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진은 때때로 말이 생각의 속도를 따라주지 않을 때도, 기대감에 부푼 눈빛으로 다양한 감정을 묘사하는 추임새를 넣으며 경쾌하게 대화를 이어갔다. 걱정보다는 설렘이 앞서고, 나누고픈 이야기가 한 아름인, 친구와의 첫 만남을 앞둔 소년의 모습이었다.
데뷔가 코앞인데 어떤 일상을 보내고 있나요? 지난주에는 한진 씨 생일도 있었는데요.(인터뷰는 1월 14일 진행)
한진: 데뷔 날 쇼케이스가 있어 긴장감과 집중력을 유지하면서 열심히 무대 연습을 하고 있어요. 제 생일에도 평소처럼 아침부터 저녁까지 연습하고 있었어요.(웃음) 그런데 갑자기 연습실 불이 다 꺼지고 의전팀분들이랑 멤버들이 케이크를 가지고 들어오는 거예요. ‘헉!’ 너무 감동이었어요.
각종 콘텐츠가 공개되고, 최근에는 위버스도 시작했어요.
한진: 유튜브에서 제 얼굴을 볼 수 있게 된 건 ‘헉!’ 너무 신기한 일이에요. 드디어 위버스에 예전에 찍은 사진을 올릴 수 있게 돼서 좋아요. ‘셀카’ 찍는 걸 좋아해서 거의 매일 찍고 있거든요.(웃음) 어제도 위버스에 글을 올렸는데, 올린 지 1분도 안 지나서 팬분들이 댓글을 엄청 많이 달아주신 거예요. 너무 감동이고 신기해요. 댓글 보면 진짜 너무 눈물이 나요.
감동을 받으면 눈물부터 나는 성격인가요? 물론 맹신하면 안 되겠지만, 한진 씨 MBTI가 ‘INFJ’죠?(웃음)
한진: 맞아요. 저는 드라마를 볼 때도 감동적인 장면이 나오면 눈물이 나요. MBTI 검사는 중국에서 했을 때도, 한국에 와서 다시 해봐도 ‘INFJ’예요. 1년 동안 안 바뀌었어요. 자기 전에 미래를 많이 상상하는데 ‘저는 왜 이 세상에 있어요?’ 이런 생각도 하고, ‘세븐틴 선배님이 ‘MAMA 어워즈’에서 수상한 것처럼 저희도 신인상 받으면 어떤 모습일까요? 팬분들은 어떤 시선을 보낼까요?’ 같은 상상도 해요. 또 ‘J’라서 계획적이에요. 예를 들어 내일이 휴가예요. 아침에 언제 일어날지, 어떤 옷을 입을지, 몇 시에 나갈지, 택시, 버스, 지하철 중에 뭘 탈지를 메모에 쓰고 나가요. 평소에도 어디 갈지, 오늘 밥은 뭐 먹을지, 저녁에는 언제 숙소에 들어갈지 다 계획해야 나갈 수 있어요.
듣다 보니 한진 씨의 학교 생활도 궁금해지네요.
한진: 저는 일단 공부하는 것을 너무 좋아하는데. 흐흐, 정말로! 좋아하는데요. 점심 시간이랑 저녁 시간을 제일 좋아했어요. 저희 학교는 밖에서 밥을 먹어도 괜찮기도 했고, 학교 근처에 맛있는 식당이 엄청 많았거든요. 어렸을 때는 사회자가 꿈이어서 웅변 대회도 나가봤고, 고등학교 때는 방송부를 했어요. 수요일마다 방송실에 가서 밥 먹는 시간에 날씨를 알려주고, 학생들이 듣고 싶은 노래를 틀어주고 그랬어요. 또 초등학교 때도, 고등학교 때도 반장을 해서 개인적으로 리더십이 나쁘지 않다고 생각해요. 그런데 여기 와보니까 형들의 리더십이 저보다 더 좋아서 관심을 많이 받고 있어요. 한국에서도 집에 있는 것 같은 느낌이라 좋아요.(웃음)
K-팝에는 어떻게 관심을 갖게 됐나요?
한진: 한국 드라마를 보다가 차은우 선배님을 알게 됐는데, 차은우 선배님이 K-팝 그룹으로 활동하시는 걸 보고 K-팝에 관심이 생겼어요. 그리고 세븐틴 선배님의 영상을 많이 찾아보면서 저도 멋진 무대를 만들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세븐틴 선배님의 노래는 다 좋아하는데 특히 ‘_WORLD’의 가사를 정말 좋아해요. 중국 출신인 디에잇 선배님, 준 선배님을 보고 많이 배우면서, 그때부터 이 일이 하고 싶어졌고요.
