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민은 한 소절, 한 동작을 위해 얼마나 많은 고민이 있었는지에 대해 조곤조곤 이야기했다. 좋아하는 마음을 따르다 보니 어느새 큰 꿈이 되어 있었다고. 대화 내내 꿈을 좇는 자만이 가질 수 있는 열정과 생기, 활기찬 에너지가 경민을 빛내고 있었다.

데뷔를 앞둔 소감이 어때요?

경민: 설레고 떨리는 게 첫 번째인 것 같아요. 어렸을 때부터 꿈꿔왔던 순간이니까! 물론 긴장은 되지만, 전혀 무섭지는 않아요. 호기심 많은 성격이다 보니 오히려 흥미롭고 재미있는, 모험적인 느낌에 가까워요. 그렇게 익숙해진 후에는 진심으로 즐거울 수 있고요. 또 그동안 찍었던 콘텐츠들이 하나씩 공개가 되고 있거든요! 주변에서 너무 기뻐해주시니까 너무 뿌듯해요. 한 살 때부터 알던 친구가 있어요. 지금까지 친하게 지내는, 언제 봐도 어색하지 않은 친구거든요. 저희 부모님이랑 그 친구의 부모님이 놀이터에서 우연히 만나 서로 “저희 친해져요.” 얘기를 하시고 알게 된 사이라 한 살 때부터 친구인데(웃음) 그 친구도 오랜만에 연락와서 “너 정말 멋있다.”고 얘기해줬어요.

 

아이돌이라는 꿈은 언제부터 갖게 된 거예요?

경민: 딱 결심한 건 초등학교 2학년이요. TV에 나오고 춤추고 노래하고 무대하는 게 너무 행복해 보였어요. 그러다 방탄소년단 선배님의 ‘Not Today’ 무대를 봤는데, 너무 멋져서 이건 꼭 제가 커버해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그때부터 선배님들 신곡이 나올 때마다 하나씩 커버를 했어요. 처음 안무를 외운 세븐틴 선배님의 곡은 ‘박수’예요. 그렇게 하나하나 유튜브에서 안무 거울 모드 영상을 보고 혼자서 계속 안무를 연습하다 보니까 점점 제가 할 수 있는 곡이 쌓이더라고요.

 

집에서 혼자 꾸준하게 연습하기가 쉽지 않았을 텐데요.

경민: 그때는 이게 쉬운지, 어려운지, 이런 생각은 하나도 안 들었고요. 그냥 제가 좋아서 시작한 거예요. 정말 하고 싶을 때마다 계속 했어요. ‘완곡을 오늘 안에 무조건 딴다.’는 생각으로 해보다가, 점점 시간이 줄어서 나중에는 1시간 만에도 외울 수 있게 됐어요. 그 시간 덕분에 회사에 들어와서도 외우는 속도는 크게 뒤처지지 않을 수 있었어요. 안무를 연습해서 학예회 무대에 올라가면 박수받는 게 너무 기뻐서 더 잘하고 싶어지더라고요. 혼자 연습하더라도 부모님이 영상도 찍어주시고 직접 오디션을 찾아서 보내주시기도 했어요. 가족 모두가 전폭적으로 지원해주셨어요. 동생들이랑 할머니, 할아버지도 항상 응원해주셨고요.

‘TWS (투어스) Think About Us!’ 프로필에서 행복해지는 특별한 순간은 “부모님 만날 때”이고, 버킷 리스트는 “부모님 집 사드리기”와 “할머니, 할아버지 여행 보내드리기”라고 적기도 했어요.

경민: 가족들을 만나면 그 자체가 되게 행복인 것 같아요. 본가에 내려가서 그냥 집밥 먹고, 동생들 보고, 이런 게 행복이지 않을까. 제가 첫째거든요. 남동생이 두 명 있는데, 둘째 동생이랑 네 살, 막냇동생이랑 여덟 살 차이가 나요. 항상 같이 재밌게 놀고 서로 배려도 많이 해요. 어릴 때는 주말마다 가족끼리 야구나 캐치볼을 하면서 시간을 보냈어요. 어머니는 체대 출신이시고 아버지도 야구, 축구, 농구 다 잘하시거든요. 제 정신연령이 동생들과 비슷한 건지(웃음) 원래는 나이 차이를 많이 못 느꼈었거든요? 제가 신유 형이랑 네 살 차이가 나는데, 어른스러운 신유 형을 보고 이제서야 저랑 동생들도 나이 차이가 적지 않다는 걸 알게 됐어요.


