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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oW] 로린 힐, 다이아몬드를 쥐다
‘The Miseducation of Lauryn Hill’ 1천만 장 돌파
2021.02.26
로린 힐(Lauryn Hill)이 드디어 다이아몬드를 거머쥐었다. 보석 이야기가 아니다. 지난 1998년에 발표한 그의 솔로 데뷔작 ‘The Miseducation of Lauryn Hill’이 2월 18일을 기점으로 미국 내에서만 1,000만 장 판매를 돌파했다. 미국음반산업협회인 RIAA(Recording Industry Association of America)에서는 이상의 상업적인 성과를 올린 앨범에 한하여 다이아몬드 인증을 부여해왔다. '1,000만'이라는 숫자 자체부터 어마어마하지만, 다이아몬드 인증을 받은 작품이라면, 완성도와 취향 차이의 여부를 떠나 반드시 들어보길 권할 만큼 의미 또한 상당하다.
대중음악계를 통틀어 다이아몬드를 기록한 앨범은 100장이 조금 넘는다. 랩/힙합으로 한정하면, 에미넴(Eminem), 투팍(2Pac), 더 노토리어스 비아이지(The Notorious B.I.G.), 아웃캐스트(Outkast), 비스티 보이즈(Beastie Boys), 엠씨 해머(MC Hammer)만이 영예를 안았다. 이제 로린 힐 역시 10명이 채 되지 않는 힙합 다이아몬드 클럽에 가입하게 되었다. 이는 여성 MC로서 최초다. 무엇보다 ‘The Miseducation of Lauryn Hill’이 남긴 음악적인 업적은 이 같은 기록을 더욱 돋보이게 한다.
발매 당시 메인 앨범 차트인 빌보드 200(Billboard 200) 1위로 데뷔한 ‘The Miseducation of Lauryn Hill’은 완성도도 뛰어났지만, 힙합 음악계에 매우 중요한 과제를 안긴 문제작이었다. 힙합 그룹 푸지스(Fugees)의 멤버로 활동할 때부터 랩과 노래, 양면에서 탁월한 재능을 과시한 로린 힐은 이 앨범에서도 두 보컬 양식을 병행했다. 다만, 모든 벌스(Verse)가 랩으로 된 곡은 단 두 곡뿐이었으며, 노래와 랩이 동시에 나오는 벌스를 포함하더라도 랩이 차지하는 지분은 미미했다. 여기서 흥미로운 논쟁 거리가 생성된다. 보통은 당연히 알앤비/소울로 분류되었겠지만, ‘The Miseducation of Lauryn Hill’은 힙합으로도 분류된 것이다.
아마도 샘플링과 루프에 기반한 프로덕션에서의 특징 그리고 사회, 정치적인 부분에 시선을 들이댄 가사가 래퍼로 대변되던 힙합 아티스트의 음악과 일맥상통했기 때문일 것이다. 이는 오랜 기간 산업계와 음악 팬의 머릿속에 자리 잡은 장르의 근간을 뒤흔들고, 음악계의 판도를 바꾸는 사건이었다. 특히, 세 번째 싱글로 발표한 ‘Everything Is Everything’은 당시로선 드물게 랩과 노래가 두 번에 걸쳐 교차되는 부분이 등장하기도 한다. 랩과 힙합을 보컬 형식과 프로덕션으로 구분하는 움직임이 본격적으로 일기 시작한 것도 이때부터다. 이처럼 ‘The Miseducation of Lauryn Hill’은 잘 만든 음악을 듣는 희열과 함께 장르의 범주를 정의하는 것에 관해 고찰하는 시간까지 제공했다.
이제는 로린 힐의 새 앨범이 발표되리란 기대를 접은 지 오래인 상황에서 갑작스레 날아든 '다이아몬드 인증' 소식에 이 앨범을 처음부터 끝까지 재감상해보았다. 지금으로부터 약 23년 전에 나온 작품이지만, 안에 담긴 음악 하나하나가 전하는 감흥과 그 모든 곡이 모여 안기는 전율은 여전하다. 보통 진정한 클래식은 시간이 정해주는 거라고 한다. 틀린 말은 아니다. 그러나 ‘The Miseducation of Lauryn Hill’처럼 발표하자마자 이미 클래식의 반열에 오른 작품도 존재한다. 이 역사적인 앨범의 다이아몬드 등극을 축하하며, 난 오늘도 다시 한 번 그가 개설한 문제적인 수업의 학생이 된다.
대중음악계를 통틀어 다이아몬드를 기록한 앨범은 100장이 조금 넘는다. 랩/힙합으로 한정하면, 에미넴(Eminem), 투팍(2Pac), 더 노토리어스 비아이지(The Notorious B.I.G.), 아웃캐스트(Outkast), 비스티 보이즈(Beastie Boys), 엠씨 해머(MC Hammer)만이 영예를 안았다. 이제 로린 힐 역시 10명이 채 되지 않는 힙합 다이아몬드 클럽에 가입하게 되었다. 이는 여성 MC로서 최초다. 무엇보다 ‘The Miseducation of Lauryn Hill’이 남긴 음악적인 업적은 이 같은 기록을 더욱 돋보이게 한다.
