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똘히 답변을 생각하는 모카의 눈빛에는 고민과 호기심이, 차분한 목소리에는 조심스러움과 또렷함이 공존했다. 한 걸음 또 한 걸음 공들여 준비해온 시간을 세상에 보여주게 된, 열아홉의 설렘이 빛나는 순간.

이제 곧 데뷔예요.
모카: 계속 연습을 하지만 실감이 안 났는데, 데뷔를 위한 촬영을 하니까 실감을 하는 것 같아요. 뭔가 떨리는 것 같아요. 일단 ‘알유넥스트(R U Next?)’ 이후로 공식적으로 뵐 수 있는 기회가 없었으니까 오랜만에 팬분들을 만날 수 있는게 제일 기대돼요. 친구들도 제가 데뷔하는 걸 너무 기뻐해주고 신기해하고, 가족들도 다 너무 좋아해줬어요. 가족들 중에 여자들끼리 얘기하는 라인 단체방이 있는데, 엄마랑 여동생이랑 사촌 동생이랑 할머니가 계시거든요. 영상이 올라오면, “이거 너무 예뻤다. 너무 귀여웠다.” 이러면서 좋아해줘요.

어머니께서 K-팝을 좋아하셨다고 알고 있어요.
모카: 맞아요. 그래서 음악도 많이 듣게 되고, 초등학교 6학년 때쯤 엄마와 함께 콘서트에 간 적도 있어요. 지금도 엄마가 제일 좋아하는 것 같고, 제가 하는 걸 엄마도 같이 한다고 생각하시는 느낌이에요.(웃음) 제가 뭔가를 하면 엄마 스스로가 한 것처럼 기뻐해주세요.

연습생이 되기 전 K-팝 커버 댄스를 했던 걸로도 알려져 있는데, 어떻게 시작하게 됐나요?
모카: 춤에 관심이 생겨서 중학생 때 K-팝 커버 댄스 학원을 다니게 됐어요. 학교에서도 수업을 들을 때도 다리는 춤을 추고 있었고요.(웃음) 그러다 학원 친구들끼리 큰 규모는 아니지만 주변에서 열린 콘테스트에 나간 적도 있어요. 어느 날 ‘KCON’에 커버 댄스를 하는 자리에 나가게 돼서 도쿄까지 갔었어요. 학원에 계신 어른 한 분과 학원 친구들 4명이서 갔는데, 엄마 없이 혼자 도쿄에 간 건 처음이었거든요. ‘KCON’이라는 큰 자리고, 생각보다 많은 분들이 보러 오셔서 정말 기뻤어요.

자연스레 K-팝 아이돌의 꿈도 갖게 되었나 봐요.
모카: 학원에서 여러 회사의 오디션을 볼 수 있는 기회가 있어서 그때부터 관심이 생겼어요. 학원에 다니면서 자신감이 생겨 ‘나도 할 수 있지 않을까?’ 결심한 것 같아요. 친구들은 제가 학원을 다니는 걸 알아서 “오디션에 나가봐.” 했는데 그때는 부끄러워서 아이돌을 하고 싶다는 얘기는 못했거든요. 그래서 “안 해, 안 해~.” 하면서, 오디션을 보러 갔었어요.(웃음)

그렇게 시작된 연습생 생활은 어땠어요?
모카: 처음에는 팬데믹이 유행했던 시기라 1년 정도 온라인으로 연습생 생활을 했어요. 온라인으로 수업을 받고, 그날 배운 춤이나 노래를 영상으로 찍어서 올리고요. 여동생이 공부하는데 제가 옆에서 춤을 추니까(웃음) 방해가 될까 미안하긴 했는데, 그래도 부모님과 지내면서 연습을 해서 힘들지는 않았어요. 그러다 팬데믹이 조금 괜찮아지면서 도쿄에 머물게 됐어요. 가족과 처음 떨어져 사는 거라 불안함도 있었는데, 연습생들이 저보다 어린 친구들도 많고 제가 제일 언니인 거예요.(웃음) 여기서는 ‘내가 잘 챙겨야지.’라는 마음이 더 들었어요.

사실 모카 씨도 어린 나이였을 텐데 대단해요. 도쿄보다 멀고 낯선 한국에 오게 되고, 서바이벌 방송에 나가야 했을 때는 괜찮았어요?
모카: 제가 K-팝에 관심이 있고 한국에서 활동하고 싶은 마음도 많아서, 한국에 가게 됐을 때 기뻤어요. 그때는 언어에 대한 걱정이 많았던 것 같아요. 처음에 진짜 힘들었는데 ‘알유넥스트(R U Next?)’ 방송도 나가야 하는 상황이라 정말 많이 말하면서 배우고 그랬어요. 예전에는 인터뷰를 해도 말하고 싶은 걸 못하니까 답답함도 있었다면, 요즘은 조금 자연스럽게 말할 수 있게 된 것 같아요. 그래도 많이 편해졌어요.

