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유라는 이름은 그가 걸음마를 시작하기도 전 잠시 불렸던 이름이다. TWS의 데뷔가 확정되고 어린 시절의 이름을 예명으로 삼게 되자, 그는 신유(申惟, 중국에서 일반적으로 ‘오직, 오로지, 한결같다’는 의미)라는 예명에 신유(親友, 일본어로 ‘가장 친한 친구’)라는 의미를 더하기로 했다. ‘팀’을 원해서 K-팝 아티스트가 된 소년이 이제 TWS를 통해 더 넓은 세상에서 이루려는, 자신의 이름에 담긴 꿈. 

데뷔 전 공개된 ‘TWS (투어스) Think About Us!’ 프로필에서 본인을 표현하는 그림으로 불, 물, 구름을 그렸어요.

신유: “마음은 뜨겁고 머리는 차갑게”라는 말을 좋아해서 불과 물을 그려봤습니다. 구름은 평소에 잘 그리고 자주 그려서 그려봤어요. 그림을 그리면 생각 정리도 되고 잡생각이 사라져서요. 구름이라 함은, 말로 표현할 수 없지만 엄청 포근하고 무해한 존재라고 생각되어서 좋아하게 됐어요.

 

생각을 시각적으로 하는 편인가 봐요.

신유: 맞아요. 뭘 보면 눈으로 파악하고 최대한 머릿속에 다 집어넣으려고 해요. 삶에서 영감을 많이 얻을 수 있잖아요. ‘이거 가사로 좋겠다.’ 하는 것들을 바로 메모하는 습관이 있습니다. 

 

주로 어떤 내용을 쓰나요?

신유: 인상 깊은 일들을 많이 쓰는 편이에요. 이미지로 떠올려보면, 엄청 더운 여름날에 횡단보도에 섰는데 반대편에 아지랑이가 피어오르는 거예요. 그 생각을 메모했던 기억이 있습니다.

 

처음으로 신유 씨 개인을 소개하는 영상인 ‘TWS (투어스) FIRST TIME : 02 : SHINYU’에서는 데뷔에 대한 포부를 담은 가사로 랩을 했죠. 올드스쿨적인 애티튜드나 붐뱁 비트가 잘 어울렸어요.

신유: 영상이 나왔을 때 너무 감격스러웠어요. 중학교 때부터 랩에 관심이 있어서 많이 찾아보고 들어보는 편이었고 지금도 많이 들어요. 말씀하신 대로 붐뱁도 좋아하고 많이 연습해서 편안하게 느껴져요.

 

데뷔 앨범에서도 ‘첫 만남은 계획대로 되지 않아’에서는 부드럽게, ‘first hooky’에서는 보다 터프한 스타일로 랩을 소화해요. 곡마다의 스타일을 고려하나요?

신유: 가사를 중요하게 보는 편이에요. 각 곡의 캐릭터를 머릿속에 빠르게 입력시켜서 카메라 필름을 갈아 끼우듯이 계속 바꿔요. 그래서 ‘BFF’에서는 그루비한 느낌으로 랩을 하는 캐릭터가 되고, ‘first hooky’에서는 터프하게 랩을 하는 캐릭터가 됐어요. 그렇게 하면 각 곡마다 개성이 나타나는 것 같습니다. ‘Oh Mymy : 7s’의 2절 랩 파트를 녹음할 때에도 “나 너의 친구로 어때” 이런 가사는 자신감 있게 불렀고, “1 2 3 4 5 6 7 I’m the best freshman” 부분에서는 장난스러운 느낌으로 더블링을 해봤는데 프로듀서님이 괜찮다고 해주셔서 그렇게 녹음이 되었어요. 그 부분을 주의 깊게 들어주시면 보다 재밌게 들리시지 않을까 싶습니다.

랩에 대한 관심이 많아 보이는데, 다방면으로 무대를 선보이는 K-팝 아티스트로서의 길을 선택한 이유가 있나요?

신유: 첫 꿈은 모델이었어요. 그런데 K-팝 그룹은 한 팀이 되면 긴 시간을 함께하면서 정말 가족 같은 사이가 된다는 게 인상 깊었어요. 무엇보다 멋진 모습과 선한 영향력을 많은 분들에게 보여드리고 싶었어요. 누님 두 분이 “너는 K-팝 아티스트가 되면 멋질 것 같아.” 이렇게 좋은 말씀을 많이 해주셔서 점점 마음이 부풀고 그 일을 하고 싶어졌어요. 그냥 마음이 끌렸던 것 같습니다.

