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월 23일 자 빌보드 차트는 새로운 스타의 탄생을 널리 알렸다. 올리비아 로드리고는 그녀의 공식적인 데뷔 곡 ‘drivers license’로 ‘핫 100’ 차트 1위로 등장했다. 차트 성적도 기록적이다. 주간 스트리밍 7,610만 회, 음원 판매 3만8,000곡으로 둘 다 1위다. 라디오에서도 즉시 반응을 얻고 있다. 첫 주 스트리밍 7,610만 회를 기록했는데 이는 카디 비와 메건 더 스탤리언의 ‘WAP’이 기록한 9,300만 회 이후 가장 높은 성적이다. 올리비아 로드리고는 2003년 2월생으로 17세 11개월이다. 그녀는 2000년대생으로 ‘핫 100’ 1위에 오른 4번째 아티스트이고, 빌리 아일리시가 ‘Bad Guy’로 첫 1위에 오른 17세 8개월 이후 가장 어리다.

이 폭발적인 반응은 1월 8일, 금요일에 노래가 공개되자마자 시작되었다. 주말까지 3일에 걸쳐 미국에서만 스트리밍 2,100만 회를 기록했다. 이는 바로 전 주 ‘핫 100’ 1위곡인 ‘Mood’의 주간 스트리밍 1,750만 회를 이미 뛰어넘은 숫자다. 세계 최대 스트리밍 서비스, 스포티파이에서는 1월 12일 하루 동안 전 세계 1,700만 회 스트리밍으로 역대 최고 기록을 세웠다. 스포티파이는 노래가 공개되는 것과 동시에 심상치 않은 기록을 감지했고, 즉시 자신들의 각종 플레이리스트에 이 노래를 추가하기 시작했다. 차트 성적이 발표되기 전부터 ‘유례없는 현상’이자 ‘퍼펙트 스톰’이라는 평가가 나오기 시작했다. 무엇보다 미국에 국한된 것이 아니라, 전 세계적으로 비슷한 반응을 보였다.

실제로 빌보드의 ‘글로벌 200’ 및 ‘미국 제외 글로벌’ 차트에서도 1위를 차지했다. 미국을 포함한 글로벌 기준에서 1억3,000만 회 스트리밍을 기록했다. BTS의 ‘Life Goes On’이 가진 1억5,000만 회 이후 가장 높은 성적이다. 동시에 이 숫자는 머라이어 캐리, ‘All I Want for Christmas Is You’의 최근 성탄절 시즌 기록을 간발의 차이로 앞선다. ‘핫 100’ 차트와 2개의 글로벌 차트를 동시에 석권한 것은 BTS의 ‘Life Goes On’과 아리아나 그란데의 ‘Positions’ 이후 처음이다.

물론 올리비아 로드리고가 어느 날 갑자기 땅에서 솟아나와 이런 일이 벌어진 것은 아니다. 그녀는 디즈니 스타 출신이고, 최근 디즈니 플러스가 10대를 대상으로 선보인 ‘하이 스쿨 뮤지컬: 더 뮤지컬: 더 시리즈’의 주인공이었다. 디즈니 스타가 음악계로 발을 넓히는 것은 익숙한 공식이다. 저 멀리 브리트니 스피어스부터 마일리 사이러스, 셀레나 고메즈에 이르기까지. 하지만 그들 모두가 디즈니 스타라는 배경을 가지고 즉시 기록적인 성과를 낼 수 있는 것은 아니다.

‘drivers license’ 자체는 익숙한 공식의 이별 발라드라고 해도 좋다. 헤어진 연인과 약속했던 운전면허를 땄는데, 그의 집으로 갈 수 없고 교외로 무작정 떠돈다는 이야기다. 뮤직비디오도 이 핵심 이미지를 충실하게 재현한다. 많은 팬들은 이 노래가 올리비아 로드리고의 실제 연애사, ‘하이 스쿨 뮤지컬’의 남자 주인공 조슈아 바셋과의 관계를 배경으로 한다고 해석한다. 두 사람이 헤어진 이후, 작년 7월 조슈아 바셋의 새로운 연애 소식이 들릴 무렵, 올리비아 로드리고는 인스타그램에서 ‘drivers license’의 초기 버전을 짧게 공개했다.

단지 소셜 네트워크의 흔한 연애 소동으로 끝날 수도 있었던 짧은 노래는 게펜 레코드의 손을 거치면서 완성도를 갖추고, 가사 속의 디테일은 실제에 가깝게 조정되었다. 예를 들어 ‘그’의 새로운 여자친구 머리 색깔은 갈색에서 금발로 바뀌었다. 이런 노래는 대개 현실과 약간 어긋나도록 하여 허구성을 유지하지만, ‘drivers license’는 오히려 실생활(IRL)을 더 반영한다. 초기의 폭발적인 관심은, 테일러 스위프트가 소셜 네트워크에서 그녀를 언급하고, 이 노래가 틱톡 유행으로 이어지는 연쇄 반응을 낳았다. 이 노래는 2021년 대중문화의 모든 특질을 한 몸에 담고 있다.

TRIVIA

빌보드 ‘글로벌 200’ 및 ‘미국 제외 글로벌’ 차트

빌보드가 2020년 9월 새롭게 발표한 인기 곡 차트다. 전 세계 200여 개 지역의 스트리밍과 음원 판매 성적을 집계한다. 빌보드는 미국 음악업계의 글로벌 시장에 대한 관심을 반영하기 위해 2년에 걸쳐 차트를 준비했다. ‘글로벌 200’은 미국을 포함한 전 세계의 인기 곡이고, ‘미국 제외 글로벌’은 그 이름처럼 미국 외의 전 세계 성적을 집계한다.
글. 서성덕 (대중음악 평론가)
디자인. 전유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