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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채윤
사진 출처플레디스 엔터테인먼트

‘17 IS RIGHT HERE’. 세븐틴이 역대 한국 앨범 타이틀 곡들, 일본 앨범 타이틀 곡들의 한국어 번안 버전 그리고 신곡들로 그들의 시작부터 ‘바로 여기’에 서 있기까지 시간을 담은 베스트 앨범을 발표했다. 그리고 이번에도 그들은 단체 타이틀 곡 ‘MAESTRO’를 비롯해 보컬 유닛의 ‘청춘찬가’, 퍼포먼스 유닛의 ‘SPELL’, 힙합 유닛의 ‘LALALI’로 유닛 곡들을 발표했다. 세븐틴은 13명 전원이 참여하는 타이틀 곡 외에 보컬, 퍼포먼스, 힙합의 세 유닛의 곡들을 앨범에 수록해왔고, 이 구성을 그대로 유지한 베스트 앨범은 세븐틴에게 유닛이 가진 중요성을 다시 한번 보여준다. 세븐틴의 성장사와 미래를 담고 있는 ‘17 IS RIGHT HERE’의 발매와 함께 힙합, 보컬, 퍼포먼스로 구성된 그들의 기본 유닛을 비롯한 세븐틴의 다양한 유닛들을 소개한다. 

팀 속의 팀, 유닛
세븐틴은 ‘13명의 멤버, 3개의 유닛, 하나의 팀(13+3+1=17)’을 이룬다는 뜻이 담겨 있다. 팀 내에 있는 세 개의 유닛인 보컬 팀, 퍼포먼스 팀, 힙합 팀은 팀의 정체성에서 핵심을 이루는 요소이자 세븐틴만의 독보적인 특성이다. 13명의 멤버들은 데뷔 당시 반지 수여식을 통해 세븐틴 멤버로 확정됨과 동시에 각자의 포지션에 따라 세 유닛 중 하나로 정식 임명받았다. 보컬 팀, 퍼포먼스 팀, 힙합 팀은 세븐틴이라는 팀 속의 팀이지만 활동들을 놓고 보면 각각 독자적인 아이돌 그룹이라고 할 수 있을 법한 화려한 경력을 자랑한다. 세븐틴과 함께 10년 차가 된 세 유닛은 한국에서 발매한 거의 모든 세븐틴의 앨범에 곡을 수록해왔고 뮤직비디오를 촬영하기도 했으며, 일부 곡들은 일본어로 번안하여 일본 앨범에도 올렸다. 초기 세븐틴의 콘서트는 유닛별 회차로 기획됐고, 지금까지 콘서트마다 유닛별 무대를 이어오고 있으며 음악 방송의 연말 특집과 시상식에서 단체 곡과 더불어 유닛 곡으로 무대를 더 다채롭게 꾸미기도 한다. 각 무대에서 보여주는 편곡된 버전들까지 별개의 곡으로 계산하면 각 유닛의 활동 곡 수는 더 어마어마하다. 

또한 멤버들이 직접 여러 번 이야기한 것처럼 세 개의 유닛은 각자의 성향이 다 다르다. 각 유닛의 서로 다른 관계성과 서사는 유닛끼리 진행한 인터뷰와 화보들, 예능 프로그램에서 했던 게임들 그리고 자체 콘텐츠 등에서 쉽게 확인할 수 있다. 세븐틴을 좋아한다는 건 세븐틴이라는 하나의 팀뿐만 아니라 세 개의 유닛까지 더한 네 개의 팀을 좋아할 수 있다는 것과도 같다. 베스트 앨범의 ‘히든 트랙’에 대해 곡명 공개 전 세븐틴의 팬덤 캐럿 사이에서 이 곡들이 단체 곡들로만 구성될지, 타이틀 곡과 보컬 팀, 퍼포먼스 팀, 힙합 팀 유닛 곡으로 구성될지 행복한 토론이 벌어지고, ‘17 IS RIGHT HERE’ 프로모션 웹사이트를 통해 공개된 이전 활동 사진들을 보면서 아련한 추억 여행을 떠나게 됐던 이유다. 

