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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민지
사진 출처플레디스 엔터테인먼트

“저희가 한 번 보여드리고 오겠습니다. K-팝.” 세븐틴의 이번 ‘롤라팔루자 베를린 2024(이하 ‘롤라팔루자’)’를 다룬 다큐멘터리 ‘SEVENTEEN: Run-Up the Leap’에서 호시는 명료하고 명확한 한 문장으로 세븐틴의 이번 공연에 대해 다짐했다. 세븐틴의 롤라팔루자 공연은 군대에 가야 하는 정한이 공식적으로 ‘당분간’ 마지막 무대라는 아쉬움과 ‘잘해야’ 한다는 ‘팀의 숙명’을 가진 멤버들의 중압감 속에서 이루어졌다. ‘손오공’, ‘DON QUIXOTE’로 시작해서 무한 루프의 ‘아주 NICE’까지 1시간 30분 동안 쉼 없이 고강도의 퍼포먼스가 이어지는 세트리스트 구성, 페스티벌에 맞춰 바뀐 밴드 편곡, 숨소리까지 들리는 말 그대로 ‘미친’ 라이브까지. 세븐틴은 이 모든 걸 준비하면서도 그 노력이나 힘듦에 대해 말하는 대신, 그저 수만 명의 관중 앞에서 무대로 그들만의 K-팝을 증명해냈다.

공연 준비의 시작부터 마지막까지 함께했던 A&R팀, 사운드랩, 안무팀과 퍼포먼스 디렉팅팀이 세븐틴 롤라팔루자 공연 비하인드에 대해 풀어놓았다. 베를린의 마지막 여름날, “우리 함께 빛나는 순간 수많은 내일들의 용기(‘Headliner’)”가 되어주었던 세븐틴의 롤라팔루자 헤드라이너로서의 무대에 대한 이야기다.

[기. 공연 준비의 시작]
유럽 팬들을 위한 세트리스트 결정
A&R팀: 그동안 아쉽게도 유럽 팬들과 만날 수 있는 기회가 많지 않다 보니 ‘세븐틴이 어떤 그룹인지를 보여줄 수 있는 무대를 위한 곡’과 ‘상반기 진행된 글래스톤베리에서 보여준 세븐틴의 모습과는 또 다른 면모를 보여줄 수 있는 곡’을 기준으로 세트리스트를 짰습니다. 그래서 이번 ‘롤라팔루자 베를린 2024’의 세트리스트는 세븐틴 콘서트의 중심이 될 수 있는 곡들이 대다수였어요. 메가크루 퍼포먼스의 정석인 ‘손오공’을 시작으로 규모감 있는 퍼포먼스를 보여줄 수 있는 ‘DON QUIXOTE’로 오프닝을 열었고, 감성적이지만 여전히 세븐틴의 청량한 에너지함을 보여줄 수 있는 ‘Ready to love’, ‘Rock with you’, 웅장하고 파워풀한 ‘박수’, ‘HOT’ 그리고 세븐틴의 공식 유닛과 스페셜 유닛의 무대까지 보여드리게 되었어요.

특히 이번 스페셜 유닛의 무대는 승관 씨의 아이디어로 시작되었어요. 부석순과 리더즈와 같은 스페셜 유닛은 유럽에서 보기 어려운 무대이니 유럽 팬분들을 위해 롤라팔루자에서 꼭 보여주고 싶다는 의지가 강했어요. 호시 씨는 부석순과 리더즈, 퍼포먼스팀 무대까지 진행해야 해서 체력적으로 무리가 됐을 텐데 좋은 무대를 위해 열정을 불태워주었습니다.

멤버에 맞춘 편곡 작업
A&R팀: 세븐틴의 기존 곡을 밴드 사운드로 편곡할 때 가장 신경 쓰는 부분은 ‘기존의 퍼포먼스와 사운드 사이에 이질감이 없는가?’예요. 퍼포먼스 동작이나 구성 하나하나 모두 원곡의 사운드에 맞춰져 있다 보니 음악 소스가 가진 무드, 소스의 타이밍이 살짝만 달라져도 퍼포먼스의 느낌이 달라지거든요. 그런 작은 감도를 맞추기 위해 퍼포먼스 디렉터님이 편곡 미팅에 함께 참석하여 디테일한 부분에 많은 의견을 줬고, A&R팀 또한 안무 연습을 팔로우해서 편곡의 디벨롭 방향을 찾았습니다.

