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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희원
사진 출처하이브 x 게펜 레코드

지난 11월, ‘2024 MAMA AWARDS(이하 ‘MAMA’)’가 25년 만에 최초로 미국 로스앤젤레스에서 개최됐다. K-팝의 주요 연말 시상식이 미국에서 개최되는 상징적인 순간에, 하이브의 미국 현지화 다국적 걸그룹 KATSEYE는 로스앤젤레스에 본거지를 둔 풋볼 치어리더 팀 ‘LA 램스’와 함께 특별한 퍼포먼스를 선보였다. 다양한 인종과 성별로 구성된 LA 램스의 팀원들이 드럼비트, 스타디움 오르간, 호루라기, 구호에 맞춰 에너지 넘치는 치어리딩을 보여준 후, KATSEYE는 그들의 데뷔 곡 ‘Debut’ 무대에서 LA 램스의 치어리딩과 함께 멤버 각자의 개성을 뽐내는 댄스 브레이크 구간을 선보였다. 이어지는 ‘Touch’의 무대에서는 LA 램스의 팀원들이 치어리딩 수술(응원 도구)로 ‘KATSEYE’라는 글자를 만들어 보이기도 했다. 여러 국적과 인종의 멤버들이 모여 미국에서 활동하는 걸그룹 KATSEYE와 미국을 대표하는 문화 중 하나인 치어리딩의 결합은 KATSEYE의, 더 나아가 K-팝의 현재를 보여준다. “이 무대를 통해 다양성을 보여주고 싶었습니다. 인종과 성별의 경계를 넘어서 다양성이 어우러져 만들어내는 에너지는 KATSEYE의 중요한 정체성입니다.” HxG(하이브와 유니버설뮤직그룹(UMG) 산하 게펜 레코드의 합작사) 손성득 총괄 크리에이터의 말처럼, KATSEYE의 ‘MAMA’ 무대는 ‘K-팝’의 ‘K-’라는 접두사가 보다 다양한 지역, 인종, 가치를 품는 방향으로 확장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상징적인 순간이었다.

HxG의 첫 합작 글로벌 그룹 KATSEYE는 K-팝 트레이닝 시스템의 강점을 미국 음악 시장에 이식하자는 목표로 탄생했다. HxG의 인정현 수석 크리에이티브 프로듀서에 따르면, 이는 “기존 아이돌 그룹과는 분명한 차별점을 가지지만 누구도 본 적 없는 새로운 형태의 아티스트”를 구현하기 위함이었다. 한국, 미국, 필리핀, 스위스 등 다양한 국적과 문화적 배경을 가진 멤버들이 글로벌 오디션 프로그램 ‘더 데뷔: 드림아카데미’를 통해 데뷔하는 과정부터 달랐다. “우리는 글로벌 걸그룹을 만들었기 때문에, 멤버들이 어디에서 왔는지는 이 팀의 정체성을 이야기할 때 중요한 부분입니다. 다문화 그룹은 여러 장벽을 허물고 사람들을 하나로 모으는 역할을 합니다.” HxG의 미트라 다랍 대표의 말처럼 KATSEYE는 팀 구성부터 지금의 시대정신이라 할 수 있는 다양성의 공존을 보여준다. 그래서 KATSEYE의 시작점인 T&D(Training & Development, 연습생의 훈련과 육성 과정을 의미)는 그 자체로 팀의 정체성을 구현하는 동시에, K-팝의 영역을 확장하기 위한 첫걸음이었다. 인정현 수석 크리에이티브 프로듀서는 “아티스트가 가지고 있는 잠재력을 발견해 최대한으로 성장하도록 돕는 K-팝 트레이닝 시스템의 근본 철학”은 변하지 않지만 “정기적인 멘탈 케어, 행동 가이드라인이나 그룹 활동 등에서 연습생들 간 문화적 다양성이나 프로젝트 합류 이전의 여러 가지 경험을 적극적으로 고려하고 반영”했다면서, 이는 “KATSEYE가 글로벌 아티스트로서 폭넓은 시야와 관점을 수립하고 진정성 있는 커뮤니케이션을 하는 부분”에 도움을 주고 있다고 말했다.