한국에 와서 아이돌을 준비하겠다는 건 쉽지 않은 결정이었을 텐데, 가족들의 반응은 어땠나요?
한진: 처음에는 부모님이 지금은 공부를 해야 하는 시기라고 많이 걱정하셨어요. “저 진짜 잘할 수 있어요. 믿어줄 수 있나요?” 하고 얘기를 엄청 많이 해서 설득했어요. 그래서 결국 “한번 믿어볼게.” 하고 허락해주셨고요.
나중에 데뷔 소식을 전할 때는 어떤 반응이셨어요?
한진: 아버지가 메시지로 그냥 딱 ‘👍’ 이모지를 저한테 보내주셨어요!(웃음)
쿨한 가족이네요.(웃음) 회사에는 어떻게 들어오게 됐나요?
한진: 제가 틱톡 영상을 회사에 보내서 들어오게 됐어요. 부드러운 슬로 모션 스타일로 교복을 입고 학교에서 찍은 소년미가 있는 영상이에요. 중국에 있을 때 평소에 틱톡을 보다가 좋은 노래가 나오면, 종종 친구한테 영상을 찍어달라고 부탁하곤 했어요.
낯선 환경에 적응하기 쉽지 않았을 텐데, 연습생 생활을 하면서 중요하게 생각했던 점이 있다면 무엇인가요?
한진: 처음에는 많이 어려웠어요. 첫 번째는 기본기. 저한테 진짜 엄청 중요해요. 많이 연습해야 돼요. 그리고 두 번째는 멤버들한테 배운 방법이에요. 매일 레슨하고 멤버들이랑 같이 얘기할 때 피드백을 받았는데 항상 기억이 잘 안 났어요. 그래서 피드백은 매일 핸드폰에 메모하고 시간이 될 때마다 보고 리마인드해요.
단기간에 성장하기 위해서 많은 노력이 필요했겠어요.
한진: 선생님이랑 멤버들 모두가 저한테 피드백을 주면 어떻게 해야 할지 몰라 어렵고 힘들 때도 있어요. 그런데 딱 2초가 지나면 이런 생각은 그만하려고 해요. 계속 생각하면 마음이 아프고 시간 낭비예요. 진짜 열심히 해서 부족한 부분을 빨리 고치는 게 중요해요. 그래도 힘들 때 혼자가 아니어서 괜찮았어요. 멤버들이 항상 “괜찮아요. 지금 잘하고 있어요. 걱정하지 마요.”라고 말해줘서 열심히 할 수 있었고 자신감도 많이 올랐어요. 그래서 ‘first hooky’의 제 파트인 “할 일은 Done 다음에 걱정은 Throw 무시해”라는 가사를 좋아하게 됐는데, ‘해야 하는 일은 다 하고, 걱정은 다 버려요.’ 이런 의미 같아서 진짜 멋있다고 생각해요.
한국어로 된 가사를 이해하고 녹음하는 과정은 어렵지 않았나요?
한진: 녹음할 때 제일 어려운 게 한국어 발음이에요. 음정이랑 느낌이 다 맞아도 발음 때문에 다시 녹음할 때도 있다 보니 앞으로 많이 연습해야 할 것 같아요. 가사지를 처음 받으면 일단 중국어로 의미를 다 쓰고 이해하려고 해요. 그래서 제일 빠르게 한국어가 늘 때는 가사지를 공부하는 시간 같아요.
타이틀 곡 ‘첫 만남은 계획대로 되지 않아’를 처음 들었을 때는 어떤 느낌이었나요?
한진: “와, 지금 바로 연습해서 녹음실 가고 싶어요.”라고 했을 정도로 좋았어요. 멜로디도 좋은데, 제일 좋아하는 건 가사예요. ‘처음 만나니까 진짜 너무 떨리고 우리의 만남을 위해 많이 준비했어요. 좋은 모습 보여드리고 싶어요.’ 이런 마음을 정확하게 전달할 수 있거든요. 저희가 진짜 긴 시간 열심히 연습한 곡이라서 제일 좋은 상태로, 제일 멋지게 무대에서 표현할 수 있다면 좋겠어요.
타이틀 곡에서 “Wait wait!” 같은 킬링파트를 소화하거나, ‘BFF’ 엔딩에서 인사하는 제스처를 할 때, 장난기 넘치면서도 해맑은 표정이 인상적이었어요.
