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선을 다한 기억을 떠올리며 반짝이던 눈, 원도어에게 자신의 어깨를 내어주고픈 다정함, 더 나은 사람이 되기 위한 끊임없는 고민들. 성호가 찾고 있던 ‘낭만’은 그렇게 이미 모든 순간에 녹아 있었다.

지난 ‘WHY..’ 컴백 쇼 ‘BOYNEXTDOOR 2NIGHT’에서 ‘걘 아니야 Pt.2’를 선보였는데 파트 1, 2 중 남자친구 시점인 파트 2를 선택했어요. 그 이유를 궁금해하는 분들이 많던데요. 
성호: 진짜요?(웃음) 당시에 처음으로 다인원 관객이 들어오는 쇼를 진행해서 선곡에 많은 고민이 있었어요. 저의 보컬을 보여드릴 수 있는 자리에서 많은 분들이 익히 알고 있고, 공감할 수 있는 노래였으면 해서 ‘걘 아니야 Pt.2’를 선곡했습니다. 가사도 남자친구의 입장이다 보니 팬분들께 제 마음을 표현하기 탁월했던 곡이지 않았나 싶어요.(웃음) 

‘걘 아니야 Pt.2’ 중 “나 게임 안 하는 거 넌 알 텐데”라는 가사는 ‘FIFA’ 시리즈를 즐기는 성호 씨와 달라 많은 팬분들이 재미있어 하더라고요.
성호: 앗, 중요한 건 실제로 그런 사람인지 보다 가사 속의 그 캐릭터가 되어야 한다는 마인드이지 않을까요!(웃음) 사실 그 당시 게임을 잘 안 했던 것 같아요. ‘Why..’ 활동을 마치고 취미의 중요성을 깨달아서 게임뿐만 아니라 다양한 것들을 해보기 시작했습니다.

운동도 굉장히 좋아하죠? 
성호: 제가 운동을 진짜 좋아하고, 그중에서도 축구를 정말 좋아하는데요.(웃음) 축구 경기도 좋아하지만, 축구가 갖는 서사를 가장 좋아해요. 축구와 K-팝 아이돌 모두 팀플레이잖아요. 스포츠 영상을 보면서 개인이나 팀워크의 측면에서 마음가짐을 어떻게 해야 할지에 대한 팁을 얻곤 해요. 예를 들어 FC 바르셀로나뿐만 아니라 토트넘, 맨체스터 시티 같은 여러 구단에서 팀플레이를 성장시킨 방법, 팀 안에서의 소통 방식을 중심으로 보는 편이에요. 선수들이 팀에서 어떻게 생활하는지 보며 배우는 점이 많다 보니 계속해서 팔로잉하게 되더라고요. 축구는 저의 취미나 스트레스 해소법이라기보다는 삶을 살아가는 동안 팁을 주는 참고서 같아요.

수많은 팁들 중 가장 와닿는 메시지는 무엇인가요?
성호: ‘가장 중요한 건 팀이다.’ 이 문장을 스스로 가장 많이 되새기는 것 같습니다.

실제로 팀에서 추진력 있게 상황 정리를 하거나 멤버들을 서포트하곤 해요. 
성호: 제가 KOZ에 입사한 지도 가장 오래됐고, 서로 오래 알고 지냈다 보니 친구들마다 어떤 식으로 이야기해야 할지 파악이 되더라고요. 팀 안에서 저는 뒤에서 든든하게 밀어주거나 “할 수 있어!”, “집중하자!” 이런 식으로 사기를 북돋아주는 역할을 하는 것 같아요.

그만큼 평소 주변을 세심하게 관찰하는 걸까요? ‘WHAT? DOOR!’ 8화에는 혼자서 아궁이를 계속 확인하거나, 4화에선 미션으로 얻은 하트로 촬영 스태프들에게 음료를 샀어요.
성호: 세심함이라면 세심함인데, 예민한 면도 있어서 멤버들뿐만 아니라 주변을 잘 파악하는 편이에요. 특히 누가 머리색을 바꾸거나 살짝 커트를 해도 바로 알아챌 수 있겠더라고요.(웃음) 아무래도 촬영 현장에서는 저희뿐만 아니라 많은 분들이 다 같이 고생하시잖아요. 똑같이 힘드실 텐데 스태프분들도 다 같이 드셨으면 하는 마음이었어요. 