그리고 세븐틴의 강점 중 하나는 다인원인 만큼 각기 다른 매력적인 보컬을 보유하고 있다는 거예요. 메인 보컬인 도겸 씨, 승관 씨 둘 다 보컬 실력이 뛰어나요. 도겸 씨의 보컬은 파워풀하고 시원한 느낌이라면 승관 씨의 보컬은 허스키한 음색을 기반으로 감성적인 느낌을 가지고 있고요. 나머지 멤버들도 맑고 깨끗한 목소리, 거칠고 에너지 있는 목소리 등 본인만의 특색 있는 보컬 스타일을 가지고 있어 편곡할 때도 멤버의 파트를 고려하는 편이에요. 예를 들어 ‘HOT’에서는 파워풀한 느낌을 보여주기 위해 인트로에 도겸 씨의 파트를 가져온다거나, ‘Headliner’에서 감정이 고조되는 승관 씨의 파트는 악기 소스를 확 덜어내어 감성을 더 느낄 수 있도록 하는 등의 작업을 했습니다.

사운드랩: 세븐틴이 다양한 장르를 넘나들며 퍼포먼스를 펼치는 만큼 장르가 바뀌어도 각 곡의 특성과 무대의 흐름에 맞춰 드럼 사운드를 조정하고, 믹싱 단계에서 멤버별 보컬 톤 정리 및 밸런스 등을 정교하게 작업했습니다. 세븐틴의 목소리를 최대한 생생하고 선명하게 전달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했기 때문에 라이브의 생동감을 살리면서도 무대 위에 있는 멤버들의 에너지를 관객에게 전달하기 위해 밸런스를 유지하는 것이 핵심이었습니다. 세븐틴은 라이브 실력이 뛰어난 팀이다 보니 그들의 보컬이 빛날 수 있도록 자연스럽고 힘 있는 사운드를 내는 데 주안점을 두고 작업했습니다.

본질에 집중한 퍼포먼스 연습
퍼포먼스 디렉팅팀 윤혜림 LP: 지금까지 유럽 공연이 많지 않았던 만큼 세븐틴의 유럽 팬분들에게 ‘세븐틴의 근본적인 퍼포먼스를 보여주자.’라는 의도를 최대한 살려서 공연을 준비했습니다. 풍성한 밴드 사운드와 함께 보여지는 화려한 퍼포먼스가 멀리서 응원해주시는 유럽 팬분들이 보실 때 낯설지 않게 느껴질 수 있도록 본질에 집중했어요.

멤버들과 세트리스트를 의논할 당시에도 대략 1시간 30분의 공연 내내 관객들의 눈과 귀가 즐거운 무대, 아쉽지 않은 무대를 만들고자 많은 대화를 나누며 곡을 선정했고, 이에 따른 안무팀의 동행 여부도 결정했던 것으로 기억합니다. 세븐틴과 댄서들의 호흡을 잘 보여줄 수 있는 ‘손오공’, ‘DON QUIXTE’, ‘MAESTRO’와 화려하고 풍성한 에너지를 끌어올릴 수 있는 ‘Left & Right’, ‘음악의 신’, ‘HOT’. 다양한 매력을 보여줄 수 있는 힙합팀, 퍼포먼스팀, 보컬팀, 세 유닛의 무대. 거기에 생각지도 못할 부석순, 리더즈 믹스 유닛의 반전 매력 등. 힘에 부칠 수 있는 세트리스트였지만 보여주고자 하는 것을 확실히 보여주고 오고 싶다는 세븐틴 멤버들의 의견에 모두가 열심히 준비하여 멋진 공연을 만들어냈다고 생각합니다.

안무팀 이은솔: 멤버가 많은 만큼 보여줄 수 있는 구성과 안무도 다양한데, 개개인이 모두 그런 안무들을 소화할 수 있다는 게 큰 장점이라고 생각합니다. 세븐틴이 워낙 춤을 잘 추니까요! 무대에서 동선이 꼬이지 않게 그만큼 합을 맞추기 위한 연습도 많이 했어요.

안무팀 온승우: 세븐틴은 각자의 색이 뚜렷하면서도 칼군무가 인상적이에요. 이는 멤버 모두가 춤을 잘 추기에 가능한 거라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멤버들이 이미 완벽한 무대인 만큼, 댄서들도 무대의 퀄리티를 높이기 위해 단체 연습 외에 각자 개인 연습에도 시간을 쏟는 등 열심히 노력했습니다.

