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이 휘어지도록 환하게 웃으며 말끝마다 “덕분에”를 덧붙이는 지훈은 언제나 자신을 둘러싼 모든 것에 감사할 줄 아는 사람이었다. 스무 살, 지금의 지훈을 있게 한 사람들, 순간들 그리고 마음들에 대하여.

다음 주면 지훈 씨 생일이에요. 미리 축하드려요! (인터뷰는 3월 20일 진행)
지훈: 감사해요! 성인으로서 맞는 생일은 처음이어서 설레는 마음이 커요. 올해는 제가 얼마나 사랑받고 있는지, 얼마나 감사한 마음을 가져야 하는지 더 잘 기억해두려고 해요. 사실 데뷔 후 첫 번째 생일은 실감을 잘 못했거든요. 제 사진이 걸려 있는 카페들을 보며 ‘아, 내가 데뷔하긴 했구나.’ 했어요. 42들 덕분에 생일이 얼마나 행복한지 이제 알 것 같아요.

[TWS:CLUB] 투숙생 : 투어스 숙소 생활’에서 도훈 씨가 지훈 씨에게 “너 성인 된 거 엄청 좋아하잖아!”라고 말했듯 성인이 되는 것에 대한 기대가 컸나 봐요.(웃음)
지훈: 아직 찜질방에 가보지도 못했고, 심야 영화를 보지도 못했지만요. (웃음) 성인이 됨을 실감하는 순간은 따로 있는 것 같아요. 예전에는 생각을 더 하면서 나아가기보다 그냥 받아들이는 부분이 컸는데요. 이제는 조금 복잡할지라도 성장할 수 있는 생각들을 스스로 더 하는 것 같아요. 많은 걸 흡수하고 싶은 욕심이 커지는 느낌. 이제 어른이니까 책임감이 더 느껴지기도 해요.

지훈 씨가 생각하는, 되고 싶은 ‘어른’은 어떤 모습이에요?
지훈: 누군가에게 버팀목이 되어줄 수 있는 사람이 어른인 것 같아요. 제 주변에서 제가 정말 어른이라고 생각하는 분들은 다 제가 힘들거나 도움이 필요할 때 곁에서 묵묵히 지켜주신 분들이거든요. 저도 누군가에게는 그런 존재가 돼보고 싶어요. 힘든 순간을 버틸 수 있게 해주는 멋진 어른.

성장의 기준을 주변으로부터 받은 도움에서 찾고 계시네요.
지훈: 연습생 기간이 길어서 지치기 쉬운 상황이었어요. 그럴 때마다 제 곁에서 포기하지 않고 최선을 다할 수 있게끔 도와주신 분들이 많이 계세요. 보컬 선생님, 현대무용 선생님 등. 저 자신을 못 믿고 있을 때, “넌 지금 잘하고 있어.”라고 말해주신 덕분에 저를 좀 더 믿을 수 있었어요. 그리고 데뷔하고 나서 42들이나 친구들이 제게 “연습생을 오래 하면 사람이 지칠 법도 한데, 너는 항상 맑다.”라는 말을 종종 들었는데, 제가 그렇지 않게끔 도와준 게 가족들이거든요. 유년 시절 늘 웃고만 지낼 수 있게 해줬고, 힘들 때면 누나가 항상 챙겨주고, 항상 연습이 끝나면 엄마가 데리러 와줬어요. 스케줄 때문에 학교에 빠지게 되어도 늘 저를 반겨주던 학교 친구들에 대한 고마움도 생각나요. 그런 감사함이 제게는 제일 큰 원동력이었어요. 또 어떻게든 데뷔해서, 성장해서 그 감사함을 전달해야겠다고. 말로 다할 수 없을 정도로요. 

