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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희원, 서성덕(대중음악 평론가), 정서희(영화 저널리스트)
사진 출처동네친구 강나미 유튜브
디자인MHTL

‘동네친구 강나미’의 ‘한판승부’(유튜브)
이희원: 유튜브 ‘동네친구 강나미’ 채널의 새로운 코너 ‘한판승부’는 3수 끝에 귀화 시험에 합격한 강남의 한국어 실력을 증명하고자 시작되었다. 한국에서 활동하고 있는 일본인 연예인을 초대해 강남과 함께 받아쓰기, 속담 맞추기 등의 한국말 겨루기 게임을 하며 ‘공정하고 객관적인 한국어 랭킹’을 기록해 나간다. 모두 틀린 답을 적었으면서 자신이 맞았다고 기세등등해하는 모습, ‘꿩 대신 닭’을 똑같이 ‘꼰대신탈’로 잘못 적고 하이파이브하는 등 아직은 완전하지 못한 한국어 실력을 웃음으로 승화시키는 것이 포인트다. 그 과정에서 한국에 온 지 13년이나 된 한국 선배이자, 2011년 그룹 M.I.B로 데뷔한 아이돌 선배 강남이 후배 게스트들에게 망신을 당하기도 한다. “말하는 건 되게 잘하시는데… 쓰기는 연습이 좀 필요할 것 같아요.” 출연일로 데뷔 1개월 차, 한국에 온 지 1년 된 NCT WISH의 사쿠야는 강남의 한국어 실력을 정확히 간파한다. 하지만 첫 게스트 Billlie 츠키와의 겨루기에서 패배하고, 갑자기 삭발을 하고 나타나 “여러 가지 이유가 있다. 일단 하나는 츠키에게 져서 민망해서”라고 말할 만큼이나 강남은 이 한국말 겨루기에 진심이다. 

강남이 그랬던 것처럼, ‘한판승부’는 외국인 아이돌들이 언어와 문화가 다른 곳에서 활동하기 위해 어떤 노력을 해왔는지 엿볼 수 있다. “한국어에 익숙해지기 위해 한국 생활 초반에는 부모님과 연락도 잘 하지 않았”다는 Billlie의 츠키는 “그렇게 까지 해야 했나?”라는 강남의 질문에 “그때는 너무 진심이어서 빨리 늘고 싶은 마음이었다.”고 말한다. 케플러의 마시로는 “17세에 처음 한국에 왔는데, 환경 자체가 일본인은 저밖에 없어서 한국어를 쓸 수밖에 없었다.”며 TOPIK(한국어능력시험) 최고 등급인 6급의 유창한 한국어 실력을 갖출 수 있었던 이유를 설명한다. 강남은 자신의 한국어 수준이 얼마나 높은지 증명하기 위해 이 코너를 시작했다고 했지만, “마시로를 이길 수 있는 외국인 친구는 없을 것 같습니다.”, “어디 가서 강남 보다 한국어 잘한다고 해라.”라고 후배들을 띄워주며 칭찬을 아끼지 않는다. 인생 선배로서 적절한 조언을 해주면서도 넘치는 장난기로 게스트들에게 친구 같은 편안함을 주는 MC로서 강남의 능력 또한 돋보인다. 2014년 ‘나 혼자 산다’ 촬영 중 우연히 지하철 옆자리에 앉은 사람을 ‘베스트 프렌드’로 만들어버린 강남의 친화력이 이제 멋진 선배의 배려로 성장했다. 

‘Astral Escape’ (애플뮤직)
서성덕(대중음악 평론가): 2020년 3월, 코로나19 팬데믹이 한창이던 때, 애플뮤직은 ‘Come Together’라는 이름의 재생목록 컬렉션을 시작했다. 애플은 록다운 상황에서 집중과 긍정을 유지하고 싶은 이에게 음악이 탈출구이자 치료제가 될 수 있다는 기획 의도를 밝힌 바 있다. 컬렉션 안에는 팝, 힙합, 댄스 등 여러 장르와 재택근무, 홈스쿨링 등 다양한 상황을 연관 지은 7개의 재생목록이 있었다. 지금도 그 중 대부분은 여전히 서비스되고, 업데이트도 되는 중이다. 우리가 세상을 사는 방식이 여전히 팬데믹의 영향과 무관하지 않다는 의미일 수도 있고, 재생목록이 그 자체로 생명력을 갖고 유의미한 존재가 되었기 때문일 수도 있다.

