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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oW] 콜 미 바이 유어 네임, Lil Nas X
콜 미 바이 유어 네임, Lil Nas X
2021.04.23
릴 나스 엑스(Lil Nas X)는 정식으로 활동을 시작할 때부터 화제의 중심에 서 있었다. 획기적인 컨트리 랩(Country Rap) 송 ‘Old Town Road’로 틱톡에서 붐을 일으켰으며, 빌보드 차트가 오랜 시간에 걸쳐 구축한 장르 구분의 패러다임을 뒤흔들었다. 사정은 이랬다. ‘Old Town Road’는 최초 컨트리 차트에도 올랐으나 일부 전문가와 장르 팬들이 ‘컨트리 음악으로서의 자격’을 문제 삼았고, 결국, 빌보드는 컨트리 요소를 제대로 갖추지 않았다는 애매한 근거를 들어 차트에서 곡을 삭제해버렸다. 당연히 거센 찬반 논란이 뒤따랐다.
나스 엑스는 이 같은 논란에 정면으로 맞섰다. 컨트리 베테랑 빌리 레이 사이러스(Billy Ray Cyrus)의 도움을 받아 ‘Old Town Road’를 새로운 버전으로 선보인 것. 반응은 훨씬 더 폭발적이었고, 이는 그의 음악을 거부한 빌보드 차트 석권으로 이어졌다. 매우 시끄럽고 논쟁적이며, 짜릿한 메이저 데뷔였다. 그러나 이처럼 드라마 같은 일이 벌어진 2019년에도 그가 틴에이저 스타 이상의 존재감을 드러내리라 예상한 이는 거의 없었다. 혹자는 원 히트 원더에 그칠 것으로 전망하기도 했다.
그런데 바로 그해, 나스 엑스가 동성애자임을 커밍아웃하면서 반전이 일어난다. 세계 대중음악 역사 속에는 적잖은 퀴어 아티스트가 있지만, 나스 엑스처럼 스타가 되자마자 성적 정체성을 밝힌 경우는 흔치 않다. 더구나 래퍼라면 더더욱 말이다.
이후부터 나스 엑스는 퀴어 아티스트로서의 자부심과 시선을 적극적으로 음악에 녹이기 시작했다. 최근 발표한 신곡 ‘MONTERO (Call Me By Your Name)’는 그 정점에 서 있다. 릴 나스 엑스의 본명 ‘몬테로(Montero)’와 루카 구아다니노(Luca Guadagnino) 감독의 퀴어 영화 ‘콜 미 바이 유어 네임’을 합친 제목의 이 곡은 금세기 가장 문제적인 퀴어 앤섬(Anthem)이라 할 만하다. 특히 뮤직비디오가 이목을 집중시켰다.
“인생에서 우리는 종종 세상이 보지 않기를 바라는 우리 자신의 부분들을 숨긴다.”라는 내레이션으로 시작하는 뮤직비디오에서 나스 엑스는 아담과 이브 서사를 비튼 연출을 통해 게이로서의 이미지와 자부심을 강력하게 내비친다. 이 과정에서 논란을 부른 시퀀스가 등장한다. 그가 에덴 동산에서 뱀의 유혹에 빠져 지옥으로 떨어진 다음, 악마에게 다가가 랩댄스(Lapdance/클럽에서 스트리퍼가 고객의 무릎에 앉아 추는 성적인 춤)를 추는 장면이 나온 것. 이토록 몹시 신성모독적인 시퀀스는 여전히 사회와 종교계가 동성애를 죄악시하는 분위기에 대한 통렬한 비판처럼 다가온다.
반응은 즉각적이고 폭발적이었다. 무엇보다 보수적인 언론과 기독교인들의 반발 및 비난이 이어졌다. 이 때문인지 2020년 일부 국회의원과 기득권층으로부터 너무 저질스럽다며 비난받았던 카디 비(Cardi B)와 메간 디 스탤론(Megan Thee Stallion)의 ‘WAP’ 사례와 오버랩되기도 한다. 두 곡 전부 폴리티컬 랩(Political Rap)이 아님에도 가장 정치적인 논란을 불러일으킨 랩 송이 됐다.
그의 태도와 연출 방향이 옳은가 옳지 않은가에 관한 토론을 이 글에서 할 생각은 없다. 확실한 건 예술적으로 금기라 여겨지는 부분에 거침없이 도전하는 나스 엑스의 행보가 리스펙트받아 마땅하다는 점이다. 그는 지금 퀴어 래퍼이자 싱어송라이터로서 힙합 역사에 길이 남을 순간을 아로새기는 중이다.