그래서인지 TWS 멤버로서 매 순간 최선을 다하는 게 느껴져요. 이번 앨범의 타이틀 곡 ‘마음 따라 뛰는 건 멋지지 않아?’의 퍼포먼스에서도 말 그대로 모든 동작 하나하나에 에너지를 실어서 춤추시더라고요.
지훈: 지금까지의 안무 중 가장 힘든 안무로 뽑을 수 있을 정도예요. 대형 이동이 많을 때 힘들다고 느끼는데, 뒤에서 시작했다가 맨 앞으로 이동하는 동선이 있어요. 사실 이번 퍼포먼스는 직접 훅 버전 네 가지를 짜서 보낼 정도로 신경을 많이 썼어요. 또 막상 실제로 멤버들과 마주 보고 하면 즐거워서 이번 타이틀 곡 제목처럼 그냥 진짜 마음 가는 대로 하려 했어요. ‘마음 따라 뛰는 건 멋지지 않아?’라고 하는 데 고민하고 걱정하는 것처럼 보이면 멋지지 않아 보일까 봐요.(웃음) 멤버들에게 “계속 눈을 쳐다봐주세요!” 하면서 즐기는 데 집중하려 했어요. 보시는 분들이 ‘TWS가 도전을 하고 있고, 과감해졌고, 겁이 없어졌구나.’라고 느끼셨으면 해요.

컴백 전 위버스 라이브에서 “보컬적으로 공부도 많이 하고 개인적으로 욕심을 좀 많이 내봤어요.”라며 그 노력의 결과가 이번 컴백 때 드러날 거라고 말하기도 했어요.
지훈: 이번에 보컬에 완전 몰두했어요. “TWS를 위해서 내가 할 수 있는 게 뭐가 더 있을까?” 생각했거든요. 보컬 역량을 더 키우면 우리 그룹의 노래가 더 풍부해지지 않을까 싶었어요. ‘첫 만남은 계획대로 되지 않아’ 라이브 때부터 보컬에 대해 성장해야겠다고 늘 스스로 생각했고, 지금까지 놓아버린 적이 한 번도 없거든요. 보컬 선생님께 감사드리는 마음도 제 원동력이 됐고요.

그런 노력 덕분인지 이번 앨범에서 지훈 씨 보컬 실력이 성장한 게 느껴져요. 타이틀 곡 코러스 파트 중 “하고 싶은 걸 따라가자 외치는 거야” 부분의 높은 음역대를 소화하기도 하고요.
지훈: 사실 가이드에서는 가성 처리가 돼 있었는데 제가 “진성으로 하면 좀 더 임팩트가 있지 않을까요?” 해서 만들어낸 파트예요. 격렬한 안무와 함께 불러야 하다 보니 호흡이 흔들리지 않도록 녹음 때부터 원테이크로 연습을 많이 했어요. 아쉬운 부분이 있을 때도 그 부분만 다시 녹음하기보다는 “풀로 한 번 다시 가볼게요!”라고 말씀드리면서 노래의 퀄리티를 높이려고 했고요. 실제로 뛰면서 부르는 것도 많이 연습하고 있어요. 또 막상 진짜 뛰어보니까 달라요!(웃음) 

‘Random Play’에서 “따라 달려 Ready go (My way)”, “조금 더 헤매고 싶어” 같은 파트에서 끝음 처리도 인상 깊었어요.
지훈: 디테일을 너무 고민하지 않고 자연스럽게 하려 했어요. ‘그냥 지르자!’ 하는 마음으로 임해서 오히려 잘 나온 것 같아요. 그 파트들이 사실 저에게는 너무 어려웠거든요. 그런데 저는 ‘이건 내 실력이 늘라고 하늘이 내려주신 기회다.’라고 생각해서 단 한 개도 포기하지 않고 소화하려 했어요. 저한테 되게 큰 의의가 있는 게 'Random Play’ 애드리브에서 도샵 3옥타브를 찍었는데요. 저희 곡 중 최고 음역대예요. 큰 도전이었지만 100점 만점 중 85점 정도는 주고 싶어요. 너무 행복하게 임했어서.

이번 앨범에서 가장 마음이 갔던 수록 곡은 무엇일까요?
지훈: 개인적으로는 ‘Lucky to be loved’인데, TWS 지훈으로서 생각하면 ‘심야 영화 (Now Playing)’요. ‘Lucky to be loved’는 들었을 때 떠오르는 이미지가 확실해서 무대를 준비하는 과정이 편안했어요. 신기하게 ‘심야 영화 (Now Playing)’를 녹음할 때는 그냥 기분이 좋았어요. 설레는 마음을 연출하지 않으려 해도 그냥 미소가 지어지고요. 그리고 가사를 보면서 ‘TWS답게 풀 수 있겠다.’는 자신이 있었어요. 성인이 됨으로써 주어진 자유로운 느낌에 집중해서 노래를 불렀어요. 이번 앨범 ‘TRY WITH US’의 주요 키워드가 성인이 되는 것인데, 그에 따르는 책임감이나 고민도 있겠지만 사실 더 큰 마음은 행복이잖아요. 그런 행복을 표현하는 곡이라서 듣자마자 정말 좋았어요.