한진: 표정은 선배님들의 무대 영상을 보면서 많이 연습해요. 오늘은 이 영상을 보고, 내일은 다른 영상을 보면서 다른 감정과 스타일을 배워요. 그걸 거울 앞에서 따라 해보고, 어떤 각도가 멋있는지 연습하고요. 안무 레슨이 끝나고 항상 무빙 영상으로 표정을 체크하면서 제일 멋있는 표정을 찾으려고 해요.
지훈 씨가 ‘TWS (투어스) Think About Us!’ 프로필에서 한진 씨의 장점으로 “얼굴 각을 잘 사용하는 것”을 꼽았더라고요.(웃음)
한진: 항상 거울을 보면서 (이리저리 포즈를 취하며) 이 각도가 예쁜지, 이 각도가 멋있는지, 정면이 더 나은지 체크하거든요. 재킷 사진 찍을 때도 잘 나올 수 있는 각도로 많이 찍어요. 같은 각도만 보여주면 안 되니까, 다른 각도를 썼을 때 안 예쁜 사진이 나올까 봐 걱정되기는 하지만요….
어느 각도가 가장 잘 나오던가요?(웃음)
한진: 정확하게 얘기하면(웃음) 제 기준으로 오른쪽 45도예요.
풍부한 표정 덕분에 퍼포먼스의 유쾌한 분위기가 더욱 강조되는 듯해요. 잔 동작이 많고, 스텝이나 점프 타이밍을 정확히 맞춰야 해서 안무를 소화하는 입장에서는 쉽지 않았을 것 같지만요.
한진: ‘Oh Mymy : 7s’가 지금까지 한 안무 중에 제일 ‘빡세게’ 하는 안무라고 생각해요. 디테일! 진짜 처음부터 끝까지 디테일이에요. 쉬는 시간이 없고 라이브도 해야 해서 연습할 때 진짜 집중해야 돼요. 만약 나중에 ‘Oh Mymy : 7s’ 안무 커버 영상이 올라온다면 꼭 보고 싶어요.(웃음) ‘BFF’는 테이블을 사용하는 안무라서 처음 연습할 때는 엄청 조심해야 했어요. 노래도 하고 안무도 해야 하는데, 책상을 고정시키는 타이밍까지 기억해야 돼요. 보기에는 재미있어 보이고, 저희도 할 때 재밌긴 한데 진짜 정신없어요.(웃음)
평소 안무 연습 분위기는 어때요?
한진: 단체 연습할 때 멤버들이 각자 오늘은 어떤 파트에서 어떤 동작과 느낌을 맞추고 싶은지 이야기해요. 특히 지훈이가 춤 경험이 많아서 “이 파트에서 이렇게 하면 더 좋아요. 이렇게 한번 해볼까요?” 하고 리드해줘요. 제가 처음 데뷔조에 들어갔을 때 지훈이가 저를 엄청 많이 도와주기도 했어요. 단체 연습이 끝나도 지훈이는 집에 가지 않고 저랑 같이 남아서 연습해줘서 너무 고마웠어요.
TWS의 ‘첫 만남’이 어땠는지도 궁금해요.
한진: 처음 만난 멤버는 도훈이 형, 경민이에요. 한국에 와서 연습실에 들렀다가 도착한 숙소에서 만났어요. 도훈이 형은 패션 스타일이 진짜 멋졌어요. 지금까지도 거의 매일 입는 옷이 달라서 형 보면서 저도 이런 옷을 사면 좋겠다고 생각해요. 그때 경민이는 막내인 줄 몰랐는데도 너무 귀여웠어요. 영재 형은 처음 만났을 때부터 지금까지 부드러운 모습이에요. 한국 드라마에서 항상 여자 주인공 집 근처에서 기다리는 남자 주인공이 나오는데, 진짜 그런 드라마 주인공, 옆집 형 같았어요. 그리고 신유 형은 촬영 연습하고 있을 때 처음 봤어요. 신유 형 보고 “선배님이에요? 얼굴 엄청 작아요. 피부도 너무 좋아요. 키가 너무 커요. 흐어~ 너무 멋있어요.” 그랬어요. 형은 우리 팀 ‘리더’라 항상 형에게 관심도 많이 받아요. 그래서 너무 좋아요. 지훈이는 처음 만났을 때 ‘페이스 투 페이스(face to face)’로 직접 얼굴을 본 건 아니었어요. 연습하고 있는 지훈이를 문 밖에서 봤는데 ‘세상에서 이렇게 춤을 잘 추는 사람이 있을까?’ 싶었어요.