더불어 세븐틴은 여러 조합이 가능하다 보니 다인원의 장점을 활용한 ‘믹스 유닛’도 있다. 지난해 ‘파이팅 해야지 (feat. 이영지)’를 발표한 호시, 도겸, 승관의 부석순처럼 멤버를 섞어 다양하게 유닛을 구성할 수 있는 것이다. 단순히 멤버 수가 많아서가 아니라 모든 멤버가 완성도 높은 작업물을 만들어낼 수 있는 역량과 누구든 함께 좋은 결과를 낼 수 있는 팀워크가 뒷받침된 결과다. 다시 말해 세븐틴의 유닛 시스템은 그들이 데뷔 10년 차인 지금도 늘 보여줄 게 무한히 남았다는 자신감의 산물이라고도 할 수 있다. 하고 싶은 게 있다면 13명이 만들어낼 수 있는 수많은 조합으로 무엇이든 할 수 있으니 말이다. 


VOCAL TEAM 
우지(리더), 정한, 조슈아, 도겸, 승관으로 이루어진 보컬 팀은 풋풋한 설렘부터 성숙해지는 과정에서의 고민, 이별과 성장통을 겪어본 뒤에 전할 수 있는 위로와 사랑까지 많은 감정을 목소리로 표현하는 데 강점을 가진 유닛이다. 13명 단체 곡에서 백보컬을 맡기도 하면서 다섯 명의 하모니를 통해 공연장의 공기를 달달하게도, 아련하게도, 촉촉하게도 바꾸는 힘이 있다. 반전은 보컬 팀이 무대 아래에서 팬들을 폭소하게 하는 조합이라는 것이다. 디노는 퍼포먼스 팀끼리 “쟤네(보컬 팀) 진짜 재밌게 논다.”라는 이야기를 많이 한다고 했는데, 감정을 잡고 노래를 부르면서 카메라 무빙에 장단을 맞추는 재치와 “피곤”하지만 “공 찰래?”라고 묻는 도겸을 따라 3:2 족구를 하는 광경을 보면 그 말에 공감할 수밖에 없다. 스스로도 “말 많은 애들”, “사차원적”이라고 소개한 보컬 팀의 성격에 대한 요약 노트로 ‘[SEVENTEEN] SEVENTEEN WITH CARAT 800DAY❤’를 추천한다. 7년 전의 라이브 방송이지만, 별안간 포스터에서 튀어나오는 연기를 하고 멘트와 웃음이 끊기지 않는 이 보컬 팀은 지금도 똑같다. 다른 유닛의 곡으로 무대를 하는 세븐틴 팬 미팅의 코너 ‘유닛리버스’에 임하는 보컬 팀의 샘솟는 아이디어와 열정이 변함없는 것처럼 말이다. 보컬 팀은 다 같이 밥을 먹으러 다니는 식사 모임으로 우애를 다지는데, 유닛 결성 1주년 즈음부터 형성된 팀 문화로 새벽 5시에 한국에 도착하자마자 아귀찜을 먹으러 갈 만큼 활성화된 듯하다. 

그러나 “그런데 또 녹음할 때나 음악을 대할 때는 엄청 진지한 편”이라는 승관의 말처럼 보컬 팀은 ‘본업’에 온 진심을 쏟는 사람들이다. 식사 모임도 힘든 연습이 끝난 후 우지가 밥이라도 먹고 가자고 말한 데서 시작됐다. 가장 최근에 발표한 곡이자 지난 3월 콘서트 ‘FOLLOW AGAIN TO INCHEON’에서 첫 무대를 선보인 ‘하품’은 다섯 멤버의 더욱 출중해진 가창력과 깊어진 감정선이 돋보인다. ‘바람개비’, ‘포옹’, ‘Second Life’ 또한 ‘하품’처럼 곡의 가사를 전달하는 보컬팀의 목소리에 집중할 수 있는 곡이다. ‘몰래 듣지 마요’, ‘입버릇’, ‘나에게로 와’ ‘같은 꿈, 같은 맘, 같은 밤’, ‘매일 그대라서 행복하다’, 콘서트 편곡 버전의 ‘먼지’와 ‘We gonna make it shine 2017 ver’은 다섯 명의 음색 합과 화음이 주는 감동까지 느낄 수 있다. 듣고 나면 보컬 팀이 ‘사랑의 보컬 팀’인 이유와 보컬 팀의 노래를 두고 ‘천사들의 합창’이라고 하는 이유를 알게 될 것이다. 멤버들의 풋풋한 감성과 목소리가 담긴 노래로는 ‘20’과 ‘어른이 되면’, 2016 월간 윤종신 2월호의 ‘Chocolate’을 추천한다. 이 곡들부터 과거순으로 보컬 팀의 노래를 쭉 다시 들어보면 새롭게 들리는 것들이 있을 것이다. 