주변 사람들과의 관계에서 행복을 얻는 것 같은데, 학교에서 친구들과는 어떻게 지냈어요? 

경민: 친구들이랑 어울리는 것도 정말 좋아했고 약간 리더십도 있었던 것 같아요.(웃음) 초등학교 5학년 때는 전교 부회장, 중학교 가서는 학급 회장을 했거든요. 리더 역할을 하다 보니 종종 나설 일이 있어서 자연스럽게 무대에 익숙해질 수 있었어요. 제가 춤추는 걸 좋아하기도 했고요. 중학교 때 방탄소년단 선배님의 ‘Butter’ 무대를 했던 게 기억나는데, 그때는 팬데믹 때문에 친구들은 반에서 온라인으로 보는 시스템이었어요. 친구들이 반에서 열심히 응원해줬겠지만, 무대 앞에서 호응이 없으면 좀 힘들잖아요. 혼자 마스크 쓰고 외롭게 무대를 했던 기억이 있습니다.(웃음)


그때부터 무대 체질이셨군요.(웃음) 중학생 때 연습생 생활을 시작하면서 어떤 변화가 있었나요?

경민: 저는 연습생 생활이 힘들다는 생각은 별로 안 했던 것 같아요. 왜냐하면 연습생도 제게는 하나의 목표였다 보니, 그걸 이뤘다는 것 자체로 행복했거든요. 아침에 학교 가서 친구들 만났다가, 연습하는 생활 자체가 너무 행복했어요. 회사에 들어오기 전에는 춤에 관심이 많아서, 노래를 배워본 적이 한 번도 없었는데요. 그런데 선생님들이 보컬에 대한 칭찬을 많이 해주셔서 그때부터 ‘나의 길은 노래인가.’(웃음) 하고 노래 연습을 진짜 많이 했어요. 일단 좋아하는 노래부터 많이 불러보면서 연습을 시작했어요. 개인적으로 팝 스타일을 좋아하는데, 좋아하는 스타일부터 원곡자는 어떻게 부르는지 따라 해보고, 그 과정에서 이 색깔을 저에게 어떻게 입힐 수 있을지, 어떻게 방법을 찾아갈지 고민했어요.

타이틀 곡 ‘첫 만남은 계획대로 되지 않아’의 시작을 맡은 경민 씨의 음색이 굉장히 돋보이더라고요.

경민: 저도 제 매력이 음색이라고 생각하는데, 요즘도 어떻게 좀 더 좋은 목소리를 들려드릴 수 있을지 정말 많이, 거의 하루 종일 고민하고 있어요. 타이틀 곡 첫 파트를 맡았을 때 많이 부담이 되긴 했죠. 그런데 한편으로는 ‘내가 잘 살릴 수 있지 않을까? 부끄럽지 않게 보여줘야겠다.’는 생각도 커서 “거울 속에 내 표정 봐 봐 / 느낌 So good 기다려온 D-day”라는 직관적인 가사가 잘 들리게끔 표현하려고 노력했어요. 녹음할 때는 항상 ‘나라면 어떻게 할까.’를 고민해요. 예를 들면 ‘BFF’에서 (직접 불러주면서) “낯간지러운 말은 No”라는 가사는 약간 끌면서 간지러운 느낌을 살렸고요. 이어지는 가사는 무심하게 말하는 느낌으로 “그.럴. 땐 지났어~” 이렇게 불렀어요. 언제 호흡을 뱉을지, 언제 악센트를 줄지, 이런 사소한 디테일이 모여야 시너지를 줄 수 있다고 생각해요.

 

Oh Mymy : 7s’의 퍼포먼스에서는 코러스에서 센터로 나올 때나, 마지막 원형 대형의 중심에 섰을 때 팔다리를 크게 사용하며 순간적으로 에너지를 표출하는 구간이 인상적이었어요.