멤버들을 만났을 때 소통에 어려움은 없었나요?
한진: 멤버들이 저한테는 천천히 말해주고, 제가 이해를 못하면 핸드폰으로 번역해서 보여줬어요. “일단 Stop! 이거 발음을 이렇게 읽어야 해.”(웃음) 하고 가르쳐주기도 해서 덕분에 빨리 늘 수 있었어요. 처음에는 높임말을 먼저 배웠거든요. 다 “요요요.” 이렇게 말했어요. 그래서 지훈이한테도 “밥 먹었어요? 왔어요?” 했더니 지훈이가 사이가 멀어 보인다고 “왜 저한테 높임말 써요? 왜 반말 안 써요?” 그랬어요.(웃음)
‘스포티파이 OH TALK’ 영상에서 요즘 가장 많이 하는 말이 “경민아뭐해”라고 답했어요.
한진: 우리 팀에서 막내니까 저랑 다른 형들이 경민이한테 장난을 많이 치는데, 예를 들면 “경민아, 뭐 먹고 있어?”, “경민아, 이리 와!” 하고 경민이를 자주 불러요. 경민이는 처음 봤을 때도 지금도 너무 귀여워요. 첫 단체 휴가 때 멤버들이랑 놀이공원에 갔었는데, 그때 놀이기구를 많이 타서 마지막에 저랑 영재 형은 좀 힘들어했거든요. 그런데 경민, 와~ 끝까지 에너지가 엄청 높았어요. 대단해요. 그리고 저랑 경민이랑 룸메이트라서 항상 무슨 일이 있으면 경민이한테 얘기하고, 경민이도 저한테 많이 얘기하는 사이예요.
멤버들이랑 정말 빠르게 가까워진 것 같아요.
한진: 멤버들이랑 연습실에서 마라샹궈와 마라탕을 먹은 적이 있었는데 다들 너무 좋아했거든요. 그래서 ‘다 같이 처음 모였을 때 뭐하면 좋지?’ 생각하다가 마라샹궈를 해주면 좋을 것 같았어요. 숙소에 들어가기 전 며칠 동안 지도에서 중국 식료품점 위치를 찾아보고 마라샹궈 재료를 준비해서 첫날 제가 요리해줬어요. 저는 우리 팀에서 추억을 담당하는 것 같아요. 평소에 사진 찍는 걸 엄청 좋아해서 숙소에 카메라가 두 개 있고, 영상을 찍고 편집하는 것도 좋아해요. 그래서 항상 멤버들 사진을 찍어주고, 다 같이 나갔을 때 영상도 찍고, 좋은 추억을 기록하는 사람이에요.
데뷔 후 멤버들과 만들어 갈 추억 중에 가장 기대되는 건 무엇인가요?
한진: 팬 쇼케이스나 팬 사인회처럼 팬분들을 직접 만나서 얘기하는 시간을 기대하고 있어요. 곧 있을 쇼케이스(인터뷰는 1월 14일 진행)에서 처음으로 저희 무대를 보여드릴 건데, 그때 무대에서 완전 ‘빡세게’ 해야 돼요. 그동안 연습했던 대로 잘하면 좋을 것 같아요. 많은 사람 앞에서 춤추고 노래도 부르고 한국어도 해야 해서(웃음) 긴장도 되는데, 멤버들이랑 같이 연습하면서 괜찮아지고 있어요. 새로운 걸 배우는 과정이라고 생각하면 즐거워요.
한진 씨를 소개하는 ‘TWS (투어스) FIRST TIME : 06 : HANJIN’ 영상의 내레이션에 나오는 “내가 기다렸던 미래의 나”의 모습이라고 할 수 있을까요?
한진: 어떤 단어를 써야 할지 어려웠는데, 회사랑 여러 번 이야기하면서 만든 문장이에요. “나는 포기하지 않을 것이다. 내가 기다렸던 미래의 나를.” 한국에 오기 전보다 지금의 저는 자신감이 많이 생겼고 실력도 좋아졌어요. 꾸준히, 열심히 성장하는 사람이 되고 싶어요. 제가 여기까지 올 수 있었던 건 진짜 주변 사람들 덕분이에요. 가족들, 친구들, 멤버들, 회사, 모두가 저한테 항상 “열심히 하면 돼요. 할 수 있어요.”라고 말해줬어요. 그래서 저도 힘들 때 저한테 “한진아, 포기하지 마. 열심히, 더 열심히.”라고 말해요. 그러면, 할 수 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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