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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민지
사진 출처플레디스 엔터테인먼트

춤이 너무 좋아 자신의 방 벽면에 거울을 붙이고 홀로 춤 연습을 하던 TWS 지훈은, 어느새 자신에게 용기를 주는 다섯 명의 멤버들과 함께, “비로소 날 완전하게” 해준 TWS의 팬덤 42 앞에서 자신만의 ‘멋’을 담은 춤을 춘다. 위버스 라이브에서 42들을 위해 프리스타일 댄스를 선보이는 것은 물론 힙합, 현대무용, 텃팅, 크럼프까지 다양한 장르에 매진하며 항상 새로운 춤을 선보이는 지훈에게 춤이 가져다주는 행복에 대해 물었다.

‘지훈이의 육아 난이도⭐️⭐️⭐️⭐️⭐️⭐️⭐️’
지훈: 공백기 때 팬분들에게 어린 저의 모습을 보여주고 싶어서 어렸을 때 제가 리듬체조를 하는 영상을 올린 적이 있어요. 누나가 “지훈아, 세상 사람들이 네가 어렸을 때부터 이랬다는 걸 알아야 돼. 제발 올려줘. 소원이다.”라고 해서 대신 저도 뒤에 있는 누나를 크롭하지 않겠다는 조건 하에 올리게 되었어요. 저희 누나가 생각보다 유연하더라고요.(웃음) 그 사실에 좀 놀랐고 도훈이 형이 그걸 재현할 줄 몰랐는데 너무 잘 따라 해서 또 놀랐어요. 되게 재밌었습니다.(웃음)

춤과 함께한 10대
지훈: 연습생을 일찍 시작하다 보니 어릴 때부터 월말 평가를 봤어요. 한 번은 마지막 순서로 힙합을 평가받자마자 바로 이어지는 현대무용 평가에서 첫 번째 순서가 됐어요. 사실 어려웠지만, 그때 다른 장르의 춤을 바로 춰보는 경험이 너무 재밌더라고요. 순식간에 몰입하는 집중력을 키울 수 있었고, 다양한 스타일을 소화한다는 점에서 재밌었어요. 그리고 어렸을 때부터 제가 좋아했던 댄서분들 중에서 현대무용으로 춤을 시작한 분들이 있다는 걸 알게 됐어요. 그걸 알고 모니터링을 하니 그분들이 춤을 추실 때 선이 너무 예쁘게 나오는 게 보이더라고요. 그래서 ‘저걸 꼭 터득해야겠다.’ 싶어서 연습하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고등학교 1학년 때 다양한 장르의 실기 고사를 준비했던 적이 있는데, 그중에서도 현대무용과 락킹 실기 고사를 준비했던 게 생각이 나요. 락킹 실기 고사를 준비하는 동안 처음으로 친구랑 2인 1조로 합을 맞춰보면서 제가 그동안 상상했던 예술고등학교의 생활을 가장 근접하게 경험했던 것 같아요. 함께 연습했던 친구는 댄서를 준비했는데, 안무 마지막에 아크로바틱처럼 과감한 동작도 많이 넣어봤던 기억이 납니다. 춤만을 바라보고 지내왔던 친구와 함께하면서 많이 배울 수 있었고 영광이었어요.

텃팅을 위한 트레이닝
지훈: 사실 아직 멤버들에게도 얘기한 적 없는데 제가 텃팅*을 하면서 트레이닝을 시작하게 됐어요. 학교 학기 말 무대에서 한 선배님이 텃팅을 하시는 걸 보고 시작하게 됐는데, 선배가 “텃터(텃팅하는 사람)는 강인해야 한다.”라고 조언해줬어요. 제가 마음속에 늘 새기고 있는 말입니다.(웃음) 텃팅은 큰 각들을 빨리빨리 움직여야 하는데 힘이 빠지면 안 되거든요. 그래서 힘을 컨트롤하기 위해 오래 달리기를 하다가 세게 달리기까지 하는 느낌으로 트레이닝을 하고 있어요. 예를 들어, 오늘 한 시간 트레이닝을 하면 좋아하는 2분~2분 30초짜리 곡들을 랜덤으로 재생해놓고 노래에 맞춰서 한 곡마다 손 라운딩, 레그레이즈업, 크런치, 플랭크, 브리지 중 하나를 해요. 트레이닝용 플레이리스트도 따로 있어요. 만약 4분짜리 노래가 나오면 4분 동안 플랭크를 해야 하잖아요?(웃음) 그럴 수 없기 때문에 웬만하면 2분 내외의 노래들을 찾아서 모아뒀어요.
*텃팅: 이집트 벽화 속 고대 문자를 모티브로 만들어진 춤 기술. 손, 팔을 사용해 직선, 직각, 사각형 형태로 동작을 구사한다.

