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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지안
사진 출처쏘스뮤직

작년 첫 단독 팝업으로 ‘브랜드’로서의 르세라핌을 선보였던 르세라핌이 올해에도 새 앨범 ‘EASY’ 컴백과 함께 아우프글렛(AUFGLET), 피치스.(Peaches.), 크림(KREAM) 그리고 케이스티파이(CASETiFY) 등과 컬래버레이션을 한 ‘LE SSERAFIM 2024 S/S POP UP’으로 돌아왔다. ‘EASY’와의 연계와 함께 지난해보다 더욱 라이프스타일 브랜드로서의 르세라핌이 가진 매력을 확장한 이번 팝업에 대한 비하인드를 쏘스뮤직 크리에이티브 디렉터 김성현, 마케팅팀 정지혜, 디자인파트 백유빈, IPX 유통/공간사업파트 황보희, 머치사업팀 이혜린, 공간디자인파트 심소미와 변희림에게 들었다.

팝업에서 아우프글렛, 피치스., 크림 그리고 케이스티파이와 협업하게 된 계기가 궁금해요.
김성현: 르세라핌은 편견에 굴하지 않고 계속해서 도전하는 ‘인간으로서 멋있는’ 팀이에요. 저희의 팝업과 브랜드 캠페인이 하나의 카테고리에 국한되지 않고 계속 확장해 나가는 건 르세라핌 멤버들의 도전 의식에서 비롯된 거죠. 이러한 도전 정신을 바탕으로 F&B, 테크웨어, 자동차 등등 라이프스타일 브랜드와의 컬래버레이션을 통해 르세라핌은 하나의 라이프 스타일 브랜드로 자리매김했으면 합니다.

황보희: 이번 팝업이 금호동이라는 다소 낯선 공간에서 진행됐어요. 마침 아우프글렛이 금호점을 메인으로 체인을 두고 있었던 거죠. 아우프글렛과 컬래버레이션을 진행하게 된다면 고객분들께 팝업 공간뿐만 아니라 그 주변을 좀 다양하게 즐길 수 있는 경험을 제공할 수 있겠다 싶어서 협업을 진행하게 됐습니다.

이혜린: 피치스.는 단순 머치뿐만 아니라 공간 사업, 페스티벌에 다양한 협업까지 더해 정말 다양한 경로로 확장해 나가고 있는 브랜드라는 점이 매력적이었어요. 그런데 놀랍게도 아티스트와의 직접적인 컬래버레이션은 르세라핌이 처음이라고 하시더라고요. 피치스.는 ‘자동차 라이프스타일 브랜드’예요. 그래서 피치스와 컬래버레이션한 머치 중 스티커를 보시면 차량용 스티커가 있어요. 차량에 부착할 수 있도록 만들어서 일반 스티커와 사양이 다른 피치스.의 레거시 상품이에요. 크림과의 컬래버레이션은 굉장히 획기적인 시도였어요. 저희에게는 위버스라는 유통 플랫폼이 이미 있잖아요. 하지만 ‘르세라핌’이라는 브랜드는 라이프스타일 브랜드를 지향하고 있고, 그 과정에서 타깃층을 넓히는 관점에서 이번에 처음으로 위버스와 크림에서 ‘동시 유통’을 진행하게 된 거죠.

정지혜: 아우프글렛과 피치스.의 컬래버레이션으로 오프라인 팝업 공간에서 르세라핌의 메시지를 전달했다면 크림과 케이스티파이를 통해 온라인으로 확장하여 더 많은 피어나 분들이 ‘EASY’의 메시지에 공감하실 수 있도록 했습니다.

지난 팝업에 이어 이번에도 F&B 컬래버레이션을 진행했는데, 르세라핌의 메시지를 전달하는 수단으로 꾸준히 디저트를 선택하는 이유가 있을까요?
김성현: 르세라핌 브랜드는 ‘건강’이라는 키워드를 재미나게 풀어냅니다. 단순히 외형적 건강함을 추구하는 것보다 맛있게 먹고 즐기며 건강한 삶을 지향하는 것이죠. 이러한 관점에서 애슬레틱 한 의류와 달콤한 디저트가 어우러져 ‘healthy pleasure’ 한 라이프 스타일을 그려내고 싶었어요.

백유빈: 오감을 만족시키는 경험을 했을 때야 단순히 시각적으로 경험하는 것 이상으로 기억에 더 오래 남는다고 생각해요. 이런 면에서 저희 브랜드를 표현하기에 F&B는 아주 좋은 수단이고 라이프스타일 브랜드로의 확장을 위해 팝업 머치들을 단순히 옷이나 액세서리로 국한하지 않으려고 했어요.

황보희: F&B를 통해 팝업 공간의 경험이 외부로도 이어지게 가져가자고 얘기했어요. F&B 카테고리 중에서도 케이크류를 선택한 건 비주얼적인 요소가 가장 많이 연출될 수 있어서예요. 예를 들어 ‘Good Bones’ 트레일러 속 사쿠라 씨가 코피 흘리는 모습을 ‘머랭 디저트’에서 붉은 블루베리 잼으로 연출한다든지 앨범의 주제의식과 연결되는 부분이 비주얼적으로 보여질 수 있도록 작업했습니다.