14세에 처음 K-팝을 접한 멤버 다니엘라는 멤버들과 함께 트레이닝을 받은 경험에 대해 “개성과 단합을 동시에 유지하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지 배웠어요. 멤버들에게 많이 의지했고, 그들이 제 곁에 있다는 사실이 이 여정을 덜 외롭게 느껴지게 했어요.”라는 소감을 밝혔다. 각자 다른 문화적 배경을 가진 KATSEYE 멤버들에게 K-팝은 서로를 이해하게 되는 교류의 장이었다. 반면 제작진에게 다니엘라가 언급한 ‘개성’과 ‘단합’의 조화는 KATSEYE를 제작하는 핵심적인 동력이 됐다. 손성득 총괄 크리에이터는 “개개인의 개성과 매력, 스타성이 뚜렷한 멤버들의 특성은 KATSEYE의 강점이자 무기지만, 처음에는 한 팀으로서의 색깔을 만들어내는 데에 어려움이 있었어요.”라면서 “다양한 사람들이 모여 한 팀을 이룬다는 점이 KATSEYE의 정체성과 연결되는 만큼 이를 ‘Debut’의 퍼포먼스에서 보여주고 싶었습니다. 멤버분들이 하나로 조화되는 동시에 다양한 에너지와 쿨함을 전하기를 바랐습니다.”라는 당시의 목표를 부연했다. 데뷔 싱글 ‘Debut’에 대해 인정현 수석 크리에이티브 프로듀서는 “처음 이 곡을 듣고 멤버들이 이 곡이 KATSEYE처럼 들린다고 이야기한 것이 기억납니다.”라면서 “에너제틱하고 대담한, 익숙하지만 동시에 유니크함을 담고 있는 곡이고 또 무대에서 퍼포먼스를 했을 때 가장 빛날 수 있는 노래이기에 KATSEYE의 아이덴티티를 소개하는 데에 가장 적합한 트랙이라고 생각했습니다.”라는 제작 의도를 밝혔다. 멤버들의 다양성으로부터 시작된 KATSEYE는 멤버들의 개성을 K-팝 시스템에 녹이는 과정을 거쳐, 이 팀만의 ‘개성’과 ‘단합’을 보여줄 수 있는 결과물을 만드는 방향으로 나아갔다. ‘Debut’가 K-팝적인 군무와 더불어 스파이스 걸스나 푸시캣 돌스와 같은 서구 걸그룹을 연상시키는 터프한 에너지를 담을 수 있게 된 이유일 것이다. KATSEYE가 2024 US 틱톡 아티스트 톱 10에 8위를 기록하도록 할 만큼 미국에서 반향을 일으킨 ‘Touch’는 K-팝과 서구 팝 사이에서 KATSEYE가 도달한 그들만의 팝이라 할 수 있는 결과물이었다. 손성득 총괄 크리에이터는 ‘Touch’에 대해 “요즘 K-팝 안무와는 달리 최대한 심플한 퍼포먼스를 통해 멤버들의 밝고 순수한 매력을 자연스럽게 보여드리려 했습니다.”라며 ‘Touch’의 차별성에 대해 설명했다. 인정현 수석 크리에이티브 프로듀서는 “K-팝과 팝 리스너 모두에게 어필할 수 있는 곡이고, 캐치한 안무와 음악적, 비주얼적 요소들의 시너지를 통해 숏폼에서 성과가 잘 나올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기도 했습니다.”라며 ‘Touch’가 KATSEYE의 복합적인 매력을 다양한 미디어에서 동시에 보여준 곡이었다고 말했다. “음악을 선택하거나 작업을 할 때 서구 팝과 K-팝 요소의 균형에 대해 특별히 고려하지는 않습니다. 앨범의 수록되는 곡들의 각 역할 그리고 각 무대와 프로모션이 어떻게 KATSEYE를 더 빛나게 해줄지에 대해 고민합니다.” 인정현 수석 크리에이티브 프로듀서의 말처럼 KATSEYE의 음악과 퍼포먼스는 K-팝과 팝의 경계를 구분짓지 않고 그사이에서 태어난 KATSEYE를 표현하는 그 자체에 중점을 둔 결과물이다.