발매 당시 메인 앨범 차트인 빌보드 200(Billboard 200) 1위로 데뷔한 ‘The Miseducation of Lauryn Hill’은 완성도도 뛰어났지만, 힙합 음악계에 매우 중요한 과제를 안긴 문제작이었다. 힙합 그룹 푸지스(Fugees)의 멤버로 활동할 때부터 랩과 노래, 양면에서 탁월한 재능을 과시한 로린 힐은 이 앨범에서도 두 보컬 양식을 병행했다. 다만, 모든 벌스(Verse)가 랩으로 된 곡은 단 두 곡뿐이었으며, 노래와 랩이 동시에 나오는 벌스를 포함하더라도 랩이 차지하는 지분은 미미했다. 여기서 흥미로운 논쟁 거리가 생성된다. 보통은 당연히 알앤비/소울로 분류되었겠지만, ‘The Miseducation of Lauryn Hill’은 힙합으로도 분류된 것이다.
아마도 샘플링과 루프에 기반한 프로덕션에서의 특징 그리고 사회, 정치적인 부분에 시선을 들이댄 가사가 래퍼로 대변되던 힙합 아티스트의 음악과 일맥상통했기 때문일 것이다. 이는 오랜 기간 산업계와 음악 팬의 머릿속에 자리 잡은 장르의 근간을 뒤흔들고, 음악계의 판도를 바꾸는 사건이었다. 특히, 세 번째 싱글로 발표한 ‘Everything Is Everything’은 당시로선 드물게 랩과 노래가 두 번에 걸쳐 교차되는 부분이 등장하기도 한다. 랩과 힙합을 보컬 형식과 프로덕션으로 구분하는 움직임이 본격적으로 일기 시작한 것도 이때부터다. 이처럼 ‘The Miseducation of Lauryn Hill’은 잘 만든 음악을 듣는 희열과 함께 장르의 범주를 정의하는 것에 관해 고찰하는 시간까지 제공했다.
이제는 로린 힐의 새 앨범이 발표되리란 기대를 접은 지 오래인 상황에서 갑작스레 날아든 '다이아몬드 인증' 소식에 이 앨범을 처음부터 끝까지 재감상해보았다. 지금으로부터 약 23년 전에 나온 작품이지만, 안에 담긴 음악 하나하나가 전하는 감흥과 그 모든 곡이 모여 안기는 전율은 여전하다. 보통 진정한 클래식은 시간이 정해주는 거라고 한다. 틀린 말은 아니다. 그러나 ‘The Miseducation of Lauryn Hill’처럼 발표하자마자 이미 클래식의 반열에 오른 작품도 존재한다. 이 역사적인 앨범의 다이아몬드 등극을 축하하며, 난 오늘도 다시 한 번 그가 개설한 문제적인 수업의 학생이 된다.
TRIVIA
다이아몬드 인증
RIAA에서 음반 판매량을 인증하는 대표적인 단위는 다이아몬드 외에 골드(Gold/50만 장 판매)와 플래티넘(Platinum/100만 장)이 있다. 다이아몬드는 상업적인 성과의 가장 꼭대기 상태를 의미한다. 로린 힐을 제외하고 다이아몬드 인증을 받은 역대 랩/힙합 앨범은 아래와 같다. 엠씨 해머의 ‘Please Hammer, Don't Hurt 'Em’(1990), 더 노토리어스 비아이지의 ‘Life After Death’(1997), 아웃캐스트의 ‘Speakerboxxx/The Love Below’(2003), 에미넴의 ‘Marshall Mathers LP’(2000)와 ‘The Eminem Show’(2002), 비스티 보이즈의 ‘Licensed to Ill’(1986), 투팍의 ‘All Eyez On Me’(1996).
다이아몬드 인증
RIAA에서 음반 판매량을 인증하는 대표적인 단위는 다이아몬드 외에 골드(Gold/50만 장 판매)와 플래티넘(Platinum/100만 장)이 있다. 다이아몬드는 상업적인 성과의 가장 꼭대기 상태를 의미한다. 로린 힐을 제외하고 다이아몬드 인증을 받은 역대 랩/힙합 앨범은 아래와 같다. 엠씨 해머의 ‘Please Hammer, Don't Hurt 'Em’(1990), 더 노토리어스 비아이지의 ‘Life After Death’(1997), 아웃캐스트의 ‘Speakerboxxx/The Love Below’(2003), 에미넴의 ‘Marshall Mathers LP’(2000)와 ‘The Eminem Show’(2002), 비스티 보이즈의 ‘Licensed to Ill’(1986), 투팍의 ‘All Eyez On Me’(1996).
글. 강일권(리드머, 음악평론가)
디자인. 전유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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