 

혹시 평소에도 누나분들을 ‘누님’이라고 부르시나요?

신유: 다른 분들에게 소개할 때는 누님이라고 하는데 평소에는 누나라고 부르긴 합니다.(웃음)

 

말씀을 들으면서 궁금했어요.(웃음) 누나분들과는 어떤 사이신가요?

신유: 엄청 친구 같은 사이예요. 서로 무엇이든 편하게 말하고, 고민을 여쭤보면 ‘이건 아니다.’, ‘이건 맞다.’ 그렇게 정확하게 의견을 알려주시고 잘 들어주시기도 합니다. 캐스팅이 된 것도 작은 누나 덕분이에요. 누나께서 어느 날 주말이니 서울로 놀러 가자고 했어요. 사실 저는 반대했어요. 집에 있는 걸 좋아해서요.(웃음) 그래도 누님이 놀러 가자 해서 갔다가 첫 캐스팅을 받았고, 그걸 계기로 연습생으로서의 생활을 시작하게 됐어요. ‘그날 누나 손 잡고 안 올라갔으면 어떻게 됐을까? 아마도 지금의 신유는 없지 않았을까?’라는 생각이 들어요.

 

누나분들과 더불어 공부도 열심히 하고 또 잘하는 학생이었고, 초등학교 때 전교회장도 했다고 알려져 있어요. 스스로 생각하기에 어떤 학생이었나요?

신유: 어릴 때는 외향적이었어요. 친구들을 이끄는 것을 좋아하는 성격이었습니다. 제가 살던 예산은 정말 조용하고 작은 동네라 한 다리만 건너면 정말 서로 다 아는 사이라 모두가 친했어요. 학교 끝나면 친구들이랑 축구도 하고 주말에는 게임도 같이 했던 기억이 많이 남아요. 그런데 사실 무대에 대해서는 적극적이지 못했어요.(웃음) 초등학교 때 선 무대는 한 번뿐이에요. 학예회. 하고 싶은 마음은 있었는데 몸이 안 따라줬어요. 부끄러움이 엄청 많은 성격이어서요.

 

익숙한 동네를 떠나 서울에서 연습생 생활을 하는 게 쉽지 않았겠어요.

신유: 처음에는 정말 힘들었어요. 노선도가 없으면 지하철도 못 탈 정도였어요. 그렇지만 큰누나께서도 서울에 자취를 하고 계셔서 같이 지내면서 많이 도와주셨고, 저도 여러 시도를 하면서 점점 적응하는 편이라 잘 적응했어요. 힘들 때마다 ‘이것마저 긍정적으로 생각하자, 그러면 다 괜찮아질 거야.’ 이렇게 생각하려 했습니다. 하루하루, 매일매일 한계를 뛰어넘었다고 생각이 듭니다. 처음에는 친구들이 학교 끝나고 놀러가는 게 너무 부러웠어요. 저는 학교가 끝나면 연습실을 가야 했으니까요. 그런데 여기까지 오고 나니까 얻은 게 분명히 있다는 걸 몸소 깨달았습니다. 

 

무엇을 얻었나요?

신유: 사실 승부욕이 많지는 않은 편이에요. 경쟁을 피하고 싶어 하고, 양보하는 걸 당연하게 생각하고 또 좋아해서요. 그래서 승부욕을 불태우기 위해서 노력했고 동료들도 많이 도와줬어요. 덕분에 ‘이거 해보고 싶다.’, ‘저거 해보고 싶다.’ 이런 마음이 점차 생기면서 성장할 수 있었어요. 승부욕은 없지만 성취욕은 있는 편이라 스스로 점점 나아지는 모습을 중요하게 생각했어요. 표현, 춤, 노래 모두 정말 많이 노력했어요. 그래서 동료들에게 인정받았을 때 가장 기뻤고 인상 깊었습니다. 누군가가 “정환이 형(신유의 본명) 춤 되게 잘 춘다. 엄청 늘었네.”라고 이야기해준 게 기억에 남아요.
 

데뷔가 확정되었을 때 감회가 남달랐겠어요. 

신유: 데뷔가 발표되자마자 바로 큰누나에게 전화해서 기쁨을 나눴어요. 저도 너무 좋았지만 가족분들이 정말 좋아하고 행복한 게 기억에 남습니다. 

