 성장의 과정을 거치고 있는 사람들의 불안과 고통, 그리고 이를 이겨내려는 노력에 집중한다. 그리고 ‘끝날의 밤’은 앞으로 이들이 보여줄 ‘별을 쫓는 소년들(THE STAR SEEKERS)’ 서사의 시작일 뿐이다. 투모로우바이투게더와 함께하는 성장에서 ‘우리’가 이겨낸 오늘보다 이겨낼 내일이 더 기대되는 이유다.
글. 오민지
디자인. 남대현(south_big)
비주얼 디렉터. 전유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