다정다감하고 주변을 잘 챙기는 성격인데 ‘MEN’S FOLIO’ 인터뷰에서 “냉철하거나 차가운 모습”도 보여주고 싶다고 했죠. 
성호: 예전에는 비주얼뿐만 아니라 성격적으로도 시크하고 차가워 보이고 싶었어요.(웃음) 사실 팬분들과 소통하는 자리에서 운동이나 축구 이야기를 자제한 것도 그런 이유예요. 너무 쾌활한 모습으로만 비춰질까 봐요. 그런데 저희는 팀이기 때문에 서로 힘을 낼 수 있도록 뭉치고, 으쌰으쌰해야 하잖아요. 아무리 노력해도 성격을 바꾸는 일은 쉽지 않더라고요. 차가운 성격은 팀으로서도 인간관계 면에서도 저랑은 안 맞는 색깔 같다고 느껴졌어요. 원래 제 성격은 어디 못 버리는 것 같습니다.(웃음) 

BOYNEXTDOOR의 ‘청소요정’이기도 하잖아요. ‘엘르’ 인터뷰에서 이한 씨가 “한두 시간 눈 붙이고 나가야 하는 상황에도 숙소에 돌아와 청소”를 했다고 하더라고요. 
성호: 물론 저도 똑같은 사람이라 눕기는 누워요.(웃음) 오자마자 청소하러 가는 건 절대 아니고요. 집 문을 여는 순간, 어지럽혀져 있는 게 보이면 제 방까지 걸어가는 길에 정리를 할 뿐이라 멤버들 입장에서는 ‘방금까지 힘들게 스케줄하고 왔는데 청소할 힘도 남아 있다고?’ 이렇게 생각하는 것 같아요. 저는 당연한 일이라고 생각해서 별 감정 없이 하는 건데, 제가 특이한 편인가 봐요.

‘HOW?’ Trailer Film 촬영할 때 요리하는 장면을 위해 직접 달걀 지단을 부쳤다면서요. 멤버들이 뽑은 ‘요리를 가장 잘하는 멤버’이기도 해요. 
성호: 최근에는 요리를 할 일이 많이 없는데, 연습생 때는 라면이나 볶음밥을 만들어서 애들이랑 나눠 먹곤 했었어요. 아마 그때의 기억 때문에 요리를 잘한다고 생각하나 봐요.(웃음) 비교적 쉬운 요리를 배우지 않아도 할 줄 아는 것뿐이라 원도어분들이 보기엔 잘한다고 생각하지 않을 수도 있어요.

지난 위버스 매거진 인터뷰에서 “스토리보다 영상미에서 감동을 많이 받는다.”고 했는데, 이번 트레일러는 어땠나요? 
성호: 이번 트레일러는 연인의 1인칭 시점에서 촬영하는 장면이 많았어요. 그래서 트레일러를 시청하는 분들이 ‘내가 이 친구랑 사귀는 사이고, 그때 있었던 일들이야.’라고 최대한 몰입할 수 있도록 노력했어요. 촬영감독님도 사랑에 대한 감정이 느껴지게끔 자연스러운 연기를 지도해주셨는데 결과물이 너무 잘 나왔던 것 같습니다. 원도어분들이 좋아해주셔서 다행이에요.(웃음)

연인과의 시간을 담은 장면이 많아서 ‘OUR’에서 연인들이 사랑하는 과정이 떠오르기도 하더라고요. 
성호: 지코 PD님께서 ‘OUR’을 만드셨다 보니 직접 디렉팅을 해주셨는데 “가로수 아래 우리 둘”을 브렌 조이(Bren Joy)나 모세스 섬니(Moses Sumney) 같은 톤을 떠올리며 불러보라고 하셨어요. 연습생 때도 지코 PD님께서 두 아티스트의 곡을 연습해보도록 하셨거든요. 이미 연습해본 보컬 스타일이라 어떻게 불러야 할지 쉽게 상상할 수 있었던 것 같아요. 실제로 지코 PD님도 빨리 OK 사인을 주셨고요. 

보컬에서는 ‘Earth, Wind & Fire’에서 성호 씨가 고음에서 탄력을 받아 클라이맥스로 나아가는 부분도 인상적이었어요. 고음에서도 많은 변화가 보이더라고요. 
성호: 그렇죠! 제 파트의 음역대가 높아서 엄청 연습을 했고요.(웃음) ‘어’나 ‘아’에 비해 ‘유(you)’는 고음을 내기 어려운 발음이다 보니 이걸 소화해내는 게 가장 큰 숙제였어요. 지금은 라이브 연습을 반복하다 보니까 편하게 부를 수 있게 된 것 같아요. 그리고 ‘So let’s go see the stars’는 제 파트에서 한 키 올라가며 분위기가 한층 찬란해지잖아요. 그래서 기술적인 것보다는 감정을 어떻게 담느냐가 가장 큰 관건이었어요. “나랑 별 보러 갈래?”라는 메시지를 담은 낭만적인 노래인 만큼 기쁘고 설레는 감정이 목소리에 잘 실릴 수 있도록 실제로 웃으면서 소리를 냈습니다. 