 

인생에서 중요한 순간에 대해 말할 때 동료나 가족처럼 주변을 항상 기억하네요.

신유: 네, 관계를 정말 중요하게 생각하는 편입니다. 가족분들이나 저를 응원해준 친구들 덕분에 지쳤던 마음이 회복됐어요. ‘주변에서 많은 위로와 조언을 해주셔서 여기까지 올 수 있지 않았을까?’ 싶은 마음에 그렇게 말하게 된 것 같습니다.

이제 바라던 팀을 갖게 됐어요. TWS는 어떤 팀인가요?

신유: 처음 멤버들을 만났을 때 모두 너무 귀엽고 순수해서 챙겨주고 싶었어요. 애들이 되게 조용해요.(웃음) 그런데 서로 말을 정말 잘 들어주고 정말 착해요. 팀 내에서도 성향이 3:3으로 나뉘거든요. 경민이와 지훈이, 도훈이는 활동적인 걸 좋아하고 저와 영재, 한진이는 실내에서 노는 걸 좋아해요. 그래서 놀러갈 땐 다 같이 의견을 맞춥니다. 일단 모두의 의견을 다 들어보고(웃음) 서로 납득을 시키려고 해요.

 

정말 민주적인데요.(웃음) TWS의 퍼포먼스를 보면 팀워크가 느껴져요. 선공개 곡 ‘Oh Mymy : 7s’나 타이틀 곡 ‘첫 만남은 계획대로 되지 않아’ 모두 팔다리 각도나 움직이는 속도까지 세세하게 맞춰서 완성도가 높아요.

신유: 말씀처럼 사소한 디테일도 하나하나 다 맞추면서 연습했어요. 오랫동안 연습하다 보면 멤버들도 지칠 수 있잖아요. 그럴 때에는 제가 리더다 보니 “얘들아, 조금만 더 집중할까? 파이팅하자!” 이렇게 말해야 할 때가 있어요. 그럴 때마다 모두 제 말을 잘 따라줘서 ‘TWS 친구들은 정말 착한 친구들이구나.’라고 느꼈습니다. 

 

지훈 씨는 신유 씨의 장점으로 ‘카리스마’를 적었어요. 신유 씨도 스스로에 대해 ‘카리스마’, ‘엉뚱함’, ‘허당기’로 표현했고요. 그 세 가지가 공존하는 리더의 모습은 어떤지 궁금해요.(웃음)

신유: 아마 무대 위에서는 카리스마, 무대 밖에서는 엉뚱한 허당 아닐까요?(웃음) 맏형이지만 집에서는 막내여서 그런지 애들이랑 장난을 치고 티격태격하고 싶을 때가 있어요. 반면 경민이는 팀에서는 막내인데 집에서는 맏형이고요. 그래서 가끔 경민이랑 제 역할이 바뀌는데, 그럴 때마다 영재가 “형, 형이 리더예요.” 이러면서 도와줘요.(웃음) 영재가 정말 생각이 깊고 지혜로워서 가끔 고민이 있을 때는 영재를 찾아가는 편입니다. 저는 두루뭉술한데 영재는 결단력이 칼 같아요.

 

두루뭉술하기보다 주변을 많이 살피고 생각이 깊은 게 아닐까요? 멤버들의 신뢰가 있어서 리더가 됐을 테니까요.

신유: 하루에 한 명씩 돌아가면서 임시 리더를 하는 과정을 거쳐서 리더로 결정됐어요. 제가 생각하는 리더십은 본인의 일을 꿋꿋이 하고 책임지려는 태도인데, 아마 그 부분이 신뢰를 주지 않았을까 싶습니다. 그렇지만 리더가 처음이다 보니 아직 서툴러서 공부하고 있어요. 말씀대로 주변을 많이 살펴서 생각이 많아요. ‘이것도 애들한테 도움이 될 것 같고 저것도 애들에게 도움이 될 것 같네? 뭐가 더 나을까?’ 하고 고민하게 돼요. 그래서 상황에 따라 유연하게 대처하는 게 저의 방식인 것 같습니다. 계획을 세웠다가 틀어지면 다른 멤버들이 힘들어지니까요. 말을 할 때도 멤버별 성향을 고려해서 다르게 말해요. 예를 들어 경민이에게는 장난을 치면서 다가가는 편이라면, 영재에게는 진지하게 말해요.