PERFORMANCE TEAM
세븐틴에서 안무 창작과 퍼포먼스의 범위를 점점 더 다양하게 넓히는 것을 주도하는 퍼포먼스 팀은 호시(리더), 준, 디에잇, 디노가 맡고 있다. 네 명 모두 연습생 생활 전부터 몸을 쓴 이력이 있는데, 베이스가 다 다른 점이 흥미롭다. 호시는 태권 체조와 방송 댄스, 준은 무술, 디에잇은 비보잉과 애크러배틱, 디노는 마이클 잭슨 스타일을 비롯한 팝 댄스 경험이 있다. 이는 퍼포먼스 팀이 작업할 때 아이디어의 폭이 넓어지고 새로운 시도들을 할 수 있는 비결 중 하나다. 디에잇이 “처음 뭉쳤을 때 기억은 없고 그냥 계속 싸웠던 기억만 나.”라고 회상했듯이 작업 과정에서 갈등도 많았다. 그러나 각자 구상한 아이디어는 달라도 본업을 대하는 태도와 열정이 많이 닮았기에 “결국엔 하나가 될” 네 명이었다. 호시의 다른 유닛인 부석순의 ‘파이팅 해야지 (Feat. 이영지)’ 뮤직비디오 촬영장에 모든 멤버가 방문하여 “퍼포 팀의 의리”와 “팀워크”를 자랑한 퍼포먼스 팀은 솔로 작업을 할 때도 서로를 응원할 만큼 끈끈한 팀워크를 자랑한다. 이들은 콘서트마다 본인들이 느끼기에도, 다른 유닛 멤버들이 보기에도 세 유닛 중 가장 힘들고 많은 체력을 필요로 하는 세트리스트를 소화하곤 한다. 그럼에도 “우리 힘든 거 보러 오신 게 아니라 우리 무대를 보러 오시는 거니까.”, “무대 위에서는 너무 재미있”다며 무대 위에서 늘 최대치를 쏟아낸다. 그리고 무대 아래에서는 더 멋진 모습과 새로운 퍼포먼스를 위해 노력한다. ‘Al1’ 앨범 준비로 L.A.에 머물던 때, 스케줄이 빈 날 모여서 ‘Millennium’ 스튜디오에 춤 수업([SEVENTEEN] GOING SEVENTEEN 2017 EP.01)을 들으러 갔던 것처럼 평소 춤 연습량이 어마어마하다. 또한 보컬 실력에 대한 욕심도 커서, 가장 최근 발표한 ‘Back 2 Back’에 대해 팀의 프로듀서 우지가 보컬 스킬이 높은 레벨의 곡이라고 말할 정도였다. ‘퍼포먼스’ 하면 춤에 초점을 두고 이야기하는 경우가 많지만, 준이 ‘SEVENTEEN POWER OF LOVE : THE MOVIE’ 인터뷰에서 말한 것처럼 퍼포먼스 팀은 광의에서 퍼포먼스를 춤, 노래, 랩, 표정 연기 등을 종합하는 예술로 해석하고 보여준다. 신인 시절부터 퍼포먼스에 강한 그룹으로 꼽혀온 세븐틴의 퍼포먼스를 대표하는 유닛답다. 다만 ‘뽀뽀팀’이라는 애칭으로도 불리는 이들은 무대에서 엄청난 장악력을 보여주는 반면, 게임은 잘 장악하지 못한다. 게임을 할 때마다 낮은 승률을 보여서 게임에 한해 ‘뭉죽흩살(뭉치면 죽고 흩어지면 산다)’ 수식어를 달고 다니는 점이 반전 매력이다. 