좌우명이 “지금은 힘들어도 이 순간 열심히 하면 언젠간 행복한 날이 온다.”라던 게 생각나네요. 
모카: 연습생이 되니까 잘하는 친구들이 엄청 많은 거예요. 물론 그래서 더 열심히 하게 됐는데, 약간 그런 마음이었어요. 고민이나 걱정이 많아지면 더 옛날을 생각해보고 또 미래를 생각해봐요. 선배님들의 무대를 보며 저렇게 되고 싶다고 생각하고, 조금씩 마인드 컨트롤을 하며 작은 일을 하나씩 소화하니까 언젠가는 해결되고 있을 때가 많았어요. 

‘SUPER REAL ME Film - MOKA’에서도 잠들기 전 어머니나 친구와 통화한다는 이야기를 하는데, 그런 시간도 도움이 됐겠어요.
모카: 제가 친구나 엄마한테 얘기를 많이 하는 편이에요. 엄마는 제가 부정적인 얘기나 걱정을 말하면 긍정적인 말을 해주세요. 저한테 안심이 생기는 말이어서 엄마의 “괜찮아. 걱정하지 마.”라는 말을 듣고 싶어서 하는 것 같아요. 그냥 쓸데없는 얘기도 많이 하고 작은 일이라도 서로 다 얘기해요. 그러면 엄마도 “오늘 무슨 일이 있었다.”, “여동생이 학교에서 어쩌고 저쩌고….”(웃음) 엄청 얘기를 하는 편이에요. 그리고 영상처럼 실제로 핸드폰 알람도 많이 맞춰요.(웃음) 불은 끄고 무드등만 켜고, 영화도 보고 간식도 먹고. 침대에 있는 때가 뭔가 행복을 많이 느끼는 시간이에요. 그 시간이 있어야 ‘오늘도 열심히 했다.’ 생각이 들어요.

모카 씨의 또 다른 습관은 물건 잃어 버리기 같던데,(웃음) 원희 씨가 “맨날 뭐 잃어버리는 김모카 언니”라고 하더라고요.
모카: 아니, 저도 고쳐야 된다고 생각하는데, 진~짜 많이 잃어버리는 거예요. 사실 저번 주에도 촬영 때 입은 의상에 지갑을 넣었는데, 그걸 모르고 의상을 반납해버려서…(웃음) 제가 잃어버린 것도 몰랐는데 찾아주셔서 다행이었어요. 전에 지갑 사건이 한 번 더 있었는데, 편의점에 다녀오면서 지갑을 편의점 봉투에 넣었어요. 그러고는 나중에 쓰레기통에 쓰레기랑 그 봉투까지 그대로 버린 거예요. 나중에 찾게 됐는데 정말 너무 무서웠어요. 핸드폰도 진짜 너무 많이 잃어버리고….

아무도 모카 씨가 그런 성격을 지녔을 거라고 상상도 못할 것 같아요.(웃음)
모카: 잘할 것 같은 느낌인데, 사실 그게 아니어서 저도 아쉬워요….(웃음)

어찌 보면 지금의 생활에 긴장보다는 점점 편안함을 느껴서는 아닐까요?
모카: 네, 그런 것 같아요. 사실 자체 콘텐츠를 찍을 때도 너무 솔직하게 하는지 평소의 모습이랑 똑같은 거예요. ‘알유넥스트(R U Next?)’ 때는 좀 많이 소심했고 말을 안 하는 편이었는데, 이제는 멤버들과도 친해지고 카메라도 예전보다 많이 편해진 것 같아요.

멤버들은 모카 씨를 보고 “엄마처럼 챙겨준다.”고 말하더라고요.
모카: 제가 엄마 같다는 생각은 아예 안 했는데,(웃음) 챙기는 걸 좀 좋아하는 편인 것 같아요. 저도 모르게 그렇게 하고, 뭔가 해주고 싶다는 생각을 하는 것 같아서. 그래도 엄마는 혼내거나 그런 역할도 있는데 그건 아니라서, 챙겨주는 할머니 같은 느낌이에요.(웃음) 

‘I’LL LIKE IT!’을 보니 모카 씨가 라면도 계속 저어가면서 끓인다거나, 고기 굽는 게 능숙해 보였어요. 원래도 집에서 자주 요리하는 걸 돕는 편이었어요?
모카: 가끔 했었어요. 근데 같이 요리하면 느려지니까 엄마는 안 해도 된다며, “너무 느려, 나가~.” 하시고요.(웃음) 혼자 도쿄에 살았을 때 쉬운 요리를 검색해보고, 전자레인지로 할 수 있거나 오트밀을 쓰는 요리는 많이 만들었어요. 영상도 많이 보고 관심은 있는데, 한국에 와서는 기회가 없어서 못하고 있어요. 기회가 되면 나중에 요리해서 멤버들한테 먹여주고 싶어요.(웃음)

