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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김다은
사진 출처PIXID Official X

자신의 이름을 걸고 하는 것이라면 질 수 없다고 말하던 소연은 (여자)아이들의 프로듀서이자 리더로서 이를 끊임없이 증명 중이다. 하지만 그런 그가 요리만큼은 이기지 않아도 상관없다고 이야기한다. “오히려 지고 싶어요.”라며 웃음을 짓는 소연의 표정에서는 그가 옥수수를 까고, 파스타 면을 익힐 때의 행복이 묻어나온다. 그렇게 소연은 ‘쏘리사(@farmcow.y)’라는 새로운 이름으로 식지 않고 오래도록 따뜻할 음식과 마음을 요리한다.

‘쏘리사’ 계정을 만든 이유
소연: 예전부터 페이스북이나 인스타그램 피드에 올라오는 음식에 관심이 많았어요. 그게 설사 광고더라도, 맛집이면 꼭 가보는 편이었죠. 그런 계정을 보면서 저도 저의 일상을 보여주는 계정을 운영하고 싶다는 생각을 했어요. 사실 ‘쏘리사’에 요리와 관련된 게시물만 올릴 생각은 없었어요. 근데 제가 많이 찍게 되는 것들이 줄을 서는 호떡집에 찾아간다든가, 옥수수를 까서 찌는 모습들인 거예요. 평소에 이렇게 살다 보니까 저는 그저 제 삶을 올린 건데 그게 요리랑 관련이 많이 되어 있더라고요. 그리고 요리뿐만 아니라 저는 항상 실생활과 밀접한 것들을 좋아했어요. 제 주변 친구들을 보면 소셜미디어 계정에 스스로를 꾸미는 것들에 대한 광고가 많이 뜨더라고요. 근데 저는 항상 먹을 것들이나, 재미있는 장소 같은 것들이 올라왔어요. 광고는 자기가 관심 있어 하는 분야를 보여주잖아요. 이렇게 저는 늘 일상적인 것들에 관심이 많았고 본계정에 올릴 수 없는 저의 진짜 모습을 보여주고 싶어서 ‘쏘리사’를 만들게 되었어요.

‘쏘리사’의 요리 실력
소연: 얼마 전에 ‘시골요리 대작전’ PD님들을 만났는데 저한테 요리를 잘한다고 말씀해주셨어요. 제가 생각했을 때도 잘하는 것 같아요.(웃음) 스무 살 초반, 처음 요리를 시작했을 시기에는 재료의 맛을 잘 몰라서 그것들을 넣었을 때 음식이 어떻게 변하는지 가늠이 안 됐어요. 그래서 계량을 해본 적도 있죠. 근데 지금은 대부분 알고 음식을 먹으면 레시피가 예상이 가서 주로 ‘손계량’을 하는 편이에요. ‘시골요리 대작전’에서 겉절이를 만들었을 때도 그랬어요. 사실 저는 김치의 맛을 잘 모르거든요. 그리고 특히 김치는 많은 분들이 어떠한 고집과 신념을 가지고 있는 음식이잖아요. 근데 다들 제 방식대로 만든 겉절이가 맛있다고 말씀해주시는 거예요. 마라탕을 만들었을 때도 제가 일부러 한국인들의 입맛에 맞게 감칠맛을 추가했는데 어머님들이 현지에서 드신 것보다 맛있다고 말씀해주셨고요. 사실 엄청난 비법이 들어간 게 아니에요. 수많은 경험과 센스로 저한테 맞는 ‘손계량’을 할 수 있게 된 거죠. 그리고 무엇보다 요리는 해결을 할 수 있잖아요. 짜면 설탕이나 물을 넣으면 되고, 달면 그 반대로 하면 되죠. 그래서 어떤 음식이든 거침없이 만들 수 있는 것 같아요.

©️ 쏘리사 인스타그램

‘쏘리사’로서 소연
소연: 사실 방송에서 연예인으로서 보여줬던 성격이 완전한 저는 아니었다고 생각해요. 처음에는 저를 전부 보여주는 게 무섭기도 했고요. 근데 ‘시골요리 대작전’에서 저의 본모습을 많이 보여준 것 같아서 즐거웠어요. 그리고 PD님들도, 동네 주민분들도 저를 항상 예뻐해주셔서 행복했던 시간이었어요. 그래서 ‘시골요리 대작전’ 시즌 2를 빨리하고 싶고 그때는 하이라이스를 꼭 만들어 보고 싶어요.

