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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배지안
사진 출처. P1Harmony 유튜브

유독 눈이 많이 내렸던 겨울을 지나 포근한 봄이 찾아왔다. 각 팀들의 스프링캠프와 함께 멈춰 있던 야구의 시간이 다시 흐르기 시작했다는 뜻이기도 하다. P1Harmony의 멤버 테오는 티케팅에 실패해 3시간 동안 서서 야구를 관람하고, 새벽 1시에 위버스 라이브를 켜 P1Harmony의 팬덤 피스에게 야구 이야기를 들려주었다. 한화 이글스의 성공적인 봄 야구는 물론, 가을 야구 입성까지 보장한다는 그에게 야구를 사랑하는 이유를 들어보았다.

한화 이글스에 빠진 날

테오: 사실 고등학교에 들어가기 전까지는 야구를 잘 몰랐어요. 고등학교 친구들이 야구를 좋아해서 열일곱 살 때 친구들 따라 처음으로 야구장에 가봤어요. 그리고 그날 한화 이글스가 스리런으로 역전승을 거뒀어요. 제 첫 야구 직관에서 한화 이글스가 이긴 거죠. 엎치락뒤치락 지고 있던 상황에서 스리 안타로 역전을 해 사람들이 완전 축제 분위기였어요. 애초에 스포츠 보는 걸 워낙 좋아하기도 했었고 다 같이 응원하는 게 너무 재밌어서 그날부터 한화 이글스에 빠지게 됐어요. 그래서 다음 날 경기도 바로 예매했고요.

 

직관의 매력

테오: 문동주 선수처럼 구속이 빠른 선수들을 현장에서 직접 보면 관중석에서 “와”, “오” 이런 소리가 터져나와요. 그리고 미트에 공이 딱 들어갔을 때 “팡” 터지는 그런 소리. 확실히 현장에서 보는 맛이 있어요. 혼자 직관을 가본 적은 단 한 번도 없어요. 다 같이 환호성 지르고 즐기는 그 분위기를 좋아해서 대전에서는 대전 친구들이랑 함께, 서울에서는 꼭 멤버들을 데리고 가요. 근데 또 제가 쉬는 날과 한화 이글스가 서울로 원정을 오는 날이 정확히 맞아떨어져야지만 볼 수 있는거라서 요즘은 잘 못 보러 가고 있어요.

 

피스에게 알려주는 야구 직관 Tip

테오: 저희 P1Harmony 공연이 1년에 한두 번 있잖아요. 그 사이사이 빈 시간 동안 야구 직관을 가면 또 다른 재미를 찾을 수 있다! 이거를 꼭 피스들에게 말해주고 싶어요. 조심스럽긴 하지만, 피스들이 야구를 많이 보게 된다면 같이 야구 얘기도 해보고 싶어요. 피스들이 꼭 그 재미를 알았으면 좋겠어요. 이기지 않아도, 한화 이글스는 사실 안타만 쳐도 분위기가 되게 좋거든요.(웃음) 피스들, 무조건 직관을 가서 현장 분위기를 한번 느껴보세요. 그 축제 분위기, 저는 그게 너무 좋아서요. 웬만해서는 응원석에 가라고 추천해드리고 싶어요. 아! 아니요. 응원석 안 가게 할래요. 생각해보니 응원석 말고 다른 게 더 재밌는 것 같아요.(웃음) 오히려 제일 뒤로 가서 친구들이랑 노는 게 훨씬 재밌어요. 저는 서서 보는 걸 좋아하는데 관중석 뒤에는 항상 설 수 있는 공간이 있거든요. 거기서 같이 간 친구들끼리 치킨 먹고 응원가 부르면서 놀면 진짜 재밌어요. 사실 야구뿐만 아니라 어디 공연을 가도 저는 노래 따라 부르고 ‘떼창’ 하는 걸 좋아하는 편이거든요. 공연이랑 결은 되게 비슷한데 야구는 뭔가 좀 더 쉽게 접근할 수 있는 느낌? 야구는 시즌이 시작되면 거의 반년을 하니까 그냥 가서 놀기 너무 좋아요.(웃음)