“음악으로 일상 탈출 (Astral Escape)”은 후자가 분명하다. 이 재생목록은 집 안에만 있을지라도 여행을 떠나는 방법은 다양할 수 있으면, 새로운 음악을 접하는 것도 그 중 하나라고 선언한다. 인디, 일렉트로닉, R&B 장르의 가장 날카로운 취향을 담고 있지만, 재생목록의 존재 이유에 따르면 어느 정도 익숙하고 검증된 곡이 모였다. 그 결과는 지난 십수 년간 ‘인디’라는 키워드 안에서 가장 유연한 취향을 담은 애플뮤직에서 가장 믿을 만한 재생목록이다. 멀리는 비요크부터 가까이는 예지까지, 플라잉 로터스나 원오트릭스 포인트 네버와 같이 흑인음악과 댄스음악 양측의 최전선을 개척하는 유명 아티스트부터 비치 하우스나 빅 티프처럼 당대 가장 중요한 밴드에 이르기까지, 200곡이 넘는 재생목록은 지난 20년간 부지런히 취향을 넓혀온 리스너와 새로운 음악을 찾는 탐험가에게 모두 어울린다. 계속 업데이트되는 재생목록은 그만한 이유가 있다.

‘마더스’
정서희(영화 저널리스트): 원제대로 ‘Mothers’ Instinct’, 어머니의 본능이라 명명한다면 이 이야기는 답습이다. 그러나 ‘Instinct’, 본능을 지우고 ‘마더스’로 남기로 한 영화는, 적절한 생략을 이용해 불씨를 키운다. 모든 여자의 ‘생득적’ 감정이라는 접근, 낡은 획일화의 재연이 아니라, 다른 두 여자의 다른 어머니 됨에 대한 관찰로. 셀린(앤 해서웨이)과 앨리스(제시카 차스테인)는 집 열쇠까지 공유하는, 울타리가 무용한 이웃이다. 그들은 호들갑 없이 표현해 절친한 친구인데, 물론 동갑내기 아들의 양육자라는 공통분모가 둘을 돈독하게 하긴 했다. 간호사를 그만둔 현재에 만족하는 셀린은 정치부 기자를 뒤로한 현재를 아쉬워하는 앨리스가 다시 일하도록 격려하는 유일한 사람이다. 셀린이 앨리스의 복직을 응원하며 그의 아들 테오(이몬 오코넬)를 돌봐주겠다고 말할 때, 그들은 단순히 상부상조하는 사이이기보다 상이한 욕망을 가진 서로를 있는 그대로 존중하는 드물게 두터운 관계다. 돌연한 촉발은 셀린의 아들 맥스(베일런 D. 비엘리즈)가 셀린이 집 청소에 몰두하는 동안 셀린의 집 2층 발코니에서 떨어져 사망하면서 일어난다. 절규하는 셀린의 화살은 한눈판 자신에게 향하다, 정원을 손질하느라 맥스를 가장 먼저 발견한 앨리스에게 꽂힌다. 덜 크게 소리친, 덜 빠르게 달린, 필사의 힘으로 제지하지 못한 앨리스가 사고의 범인인 것이다. 맥스가 죽기 전 셀린이 포용했던 앨리스의 고질병, 떨어트릴까 봐 낳은 자식을 안지도 못했던 앨리스의 불안증은 이제 셀린의 조준점이다. 정황 증거로 일리 있는 추리를 하는 예리한 이는 한 끗 차이로 과대망상 환자가 되기 쉽고, 자주 언쟁하는 ‘그 집’ 어른들과 달리 단단하고 다정한 옆집 어른 행세를 하면 ‘그 집’ 아이의 심적 종속을 유도하기 쉽다. “아들 잃은 어머니” 셀린은 “어머니 잃은 아들” 테오를 제조한다. 어느 날, 예기치 못한 수렁에 빠져버렸고 극복은 불가하다. 차라리 더 깊은 구덩이를 파고 자신과 같이 순장할 동류(同類)의 존재를 만들어 평화를 갈구하는 인간이 있다. 절망은 도움닫기. 그렇게 착지한 응달에서 비로소 “위안” 받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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