안무팀 강성찬: 세븐틴과 함께하는 공연의 모든 준비 과정은 언제나 열정!열정!열정!이에요.(웃음) 연습 중 세븐틴의 춤을 보면 댄서로서 늘 자극을 많이 받아요. 세븐틴 퍼포먼스의 안무와 구성들을 보면 정말 디테일하고 하나 하나 의미가 있고 절대 쉽지 않은데 그 어려운 안무들을 세븐틴은 완벽하게 하거든요.

[승. 공연 직전의 긴장과 흥분]
긴장 풀기
안무팀 이은솔: 무대 올라가기 전에 멤버들이 항상 사기를 끌어올려주는 말을 하는데, 긴장을 풀어주는 느낌이라 늘 도움이 됩니다. 덕분에 이번 공연 시작 전에도 떨리는 마음을 ‘파이팅!’으로 다잡았기에 공연을 잘 보여드릴 수 있었습니다.

안무팀 온승우: 무대를 시작하기 전 관객의 규모를 봤는데요. 너무 많은 관객 수에 안무팀도 다들 긴장을 해서 운동을 하든지 안무를 체크하든지 각자만의 방식으로 긴장을 풀려고 했습니다. 먼 타지에서 수많은 관객분들이 호응해주고 한국어 가사까지 따라 부르는 모습을 보며 세븐틴의 영향력에 굉장히 놀랐고, 체력적으로는 힘들었어도 저희까지 뿌듯하고 값진 경험을 했다고 생각합니다.

안무팀 강성찬: 무대를 올라가기 전에는 몸에 힘이 하나도 안들어갈 정도로 너무 긴장되고 떨려서 힘을 내기 위해 운동도 하고 분위기와 에너지를 끌어올리려고 했어요. 그런데 그때 무대 시점 관객 사진을 보여주셨는데 이런 무대에서 춤을 출 수 있다는 것만으로도 너무 행복하고 감사했어요. 세븐틴 최고!(웃음) 무대가 끝난 후 그 여운은 정말 오래 지속됐어요. 몸은 힘들고 지쳤지만 마음은 너무 신나고 흥분되어 있어서 무대가 끝난 후 대기실로 돌아가는 중에도 계속 무대 이야기만 했었어요.

쌓아둔 원기옥 에너지 폭발시키기
A&R팀: 롤라팔루자의 준비 과정은 여느 때 공연 준비 과정과 동일했습니다. 무대에 함께 오르는 밴드와 댄서와의 호흡을 위해 꾸준히 연습했고, 생동감 있는 라이브를 위해 안무 연습 내내 라이브 연습도 진행했습니다. 모든 무대를 진심으로 임하고, 언제나 본인들이 할 수 있는 최선을 다하는 그룹이니까요. 페스티벌 당일에는 오프닝 무대부터 멤버들이 흥분한 게 보였습니다. 마치 ‘그동안 쌓아온 원기옥을 여기서 다 보여주겠다.’라고 하는 듯한 느낌을 받았어요. 공연 이후 멤버들한테 들은 이야기로는 본인들도 시작하자마자 ‘오늘 에너지 장난 아니다.’라는 느낌을 받았다고 하더라고요. 퍼포먼스의 에너지가 폭발한 만큼 관객분들 또한 그에 상응하는 에너지를 보여주셨는데, 가수와 팬 모두에게 좋은 기억으로 남은 공연이었을 거라 생각합니다.

[전. 공연의 에너지]
보컬과 드럼 사운드 조정
사운드랩: 이번 공연에서는 보컬과 드럼이 핵심적인 에너지를 전달하는 중요한 요소였기 때문에, 두 소리가 관객들의 가슴속 깊이 울려 퍼지게 함으로써 무대의 강렬함과 역동성을 유지할 수 있도록 했는데요. 결과적으로 보컬과 드럼의 균형 잡힌 조합이 다양한 장르를 넘나드는 공연의 흐름을 박진감 있게 이끌어가며 일관된 에너지와 감동을 전달할 수 있게 된 것 같습니다.

