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redit
정리안김다은
디자인MHTL
사진 출처빌리프랩

K-팝 그룹 최초로 데뷔 곡으로 빌보드 ‘핫 100’ 차트에 진입하며 신드롬을 일으킨 아일릿. 서바이벌 프로그램 JTBC ‘알유넥스트?’부터 데뷔 앨범 ‘SUPER REAL ME’까지, 아일릿의 궤적에 함께해온 프로듀서 빈센조의 플레이리스트를 소개한다. 하이라이트, (여자)아이들, 청하 등 다양한 아티스트와 협업하며 K-팝의 트렌드를 만들어온 그가 주목하는 음악들.

아일릿 - ‘My World’
빈센조: 앨범의 시작을 알리는 곡으로 아일릿의 색채가 가장 잘 담겨 있는 곡입니다. 귀엽고 아기자기한 단어들의 배열 속 아일릿 멤버들의 캐릭터가 잘 녹아든 가사, 심플한 구조의 편곡 속에 돋보이는 드럼과 베이스가 이끄는 그루브 그리고 코러스 파트에서 더해지는 위트 있는 콰이어가 듣는 재미를 더합니다.

아일릿 - ‘Magnetic’
빈센조: 아일릿의 첫 타이틀 곡이네요. 신비로운 코드 진행을 하프 아르페지오로 펼쳐내어 곡의 텍스처를 만든 다음 그 아래 리듬은 하우스로 에너지를 더하고 리드 사운드와 보컬 찹으로 플러그앤비의 색채를 입혀 만든 하이브리드 댄스 곡입니다. BPM이 점점 빨라지고, 다양한 장르가 혼합되는 것이 요즘 곡의 추세인데 이렇게 매력적이고 균형 있게 다양한 장르를 혼합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준 상징적인 곡이라고 생각합니다. 

아일릿 - ‘Midnight Fiction’
빈센조: 저는 이 곡의 가사를 참 좋아해요. 새벽에 떠오르는 상상을 아일릿 멤버들의 시선으로 하나하나 풀어낸 예쁜 문장들이 돋보이는 곡입니다. 악기들의 조화도 예쁜 가사만큼 오가닉한 조합들로 이루어져 곡의 환상적인 느낌을 잘 표현하고 있어서 좋습니다. 

아일릿 - ‘Lucky Girl Syndrome’
빈센조: 벌스 파트의 보컬 디렉팅을 할 때 정말 많이 고민했던 곡입니다. 행운을 바라보는 순수한 느낌을 유치하지 않게 표현하기 위해 멤버들과 계속 이야기하면서 녹음했던 기억이 있습니다. 휘슬 테마가 매력적인 곡으로, 브리지 파트에서 멤버들이 서로 마주 보며 춤을 추는 모습이 너무 즐거워 보여서 무대와 뮤직비디오에 대한 기대도 컸습니다. 듣는 모든 분들에게 행운이 가득하기를!

Nia Archives - ‘Sober Feels’
빈센조: 이 곡은 정글 리듬에 보사노바를 블렌딩한 곡입니다. 브레이크 비트의 활용이 다양하게 보이는 요즘 즐겁게 듣고 있는 음악입니다. 최근 점차 음악들이 다양하게 하이브리드되는 성향이 있는 만큼 정글 리듬을 주목하고 있는데, 그중에서도 ‘정글리스트’라 불리는 니아 아카이브스(Nia Archives)의 곡을 골라봤습니다. 그의 음악은 정글 리듬을 축으로 자메이카 사운드 시스템과 다양한 영국 음악에 뿌리를 두고 있습니다. 근래에 발매된 앨범에서 곡을 고르려다 한껏 부드러워진 날씨에 맞춰, 이전 앨범에서 소프트한 곡을 선택했습니다. 

Towa Tei, Pascale Borel - ‘A RING’
빈센조: ‘Y2K’를 지나 ‘GXSC’까지 유행은 돌고 돌아 점점 거슬러 올라갑니다. 최근 자연스럽게 1990년대 말 2000년대 초반 음악을 다시 듣고 있는데, 저 역시 그 시대를 살아왔기에 가장 영향을 받은 음악들이 많은 시점이기도 합니다. 흔히 시부야계라고 통칭되던 음악과 아티스트가 많이 태동하던 시기입니다. 그중 토와 테이(Towa Tei)의 한 곡을 골랐습니다. 그의 앨범은 브라질 음악에도 많은 영향을 받은 것이 느껴지는데 이 곡 역시 그중 하나입니다. 저 역시도 돌아온 트렌드가 반가운 마음으로 아일릿의 음악을 만들 때 보사노바, 펑크, 재즈 등 다양한 장르들을 응용해보고 있습니다. 이 노래를 기준으로 파생된 음악을 찾아보며 저 시대를 한 번 음미해 보셔도 좋을 것 같습니다.

Jai Paul - ‘Str8 Outta Mumbai’
빈센조: 자이 폴(Jai Paul)은 마이스페이스 황금기에 가장 수혜를 받은 인물 중 한 명인데, 그가 업로드한 ‘BTSTU’가 드레이크(Drake)와 비욘세(Beyoncé)에게 샘플링되면서 이름을 알렸습니다. 그가 준비하고 있던 앨범이 유출되며 앨범의 발매가 무기한 연기되고 근래에 들어서야 데모들이 수정되며 공식적으로 발매가 되었습니다. 가끔 잊고 지내다가도 나태함이 찾아오면 꺼내 듣는 앨범 중 하나입니다. 그때나 지금이나 사운드적인 부분과 보컬 프로덕션에서 많은 영감을 주는 곡입니다. 

Aphex Twin - ‘Avril 14th’
빈센조: 그런 아티스트가 있습니다. “이 음악 들어.” 하면 좀 멋져 보일 수 있는… 그런 아티스트가 저에겐 에이펙스 트윈(Aphex Twin)입니다. 앰비언트, IDM에 지대한 영향을 끼치고 있는 괴짜 아티스트이며 그의 초상이 담긴 티셔츠조차 ‘힙’의 상징인 그런 인물입니다. 그의 앨범을 대부분 소장하고 있음에도 이상하게 한동안 손이 잘 안 가다가, 작년 한 해 마음이 어두워졌을 때 우연히 다시 이 노래를 들으면서마음의 평화가 찾아왔습니다. 앨범 전체는 꽤나 다양한 구성이라 그의 음악에 입문하기에는 높은 난이도로 평가되지만, 피아노로 구성되어 있는 이 곡은 그가 추구하는 벨로시티마저 아름답습니다. 

빈센조의 추천
DJ Shadow - ‘Midnight In A Perfect World’
Sheena Ringo - ‘ここでキスして’
Sleigh Bells - ‘Rill Rill’ 
Stereolab - ‘Miss Modular’
Caribou - ‘Can’t Do Without You’
The Avalanches - ‘Since I Left You’
Kool & The Gang - ‘Summer Madness (Live)’

Copyright ⓒ Weverse Magazine.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