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EATURE
스포티파이와 K-팝
스포티파이의 글로벌 영향력은 어디서 나오나
2021.04.19
스포티파이가 한국 서비스를 개시하고, K-팝 중 일부가 스포티파이에서 잠시 사라지는 소동을 겪었던 것도 어느새 먼 일이 되었다. 당시 여러 K-팝 아티스트가 자신의 뜻과 관계없이 피해를 입게 되자 문제를 제기했고, 일부는 즉시 해외 스트리밍 배포 경로를 바꾸어서 자신의 음악을 서비스로 복귀시키는 노력을 하기도 했다. 특히 후자처럼 적극적으로 대처한 경우, 원래 등록한 음악의 정보를 그대로 이어받지 못하여 재생 기록을 새롭게 쌓아 나가야 하는 것은 물론이고 기존에 등록된 재생 목록에서는 여전히 들을 수 없는 경우도 생겼다. 아티스트들이 스포티파이에서 자신들의 음악을 들을 수 없는 상황을 심각한 문제로 보았고, 그중에는 상황을 복잡하게 만드는 위험부담에도 불구하고 배포 계약을 새롭게 맺기까지 했다는 말이다.
당연하게도 이는 한국 음악 소비자를 의식한 것이 아니다. 애플뮤직을 비롯한 글로벌 스트리밍 서비스는 한국 시장에서 한국 기업의 음원 서비스를 압도하지 못하고, 스포티파이는 한국에서 이제 막 서비스를 시작하는 시점이었으니 영향력을 말하는 것 자체가 어려웠다. 요컨대 당시의 반응은 K-팝 아티스트에게 해외 스트리밍 서비스가, 특히 스포티파이가 중요한 플랫폼이라는 사실을 자연스럽게 드러낸다. 소비자는 만족을 되찾고, 모든 것이 정상으로 돌아갔지만, 질문이 남는 이유다. 스포티파이는 어떻게, 얼마나 중요한가?
지금 음악 산업은 곧 스트리밍이다. 국제음반산업협회(IFPI)의 연례 보고서와 통계에 따르면, 2020년 글로벌 음반 산업의 매출은 216억 달러이고, 그중 스트리밍이 134억 달러로 62%에 달한다. 2000년 전후 MP3의 등장을 신호로 음반 산업 규모는 줄어들기 시작했고, 2001년 236억 달러에서 2014년 140억 달러까지 쪼그라들었다. 2015년 이후 음반 산업 규모가 반등하고 현재에 이른 것은 온전히 스트리밍 때문이다. 팬데믹 상황을 고려하지 않더라도 CD 등 실물 음반, 음원 다운로드 등 모든 것이 줄어들고 있다. 오직 스트리밍만이 성장한다. 2020년 스포티파이가 직접 밝힌, 음반업계에 지불한 저작권료가 50억 달러다. 글로벌 음반 산업 전체 매출의 4분의 1에 가깝다.
그리고 스포티파이의 중요성은 4분의 1 이상이다. 스트리밍 서비스가 음악을 소비하는 방식을 바꾸었다고 말한다면, 단언컨대 그 모든 것은 스포티파이가 정립한 것이나 다름없다. 재생 목록은 중요한가? 스포티파이가 그것을 중요하게 만들었다. 맞춤형 추천 서비스가 유용한가? 스포티파이가 그것을 필수 서비스로 끌어올렸다. 초기의 스포티파이에게 재생 목록이란 서로가 자신의 취향을 공유하는 서비스였다. 그러나 대부분의 사람에게 음악이란 그렇게 주도적인 소비의 대상이 아니다. 사람들에게 필요한 것은 친절한 추천이고, 스포티파이는 데이터에서 길을 찾았다. 스포티파이는 당신이 어떤 노래를 듣는지, 하루 중 언제 듣는지, 몇 번 듣는지, 끝까지 듣는지, 그 노래를 재생 목록에 추가하는지 살펴본다. 당신과 유사한 다른 사람의 취향을 참고하고, 템포와 길이 등 음악 자체의 속성도 고려한다. 다수의 취향은 재생 목록에 반영되고, 당신의 취향은 맞춤형 추천으로 이어진다. 맞춤형 추천은 인기가 좋다. 스포티파이 재생의 30%가 맞춤형 추천에서 나온다.