“K-팝 스타일의 훈련은 매일 최선을 다하게 만들어요. 이는 단순히 기술을 향상시키는 것뿐만 아니라, 우리가 하는 모든 일의 세부 사항에 얼마나 많은 노력이 들어가는지 이해하는 것이기도 해요. 항상 완벽을 추구하는 마음가짐은 무대 위와 일상에서 모든 것에 접근하는 가치관을 형성했어요.” 멤버 메간의 말은 KATSEYE의 멤버들이 K-팝을 만나면서 무엇을 발견했는지 보여준다. 넷플릭스 캐나다, 프랑스, 덴마크, 싱가포르 등 8개 국가/지역 시청 랭킹 ‘톱 10(2024년 8월 26일 기준)’에 오른 ‘팝스타 아카데미 : KATSEYE’에서 멤버들은 K-팝을 이해하고, 언어와 문화적 배경이 다른 경쟁자이자 동료인 다른 참가자들을 이해하기 위해 노력한다. K-팝에서 멤버를 선발하는 오디션 프로그램의 활용은 고전적인 문법으로 자리 잡았다. 하지만 이 과정에서 일어나는 경쟁, 갈등, 화합 그리고 성장을 다큐멘터리적인 접근을 통해 더욱 진솔하게 보여주고, 이를 글로벌 OTT 넷플릭스로 보여주는 것은 새로운 시도다. 미트라 다랍 대표는 “걸그룹이 되는 데 필요한 헌신, 역경, 자매애, 평가, 진보 그리고 좌절의 순간을 전 세계에 보여줄 훌륭한 기회라고 생각했어요. 다큐멘터리라는 형식의 특성을 살려 좋은 순간뿐 아니라 도전적인 순간도 보여줘야 한다는 결론을 내렸습니다.”라는 제작 의도를 밝히기도 했다. K-팝 오디션이 넷플릭스 다큐멘터리를 만나면서 전 세계 K-팝 소비자와 그 외의 시청자들 모두에게 익숙하면서도 새로운 순간들을 제시하게 됐다. 그 과정에서 멤버들과 시청자들 모두 각자의 방식으로 K-팝을 받아들인다. “우리는 자매애를 보여주고 싶었습니다. 진짜 자매들처럼 갈등과 용서 그리고 상호 지지의 순간들이 모두 포함된 모습이죠.” KATSEYE의 선발 과정을 담은 넷플릭스 다큐멘터리 ‘팝스타 아카데미 : KATSEYE’에 대해 미트라 다랍 대표가 한 말은 상징적이다. KATSEYE 멤버들의 데뷔 과정은 다양한 환경에서 온 이들이 서로의 마음을 빠르게 열고 한 팀이 되는 특별한 환경과 만나면서, 다국적 그룹 멤버들의 ‘자매애’라는 관계성으로 발전했다. 멤버 메간은 KATSEYE의 “자매애”가 만들어진 과정에 대해 다음과 같이 말했다. “우리는 함께 많은 시간을 보내며 자매애를 쌓아갔습니다. K-팝 스타일의 훈련을 거치면서 팀으로 성장했고, 깨지기 힘든 유대를 만들었어요. 우리에게 ‘그룹’과 ‘팀’이란 무슨 일이 있어도 서로를 위해 존재하는 것을 의미해요. 우리는 개인으로도 강하지만 함께일 때 더 강하다는 것을 알고 있고, 각자가 독특한 기여를 할 수 있다는 것을 믿어요. 우리는 단순히 팀을 넘어 가족입니다.”