요리가 가지는 의미
소연: 일을 할 때는 통제할 게 정말 많거든요. 그리고 엄청 빠르고 효율적으로 해내야 하고요. 근데 요리는 잘하든, 못하든 상관없잖아요. 요리사로서 이루고 싶은 목표 같은 건 생각해본 적도 없고요. 저는 집에서 옥수수를 까고, 파스타를 미리 익혀 놓으면서 행복감을 느껴요. 평소에는 여유가 아예 없어서 그때의 여유로움이 너무 좋아요. 요리는 저에게는 취미, 힐링 같은 거예요. 그래서 요리만큼은 음악처럼 일이 되지 않았으면 해요. 이것마저 일이 되면 슬플 것 같아요. 제 인생에서 요리는 이기지 않아도 상관없는 존재예요. 오히려 지고 싶어요.(웃음) 그래서 요리에 가지는 신념도 ‘맛있으면 됐다.’예요. 음식을 먹을 때도 똑같아요.(웃음) 근데 저는 식단을 항상 하는 사람이잖아요. 그게 꼭 체중 조절을 위해서라기 보다는 몸이 불편하지 않음을 유지하기 위해서 먹는 음식을 관리해요. 예를 들어서, 짜게 먹으면 손이 부으니까 생활할 때 불편하잖아요. 그래서 싱겁게 먹으려고 하는 편인데 그런 레시피를 ‘쏘리사’ 계정에 올릴 수는 없으니까 본업을 할 때는 잠깐 쉬어 가요. 

멤버들과 네버랜드에게 해주고 싶은 요리
소연: 저는 음식을 만들 때 항상 부족하지 않게 하자는 생각이 있어요. 이번 ‘클락션 (Klaxon)’ 활동 때도 옥수수를 엄청 많이 쪄서 우리 멤버들이랑 스태프분들한테 나눠줬어요. 다들 바빠서 밥을 잘 못 챙겨 먹는데 이렇게라도 음식을 나눠줄 수 있어서 좋았어요. 언젠가 같이 일하는 사람들한테 요리를 해주고 싶다는 생각이 있어요. 저한테 맛있는 한 끼를 먹는 건 굉장히 중요한 일이거든요. 그래서 그들에게 지금 먹을 수 있는 것 중에 가장 맛있는 걸 요리해주고 싶어요. ‘시골요리 대작전’에 멤버들이 또 오면 좋겠는데, 그때는 제가 요리를 해주고 싶어요. 제 파스타가 진짜 기가 막히거든요.(웃음) 아니면 집밥이나, 이번 활동이 끝난 기념으로 여름 내내 고생했으니 힘내라고 삼계탕을 해주고 싶네요. 네버랜드에게는 저희 엄마의 레시피인 케찹밥을 꼭 만들어주고 싶어요. 다들 어떤 맛인지 엄청 궁금해하거든요. 비주얼과 만드는 과정은 조금 의심스러울지 몰라도 정말 맛있어요.

멤버들과 함께하는 요리
소연: 사람이 많으니까 역할 분담을 체계적으로 할 수 있는 부분은 편하고 좋았어요. 근데 저는 요리를 대부분 감으로 하는 것들이 많으니까 모르는 분야가 나올 때마다 어려웠어요. 사실 저도 누군가를 알려줄 수 있는 입장은 아니거든요. 예를 들어서, 녹음 디렉팅을 하는 거면 제가 잘 아는 분야고 직업이잖아요. 그래서 멤버들에게 자신 있게 저의 요구 사항을 말할 수 있는데 요리는 그게 아니니까 헤매는 부분이 있었죠. 그래도 멤버들을 격려하면서 요리를 잘 마쳤어요. 저는 항상 상대방을 기분 좋게 해주려고 노력하는 편이거든요. 멤버들을 포함해서 모든 사람에게 최대한 친절하게 대하고, 어떻게 하면 제 의견을 기분 나쁘지 않게 전달할 수 있을지 정말 많이 생각해요. 그래서 이번에 멤버들과 함께 요리할 때도 그런 저의 모습이 나왔던 것 같아요.

(여자)아이들의 디너쇼
소연: 멤버들이 며칠 전에 저희 집에 놀러 왔는데 그때 정말 디너쇼를 하고 싶다는 생각을 했어요. 디너쇼를 할 때쯤 저희가 몇 살일지는 모르겠지만 여전히 노래를 잘 부르고 싶다는 바람이 있어요. 그리고 가능하다면 제가 음식을 만들어주고 싶네요. 만약에 ‘클락션 (Klaxon)’이 메인인 디너쇼라면 여름과 어울리게 냉면이랑 고기를 주고 싶어요.(웃음) 그리고 간식으로는 빙수를 주면 좋을 것 같아요. 그 외에도 식사를 더 맛있게 만들어 줄 수 있는 ‘덤디덤디 (DUMDi DUMDi)’, ‘퀸카 (Queencard)’, ‘나는 아픈 건 딱 질색이니까’를 틀고 싶어요. 들었을 때 기분이 좋아지고, 마치 OST처럼 느껴지는 그런 노래들.(웃음) 

세상이 멸망하기 전에 먹을 단 한 가지의 음식
소연: 저는 제일 맛있고 든든한 엄마의 된장찌개를 먹을 것 같아요. 자극적인 음식도 맛있지만, 식사를 마쳤을 때 기분이 좋은 음식을 먹는다면 엄마가 해준 된장찌개예요. 세상의 마지막 날 “아, 다했다.”라는 느낌을 줄 수 있는 그런 음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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