이 과정에서 스포티파이는 사람들이 새로운 음악을 발견하는 과정을 재발명했다. 장르와 언어는 음악 선택에서 가장 손쉬운 명시적 기준이다. 그러나 스포티파이 알고리즘은 보편적인 기준에서 당신의 취향을 측정하고, 스트리밍 세대는 장르나 언어의 편견에서 벗어나 더 많은 음악을 접할 기회를 얻고 있다. K-팝과 레게톤이 미국 주류 시장에 자리 잡는 데에 알고리즘이 기여했다는 해석은 과장이 아니다. 스포티파이는 세계 최대의 스트리밍 서비스라서 중요한 것이 아니다. 대부분의 아티스트는 스포티파이로 돈을 벌지 못한다. 96%는 연간 1,000달러 이하로 정산 받는다. 하지만 아티스트의 음악이 스포티파이에 없다면 다른 기회로 이어질 가능성도 사라진다. 이것은, 스포티파이가 한국에서 서비스를 하느냐 안 하느냐의 문제가 아니다.
당연하게도 이는 한국 음악 소비자를 의식한 것이 아니다. 애플뮤직을 비롯한 글로벌 스트리밍 서비스는 한국 시장에서 한국 기업의 음원 서비스를 압도하지 못하고, 스포티파이는 한국에서 이제 막 서비스를 시작하는 시점이었으니 영향력을 말하는 것 자체가 어려웠다. 요컨대 당시의 반응은 K-팝 아티스트에게 해외 스트리밍 서비스가, 특히 스포티파이가 중요한 플랫폼이라는 사실을 자연스럽게 드러낸다. 소비자는 만족을 되찾고, 모든 것이 정상으로 돌아갔지만, 질문이 남는 이유다. 스포티파이는 어떻게, 얼마나 중요한가?
지금 음악 산업은 곧 스트리밍이다. 국제음반산업협회(IFPI)의 연례 보고서와 통계에 따르면, 2020년 글로벌 음반 산업의 매출은 216억 달러이고, 그중 스트리밍이 134억 달러로 62%에 달한다. 2000년 전후 MP3의 등장을 신호로 음반 산업 규모는 줄어들기 시작했고, 2001년 236억 달러에서 2014년 140억 달러까지 쪼그라들었다. 2015년 이후 음반 산업 규모가 반등하고 현재에 이른 것은 온전히 스트리밍 때문이다. 팬데믹 상황을 고려하지 않더라도 CD 등 실물 음반, 음원 다운로드 등 모든 것이 줄어들고 있다. 오직 스트리밍만이 성장한다. 2020년 스포티파이가 직접 밝힌, 음반업계에 지불한 저작권료가 50억 달러다. 글로벌 음반 산업 전체 매출의 4분의 1에 가깝다.
그리고 스포티파이의 중요성은 4분의 1 이상이다. 스트리밍 서비스가 음악을 소비하는 방식을 바꾸었다고 말한다면, 단언컨대 그 모든 것은 스포티파이가 정립한 것이나 다름없다. 재생 목록은 중요한가? 스포티파이가 그것을 중요하게 만들었다. 맞춤형 추천 서비스가 유용한가? 스포티파이가 그것을 필수 서비스로 끌어올렸다. 초기의 스포티파이에게 재생 목록이란 서로가 자신의 취향을 공유하는 서비스였다. 그러나 대부분의 사람에게 음악이란 그렇게 주도적인 소비의 대상이 아니다. 사람들에게 필요한 것은 친절한 추천이고, 스포티파이는 데이터에서 길을 찾았다. 스포티파이는 당신이 어떤 노래를 듣는지, 하루 중 언제 듣는지, 몇 번 듣는지, 끝까지 듣는지, 그 노래를 재생 목록에 추가하는지 살펴본다. 당신과 유사한 다른 사람의 취향을 참고하고, 템포와 길이 등 음악 자체의 속성도 고려한다. 다수의 취향은 재생 목록에 반영되고, 당신의 취향은 맞춤형 추천으로 이어진다. 맞춤형 추천은 인기가 좋다. 스포티파이 재생의 30%가 맞춤형 추천에서 나온다.
이 과정에서 스포티파이는 사람들이 새로운 음악을 발견하는 과정을 재발명했다. 장르와 언어는 음악 선택에서 가장 손쉬운 명시적 기준이다. 그러나 스포티파이 알고리즘은 보편적인 기준에서 당신의 취향을 측정하고, 스트리밍 세대는 장르나 언어의 편견에서 벗어나 더 많은 음악을 접할 기회를 얻고 있다. K-팝과 레게톤이 미국 주류 시장에 자리 잡는 데에 알고리즘이 기여했다는 해석은 과장이 아니다. 스포티파이는 세계 최대의 스트리밍 서비스라서 중요한 것이 아니다. 대부분의 아티스트는 스포티파이로 돈을 벌지 못한다. 96%는 연간 1,000달러 이하로 정산 받는다. 하지만 아티스트의 음악이 스포티파이에 없다면 다른 기회로 이어질 가능성도 사라진다. 이것은, 스포티파이가 한국에서 서비스를 하느냐 안 하느냐의 문제가 아니다.
글. 서성덕
사진 출처. 스포티파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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