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스파(aespa)가 정규 1집 ‘Armageddon’으로 세계관 시즌 2의 서막을 열었다. 다중우주 속 “무한 속의 너(‘Supernova’)”를 구성하는 독특한 비주얼을 살피다 보면, 어느새 시선은 에스파의 손끝에 머물게 된다. “말괄량이 초능력자”가 되어 SF적인 요소가 한껏 강조된 ‘Supernova’와 외계 생명체의 손처럼 연출된 ‘Armageddon’ 네일 그리고 ‘Hot Mess’ 속 ‘갸루’ 네일까지, 브레쓰네일즈(@breathnailz) 우수미 대표가 손끝에 에스파의 강렬한 서사를 담아내는 비하인드에 대해 들어보았다.
에스파가 ‘Supernova’에서 초능력자로 돌아왔죠. 세계관 시즌 2를 예고하는 곡인 만큼, 네일에도 SF적인 요소가 강조된 게 느껴졌어요.
우수미: 이번 ‘Armageddon’은 정규 앨범이고, 에스파에게 굉장히 중요한 모멘텀이었잖아요. 제가 대중분들에게 처음 주목받기 시작한 건 ‘Better Things’ 네일이었는데, 늘 이 네일보다 더 예쁘고, 주목받는 네일을 만들어야 한다는 생각에 어깨가 무거웠어요. ‘다시 히트를 쳐야 한다.’라는 생각으로 할 수 있는 건 다 해보다가 나온 게 ‘Supernova’의 Superbeing 버전 콘셉트 포토 네일이에요. 초능력자가 테마였던 만큼, 네일의 메인 패턴은 핑크색과 메탈릭한 컬러로 디자인의 통일성을 주고, SF적인 포인트를 살리기 위해 네일에 클리어 젤로 만든 장식으로 포인트를 줬습니다. 보통 사전에 네일 팁을 제작한 뒤, 현장에서 실제 착장과 헤어 스타일을 확인할 수 있다 보니 아티스트의 특성을 네일에 담기도 하는데요. ‘Supernova’ 뮤직비디오 속 네일이 그 예시였어요. ‘초능력자’ 콘셉트지만, 이왕이면 실제 에스파 멤버들의 장난기 많고, 밝은 성격을 고려해 ‘말괄량이 초능력자’라는 캐릭터를 살리고자 했어요.
‘Armageddon’은 선공개 곡 ‘Supernova’와 상반된 콘셉트였어요. 신비로우면서도 그로테스크한 비주얼이 인상적이었는데, 어디에서 영감을 받은 네일 아트였나요?
우수미: ‘Supernova’와 반대로 ‘Armageddon’은 전반적으로 다크한 무드잖아요. 제가 워낙 다크하고 그로테스크한 비주얼을 좋아하는 편이라 자연스럽게 떠오르는 이미지를 네일에 옮겼어요. 네일은 무엇보다 옷에 최대한 잘 스며드는 게 중요하다고 생각해서 시안 속 의상을 가장 많이 참고하는 편인데, 닝닝 씨 시안은 돌로 만들어진 높은 산이 떠올랐어요. 그래서 닝닝 씨의 ‘Armageddon’ 티저 이미지 네일은 바위와 돌의 이미지를 연상시키며 작업했는데, 개인적으로 마음에 드는 네일 중 하나예요. 지젤 씨는 마녀의 불꽃을 형상화했고, 카리나 씨는 물, 윈터 씨는 나비를 메타포로 삼았습니다. 티저 이미지는 자연물에서 영감을 받았다면, MY Power 버전 콘셉트 포토 네일은 평소 관심 있게 보던 패션 아이템에서 영감을 받았어요. 그 당시에 갑옷에 꽂혀 있어서 ‘가죽 소재의 갑옷을 네일로 만들면 어떨까?’라는 아이디어를 반영했고, 구두 굽의 느낌을 살려보기도 했고요. 윈터 씨 네일의 경우 ‘Armageddon’의 테마 그 자체를 담을 수 있도록 외계인과 우주선에서 영감을 받아 작업했어요.
에스파의 일본 데뷔 앨범 ‘Hot Mess’의 네일 아트는 일본의 트렌드가 반영된 부분도 있을까요?
우수미: 일본의 네일 하면 유명한 게 ‘갸루’ 스타일이잖아요. 그래서 ‘갸루’ 스타일 네일 하면 떠오르는 이미지를 최대한 반영하고자 했어요. 지젤 씨를 볼 때마다 ‘갸루’ 스타일이 참 잘 어울린다고 생각해서 ‘Supernova’ 뮤직비디오 네일도 ‘갸루’ 느낌으로 해드린 적 있거든요. 본격적인 ‘갸루’ 네일을 하는 만큼 ‘호피무늬는 무조건 지젤 씨다.’라고 결정하고 디자인했어요.(웃음) 또 ‘갸루’ 하면 프렌치가 생각나는데, 윈터 씨는 소프트한 색감이 잘 어울리는 편이라 화이트 톤의 프렌치 네일로 작업했어요. 카리나 씨랑 닝닝 씨는 손톱 위에 장난감을 얹은 것처럼 귀여운 이미지였으면 좋겠다고 생각해서 알록달록한 파츠를 열심히 붙였어요. 마침 현장에 가니 신발도 파츠가 잔뜩 들어간 샌들이더라고요? 가끔 네일이 다른 액세서리나 의상이 절묘하게 매치될 때 오늘도 운이 좋다는 생각을 종종 해요.(웃음)
재킷 화보용 네일과 평소 브레쓰네일즈의 네일을 작업할 때의 차이도 있을까요?
우수미: 아티스트 재킷 포토용 네일은 퍼포먼스가 없다면 불편하더라도 평소에 하기 어렵고, 최대한 화려하고 예쁜 네일이 최고라고 생각하거든요. 그래서 해보고 싶었던 기법이나 도전적인 스타일을 시도하는 편이에요. 반면, 매장에 방문하는 손님들의 경우 최대한 트렌드에 맞춰서 니즈를 충족시키는 게 첫 번째예요.가끔 개인적인 제 욕심으로 물방울이나 물결 같은 엠보를 좋아해서 즉석에서 제안드리기도 하는데, 그때 OK가 떨어지면 하는 편이고요.(웃음) 한국이 점점 네일 아트에서 도전적인 자세로 변하고 있다고 느껴지는 게, 손님들께서 아티스트가 했던 네일 디자인을 요청하시는 경우가 많아졌어요. 최근에도 한 손님분이 받고 싶다고 하셔서 “정말 괜찮으시겠어요?”라고 여쭤봤는데, 해외여행 기념으로 네일 받아서 사진 예쁘게 찍으실 거라고 말씀하시는 거예요. 그때 깜짝 놀랐던 기억이 있는데, 손님들도 다 같은 네일을 하기보다는 살짝 베리에이션된, 나만의 네일을 찾으시는 게 느껴지더라고요.
- [BEHIND SHORTS] 누군가를 응원하는 마음은 다 똑같으니까2024.08.27
- [BEHIND SHORTS] 모아의 가장 좋은 친구 ‘뿔바투’ 탄생기!2024.08.26
- [BEHIND SHORTS] 엔하이픈에게 고양이란?2024.08.2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