KATSEYE의 첫 데뷔 앨범의 제목 또한 ‘자매애(Sisterhood)’를 연상시키는 ‘SIS (Soft Is Strong)’다. HxG의 인정현 수석 크리에이티브 프로듀서는 “여섯 멤버들은 다양한 문화적 배경과 이야기를 바탕으로 서로 아주 다른 매력을 가지고 있고, KATSEYE의 음악은 그 진정성에서 출발해요.”라면서 멤버들에 대해 “그들은 꿈을 좇아 먼 길을 떠나왔고, 이전에 누군가 가본 적이 없는 새로운 길을 개척해 나가는 모험가들이죠. 흐르는 물처럼 부드럽지만 유연하기에 부서지지 않는 강함을 갖고 있습니다.”라며 앨범의 메시지가 KATSEYE의 멤버들로부터 영감을 받은 결과물임을 설명했다. 그에 따르면 ‘SIS (Soft Is Strong)’의 수록 곡 ‘My Way’의 경우, ‘소녀기(Girlhood)’라는 키워드를 바탕으로 “어린 시절 멤버들의 일탈이나 외모에 대한 고민이 많았던 학창 시절, 하루빨리 어른이 되고 싶었던 이야기”를 반영한 결과물이다. “앨범의 콘셉트를 개발하거나 음악 작업을 할 때 멤버들로부터 많은 영감을 받게 됩니다. 요즘 어떤 어젠다에 관심이 있는지, 이번 앨범에서는 KATSEYE의 어떤 면을 보여주고 싶은지, 최근 어떤 영화를 재밌게 봤는지 등 주제는 한정되지 않습니다.” 인정현 수석 크리에이티브 프로듀서의 말처럼 K-팝의 제작 시스템 위에서 멤버들이 KATSEYE가 되기까지의 이야기와 그들의 정체성이 자연스럽게 반영되는 결과물이 나왔다. 

KATSEYE의 자체 제작 콘텐츠 ‘What’s in our Lunchbox?’ 영상에서 멤버들은 서로의 음식에 대해 “우리도 먹어 보자! (We should try it!)”라며 열린 태도를 보여준다. “우리는 서로의 음식을 시도하는 걸 즐겨요. 새로운 것을 나누면서 자연스레 서로의 문화를 이해하게 돼요.”라는 멤버 윤채의 말처럼 그들에게 낯섦은 새로움이자 설렘이다. 멤버들이 한복을 입고 등장해 한국 명절인 추석 인사를 전하는 ‘Happy Chuseok’ 영상에서 라라는 빈디(인도 여성이 이마에 붙이는 점)를 붙이고 땋은 머리에 댕기머리를 착용하기도 했다. 인도계 미국인인 그는 “어릴 때부터 음악에서 남아시아를 대표하는 문화를 보고 싶었지만 그러지 못했어요. KATSEYE 활동을 통해 인도 문화를 기념하고 거대한 글로벌 플랫폼에서 보여줄 수 있다는 점이 정말 의미 있다고 느꼈어요. 그래서 우리 각자가 저희와 같은 피부색과 인종을 가진 사람들, 우리에게 공감하는 모든 사람들을 응원하고 있다는 점이 중요하다고 생각해요.”라고 밝히기도 했다. HxG에서 KATSEYE의 콘텐츠 부문을 담당하는 박꽃하얀 프로젝트 매니저는 촬영 당시 “멤버들은 촬영 당시 전통 한복, 머리 장식 그리고 노리개와 같은 장신구의 아름다움에 대해 감탄하며 자신의 모습을 사진으로 담거나, 한국인 멤버 윤채 씨에게 한복에 대해 물어보며 서로의 모습을 칭찬하면서 즐겁게 촬영을 진행했습니다.”라는 비하인드를 전하면서, “다양성은 현 시대의 중요한 키워드이자 KATSEYE의 정체성이고, KATSEYE의 멤버들은 서로의 문화를 공유하고 존중하는 것에 매우 익숙합니다. 그래서 이를 특별히 강조하기보다는 자연스럽게 콘텐츠에 담기게끔 하고 있습니다.”라는 콘텐츠 제작 의도를 밝혔다. 데뷔부터 앨범까지 KATSEYE가 보여주는 다양성의 만남과 화합이 보여준 결과는 미트라 다랍 대표의 말을 통해 보다 명확히 이해할 수 있다. “우리의 비전은 K-팝의 원칙을 확장해 문화를 바꿀 수 있는 그룹을 만들자는 것이었습니다. KATSEYE와 함께 그렇게 하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많은 사람들이 멤버들에게서 자신을 보고 이전에는 느끼지 못했던 방식으로 대표된다고 느낄 수 있을 거예요.” 