응원가 맛집, 한화 이글스

테오: 이렇게 얘기해도 될지 모르겠지만(웃음) 한화 이글스 응원가가 제일 재미있는 것 같아요. 응원가 때문에 한화 이글스를 응원하는 것도 있어요. 특히 홍창화 응원단장님께서 정말 많은 역할을 하고 있다고 생각해요. 다른 구단들은 응원단장분들이 계속 바뀌던데 한화 이글스는 계속 이 분이시거든요. 에너지가 정말 좋으시고 팬들 리드를 너무 잘하세요. 그 분위기를 잘 만들어주셔서 저도 열심히 응원하는 편이에요. 저는 이용규 선수께서 한화 이글스 선수셨던 시절 응원가랑 안타 송을 좋아해요. 안타 송은 말 그대로 선수들이 안타를 치면 나오는 응원가인데, 이 응원가를 제일 좋아해요.(웃음)

 

한화 이글스의 매력

테오: 일단 제 고향이 대전이라는 게 가장 크고 또 가을 야구 진출에 성공했던 2018년에서 못 헤어나오는 것 같아요. 계속 ‘할 수 있다, 할 수 있다!’ 이런 마음으로 보게 되는 거죠. 다시 한번 한화 이글스가 가을 야구에 가는 걸 꼭 보고 싶어요. 꼭 가고 싶어요.(웃음) 이게 좀 감정이입이 된다고 해야 되나? 사실 계속 1등만 하면 재미없잖아요. 그러다가 이제 한 번 딱 이기거나 가을 야구에 진출했을 때 한화 이글스 팬들은 완전 축제 분위기니까. 좀 더 애틋하게 보게 되고 그렇게 이 팀에 더 빠지는 것 같아요.

 

친구들과 하는 ‘야구 토론’

테오: 대전 친구들은 다 저처럼 한화 이글스 팬이니까 한화 이글스에 대한 이야기들이 전부예요. 잘하는 선수분들이 팀에 새로 오시면 ‘몇 등 할 것 같냐?’ 순위가 안 좋으면, ‘이렇게 해야 수비가 더 좋아질 것 같다.’, ‘저렇게 해야 공격이 더 좋아질 것 같다.’ 그냥 그런 흔히 남자애들이 하는 야구 얘기 정도예요. 근데 친구들은 객관적이고 저는 살짝 좀 희망을 많이 넣어서 이야기하는 편이에요. 매년 한화 이글스 순위를 상위권으로 얘기하긴 했거든요.(웃음) 이번에도 저는 4등이라고 예상했어요. 그래도 올해는 괜찮을 것 같은데요?

 

야구가 주는 행복

테오: 사실 공연을 너무 하고 싶어서 지금 이 일을 시작하게 됐어요. 큰 스피커로 노래를 듣고 따라 부르다가 한 번씩 소리도 지르고 그런 공연장의 신나는 분위기와 무대가 너무 좋았는데 막상 제가 무대를 하는 입장이 되니까 그럴 기회가 많이 없더라고요. 왜냐하면 저희는 공연을 보는 입장이 아니고 공연을 하는 입장이잖아요. 그러니까 보는 사람만큼 100%로 즐기지는 못한다고 생각해요. 무대 위와 무대 아래에서 즐기는 포인트가 다른 거죠. 근데 저한테 그럴 수 있는 곳이 야구장이에요. 뭘 하는 입장이 아니고 즐기러 가는 입장이니까 막 소리도 엄청 지르고 노래도 따라 부르고 맛있는 것도 먹고 할 수 있어서 멤버들과 같이 가면 재미있어요. 저는 야구장에 가면 항상 말하는 게 있어요. “너무 행복하다.” 야구장에 들어가면 아무 잡생각도 안 들고, 오직 이기는 거 하나에 포커스 딱 맞춰져 있고. 시즌이 끝나도 그 재미를 기다리면서 또 다음 시즌을 기대하는 거죠. 그래서 작년 10월에 위버스 라이브한 날도 힘들지 않았어요. 저는 야구 보는 걸 좋아하고, 라이브 하는 것도 좋아하거든요.