호시에 따르면 ‘Jam Jam’, ‘OMG’를 거쳐 유닛만의 색을 확실히 잡은 곡은 세 번째 미니 앨범에 수록된 ‘HIGHLIGHT’이다. 이 곡의 바탕이 첫 아시아 투어 ‘Shining Diamond’로 많은 캐럿들을 만나면서 든 생각과 마음이라는 사실, 그래서 안무뿐 아니라 작사에도 퍼포먼스 팀 전원이 함께했다는 것, 투어 도중 틈틈이 작업하면서 각자의 아이디어가 달라 많이 부딪히기도 했었다는 사실을 알고 나서 보면 퍼포먼스 팀의 퍼포먼스 하나마다 성장 서사가 들어 있는 것을 알 수 있다. 이듬해 공개한 ‘13월의 춤’은 퍼포먼스 면에서 어떠한 경지에 이르렀다고 할 수 있을 만한 작품이자 퍼포먼스 팀이 들려주는 이야기의 시작이기도 하다. 호시는 ‘13월의 춤’, ‘MOONWALKER’, ‘Shhh’, ‘247’이 이어지게 가사를 쓰고 안무에도 감정선과 디테일들을 반영했다고 언급한 바 있다. 이야기는 이어지지만 네 곡의 장르가 다 다르다는 점에서 음악적으로 실험적인 도전을 거듭하는 퍼포먼스 팀의 성향을 알 수 있다. 또한 퍼포먼스 팀의 몽환적인 분위기와 섬세한 신체 표현은 ‘Wave’와 ‘I Don’t Understand But I Luv U’, ‘WHO’를 통해, 청량하고 통통 튀는 귀여움은 ‘Swimming Fool’과 ‘PANG!’을 통해 감상할 수 있다. 퍼포먼스 팀의 파워풀함과 화려함을 즐기고 싶다면 가장 최신 곡인 ‘Back 2 Back’은 필수로 듣고 봐야 한다. ‘HIGHLIGHT’에 이어 들으며 퍼포먼스 팀의 성장까지 함께 감상해보기를 추천한다.


HIPHOP TEAM
‘갓팝팀’, 힙합 팀은 에스쿱스(리더), 원우, 민규, 버논으로 구성된 유닛이다. 세븐틴의 단체 곡에서 주로 랩 파트를 담당하고 유닛 곡을 통해서는 힙합을 중심으로 다양한 스타일의 곡들을 선보이고 있다. 힙합 팀의 네 명은 연습생 시절, 직접 랩을 쓴 곡을 믹스테이프 형식으로 발매했고, 데뷔 전과 신인 시절에 힙합 공연의 무대에도 서본 만큼 플레이어로서 오랜 경험을 쌓았다. 원우는 같이 음악 공부를 하고 호흡을 맞춰 온 이 조합으로 힙합 팀이 된 것이 당연하게 느껴졌다고 말하기도 했다. 음악으로 자연스럽게 모인 이 조합의 케미스트리가 궁금하다면 ‘캐럿들 귀대귀대#14’, ‘🎊 CARAT LAND Day 1 🎊’, ‘세븐틴 힙합팀 멤버들의 ‘Rock with you’ 1억 뷰 공약은?’을 보기를 추천한다. 토크를 주도하는 에스쿱스와 민규, ‘느린 애’ 원우와 ‘모르는 애’ 버논이 이루는 그림에 빠져들게 될 것이다. 에스쿱스와 민규가 투닥거리고 있으면 원우와 버논은 익숙하다는 듯 지켜보다, 자신도 할 말이 있으면 한마디씩 거드는 장면을 지켜보는 재미가 있다. 랩 메이킹을 맡아 세븐틴 단체 곡의 작사에 참여하는 비율이 가장 높은 유닛인 힙합 팀은 프로듀서 범주와 우지에게 쉽지 않은 과제를 받기도 한다. ‘캠프파이어’에서는 “편지를 건네준 뒤 벌어질 상황을 서술하시오.” 등이 있었고 ‘Thinkin’ about you’ 때는 “떠난 너에 대해 부정적이지 않은 선에서 좋은 기억을 문득 회상하는 랩적 창작을 서술하시오.”였다. 문학 시험 같은 지시문에서 래퍼 멤버들에 대한 프로듀서의 믿음과 멤버들의 작사 역량을 엿볼 수 있다. 유닛 곡의 경우에는 네 명이 함께 주제를 정하고 기간을 두어 각자 가사를 쓴 다음, 모여서 서로 보여주고 회의를 하는 방식으로 작업한다. 그래서 같은 주제를 풀어내는 4인 4색의 파트를 감상할 수 있는 것이 힙합 팀 곡들의 매력이다. 메인과 리드 래퍼의 포지션을 따로 두지 않은 힙합 팀의 성향은 자유로움인데, 이는 힙합 팀의 작업물들을 모아놓고 보면 더 잘 보인다. 