지난 팝업의 핵심 메시지는 ‘르세라핌이 추구하는 건강한 라이프스타일’이었다면 이번 팝업에서 강조하고 싶은 메시지는 무엇이었을까요? 이번 팝업 스토어 체험존은 진흙과 덤불 그리고 하얀 깃털로 후각과 촉각까지 자극하는 비주얼로 구성한 게 인상 깊었어요.
정지혜: ‘즐겁고 건강한 라이프스타일을 추구한다’는 르세라핌의 브랜드 메시지는 여전히 이어지고 있어요. 다만, 르세라핌은 자전적인 이야기를 하는 그룹이잖아요. 저번 팝업 때는 ‘저희가 르세라핌이에요.’를 보여줬다면 이번 팝업은 이번 앨범 ‘EASY’에 담긴 르세라핌이 가지고 있는 고민과 불안을 그냥 그대로 다 표현했어요. ‘남들이 쉽게 이뤘다고 말할 수 있지만 그렇지 않아. 많이 노력했고 그게 바로 나야.’ 르세라핌만의 이 속이야기를 피어나분들 그리고 대중분들이 공감할 수 있도록 만들고 싶었어요.

김성현: 어려운 걸 쉬워 보이게 만들기 위해 르세라핌이 엄청나게 애쓰며 연습하고 정말 힘을 다해 노력한 그 속사정을 드러내는 공간을 찾는 게 이번 팝업의 취지였어요. 그런 의미에서 ‘금호 알베르’는 굉장히 험블(humble)한 장소였고, 층고가 높아 ‘EASY’의 트레일러 ‘Good Bones’ 속 사쿠라 씨의 모습을 외관에는 패브릭 포스터로, 내부에는 AR 필터와 인터랙션 미디어 아트로 재현하기에 적합한 공간이었어요. 르세라핌이 쉽게만 걸어오지는 않았다는 걸 표현하기 위해 쿰쿰하고 어둑어둑한 팝업 지하 공간을 만들었고요.

백유빈: 지하 공간에서 주로 사용한 모티브는 연꽃과 깃털이에요. 연꽃은 진흙과 구정물에서 만개하는 꽃이잖아요. 그런 암울한 상황 속에서도 개의치 않고 만개하는 양면성을 보여드리고 싶었어요. 그리고 깃털은 그런 길을 걸어온 르세라핌의 발자취인데요. 르세라핌은 항상 이 깃털을 재미있게 표현해왔거든요. 저번 트레일러 때는 카즈하 씨의 날개가 타고 있고, 이번 트레일러에서는 그 날개에 또 검은 깃털이 다시 자라나고 있고요. ‘EASY’ 앨범 커버에서도 깃털을 활용했어요. 이렇게 깃털로 재미난 얘기를 많이 풀어왔다 보니까 깃털을 붙여놓으면 멤버들이 이 길을 지나왔다는 게 표현되지 않을까 했습니다.

심소미: 모든 게 철거되어서 황량하고 뼈대만 남은 그 거친 환경 자체를 보여주고 싶어 ‘금호 알베르’라는 장소를 선정하게 되었어요. 팝업에 방문하신 분들은 아시겠지만 저희가 1층, 2층 그리고 지하 순으로 동선을 안내해 드렸는데요. 먼저 입장하게 되는 1층 공간과 2층 캐셔 공간에서는 우아하게 움직이는 커튼과 패브릭과 그 위로 영사되는 아름다운 르세라핌의 흑백 영상을 보셨을 거예요. 그런데 지하 공간은 그와는 반전되는 가시밭길과 습한 늪의 거친 환경이죠. 깃털을 따라 그 수풀을 헤쳐 나가면, AR 필터를 이용한 인터랙션 미디어 아트가 등장해요. 대형 패브릭에 사쿠라 씨가 레이저를 쏘던 눈과 마지막에 흐르는 코피까지 입혀진 자신의 모습이 재생되는 거죠.

변희림: 다시 말해, 이번 르세라핌 팝업은 ‘우리도 이런 길을 걸어왔어.’ ‘너도 르세라핌처럼’이라는 ‘EASY’의 메시지를 느끼고 공감할 수 있는 공간이었죠. 이번 팝업에 일반적인 형식의 포토 스폿은 없었어요. 굳이 따지자면 인터랙션 미디어 아트가 요즘 팝업에 흔히 보이는 포토 부스라고 할 수 있겠지만 이 또한 예뻐 보이기 위한 장치가 아닌, 팝업에 오신 분들이 르세라핌을 조금 더 직접적으로 체험해볼 수 있는 경험이 목적이거든요.

머치 중 배지 세트(BADGE SET)에는 한국어로 ‘나를 위해’, ‘네 멋대로’ 이 두 문구가 적혀 있어요. 로고나 앨범명이 아닌 이 두 문구를 선택한 이유가 궁금해요.
김성현: 결국 이 모든 것의 시작은 르세라핌이에요. 르세라핌은 음악, 퍼포먼스 등 매 순간 새로운 도전을 합니다. 그리고 그건 저희 제작진도 마찬가지예요. 매번 새로운 미션을 받고 새로운 걸 해내야 하죠. 그럴 때마다 ‘어떤 마음가짐으로 이걸 만들어야 되냐?’라는 생각을 많이 했어요. 어떠한 결과가 나오던 ‘나답게’, ‘나를 위해’ 최선을 다한다면 그 결과가 좋지 못하더라도 후회는 없더라고요. 그래서 이 슬로건을 르세라핌 멤버, 같이 일하는 제작진들, 더 나아가 피어나 분들에게도 전달 하고 싶었습니다.

정지혜: 정확히 저 두 문구가 이런 저희의 메시지를 가장 잘 표현했고요. 말씀드렸다시피 르세라핌은 세상의 편견에 굴하지 않는 팀이에요. 머치 속 문구를 특정 언어로 만들어야 한다는 것도, 멤버가 5명이라면 모든 포스터에 5명이 균등하게 등장해야 한다는 것도 편견일 수 있잖아요. 언제나 저희의 메시지를 가장 잘 표현할 수 있는 방식을 선택할 뿐이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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