나스 엑스는 이 같은 논란에 정면으로 맞섰다. 컨트리 베테랑 빌리 레이 사이러스(Billy Ray Cyrus)의 도움을 받아 ‘Old Town Road’를 새로운 버전으로 선보인 것. 반응은 훨씬 더 폭발적이었고, 이는 그의 음악을 거부한 빌보드 차트 석권으로 이어졌다. 매우 시끄럽고 논쟁적이며, 짜릿한 메이저 데뷔였다. 그러나 이처럼 드라마 같은 일이 벌어진 2019년에도 그가 틴에이저 스타 이상의 존재감을 드러내리라 예상한 이는 거의 없었다. 혹자는 원 히트 원더에 그칠 것으로 전망하기도 했다.
그런데 바로 그해, 나스 엑스가 동성애자임을 커밍아웃하면서 반전이 일어난다. 세계 대중음악 역사 속에는 적잖은 퀴어 아티스트가 있지만, 나스 엑스처럼 스타가 되자마자 성적 정체성을 밝힌 경우는 흔치 않다. 더구나 래퍼라면 더더욱 말이다.
이후부터 나스 엑스는 퀴어 아티스트로서의 자부심과 시선을 적극적으로 음악에 녹이기 시작했다. 최근 발표한 신곡 ‘MONTERO (Call Me By Your Name)’는 그 정점에 서 있다. 릴 나스 엑스의 본명 ‘몬테로(Montero)’와 루카 구아다니노(Luca Guadagnino) 감독의 퀴어 영화 ‘콜 미 바이 유어 네임’을 합친 제목의 이 곡은 금세기 가장 문제적인 퀴어 앤섬(Anthem)이라 할 만하다. 특히 뮤직비디오가 이목을 집중시켰다.
“인생에서 우리는 종종 세상이 보지 않기를 바라는 우리 자신의 부분들을 숨긴다.”라는 내레이션으로 시작하는 뮤직비디오에서 나스 엑스는 아담과 이브 서사를 비튼 연출을 통해 게이로서의 이미지와 자부심을 강력하게 내비친다. 이 과정에서 논란을 부른 시퀀스가 등장한다. 그가 에덴 동산에서 뱀의 유혹에 빠져 지옥으로 떨어진 다음, 악마에게 다가가 랩댄스(Lapdance/클럽에서 스트리퍼가 고객의 무릎에 앉아 추는 성적인 춤)를 추는 장면이 나온 것. 이토록 몹시 신성모독적인 시퀀스는 여전히 사회와 종교계가 동성애를 죄악시하는 분위기에 대한 통렬한 비판처럼 다가온다.
반응은 즉각적이고 폭발적이었다. 무엇보다 보수적인 언론과 기독교인들의 반발 및 비난이 이어졌다. 이 때문인지 2020년 일부 국회의원과 기득권층으로부터 너무 저질스럽다며 비난받았던 카디 비(Cardi B)와 메간 디 스탤론(Megan Thee Stallion)의 ‘WAP’ 사례와 오버랩되기도 한다. 두 곡 전부 폴리티컬 랩(Political Rap)이 아님에도 가장 정치적인 논란을 불러일으킨 랩 송이 됐다.
그의 태도와 연출 방향이 옳은가 옳지 않은가에 관한 토론을 이 글에서 할 생각은 없다. 확실한 건 예술적으로 금기라 여겨지는 부분에 거침없이 도전하는 나스 엑스의 행보가 리스펙트받아 마땅하다는 점이다. 그는 지금 퀴어 래퍼이자 싱어송라이터로서 힙합 역사에 길이 남을 순간을 아로새기는 중이다.
TRIVIA
Old Town Road
당시 초등학생들에게까지 엄청난 인기를 얻었던 그였기에 “MONTERO (Call Me By Your Name)”의 뮤직비디오가 공개되자 어린이들이 보고 듣기에 부적절하다는 비판이 뒤따랐다. 이에 나스 엑스는 단호하게 맞섰다. 자신의 음악은 어린이들을 위한 것이 아니라면서 “이 곡은 다른 동성애자들이 존재할 수 있는 문을 열어줄 것”이라고 밝혔다.
Old Town Road
당시 초등학생들에게까지 엄청난 인기를 얻었던 그였기에 “MONTERO (Call Me By Your Name)”의 뮤직비디오가 공개되자 어린이들이 보고 듣기에 부적절하다는 비판이 뒤따랐다. 이에 나스 엑스는 단호하게 맞섰다. 자신의 음악은 어린이들을 위한 것이 아니라면서 “이 곡은 다른 동성애자들이 존재할 수 있는 문을 열어줄 것”이라고 밝혔다.
글. 강일권(리드머, 음악평론가)
디자인. 전유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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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nauthorized reproduction and distribution prohibi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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