요즘의 관심사, 크럼프
지훈: 지금의 저를 처음 보는 분들은 제 춤의 장점이 힘이라고 생각할 수 있는데, 저는 제 장점을 연결성이라고 생각하거든요. 그런데 스스로 모니터링을 해보니 ‘너무 부드럽게만 추는 건 아닌가?’, ‘너무 웨이브만 있는 건 아닌가?’라는 생각이 들어서 춤을 출 때 더 컨트롤하는 방법을 연구하고 있어요. 요즘은 크럼프**에 관심이 굉장히 많아요. 처음에는 제 성격도 그렇고, 뭔가 크럼프가 제게 잘 어울릴 것 같지 않은 거예요.(웃음) 그렇지만 제가 표현하고 싶은 코레오그래피에 엄청난 영향을 줄 것 같은 장르라 크럼프를 되게 주의 깊게 보고 있어요. 최근 연습하면서, 특히 프리스타일을 할 때마다 틀에 갇힌다는 느낌을 최근 한두 번 정도 받았거든요. 그걸 깨려면 조금 더 표출하고 부수는 감정적인 춤을 연습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텃팅을 하더라도 텃팅 베이스에 크럼프 요소를 몇 개만 섞으면 훨씬 더 풍부한 댄싱을 구현할 수 있을 것 같더라고요. 스스로 부족한 점을 발견했을 때, 조금 더 욕심이 생겼을 때 다양한 장르에 관심을 갖게 돼요.
**크럼프: 뉴스쿨 장르의 스트리트 댄스 중 하나. ‘Kingdom Radically Uplifted Might Praise’의 약자로, 신을 경배하는 격렬한 춤이라는 의미처럼 과격하고 파워풀한 동작이 많다.

계단식 성장
지훈: ‘Sparkling Blue’ 활동을 준비하면서 지금까지 찍었던 커버 영상의 수가 확 줄었는데 그때 ‘안 된다. 내 갤러리에 춤 영상이 더 있어야 한다.’ 싶더라고요.(웃음) 컴퓨터에도 2023년 몇 월, 2024년 몇 월 이렇게 춤 영상을 아카이빙하는데요. 그걸 쭉 보면 ‘성장은 계단식이구나. 올라가는 순간도 있지만 평평한 순간이 더 많긴 하구나.’라는 생각이 들면서도 ‘제자리걸음은 아니구나.’에 의의를 두게 되더라고요. 가끔 수업이 막 끝났는데 춤을 추려고 하면 지쳐서 힘들 때가 있어요. 그래도 해야겠다고 생각하는 이유는 ‘컨디션 좋은 날에 춤추자. 예쁜 옷을 입은 날에 더 춤추자. 컴퓨터를 사면 대형을 정리하자.’ 이런 식으로 더 좋은 환경, 더 베스트인 상황에서 뭔가를 하려고 하면 결국엔 기회를 놓치게 되더라고요. 오늘 진짜 못할 것 같고 진짜 힘들다 싶어도 일단 해보면 결국은 또 해내게 돼요. 그런 제 노력을 다른 사람들이 몰라줘도 돼요. 무언가를 위해서 노력하면 그에 대한 기대감도 커지는데, 저는 어떤 걸 기대하기 위해서 열심히 한 게 아니거든요. 그래도 팀을 위해서만큼은 꼭 노력하자고 생각해요.

챌린지
지훈: 선배님, 후배님들과 챌린지를 할 수 있다는 게 너무 감사한 일이어서 잘해내고 싶어요. 안무를 멋있게 준비하신 만큼 저도 함께하는 아티스트로서 잘해내고 싶다는 생각이 커서 힘을 아끼지 않는 편이에요. 최대한 원작 그대로의 안무와 문화를 따라가려고 하고요. ‘Sticky’ 챌린지는 저희 챌린지를 먼저 찍을 때 키스오브라이프 선배님들이 너무 열심히 해주셔서 저도 ‘선배님들께서 이렇게 춰주셨는데 열심히 추는 걸로 질 수 없다! 나도 더 열심히 해야 한다!’는 생각이 들어서 더 열심히 했고요. NCT 127 선배님들의 ‘삐그덕 (Walk)’ 챌린지는 상황상 연습할 시간이 많지 않았는데 형들이 다른 걸 찍고 있을 때 ‘오케이. 빨리 커버하자!’ 하면서 안 틀리려고 끝까지 영상을 보고 있었어요. 특히 이채연 선배님과 했던 ‘Double Take’ 챌린지가 기억에 남는데, 평소에도 선배님의 춤을 보면서 응원했기에 함께할 수 있다는 점을 영광스럽게 생각하면서 챌린지를 찍었어요. 그리고 정말 많이 헷갈리는 안무인데도 정말 열심히 연습해주셔서 너무 감사했어요.