경민: 노래의 분위기와 춤, 노래, 표정, 제스처가 다 하나가 되어야 에너지가 보인다고 생각해요. 그래서 동작을 크게 크게 쓰고 제스처와 표정까지 정말 초 단위로 연습했어요. 마지막에 “쿵! 우린 둘에서 셋 담엔 셋에서 넷 계속 커져가네 Our name”, 이 파트에서 멤버들이 동그랗게 돌 때 저는 (표정과 제스처를 보여주면서) 먼저 웃고, 다음에는 약간 좀 매섭게 한 번 보고, 윙크 한 번 날리고, 옆에 한 번 치고, 시선을 옆으로 한 번, 돌면서 웃음까지. 어떻게 하면 이 과정이 자연스럽게 연결될지 연구를 많이 했어요. 특히 말씀하신 그 두 파트가 저희의 군무가 확 드러나는 부분이다 보니 표정 연기를 잘해야 더 잘 살릴 수 있겠다고 생각했거든요.

 

군무는 어떻게 연습했나요?

경민: 사실 방법은 하나밖에 없어요. 연습, 반복. ‘Oh Mymy : 7s’ 코러스 파트는 거짓말 조금 보태서 한 200번은 한 것 같은데, 살짝 더 넘게 했을 수도 있어요...(웃음) 연습할 때마다 디테일을 맞추고, 안 맞는 부분만 맞추는 게 아니라, 다시 돌아가서 “그 부분부터 다시! 다시!” 하다 보니까 자연스럽게 몸에 익었어요. 처음에 할 때는 ‘이걸 잘할 수 있을까?’ 싶고 너무 힘든데, 느는 건 정말 자기 자신이 아는 것 같아요. 예전 영상 봤는데 못 보겠더라고요.(웃음) 선생님들이 주시는 피드백을 듣고 고치는 것뿐만 아니라 스스로도 늘었다고 느낄 때 진짜 발전할 수 있어요. 저희 멤버들이 그걸 알고 퍼포먼스에 대해서 의견이 굉장히 많은 편이거든요. 저도 “형들, 박자가 안 맞는 것 같은데 정리를 해서 좀 더 쉽게 맞출 수 있지 않을까?” 하고 제안하고, 처음에는 서로의 의견이 다르더라도 계속 논의하면서 맞춰 나가요.


지금 데뷔하는 팀인데도 그런 분위기를 만들 수 있네요.

경민: 누구든 의견을 내는 게 쉽지 않을 거라고 생각해요. 그 의견에 대한 책임감이 있어야 하고, 자신이 낸 의견이 반영이 되지 않을 수도 있으니까 부담이나 어려움도 있을 거예요. 하지만 그런 과정이 없다면 좋은 안무가 나올 수 없다고 생각하거든요. 지금은 저희가 그렇게 의견을 내고 점점 좋은 결과물을 만들어본 경험이 있기 때문에 오히려 의견을 더 적극적으로 내려고 해요.

BFF’의 퍼포먼스에서는 책상 위에 서서 포즈를 취하기도 하죠? ‘TWS (투어스) FIRST TIME : 04 : KYUNGMIN’ 영상에서 자유로운 영혼처럼 묘사되는 경민 씨의 모습이 떠오르기도 했어요.

경민: 어떻게 보면 오히려 쉬웠을 만큼, 제가 놀이기구 타는 걸 굉장히 좋아해서 신나게 할 수 있었어요. “Kickboard 타고”라는 가사인데 실제로 책상을 타고 나가는 안무가 나와서 더 재밌었고요. 개인 트레일러 영상에 제가 미끄럼틀에 누워 있는 장면이 나오거든요. 지금은 당연히 아니지만(웃음) 어렸을 때 그런 걸 되게 좋아했었어요. 놀이터에서 그네에 거꾸로 매달려 있기, 봉에서 한 바퀴 구르기, 같은 것들. 그래서 예전 생각도 많이 났던 것 같아요. 형들한테 풍선껌 주는 장면도 있는데, 제가 평소에 형들한테 먹을 것을 챙겨주는 모습과도 비슷하다고 생각했어요.