KATSEYE의 데뷔 오디션인 ‘더 데뷔: 드림아카데미’에서 팀을 결정하는 중요한 장치 중 하나는 팬 투표였다. 미트라 다랍 대표에 따르면 이는 “팬들과 진정성 있는 관계를 형성하는 것이 시작이에요. 팬들이 그룹의 창조 과정에 함께 참여하도록 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판단의 결과였다. 그는 HxG에서 K-팝의 핵심 요소를 미국 시장에 도입하면서 가장 중요하게 생각한 것이 “팬 중심의 사고방식”이라는 점을 언급하기도 했다. 아티스트와의 친밀한 소통은 K-팝 아티스트의 특징 중 하나다. KATSEYE는 팬 친화적인 K-팝 문화를 바탕으로 그들의 팬덤 EYEKONS와 위버스 커뮤니티 등 여러 SNS를 활용해 팬들과 활발하게 소통한다. 아티스트와 채팅을 나눌 수 있는 유료 소통 서비스 위버스 DM을 이용해 팬들과 조금 더 친밀한 대화를 주고받기도 한다. KATSEYE 멤버들이 서로를 ‘자매’ 관계로, 팬들을 ‘베스트 프렌드’로 표현하는 것은 이런 소통이 멤버들에게 어떻게 받아들여지는지를 보여준다. 멤버 소피아는 “EYEKONS는 우리가 이 일을 하는 이유이기도 해요. 우리는 팬들과 자주 이야기하고, 팬들을 위해 게시물을 올리고, 항상 시간을 보내고 싶어 해요. 진짜 베스트 프렌드처럼.”라고 말했다. 멤버 라라 또한 “EYEKONS와 소통할 때마다 정말 안전하다고 느끼고, 항상 즐거운 시간을 보내요. 그래서 EYEKONS도 우리에게 사랑받고 있다는 느낌을 받았으면 좋겠어요. EYEKONS는 우리에게 정말 중요하고, 정말 멋진 사람들이에요!”라며 팬들의 소중함에 대해 설명했다. K-팝은 지역적, 문화적 확장과 함께 새로운 방식으로 변화하고, 동시에 아티스트와 팬들 역시 K-팝 콘텐츠뿐만 아니라 팬덤 문화와 정서적인 특징까지 받아들인다.

