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 파리올림픽의 현장에서 뜨거운 응원의 열기를 더한 불빛. 그 정체는 하이브에서 제작한 팀 코리아의 ‘오피셜 디지털 플래그(이하 ‘응원봉’)’였다. K-팝 아티스트들의 응원봉 제작에서 대한민국 선수들을 위한 응원봉을 제작하기까지. HBS 브랜드시너지사업실 이정민, 브랜드사업전략팀 김민종, IPX 상품솔루션팀 최보윤, 김형구 그리고 상품개발팀 서규진에게 그 비하인드를 물었다.
2024 파리올림픽을 앞두고 대한체육회에서 먼저 하이브를 찾았고, 해당 미팅에서 ‘응원봉’이라는 아이템을 제안하셨다고요. 응원봉을 떠올리게 되었던 구체적인 계기가 있었을까요?
HBS: 하이브는 하이브의 응원봉 기술(HYBE OLS)을 K-팝 아티스트의 응원봉뿐만 아니라 외부의 더 다양한 팬덤 산업에 적용시키는 아웃바운드 사업 과제를 전략적으로 준비해왔습니다. 실제로 스포츠를 비롯해 게임, 영화, 애니메이션, 테마 파크 등 세상에는 다양한 팬덤이 존재합니다. 그리고 그 모든 팬덤에는 그들이 좋아하고 지지하는 대상을 응원하는 마음이 있습니다. 그 코어를 공유하고 있기에, 다양한 시장에 하이브의 응원봉 기술이 도입될 수 있다고 생각했습니다.
하지만 응원봉이 생소한 스포츠 산업에 응원봉 도입을 설득하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었습니다. 전 세계 스포츠 팬분들의 마음에 응원봉을 각인할 계기가 필요했고, 세계적인 스포츠 경기인 올림픽이 그 답을 줄 것이라 생각했죠. 그러던 중 대한체육회와 올림픽 관련 협업 논의를 하게 되었습니다. 그 자리에서 응원봉의 의의와 중요성을 중심으로 저희의 뜻을 전했고, 처음에는 놀란 눈치였으나 대한체육회 역시 새로운 응원 문화와 혁신에 대한 갈증을 느끼던 터라 저희와 팀 코리아 응원봉 프로젝트를 시작하게 되었습니다.
이번 팀 코리아 응원봉을 제작하면서 특별히 고려하셨던 디자인적 요소에는 어떤 게 있었나요?
IPX: K-팝 아티스트 응원봉의 경우 아티스트의 아이덴티티가 잘 표현되는 것이 중요합니다. 각 아티스트 또는 그룹마다 색이 뚜렷하고, 디테일한 캐릭터성이 있어서 이를 다소 직관적으로 보여주며 팬분들의 공감대를 형성할 수 있는 부분에 중점을 두는 것인데요. 올림픽 응원봉의 경우 대한민국을 상징하는 태극기를 대하는 일이었기 때문에 디자인이 조심스러울 수밖에 없었습니다. 주어진 일정 내에 개발과 제조가 가능하면서 대한민국 선수단의 단복과도 어우러지는 절제된 디자인과 올림픽의 아이덴티티가 묻어나는 형태에 대한 고민이 있었습니다. 그렇게 최종적으로 완성된 것이 응원봉 고유의 형태를 보존하되 성화와 스타디움을 모티브로 한 현재의 디자인입니다. 버튼을 누를 때마다 파랑-빨강-노랑-초록으로 바뀌는 색은 오륜기에서 영감을 얻었습니다. 빛으로 구현할 수 없는 오륜기의 검은색은 오륜기의 바탕색인 흰색으로 대체했고, 이번 파리올림픽의 로고 컬러인 골드빛을 디자인에 추가했습니다. 사실 한복 저고리의 깃이나 트로피를 형상화한 디자인, 오픈형 디자인 등 다른 후보가 많았는데, 모두 세상에 내보내지 못해 아쉽습니다.
파리의 코리아하우스에서 다함께 응원봉을 들고 경기를 응원했던 ‘단체 응원전’ 현장의 분위기는 어땠나요?
HBS: 결론부터 말씀드리면 분위기가 이보다 더 좋을 수는 없었습니다. 정말 많은 변수를 감수하고 준비한 단체 응원전이었습니다. 야외에서 진행되기 때문에 하늘에 맡길 수밖에 없었던 날씨와 일몰 시간부터 정해진 큐시트 없이 진행되는 스포츠 경기에 맞춘 응원봉 연출 및 파리 현지 공연 연출팀과의 호흡까지 무엇 하나 쉬운 것이 없었습니다. 하지만 노력하는 자에게 복이 있다고 했나요? 코리아하우스에서 응원봉을 나눠주기 시작하자 오후 내 내리던 비가 그쳤고, 어려운 경기에서 대한민국 선수들이 좋은 플레이를 해주면서 분위기는 점점 고조되었습니다. 특히 상품솔루션팀은 아티스트 공연과는 성격이 또 다른 스포츠 이벤트의 연출을 완벽히 해내어 응원하는 모든 분들이 한마음으로 응원에 집중할 수 있도록 큰 도움을 주었습니다.
IPX: 야외에서 진행되기 때문에 다양한 효과를 연출하는 데 기술적인 제약이 있었습니다. 또한 경기 흐름에 따라 빠르게 반응해야하는 스포츠 경기 연출이라는 점이 큰 도전 과제였습니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단순하지만 눈에 띄는 몇 가지 효과만을 사용하여 임팩트를 구성하였고, 색 위주의 연출로 화려함보다는 통일감에 더 무게를 두었습니다. 특히 파리 현지의 연출팀과 스포츠 경기에서 발생할 수 있는 시나리오별 효과를 사전에 약속하여 라이브로 진행되는 경기에서 응원봉을 하나의 무대 연출로 보이게끔 표현할 수 있었습니다. 무엇보다, 케이팝의 상징인 응원봉이 선수분들을 응원하는 팬분들의 마음과 하나되어 멋진 응원전을 펼치는 모습을 보며 우리의 전략이 적중했다는 생각에 무척 기뻤습니다.
국내외로 팀 코리아 응원봉에 대한 반응이 뜨거웠습니다. 가장 기억에 남는 에피소드가 있었나요?
HBS: 팀 코리아 응원봉은 대한민국 국가대표 올림픽 결단식에서 그 모습을 처음 선보였는데요. 많은 선수분들이 응원봉이 마음에 든다며 각종 인증 사진을 찍고 개인 소셜 미디어에 올리기도 했습니다. 어떤 선수분은 자신을 응원하러 파리에 오는 가족분들을 위해 추가로 응원봉을 구할 수 있는지 연락을 주시기도 했습니다. 선수분께서 직접 팀 코리아 응원봉으로 응원을 받고 싶다고 말씀주신 것에 큰 감명을 받았습니다. 또 현지에 계신 다양한 국적의 외국인들도 팀 코리아 응원봉을 신기하게 생각해주셨고, “멋지다.”, “우리나라에도 도입했으면 좋겠다.”, “새로운 응원 문화를 만들어낸 한국이 놀랍다.” 등 긍정적인 반응과 함께 좋아해주셔서 매우 기쁘고 인상적이었습니다. 지난 8월 11일 대한민국 선수들이 폐막식에서 팀 코리아 응원봉을 흔들며 2024 파리올림픽을 마무리했습니다. 앞으로의 올림픽에서도 대한민국 선수들의 멋진 활약과 진화된 응원 문화를 기대해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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