 

팀에서 막내로 지내는 건 어때요? ‘TWS (투어스) Prologue ‘Oh Mymy : 7s’’ 영상에서 “경민아, 일어나!” 하는 소리가 얼핏 들리던데요.(웃음)

경민: 맞아요. 제가 아침잠이 좀 많아서(웃음) 형들이 깨워주는 편이긴 해요. 저는 한진이 형이랑 룸메이트인데, 한진이 형이 아침잠이 없어서 저를 많이 깨워주고 전체적으로는 영재 형이 많이 신경 써줘요. 막내라서 실수해도 조금 용서해주고 챙김도 받고, 멋있는 형들의 사랑과 관심을 받을 수 있다는 게 아주 좋은 것 같습니다. 영재 형은 어제 저한테 ‘막내온탑’인 척하는데 말 잘 듣는 막내라고 말해줬는데요. 제 생각에는 연습할 때 “가자, 파이팅!” 이런 식으로 형들한테 에너지도 많이 주고 장난기 많은 동생이라고 생각해요.


함께 생활하다 보면 때로 힘들거나 서운한 일도 생길 텐데, 그럴 때는 어떻게 해결하나요?

경민: 이제 서로 다 티가 나서 그냥 얘기하고 푸는 것 같아요. 누가 힘들어하면 먼저 다가가서 말을 걸어 보거나, 아니면 다 같이 이야기를 나눠요. 저희가 ‘모닥불’이라는 시간이 있거든요. 최근에 바빠서 자주 못하고 있긴 한데, 원래 일주일에 한 번씩 해요. 연습 끝나고 연습실에서 서운한 게 있거나 팀에 대한 피드백이 생겼을 때 해결해보려고 저희끼리 만든 프로그램이에요. 이름은 후보가 정말 많았는데, 예를 들어 ‘캠프파이어’, ‘실타래’, 정말 뜬금없이 “서운한 걸 지우자.”고 해서 ‘지우개’...(웃음) ‘모닥불’이라는 의견은 영재 형이 냈는데, 되게 아기자기하고 따뜻한 느낌이라 “모닥불로 가자!”고 결정했어요. 그리고 규칙이 하나 더 있는데, ‘그 시간에 말한 건 그때 끝내기.’예요.

정말 건강한 대화 방식이네요. 서로에 대한 믿음이 느껴지는데, ‘TWS (투어스) Prologue ‘Oh Mymy : 7s’’ 영상에서 “저희에 대한 확신이 있었거든요.”라고 말한 게 떠올라요.

경민: 그만큼 연습을 했기에 가능한 것 같아요. 연습을 하면서 자연스럽게 서로에 대해, 자신에 대해 알게 되면서 잘할 수 있겠다는 확신이 생겼어요. 다만 제가 부족한 점은 제가 제일 잘 알고 있으니까, 사실 저 자신에 대한 확신은 ‘100%’는 아닌 것 같아요. 그래도 무대에서의 끼라든지 형들과 함께할 때의 장난기 있고 유쾌한 모습은 자신 있습니다.(웃음)


‘TWS (투어스) Think About Us!’ 프로필에서 팬들에게 “꾸밈없는 나 이경민이라는 사람”으로 보이고 싶다고 했죠.

경민: 너무 많이 생각하지 말고 ‘일단 하자!’는 느낌으로, 자유롭게 저의 색깔, 음색, 춤선 또 저만이 가지고 있는 매력들을 잘 보여드리고 싶어요. 그러니까 저 이경민이라는 ‘사람’이 잘 보일 수 있다면 좋겠어요. 이경민이라는 사람이 귀여운 면도 있고, 때로는 리더 같은 모습도 있고, 되게 다양한 모습들이 많거든요.(웃음)

 

앞으로 ‘unplugged boy’ 경민 씨의 행보 응원하겠습니다.(웃음)

경민: 지금도 응원해주시는 팬분들이 정말 많이 계시거든요. 제가 이 일을 즐기고, 더 잘하는 모습을 보여드리면 그게 팬분들의 자부심이 되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너무 감사하고 주시는 사랑에 대해 꼭 보답하고 싶어요. TWS의 의미가 ‘언제나 함께’라는 의미잖아요. 앞으로 저희와 팬분들이 함께 하나같이 행복할 수 있다면 좋겠습니다.

Credit
글. 송후령
인터뷰. 송후령
비주얼 디렉터. 전유림
프로젝트 매니지먼트. 이희원
비주얼 크리에이티브팀. 이현주, 김우정, 양동민 (플레디스 엔터테인먼트)
사진. 김청아 / Assist. 정기훈
헤어. 배경화
메이크업. 박수연
스타일리스트. 강수민
아티스트 의전실. 안소량, 강미주, 신도윤, 김혜진, 홍아현, 조성제, 권우영, 황유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