“우리가 생각하는 ‘힙합’의 시야가 넓어졌다.”라는 민규의 말처럼 힙합 팀은 장르적으로도, 곡을 통해 전달하는 메시지 면에서도 다양하게 변주해왔다. 멤버들이 참여한 데뷔 전 믹스테이프들과 데뷔 곡 ‘Ah Yeah’는 일반적으로 ‘힙합’ 하면 떠오르는 강렬한 곡들이었다. 그 계보를 ‘Back it up’과 ‘Fire’가 잇고 있고, ‘기대’를 통해 보여준 감성적인 면은 ‘IF I’, ‘칠리’와 매력적인 보컬이 강조된 ‘그리워하는 것까지’로 이어진다. 또한 장르의 특성상 힙합 팀은 자전적인 이야기를 가장 많이 하는 유닛이기도 하다. “30에서 100에서 300 800 담엔 3000 7000 13,000 눈앞에(SEVENTEEN Mixtape vol. 14 言行一致)”나 “3년 전만 해도 우리를 몰랐지 / 우리가 이렇게 될지는 몰랐지(숙여)”처럼 세븐틴의 역사를 구체적인 경험과 감정을 통해 표현하는 곡들부터, 멤버들 내면의 이야기를 표현하는 ‘끝이 안보여’, ‘TRAUMA’, 사운드 클라우드를 통해 공개한 힙합 팀의 믹스테이프 등이 있다. 여기에 복잡한 감정을 잘 다스린 힙합 팀의 긍정적인 마인드와 바이브가 담긴 ‘What’s Good’까지 들어볼 필요가 있다. 그리고 네 명의 확실한 캐릭터를 볼 수 있는 곡으로는 ‘Check-In’, ‘GAM3 BO1’, ‘Monster’를 추천한다. 

믹스 유닛
세븐틴의 관계성에 대한 위버스 매거진의 기사에서 다루었듯, 세븐틴 내에서 만들 수 있는 ‘2명 이상 12명 이하의 조합’은 8,177개고 어떤 멤버들의 조합이든 모두 고유의 매력과 서사를 가지고 있다. 어떻게 조합해도 흥미로운 장면을 만드는 세븐틴은 어떤 조합으로든 완성도 높은 노래와 퍼포먼스‘도’ 보여준다. 13명의 멤버들이 포지션 구분을 떠나 모두 실력적으로 일정 수준 이상이기 때문에 가능한 일. ‘믹스 유닛’이 가능한 이유다. ‘믹스 유닛’은 앨범을 따로 발매해 정식 활동을 하는 것부터 세븐틴의 앨범 수록 곡과 스페셜 무대 등 다양한 방식을 통해 선보이고 있다. ‘거침없이’와 ‘파이팅 해야지 (feat. 이영지)’로 긍정 에너지를 전파하는 ‘부석순(승관, 도겸, 호시)’은 정식 활동을 하고 있는 유닛이다. 유닛으로 활동한 곡들이 모두 많은 사랑을 받았을 뿐만 아니라 최근에는 화제의 tvN 드라마 ‘눈물의 여왕’ OST ‘자꾸만 웃게 돼’에 참여하기도 했다. 세 개의 고정 유닛에서 파생된 ‘믹스 유닛’인 ‘리더즈'도 있다. 총괄리더와 힙합 팀 리더를 맡고 있는 에스쿱스, 퍼포먼스 팀 리더 호시, 보컬 팀 리더 우지로 구성된 ‘리더즈’는 세븐틴을 대표하여 ‘CHANGE UP’, ‘CHEERS’를 팀의 중요한 시기에 선공개 곡으로 발매했다. 출생 연도에 따라 뭉친 ‘나이 유닛’들도 빼놓을 수 없다. 스페셜 앨범 ‘; [Semicolon]’에서 ‘95즈’ 에스쿱스, 정한, 조슈아는 ‘AH! LOVE’, ‘96즈’ 준, 호시, 원우, 우지는 ‘마음에 불을 지펴’, ‘97즈’ 도겸, 민규, 디에잇은 ‘HEY BUDDY’, ‘막내즈’인 승관, 버논, 디노는 ‘도레미’로 그들의 나이에서 느끼는 청춘에 대해 노래하기도 했다.