‘나는 지금 TWS 지훈이야’
지훈: 혼자 춤출 때는 디테일을 신경 쓰기보다 표현하고 싶은 감정이나 스토리, 춤의 다양성에 더 집중하는 편이에요. 그런데 단체 안무를 연습할 때의 디테일은 ‘약속’이라고 생각해요. 아무래도 단체로 맞출 땐 라인이나 각도, 디테일에 집중해야 되는데, 여기서 이걸 하기로 했다 하면 무조건 해야 하는 거죠. 그건 멤버들이랑 같이 했던 약속이니까요. 그리고 TWS에 들어오고 나서는 춤출 때 ‘나는 지금 TWS를 위해서 춤을 추고 있어.’, ‘나는 지금 TWS 지훈이야.’라는 생각을 되게 많이 해요. 그랬을 때 힘이 안 빠지더라고요.

‘MMA 2024’ 무대 비하인드
지훈: 이번 ‘MMA 2024’에서 보여드린 퍼포먼스 중 두 번째 브레이크 들어가기 전이 정말 힘든 순간이라, ‘우리끼리의 기합이 한 번 필요하다. 여기서 힘을 한 번 얻고 가자!’ 싶어서 “TWS (쿵쿵) 파이팅!” 하고 들어갔거든요. 너무 힘든데도 멤버들과 서로 어깨를 두르고 파이팅을 외치니 힘이 딱 나더라고요. 특히 이번 무대에서는 영재 형이 너무 고생이 많았어요. 형 솔로 파트가 힙합 장르 중 하나인 ‘라이트핏’과 줄넘기를 사용하는 스포츠인 ‘더블더치’ 스타일이 같이 녹아 있다 보니 처음에는 무대에서 하기 어려울 것 같았어요. 줄넘기는 발에 걸리면 끝나는 거잖아요. 그래서 줄을 돌려주시는 터너분들과 영재 형이 합도 많이 맞추고, 점프하는 타이밍을 맞추는 연습도 많이 해서 안 걸릴 수 있었어요. 사실은 발이 걸렸을 때 플랜까지 있었어요. “중간에 걸리면 여기로 넘어가서 호응하고 앞에서 뭔가 하자!”라는 계획도 세워놨지만, 그래도 저희끼리 “아니야. 플랜 B가 나오면 절대 안 돼.” 하고 무대 위로 올라갔어요. 그리고 ‘Double Take’ 들어가기 전에 도훈이 형이 “Make some noise!” 하는 부분은 형이 멋있게 하고 싶어서 계속 연습했거든요. 목도 일부러 조금 더 세게 쓰면서 진지하게 연습하는데 그 모습이 너무 귀여우면서도 ‘도훈이 형은 프로구나!’라고 생각했어요.(웃음)
 
TWS 멤버들이라면
지훈: 아마 멤버들은 제가 인사하러 갔을 때 아니면 이전에 공개됐던 연습생 채널에서 저를 처음 봤겠지만 사실 저는 이전에도 연습생을 하면서 멤버들을 오다 가다 몇 번 봤어요. 그들끼리 자주 붙어 있는 모습이 너무 행복해 보였어요. 그래서 TWS 데뷔조에 합류를 제안받았을 때 ‘어떤 팀일까? 어떤 분위기일까?’ 하는 호기심 때문에 “해볼게요.”라고 하게 됐어요. 막상 함께해보니 멤버들은 제가 갖고 있는 불안감과 고정관념을 모두 깨줬어요. 스스로 불안해하면서 안무를 짰던 ‘BFF’도 너무 좋다고 얘기해주고, 계속 같이 연습하는 모습을 보면서 ‘나도 더 이상 겁먹지 않고 그간 노력했던 나의 모습을 보여줘도 되겠다. 이 팀을 위해서 춤을 춰도 되겠다.’라는 느낌을 받았어요. 처음엔 제가 제일 어려워했던 청량한 팀임에도 불구하고, 제가 평소에 추던 춤과는 다른 도전이 필요하더라도 이 팀을 선택했어요. 멤버들의 존재가 저에게 용기를 줬어요. 이 멤버들과 함께라면 어떤 춤을 추든 뿌듯할 것 같았거든요.