  • ©️ P1Harmony official X

P1Harmony 멤버들과의 직관 추억

테오: 한 세 번 정도 멤버들 데리고 야구장에 갔었는데 하필 그날 한화 이글스가 다 너무 심하게 져서… 아직 멤버들을 한화 이글스에 입덕시키진 못했어요.(웃음) 희한하게 잠실만 가면 지더라고요. 멤버들이 계속 옆에서 언제 치냐고, 언제 앞으로 나가냐고…(웃음) 그래도 제가 시켜서 응원은 되게 열심히 해요. 멤버들도 신나는 걸 좋아하니까 응원은 되게 열심히 하는데 그래서 언제 앞으로 나가냐고 그러더라고요.(웃음)

 

근데 멤버들은 야구 룰을 몰라요.(웃음) ‘공을 치면 앞으로 가는 거다.’ 이것도 사실 잘 모르거든요. 그럼 제가 옆에서 설명을 해주죠. ‘공을 치면 잡히기 전까지 계속 뛰면 된다.’ 홈런도 잘 모르더라고요. 만약에 1루와 2루에 선수들이 있고 그 다음 타자가 홈런을 치면 3점을 먹는 거잖아요. ‘1루랑 2루 베이스에 한 명씩 있으니까 홈런 친 이 선수까지 더하면? 2명에서 1명 더하면 3명이니까 3점을 먹는 거다.’ 이런 식으로 룰을 설명해줘요. 룰 설명해주는 게 귀찮다고 느껴본 적은 없는 것 같아요. 선수께서 도루할 때 ‘갑자기 왜 뛰냐?’ 이렇게 물어보면 그냥 ‘뛸 수 있다.’고도 알려주고요.(웃음) 

 

멤버들과 야구를 한다면

테오: 보는 건 좋아하는데, 사실 야구를 거의 해본 적이 없어요. 멤버들은 원래 스포츠에 관심이 없고요.(웃음) 하지만 생각을 해본다면... 기호는 포수가 어울릴 것 같아요. 포수는 투수에게 사인을 주는 사람이고, 기호는 그런 서포트를 되게 잘해줄 것 같아요. 투수는 소울이. (테오 씨 아니고요?) 아 저도 포함이에요? 그럼 저 할래요. 그리고 나머지는.. 인탁이는 타자랑 좀 잘 어울리는 것 같아요. 인탁이랑 소울이는 나쁘지 않게 할 것 같은데… 아, 지웅이는 응원단장. 아마 되게 좋아할 거예요. 종섭이는 그냥 야구 보러 온 사람.(웃음)

 

스포츠를 좋아하는 이유

테오: 저는 스포츠를 볼 때 그 분위기도 좋지만 선수 개인의 역량을 보는 걸 너무 좋아해요. 예를 들어 요즘은 UFC 영상도 많이 보는데, 선수들마다 쓰는 기술들이 있거든요. 그런 개인의 다다른 역량을 보는 게 재밌어요. 그리고 스포츠 경기를 보다 보면 운동 선수분들을 항상 리스펙트하게 되는데, 스포츠는 무조건 1등이 되어야 하는 거잖아요. 경기를 볼 때마다 ‘정말 떨릴 텐데, 진짜 얼마나 피땀 흘리며 노력하셨으면 저렇게 잘할 수 있을까?’ 그런 생각을 하게 돼요.

 

한화 이글스에게

테오: 항상 응원하고 있고 한화 이글스가 1등 하는 날까지 꼭 응원할 테니까 기다리고 있는 팬들을 위해 열심히 훈련해주세요! 그리고 데뷔 초 때부터 지금까지 꾸준히 언급했었는데 시구를 꼭 해보고 싶어요.(웃음) 경기장에 들어가서 그 그라운드를 너무 밟아보고 싶어요. 시구는 문동주 선수께 배워보고 싶고요. 제가 그래도 어느 정도 운동신경이 있는 편인데 공을 던지는 게 되게 어렵더라고요. 혼자서 몇 번 해보니까 박스 안에 들어가게 제구를 한다는 게 말도 안 되던데요? 그래서 문동주 선수께 제구하는 법을 배우고 마지막으로 제 이름 새겨진 유니폼도 갖고 싶어요.(웃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