보컬에서 앨범에 대한 욕심이 많았을 듯해요. 
성호: ‘HOW?’는 저의 목소리가 가진 장점을 드러낼 수 있는 노래가 많았고, 그만큼 욕심도 많이 냈어요. 보통 앨범 녹음은 정해진 방향성이 있어 그런 면을 착실히 따라가는 편인데, 이번에는 PD님들께서 디렉팅을 봐주실 때 좋다고 말씀하더라도 “혹시 이런 식으로 끝처리를 해보면 어떨까요?”, “호흡은 이런 느낌으로 살려도 좋을까요?” 이런 식으로 제 의견을 끊임없이 여쭤봤어요. 개인적으로 ‘HOW?’의 모든 곡이 역대급으로 좋다고 생각하거든요.(웃음) 많은 분들이 BOYNEXTDOOR를 믿고 들어주셨으면 해서 더 열심히 준비한 마음이 컸어요.

작년 10월, 위버스에 “최근에 문득 이런 생각이 들더라고요. ‘좀 더 도전적이어도 되지 않을까?’ 연습생 때만큼은 무리여도, 뭔가 더 하고 싶고, 계속 뭐라도 더 해보고 싶은 생각이 들었어요.”라고 언급했어요. 공백기 중 새로운 도전은 아무래도 보컬이었을까요?
성호: 네, 실제로 공백기 때 보컬에 엄청 빠져 있었어요. 틈날 때마다 연습생 시절처럼 보컬실에 들어가서 노래 카피를 한 후 제 목소리를 들어보는 걸 계속 반복했는데, 그 과정에서 실력이 많이 늘었어요. 저 스스로에게 깊숙이 몰두하는 경험 덕분인지 보컬에 대한 지식도 깊어지게 되더라고요. 이론적인 지식이 쌓이니까 제 의견을 훨씬 설득력 있게 말씀드릴 수 있었어요. 저의 곡 해석을 보컬로도 표현할 수 있게 되니 PD님들도 저를 믿고 맡겨주신 것 같아요.

앞으로 새롭게 도전해보고 싶은 것도 있나요?
성호: 원도어분들에게 보여드리고 싶은 게 너무 많은데, 한편으로는 지금까지 노래하는 모습 위주로 보여드린 것 같더라고요. 그래서 ‘춤에는 별로 관심이 없나?’라고 생각하실 수도 있을 것 같은데, 사실 저는 춤도 진짜 좋아해요.(웃음) 연습생 때는 지금 BOYNEXTDOOR의 안무 스타일보다는 힙합 스타일의 코레오그래피를 오래 배워왔는데 이런 모습은 아직 못 보여드린 것 같아서요. 기회가 된다면 춤이랑 보컬 둘 다 해볼 수 있는 무대도 해보고 싶습니다.

노력한 만큼 컴백을 앞두고 여러 감정이 교차할 것 같아요. 
성호: ‘HOW?’ 준비 기간은 다양한 감정을 경험했던 시간이었어요. 물론 팀으로서 더 단단해지는 계기가 되기도 했고요. 한편으로는 저희를 기다려준 원도어분들에게 감사하면서도 죄송한 마음도 있었던 지라, 이런 저희의 마음이 닿았으면 하는 바람이에요. 그래서 컴백 쇼 때 ‘Dear. My Darling’ 무대를 앞두고 다양한 감정이 북받쳐 올랐던 것 같아요. 그때 제 앞에 계신 원도어분들이 너무 소중하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첫 팬 송이자 첫 작사 참여작인 ‘400 Years’에서도 팬분들을 향한 소중함이 잘 느껴졌어요.
성호: 오래전부터 저희끼리 오며 가며 팬송에 대한 이야기를 자주 했는데, 처음에는 ‘원도어에게 하고 싶은 이야기’라는 대주제 안에서 각자 자유롭게 썼어요. 가사 속 구체적인 이야기는 달랐지만 모아보니 6명 모두 원도어를 향한 사랑에 대해 썼더라고요.(웃음) ‘각자 색깔은 달라도 다 같은 진심을 이야기하고 싶어 하는 구나.’라는 걸 깨달았어요. 팬 송인 만큼 너무 비유적이거나 허구적인 이야기를 담기보다는 실제로 원도어에게 전하고 싶은 이야기를 쓰고 싶었어요. 그래서 그때까지 쌓아온 원도어와 저희만의 에피소드를 조금씩 넣었습니다.