 

다른 멤버들의 장점에 대해 도훈 씨의 ‘말 센스’, 영재 씨의 ‘현명한 판단력’, 경민 씨의 ‘미소를 짓게 만드는 매력’이라고 적을 정도로 캐릭터를 잘 파악하고 있어요. 이번 앨범에서 본인의 캐릭터와 가장 비슷한 곡은 무엇인가요?

신유: ‘첫 만남은 계획대로 되지 않아’에서의 신유이지 않을까요?(웃음) 어느 정도 자신감은 있는데 말 걸기는 좀 쑥스럽고. 제 파트 중에 “안녕, 첫 마디를 건넬 때 주변 소린 Canceled 네 말소리는 Playlist”라는 가사가 있는데요, 상대방에게 집중하고 몰두하는 가사가 저와 비슷하다는 생각이 들어서 더 재밌게 녹음을 했던 기억이 있습니다.

 

신유 씨가 그렇게 몰두하는 상대방은 팬분들이겠네요. ‘TWS (투어스) Think About Us!’에서 공개한 버킷 리스트에도 콘서트와 팬 사인회가 적혀 있고, 뇌 구조에는 신인상이 벌써 있던데요?(웃음)

신유: (처음으로 소리내서 웃음) 네, 그렇다고 보면 될 것 같습니다. 아무래도 꿈은 좀 크게 크게 가져야 되다 보니까.(웃음) 좀 과하더라도 꼭 이루고 싶은 신인상을 적어보았고, 버킷 리스트에는 저에게 힘과 위로, 원동력이 되어주시는 팬분들 이야기를 썼습니다.

최근 공개된 친필 사인에서 “많이 힘들어도 괜찮아요. 모두 다 언제 그랬냐는 듯 지나갈 거예요. 행복했으면 좋겠어요.”라고 적기도 했어요. 세상에 처음으로 공개되는 친필 사인에 위로의 말을 적은 이유는 무엇인가요?

신유: 나태주 시인의 ‘행복’처럼 마음이 따뜻해지는 시를 좋아해요. 저도 위로받을 때의 감정을 알고 있기 때문에, 누군가는 제 위로에 조금이나마 마음이 따뜻해지면 좋겠다고 생각해서 그런 문구를 적어보았습니다.

 

뇌 구조 한가운데에 가장 크게 그린 단어도 ‘행복’이었죠. 최근에 발견한 행복은 어떤 것들인가요?

신유: 요즘은 저에 대해 찾아보면서 많은 분들의 관심을 볼 때 정말 행복하다고 느껴요. 그리고 자기 전에 마스크 팩을 한다거나 맛있는 걸 먹는다거나 하는 소소한 행복들도 찾고 있습니다. 이전에 지나쳤던 것들을 되돌아보면 ‘아, 그게 행복이구나.’라고 생각되는 것들이 많아요.

 

왜 주변에서 행복을 찾게 되었을까요?

신유: 원래 좌우명이 ‘행복하자’였어요. ‘나는 행복하지 않은가?’ 이런 고민을 해봤는데 그렇지 않더라고요. 이미 행복한데 그 행복을 발견하지 못하는 게 문제였어요. 사실 행복은 멀리 있지 않고 주변에 있어요. 행복을 찾는 과정도 행복하고, 저를 행복하게 만드는 걸 찾았을 때의 행복도 큰 것 같습니다. 연습생 생활을 거치면서 바쁜 하루하루에 대한 감사를 갖게 됐어요. TWS가 모든 방면에서 뛰어나고 어디에서나 존경받을 수 있는 아티스트가 꼭 되었으면 해요. 그렇지만 마지막까지 멀리 바라본다면, 그냥 저희 멤버 모두 건강하고 행복해지는 게 저의 목표입니다.

 

첫 만남이 계획대로 되지 않는다고 해도 좋은 시작점이네요.(웃음) 앞으로도 행복은 계속 발견할 수 있을 테니까요.

신유: 네, 시작은 언제나 설레는 법이니까. 제가 가고 싶은 길을 이렇게 걷고 싶습니다.

Credit
글. 김리은
인터뷰. 김리은
비주얼 디렉터. 전유림
프로젝트 매니지먼트. 이희원
비주얼 크리에이티브팀. 이현주, 김우정, 양동민 (플레디스 엔터테인먼트)
사진. 김청아 / Assist. 정기훈
헤어. 배경화
메이크업. 박수연
스타일리스트. 강수민
아티스트 의전실. 안소량, 강미주, 신도윤, 김혜진, 홍아현, 조성제, 권우영, 황유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