작년 11월, KATSEYE는 결성 1주년을 맞아 위버스에서 1주년 기념 라이브 방송 ‘Happy First KATSEYE Day!’를 진행했다. 해당 라이브에서는 전 세계 각국의 팬들이 KATSEYE를 위한 축하 메시지를 보내오기도 했다. 이에 대해 박꽃하얀 프로젝트 매니저는 “영상을 제작하는 과정에서 보내주신 모든 메시지를 살펴봤는데, 많은 팬분들이 성별, 나이, 문화를 불문하고 다양한 방식으로 성원의 메시지를 보내주셨습니다. 상당수의 팬분들이 멤버들을 통해 자신의 문화, 인종, 국가가 대변된다고 느끼고, 이에 자신을 투영하면서 영감을 받고 용기를 얻는다는 메시지가 많았다는 점입니다. 전 세계에서 보내주신 응원과 축하에 다시 한 번 감사의 말씀을 드리고 싶습니다.”라는 후기를 전했다. 이는 ‘1 Year Reunion | KATSEYE’에서 T&D 시니어 프로그램 매니저였던 미씨 파라모가 멤버들에게 “여러분 여섯 명 모두의 이야기가 다르지만, 그게 바로 아름다움의 원천”이라고 언급한 것과도 연결된다. 이에 대해 멤버 마농은 “저는 이것이 우리에게 정말 아름다운 점이라고 생각해요. 저는 항상 이렇게 말하는데, 우리 그룹을 보면 누구나 자기 자신을 우리 안에서 발견할 수 있다는 점이 정말 자랑스러워요. 우리의 사명은 모든 소녀들을 진정으로 대표하는 것이고, 저는 이 일의 일부가 된 것이 너무 자랑스러워요.”라고 이야기했다. 마농의 말처럼, 한 지역에서 출발한 K-팝은 어느새 다양한 국적과 문화, 인종의 소녀들을 “자매”로 묶고, 그들에게서 자신을 발견하는 전 세계 곳곳의 수많은 이들과 또 다른 연대로 이어지고 있다. 더 이상 ‘K-’라는 단어로 정의할 수 없는, 그러나 모든 것들을 융합시키며 새로운 무언가를 만들어 왔던 ‘K-’라는 렌즈로 발견한 새로운 세계다. 

“돌이켜보면, K-팝의 역사는 확장성의 역사다.” 한국콘텐츠진흥원의 ‘한류NOW’ 한류동향 심층분석 보고서 58호에 실린 글에서 언급된 이 말은 KATSEYE가 만드는 새로운 길에 대한 이야기처럼 보이기도 한다. 다양한 문화적 배경, 다양한 장르가 조화를 이루는 음악, 멤버들의 다양한 정체성과 개성. 팀을 구성하는 모든 부분에 한계를 두지 않고 영역을 넓혀가는 KATSEYE의 모습은 K-팝의 확장이자, 새롭게 만들어진 또 다른 가능성을 보여준다. KATSEYE 프로젝트를 위해 미국에 처음 발을 내디딘 멤버 윤채는 미국에서 데뷔하기로 한 것은 자신의 ‘안전지대(comfort zone)’를 벗어난 것이었다고 말하며, 돌아보면 그가 내린 “최고의 결정 중 하나였다.”는 소감을 이야기했다. 그의 말처럼 KATSEYE의 모든 데뷔와 제작 과정은 누구도 걸어보지 않은 길의 연속이었다. 사람들의 예상과는 다른 다큐멘터리라는 프로모션 전략, K-팝적이면서도 K-팝적이지 않은 음악과 퍼포먼스를 선택했고, 멤버들 역시 각기 다른 지역과 문화를 바탕으로 모여 새로운 팀이 되어야 했다. 이에 대해 인정현 수석 크리에이티브 프로듀서는 “KATSEYE의 다양성은 브랜드 에센스이자 크리에이티브 영감의 원천으로 전 영역에 계속해서 영향을 미칠 거예요. 음악 면에서도 장르, 가사, 하모니, 리듬을 불문하고 한계 없는 실험과 확장이 가능한, 긍정적인 차별점으로 역할을 다할 것이고요. 그리고 이는 글로벌 시장에서 보다 다양한 소비자들이 공감하고, KATSEYE가 그들을 대변할 수 있는 ‘Key’가 될 수 있을 것입니다.”라는 지향점을 이야기했다. 이처럼 K-팝의 정의에 균열을 내되, 역설적으로 여러 가치를 조합해 새로움을 만들어내는 ‘K-’의 새로운 세계를 여는 그룹이 등장했다. 멤버들의 이야기를 바탕으로 만들어진 ‘SIS (Soft Is Strong)’의 수록 곡 ‘My Way’의 “I did it my way”라는 가사처럼, 오직 그들만의 방식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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