‘뭣 같아’의 “너 기대라고 넓혀놓은 내 어깨는 이젠”에 이어 “네가 기댈 어깨는 여기에”까지, 이제는 어깨가 상징적인 의미를 갖고 있는 듯한데요.
성호: 말씀처럼 원도어가 편안하게 의지하고 쉴 수 있는 공간이라는 메타포적인 의미를 담고 있는 것 같아요. 위버스에 “내 어깨 잠 진짜 잘 와.”라고 언급한 것도 같은 맥락인데, 최상급의 쿠션감을 제공하는 만큼 제 어깨를 떠올렸을 때 든든하기도 하고, 설렐 수 있는 존재였으면 좋겠어요.

위버스에 풍경 사진도 자주 업로드하는데 성호 씨의 시선을 팬분들과 공유한다는 인상을 받았어요.
성호: 네. 연습생 때는 사진을 찍고 나서 채도나 명도값을 조절했는데, 지금은 찍기 전에 노출값만 살짝 조절하고 후보정은 따로 안 하고 있어요. 제가 바라본 예쁜 순간을 그대로 팬분들에게 공유하고 싶은 마음이라서요. 물론 보정을 거치면 새로운 감성이 나타나기도 하지만, 이제는 잘 못 찍었더라도 그 순간 자체의 현장감을 오롯이 담아서 보여드리는 게 중요한 것 같아요.(웃음) 

팬분들에게 솔직한 모습을 보여주고 싶은 마음일 수도 있겠네요.
성호: 지금 생각해보면 데뷔 직후에는 하나하나 완벽하게 짚고 넘어가고, 최대한 실수를 안 하려고만 했던 것 같아요. 대중분들에게 제 모습을 처음으로 보여드리는 것이다 보니 너무 각이 잡힌 모습만 보여드린 건 아닌가 싶고요. 그래서 ‘허당기’ 있는 모습을 보일 때면 반전으로 보이나 봐요. 사람이 항상 꼼꼼할 수 없듯이, 저도 청소만 잘하지 가끔 허술한 면도 있는 사람인가 봅니다.(웃음) 청춘이라면 자유로우면서도 미숙한 모습을 보이는 게 당연한데, 정작 그때의 저는 청춘의 감성을 놓치고 있었던 건 아닌가라는 생각도 드네요. 

그럼 지금의 성호 씨는 어떤 청춘으로 기억되고 싶으세요?
성호: 먼 훗날 되돌아봤을 때 낭만적이었다는 생각이 들 수 있었으면 좋겠어요. 그걸 행동으로도 옮기고 있고요. 제 위버스 닉네임에 있는 달 이모지도 비슷한 맥락인데, 달은 음악뿐만 아니라 다양한 방면에서 낭만적인 소재로 사용되잖아요. 겉으로는 차갑거나 시크해 보여도 저만의 낭만과 감성을 간직하고 있는 사람이 되고 싶어요.(웃음) 이제는 정말로, 낭만 있게 살아가려고 노력 중이에요.

성호 씨의 낭만을 윈도어에게는 어떤 말로 전하고 싶나요? 
성호: “미안하고 사랑합니다.”라고 말씀드리고 싶어요. 더 빨리 찾아갔어야 했는데 오랫동안 기다리게 해서 미안하고, 그래도 너무 사랑하니까. 무엇보다 BOYNEXTDOOR의 모든 노래는 여러분들께 드리는 곡이라는 점, 꼭 알아주셨으면 좋겠어요.

Credit
예시연
인터뷰예시연
비주얼 디렉터맛깔손, 박럭키(MHTL)
프로젝트 매니지먼트배지안
프로덕션파트최아라, 이보람
스타일디렉팅파트노효린
사진LESS / Assist. 이수정, 전준서
영상조윤미, 서유정
헤어홍준성, 김해연
메이크업건희, 김예지
스타일리스트황진주(@HEICH archive)
세트 디자인MHTL(@official.mhtl), 구희경
아티스트 매니지먼트팀안상현, 이용재
아티스트 의전팀박준태, 문경태, 박병호, 왕희선, 추연선, 홍성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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