그리고 말 그대로 ‘무작위로 섞어’ 구성한 유닛들도 있다. 어떤 멤버들끼리 붙여도 어색하지 않은 세븐틴이지만, 노래와 퍼포먼스를 만드는 유닛 활동으로 모였을 때는 의외성이 있기 마련이다. 그 의외성은 색다른 즐거움을 선사하고, 세븐틴의 음악적 스펙트럼을 더 다채롭게 만든다. ‘세븐틴 프로젝트 - 데뷔 대작전’에서 보컬 팀, 퍼포먼스 팀, 힙합 팀이 아닌 ‘믹스 유닛’으로도 미션을 해내고 데뷔한 세븐틴의 더 많은 유닛들과 앨범 수록 곡으로 숨어 있는 명곡들은 일일이 열거하기에는 너무 많아 다음과 같은 리스트로 정리했다.

  • 정한, 호시, 원우로 구성된 A팀의 ‘NO F.U.N’ (세븐틴 단체 곡으로 정식 발매)
  • 에스쿱스, 우지, 디노로 구성된 B팀의 ‘OMG’ (퍼포먼스 팀으로 정식 발매)
  • 준, 도겸, 민규로 구성된 C팀의 ‘Hello’ (이 조합 그대로 정식 발매)
  • 조슈아, 디에잇, 승관, 버논으로 구성된 D팀의 ‘떠내려가’ (다른 멤버 조합으로 정식 발매)
  • 준, 호시, 원우, 우지, 도겸, 버논, 디노의 ‘이놈의 인기’ 
  • 에스쿱스, 정한, 조슈아, 민규, 디에잇, 승관의 ‘떠내려가
  • 조슈아, 호시, 도겸, 민규, 디에잇, 디노의 ‘Beautiful’ 
  • 에스쿱스, 정한, 준, 원우, 우지, 승관, 버논의 ‘글쎄
  • 에스쿱스, 정한, 원우, 디에잇, 승관, 디노의 ‘Flower
  • 조슈아, 준, 디에잇, 버논의 ‘Network Love’ 

듀오 믹스 유닛
3인 이상의 멤버가 다양하게 섞이는 믹스 유닛들에 새로운 맛이 주는 짜릿한 기쁨이 있다면 두 명이 이루는 믹스 유닛들은 ‘아는 맛’의 설렘과 즐거움을 선사한다. 두 명이 모여 작업할 때는 멤버 개인의 개성과 취향 그리고 그 둘의 공통분모가 더 선명하게 반영된다. 메인 보컬 승관과 도겸이 연습생 시절에 쓴 ‘Say Yes’는 그 둘의 닮은 성격, 둘 사이의 서사, 빼어난 보컬 실력의 총집합이다. 넓은 콘서트장의 무대 위에서 노래를 부르던 중 눈이 마주치면, 단체 연습이 끝나고 남아 노래를 부르던 연습생 시절의 서로가 겹쳐 보여 자동으로 눈물이 나온다는 이 둘의 목소리 합과 감성은 그들이 공유해온 추억만큼이나 아름답고 깊다. 세븐틴의 중국인 멤버이자 퍼포먼스 팀인 준과 디에잇은 ‘MY I’로 그 둘이 가장 잘할 수 있는 것을 제대로 보여주었다. 한국어 버전과 중국어 버전 두 가지를 준비했다는 점과 둘이 하나의 끈을 잡고 하는 페어 안무가 준과 디에잇에 대해 많은 것을 알려준다. “호시 우지 콤비 들어봤나”, 호시와 우지의 ‘날 쏘고 가라’의 강렬한 사운드와 가사에는 연습생부터 긴 시간을 함께한 동갑 친구인 둘의 관계성과 함께, 각자 유닛의 리더로서 이들이 가진 세븐틴 팀에 대한 자부심, 팬덤 캐럿을 향한 마음이 담겨 있다.