막내 경민의 춤을 볼 때
지훈: 경민이가 종종 연습할 때 “이런 건 어떻게 해요?”라고 질문을 많이 하는데, 그럴 때마다 꼭 도움이 되는 답변을 주고 싶더라고요. 예전에는 춤을 출 때 생각을 많이 하지 않아서 대답이 서툴렀는데, 요즘은 스스로 어떻게 추는지 알고 추려고 고민하는 순간이 많아졌어요. 경민이가 자신의 반짝거림을 잘 개발하면 정말 좋겠다는 생각도 들고, ‘나는 저 반짝거림을 어떻게 개발시켰지? 나도 지금 저 반짝거림을 갖고 있나?’ 하는 셀프 체크도 하게 되고요. 이렇게 연습하다 보니 서로 영향을 주고받는 것 같아서 신기해요.(웃음)

지훈이 생각하는 춤의 ‘멋’
지훈: 과거에는 춤을 출 때 노력, 행복, 즐거움, 좋음이 컸는데 최근에는 멋에 집중하고 있어요. 아직 42분들께 많이 보여드리지는 못했지만 개인적으로 연습할 때 멋을 많이 챙기려고 하고, 트렌드에 조금 더 집중하고 있어요. 요즘은 어떤 춤을 추고, 어떤 스타일을 하고, 어떤 의상을 입고 춤을 추는지를 계속 봐요. 그리고 요즘 ‘힙하다’는 반응이 오는 안무들은 어떤 방식으로 제작하는지도 많이 참고하고 있어요. 또 지금은 ‘만족’이라는 키워드에도 많이 가까워지고 있는데, 예전에는 춤추는 자체에 만족했다면 지금은 춤이 만족스러워야 한다는 생각이 생겼어요. 사실 그게 조금 더 괴롭긴 해요. 있는 그대로 행복한 춤을 추는 게 아니라 조금 더 욕심을 갖고 될 때까지, 개선점을 계속 보면서 ‘뭐가 문제일까?’, ‘뭐가 더 좋을까?’ 생각하다 보니 머리가 아프긴 해요. 하지만 그 과정도 너무 재밌더라고요. 무엇보다 댄싱의 퀄리티가 높은 사람을 보면 그렇게 멋있게 빛나기까지 어떤 노력을 했을지 상상이 안 가니까 멋있더라고요. 그래서 저도 단순히 춤을 잘 춘다는 것을 넘어서고 싶어요. 많은 분들이 멋진 춤을 보여주시듯, 저 또한 제 춤을 보는 분들에게 다양한 감정이나 위로를 전하고 싶어요. 그러기 위해 계속 ‘킵고잉’할 예정입니다.(웃음)

도전할 용기를 주는 42
지훈: 갑자기 프리스타일로 춤을 추게 되면 찬물 속으로 다이빙하는 느낌이거든요. 그래서 평소 제가 올리는 프리스타일 영상은 그중에서 잘 나왔다 싶은 것이거나 워밍업을 많이 해놓은 상태에서 찍은 것들이 많아요. 그런데 위버스 라이브에서 프리스타일을 했을 때는 ‘일단 다이빙을 해볼게!’ 같은 느낌으로 일단 해본 거였어요. 42분들이 보고 싶어 하시고, 42분들이 원하신다면 일단 할 수 있을 것 같더라고요. 42분들로 인해 그런 용기가 채워졌다고 생각해요. 그래서 정말 감사해요.(웃음)

‘마지막 축제’
지훈: 올해 세 번째로 42분들을 뵙는 만큼 점점 성장하는 모습을 꼭 보여드리고 싶었어요. '마지막 축제’를 통해 당장의 헤어짐은 아쉽지만 또 다시 만날 내일이 설레고 기대되는, 양면적인 감정이 드는 순간을 꼭 표현하고 싶었습니다. 실제로도 감정이 되게 묘하더라고요. ‘내가 곧 성인이라고?’라는 생각이 들어서 실감도 안 날뿐더러 설렘도 설렘이지만 아쉬운 감정도 많이 들었어요. 어릴 때 조금 더 과감하게 도전해볼 수 있지 않았을까 싶기도 하고요. 그런데 한편으로는 ‘그래도 내가 10대 때 나름 이렇게 불꽃을 날리면서 열심히 했구나.’라는 생각이 들어서 행복하기도 합니다.(웃음)

성인이 되면
지훈: 찜질방에서 하루를 보내 보고 싶고, 심야 영화도 보고 싶어요.(웃음) 그리고 무엇보다 춤, 노래에 더 집중해서 어릴 때의 저와 한 번 비교해보고 싶어요. 연습생 생활을 할 때 출퇴근길이 길었다 보니 부모님이 자주 데리러 와주시곤 했는데요. 그때마다 엄마가 “넌 아직 아무것도 몰라. 어른이 되어야 알 수 있는 것들이 있어. 그때 더 성장할 거야.”라는 이야기를 하셨는데 저는 아직도 그 말이 이해가 안 되거든요.(웃음) 이제 곧 성인이 되니까 ‘내가 직접 체감해보자!’라는 생각이 들기도 하고 더 성숙해지면 표현할 수 있는 범위가 많아지지 않을까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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