멤버에 대한 다정함이 느껴지네요. 특히나 동생들에게는 어떤 언니가 되어주려고 해요?
모카: 로하랑 지금 룸메이트인데, 동생이라 어려워하는 부분도 있을 것 같아 많이 챙겨주고 싶어요. 근데 로하가 저보다 한국의 삶도 더 알고, 한국어도 잘해서 큰 걱정은 없어요.(웃음) 사실 저희가 일본어로 대화하면 주변에서 다들 궁금해하는 거예요. 심각한 얘기도 아닌데 심각한 얘기를 하는 것처럼 보인대요.(웃음) 그래서 가끔은 일본어를 쓰지만 둘이 있을 때 자연스럽게 한국어를 쓰기도 해요. 그리고 원희랑 있을 때는 학생 시절이 되는 것 같아요. 동생들과 있으면 저도 같이 어려져서 친구 느낌이에요. 저는 맏언니지만, 그중에서는 제가 막내여서(웃음) ‘막내 라인’이라고 얘기하고 있어요.

그렇다면 동갑인 친구들이 함께 팀에 있는 건 어떤가요?
모카: 사실 민주와 ‘알유넥스트(R U Next?)’에서는 좀 ‘어사(어색한 사이)’라고 했는데, 이제는 이렇게 24시간 같이 있다 보니 안 친할 수가 없어요.(웃음) 윤아는 진짜로 밝고 어… 시끄러울 때도 있는데(웃음) 덕분에 분위기가 좋아지고, 좋은 영향을 줘요. 예능 찍을 때도 윤아가 잘해줘서 저희도 부담 갖지 않게 되고요. 저희는 리더가 없어서 윤아가 성격적으로 맏언니로 자리하는 느낌이거든요. 그런데 저도 민주도 같은 나이니까, 윤아가 부담감을 덜 느끼도록 힘들어할 때는 도와줄 수 있어서 좋은 것 같아요.

함께 지내면서 우리가 정말 한 팀이라고 느끼는 순간이 있었나요?
모카: 일단 우리의 곡이 생겼을 때 느꼈어요. 그리고 안무 연습을 하면서 합에 대한 얘기를 많이 했거든요. 처음에는 한 명씩 피드백을 받고 노력하는데, 결과적으로 봤을 때는 조금 합이 안 맞는 느낌이 있었어요. ‘이런 게 어렵고, 이렇게 해야겠다.’는 생각을 혼자 했는데, 얘기를 해보니 “맞아, 맞아~ 나도 그래.” 하며 다들 똑같이 생각하고 있더라고요. 그때 ‘멤버들이 있어서 좋았다.’는 느낌이 들었고 모두가 그 합을 생각해서 잘 맞기 시작했을 때 ‘팀이 됐다.’ 느꼈던 것 같아요. 저희가 다 같이 얘기하는 자리가 있는데, “하고 싶은 얘기는 다 하자. 혹시 불만이 생겨도 바로바로 말하고 해결하자.”고 했거든요. 그리고 “진짜 재밌게 지내자. 재밌게 활동하자.”고 말하면서 이 팀이 좋은 팀이 될 수 있겠다는 생각이 많이 들었어요.

아일릿만의 곡이 생겼을 때 어떤 점에서 ‘팀’이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모카: 데뷔 곡이 생기기 전에 어떤 콘셉트일지 궁금했었어요. 그런데 타이틀 곡 ‘Magnetic’을 들었을 때, ‘와 이게 진짜 정답!’이라는 생각을 했어요. ‘이게 아일릿이고, 우리 모두에 잘 어울리고, 이거다!’ 그때 너무 기뻤어요. 안무도 귀여운데 힙하고 그런데 설레고. 처음 해보는 느낌이라 재밌었고, 아일릿의 색깔이 된다는 게 많이 뿌듯했어요.

그렇게 많은 노력을 들인 데뷔 곡 ‘Magnetic’의 퍼포먼스 연습은 어땠어요?
모카: 처음에는 제가 손이 그렇게 유연한 편이 아니어서 어려웠어요.(웃음) (포인트 손동작을 보여주며) 이렇게 하는 게 진짜 쉽지 않아서.(웃음) 그런데 하다 보니 재밌고, 이 부분이 챌린지가 될 수 있겠다는 상상도 했어요. 그리고 이번에 윤아랑 같이 하는 게 진짜 많더라고요? 저희가 진짜 친한데 그걸 춤으로 보여준다고 하니 화면에서는 잘 안 보이고 어려운 거예요. 둘의 합이 잘 보이게 “이때 나를 보고, 이때 너를 보고” 하면서 시도를 많이 했어요. ‘Magnetic’도 그렇고 ‘Lucky Girl Syndrome’에서도 윤아랑 안아주는 부분이 있는데, 그 케미스트리를 많이 봐주셨으면 좋겠어요.