조슈아와 버논의 ‘Rocket’은 평소에도 드러나는 둘의 수용적이고 유연한 마인드와 닮아 있다. 영어권 문화 배경을 공유하는 이들은 세븐틴 내 첫 영어 곡 ‘2 MINUS 1’을 통해 색다른 매력을 보여주기도 했다. 보컬 팀의 맏형이자 동갑 친구인 조슈아와 정한의 ‘Falling For U’는 두 멤버의 보컬 특성인 고운 음색과 미성이 돋보인다. 캐럿들을 생각하면서 썼다는 가사에는 이 둘의 다정한 성격이 녹아 있다. 민규와 원우는 2인 유닛 중 유일하게 별개의 디지털 싱글로 곡 ‘Bittersweet (feat. 이하이)’을 공개하고, 뮤직비디오도 촬영하였다. 숙소 메이트이자 힙합 팀의 멤버로 붙어 있는 장면이 많아 익숙한 이 조합은 ‘Bittersweet (feat. 이하이)’에서 처음으로 둘의 보컬이 이루는 조화를 들려주었고 뮤직비디오를 통해 짙은 감성을 시각적으로도 보여주어 많은 사랑을 받았다.

유닛리버스 
13명 멤버의 역량과 매력을 십분 활용하여 여러 유닛을 내는 세븐틴은 이 유닛들을 활용하여 ‘유닛리버스’라는 특별한 시도를 했다. ‘유닛리버스’는 세븐틴의 국내 팬 미팅 ‘SEVENTEEN in CARAT LAND’의 공식 코너로, 유닛끼리 곡을 서로 바꾸어 다른 유닛의 곡으로 무대를 보여준다. 보컬 팀은 퍼포먼스 팀의 ‘Jam Jam’과 ‘MOONWALKER’, ‘PANG!’, 힙합 팀 곡 중에서는 ‘言行一致’와 ‘Check-In’을 선보인 바 있다. 퍼포먼스 팀은 힙합 팀의 ‘기대’, ‘What’s Good’, ‘Back it up’, 보컬 팀의 ‘입버릇’과 ‘Chocolate’로 무대를 꾸몄다. 힙합 팀은 보컬 팀의 ‘몰래 듣지 마요’와 ‘포옹’, ‘매일 그대라서 행복하다’를 했고 퍼포먼스 팀의 곡 중에는 ‘Swimming Fool’과 ‘13월의 춤’을 보여주었다. 2019년 세 번째 팬 미팅에서는 믹스 유닛 곡들과 솔로 곡을 서로 바꾼 무대를 준비하여 반전을 더하기도 했다. 게다가 2022년에는 ‘; [Semicolon]’으로 발매한 ‘나이 유닛’의 곡들로 ‘유닛리버스’를 준비, 이를 기대하던 팬덤 캐럿의 소원을 이루어주었다. 서로 다른 강점과 스타일에 따른 곡 재해석 방식, 개사 센스, 새로운 퍼포먼스의 합 등 좋은 이유를 꼽자면 끝도 없는 ‘유닛리버스’에 캐럿이 열광하는 만큼이나 세븐틴도 ‘유닛리버스’에 대단히 진심이다. 세븐틴이 쌓아온 지난 시간과 노력 그리고 우정만큼이나 그들의 유닛도, ‘유닛리버스’도 쉬지 않고 늘어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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