‘헤드라이너’의 퍼포먼스
안무팀 강상준: 세븐틴 퍼포먼스의 매력은 다인원 멤버들의 탄탄한 실력과 표현력, 댄서들과의 군무에서도 열을 맞춰 일사분란하게 움직이는 어울림이라고 생각해요. 세븐틴 멤버들, 안무팀, 퍼포먼스디렉터님 등 공연에 참여하는 모두의 땀과 노력이 아름다운 조화를 이루어 멋진 퍼포먼스가 탄생할 수 있었던 것 같습니다. 현장 반응도 너무 뜨거워서 저희도 ‘유럽 관객들에게 최고의 퍼포먼스를 보여주고 싶다.’라는 마음으로 무대에 올랐는데, 매 순간이 전율의 연속이었습니다. 

안무팀 이은솔: 롤라팔루자가 제 인생에 또 언제 올 기회인가 싶어서 모든 무대를 눈으로 꼭 담았는데, 유독 기억에 남는 순간은 멤버들이 ‘Headliner’를 부를 때 아주 큰 꽃가루가 터졌을 때예요. 그 모습이 그저 청춘인 세븐틴을 보여주는 것 같아 아름다웠습니다. 너무 자랑스러운 ‘헤드라이너’였어요.

© 플레디스 엔터테인먼트

[결. 공연을 마치고]
무대를 성공적으로 마친 소감
A&R팀: 공연 당일까지도 낮 시간이 너무 더워서 관객석이 비지는 않을까, 페스티벌의 특성상 호응이 적지는 않을까 등 내심 걱정했는데 유럽 각지에서 많은 팬분들이 찾아와주셨고, 걱정이 무색할 정도로 환호성과 ‘떼창’을 해주셔서 너무 감사했습니다. 다른 언어와 문화이지만 세븐틴의 무대와 콘텐츠를 사랑해주시는 모습을 보고 이 분들의 기대와 성원에 보답할 수 있는 좋은 콘텐츠를 만들 수 있게 노력해야겠다는 마음을 다잡게 된 시간이었습니다. 전 세계에서 사랑받는 아티스트들과 같은 무대에 서고, 그 무대의 헤드라이너로 퍼포먼스하는 세븐틴의 스태프로 공연에 참여하게 되어 영광이었습니다. 

사운드랩: 세븐틴은 준비 과정부터 무대에 오를 때까지 매 순간 끊임없이 성장하는 아티스트입니다. 단순히 노래와 춤을 표현하는 데 그치지 않고 각자의 개성과 실력을 살려 매번 새로운 이야기를 만들어내려고 하고, 그 순간에 최선을 다하고자 하는 마음이 무대 위에서 더욱 빛을 발하거든요. 대규모 페스티벌, 수많은 관객이 모인 무대에서 세븐틴의 사운드를 책임질 수 있어 정말 큰 영광이었습니다. 아티스트의 퍼포먼스가 완벽하게 전달될 수 있도록 짧은 시간내에 음향을 세팅하고 조정하는 작업은 매우 중요한 일이었는데 결과적으로 잘 마무리되어 정말 기쁩니다. 특히 이렇게 큰 페스티벌에서는 다양한 요소들이 동시에 작동하기 때문에 긴장감이 있었지만 스타사운드 음향감독님들과 A&R분들과의 협업 덕분에 무사히 마칠 수 있었습니다. 앞으로도 최고의 사운드를 제공할 수 있도록 계속해서 노력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안무팀 온승우: 이번 롤라팔루자 공연에서 멤버들이 자기 파트가 아닐 때 무대 옆에서 댄서들을 봐줬는데, 마치 응원해주는 듯한 느낌을 받아서 더 열심히 했던 기억이 있습니다. 그리고 댄서들도 무대 중간 잠시 쉬는 시간 때마다 모니터 앞에 모여서 세븐틴을 봤는데, 세븐틴은 춤과 노래는 물론 멘트나 무대 자체도 잘해서 모니터링할 때도 마치 TV를 보는 기분이었습니다.

안무팀 강성찬: 무대 위 세븐틴은 뭐라 표현할 수 있는 단어가 없어요. 모든 것이 완벽하게 준비되어 있기 때문에 무대에서는 그냥 그 순간을 '엄청' 즐기는 멋진 아티스트에요.

안무팀 강상준: 세븐틴이 무대 밑에서는 장난끼도 많고 인간적인 사람들이지만 무대 위에서는 굉장히 프로페셔널하고 전혀 다른 모습을 보여주잖아요. 이미 최고인 그룹이 계속 발전하는 걸 보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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