모카 씨가 자신의 파트에서 어떻게 하면 잘 보일 수 있을지 많이 연구한다는 생각도 들었어요.
모카:  제가 시안을 보고 ‘이 파트는 이렇게 해야겠다.’는 생각을 많이 하는 편이어서요. 후렴 “BAE BAE~” 부분에서 스텝을 하고 (제스처를 보여주며) 이런 동작이 있는데, 거기서 정말 활짝 웃으면서 포즈를 해요. 제일 예뻐 보이고 싶어서 어떤 표정을 할지 고민을 많이 했어요. 곡 안에서 갑자기 힙해지는 구간인데, 약간 장난기 있으면서 귀여우면서도 멋있는?(웃음) 그런 상상을 하면서 했어요. 노래로는 ‘Magnetic’이나 ‘Lucky Girl Syndrome’에서 저는 후렴 직전에 진정을 시키면서도, 기대하게 만드는 부분을 맡고 있어서요. 사람들을 궁금하게 만들려고 노력했는데, 잘 들어주셨으면 좋겠어요. 

모카 씨가 ‘I’LL-IT READY’에서 PD님의 말을 빌려, 녹음 과정에 대한 책임감을 말하기도 했잖아요. 그 말이 와닿는 이유가 있었어요?
모카: 정말 잘하고 싶다는 생각도 들었고, 어떻게 보여드리고 싶은지 다시 생각해보는 말이었어요. ‘알유넥스트(R U Next?)’에서는 파트가 먼저 나뉘어 있고 하고 싶은 걸 고르는 느낌인데, 앨범은 먼저 다 불러보고 잘 어울리는 구간을 하게 됐거든요. 그래서 저에게 어울리는 파트가 있는 것 같고 ‘이런 구간이 내 목소리를 살릴 수 있구나.’ 느꼈어요. 자신감이라고 해야 될까요? 내가 우리 팀에서 이런 역할을 하면, 팀에도 좋은 역할이 되겠다는 생각을 한 것 같아요.

팀에 대한 책임감이 느껴지는 말이기도 해요. 
모카: 선배님들이 하시는 것들, 제가 꿈꿨던 것들을 하고 있다는 게 너무 신기하고 좋은데요. 막상 해보니까 어렵기도 하고, 제가 저를 보는 거니까 단순하게 “아 좋다~.”보다는 ‘이렇게 해야겠다.’ 하며 모니터링을 하게 돼요.(웃음) 지금은 멤버들과 다 같이 잘해야 되니까 더 책임감을 느끼는 것 같아서요. 그리고 일단 이렇게 큰 하이브라는 회사에서 데뷔를 하는 거고 정말 멋있는 선배님들이 많이 계시니까, 그 길을 잘 따라가고 싶다는 부담감과 책임감이 있는 것 같아요.

앞으로 팬들에게 아일릿이란 팀으로 어떻게 다가가고 싶어요?
모카: 방송이 끝나고 오랜 시간이 지났는데도 계속 응원하고, 기다려주신 게 정말 고마워요. 팬분들의 말은 다 힘이 되는데, 매일 저를 걱정해주시고 글을 올려주시고, 콘텐츠를 다 챙겨봐주시는 게 너무 감사하고요. 팬분들과 만나고 싶고 가까이 얘기할 수 있는 팬 사인회도 기대돼요. 저희 팀이 다들 친구 같고, 가족이라면 자매 같은 느낌이거든요. 친구 사이에 있는 즐거운 느낌이나, 같이 놀고 싶다는 분위기를 보는 분들도 느껴주셨으면 좋겠어요.(웃음)

Credit
윤해인
인터뷰윤해인
비주얼 디렉터맛깔손, 박럭키(MHTL)
프로젝트 매니지먼트오민지
비주얼 크리에이티브팀이건희, 김나연, 김주현, 윤상아
사진박상준(@poishx)
영상조윤미, 서유정
프로듀서박소영(@andsoyoung_)
헤어박지희(HOLYHAIR)
메이크업문지원, 임하진
스타일리스트 안아름
세트 디자인MHTL(@official.mhtl), 김사언(@leeroykim)
아티스트 의전팀우수현, 홍인서, 조유정, 윤자영
Copyright ⓒ Weverse Magazine.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