‘마음 따라 뛰는 건 멋지지 않아?’의 퍼포먼스에서 멤버끼리 하이파이브를 하거나 눈을 마주치며 웃는 것처럼 경쾌한 분위기에서 그런 행복이 느껴지기도 해요.
지훈: 시선 하나만으로도 많은 것을 전달할 수 있잖아요. 언제 서로를 쳐다보자고 미리 정하기보다, ‘우리끼리 눈만 마주쳐도 웃길 때 있잖아, 그때의 감정을 쓰자.’ 하는 마음이었어요. 저희가 무대 위에서 웃는다면 진짜 즐거워서 웃는 거예요. 그게 영업 비밀이었습니다.(웃음)

‘마음 따라 뛰는 건 멋지지 않아?’라는 곡 제목처럼, 지훈 씨도 마음을 따라 망설임 없이 뛰었던 적이 있나요?
지훈: 제가 녹음할 때 떠올린 에피소드가 있어요! 요즘 안무 연습이 잘 안 풀리는 것 같은 느낌도 들고, 이유를 모르게 답답한 마음이 드는 시기가 있었거든요. ‘모닥불’을 해야 하는 타이밍인가 싶었는데 ‘왜 난 먼저 나서서 말을 못하지?’ 하는 마음에 2주 동안 고민했어요. 그러다 ‘내가 왜 고민하지? 우리 사이에 이게 뭐 하는 거야!’ 하면서 나왔던 웃음이, 그 마음이 생각났어요. ‘마음 따라 가면 되는 거지, 너 뭐 하고 있었어!’(웃음) 어떤 모닥불을 해도 멤버들은 항상 열린 마음으로 들어주거든요.

‘모닥불’은 솔직함을 터놓는 TWS만의 특별한 시간이잖아요. 지훈 씨가 원래 이런 자리에서 말을 많이 하는 편은 아니지만 ‘모닥불’에서만큼은 그러고 싶지 않다고 하기도 했고요.
지훈: 멤버들의 일은 결국 제 일이라고 생각하거든요. 누군가에게 힘든 일이 있다면 어떻게 해서든 도움을 주고 싶어요. 긍정적이지만은 않은 이야기를 먼저 꺼내는 게 쉬운 일은 아니지만, 제가 조금 머리 아파도 쥐어짜 우리를 위한 일이라면 기꺼이 하겠다는 마음. 저는 TWS가 약해지는 게 세상에서 제일 싫거든요.

그러면 지훈 씨가 힘든 순간에는 어떻게 하나요?
지훈: 멤버들이 알아줘요! 원래 힘들 때 잘 드러내지 않는 편인데, 그럴 때 힘이 되는 건 저의 그런 점을 의식하지 않고 다가와주는 멤버들이에요. 그래서 ‘내가 지금 이렇게 사랑받고 있고, 나이가 들어도 함께해줄 사람이 5명이나 있는데!’라는 생각이 들면서 금방 일어날 수 있어요. 또 가끔은 저도 힘들다고 직접 말할 때가 있는데, 그러면 멤버들이 정말 바로바로 체크해주고 챙겨줘요. 덕분에 힘든 생각이 들어도 ‘오케이, 이 생각은 버리자.’ 하고 맘을 딱 다잡을 수 있어요.(웃음)

지훈 씨가 지금은 장난기가 많은 편이지만, 데뷔 뮤직비디오 촬영 때만 해도 신유 씨랑 어색해서 장난도 못 쳤다고 했어요.(웃음) 어떤 과정을 거쳐서 지금처럼 가까워지게 된 걸까요?
지훈: 연습생 때는 출근길에 매일 ‘오늘은 어떤 질문을 하지?’ 생각했던 것 같아요.(웃음) 이제 더 이상 할 질문이 없을 때 조금 친해졌다고 생각했어요. 그리고 ‘SUMMER BEAT!’ 활동을 하면서 모두 더 잘하고자 하는 욕심이 있다 보니 서로 맞춰 가는 기간이 있었거든요. ‘어떤 식으로 말해야 하지? 날 어떻게 생각할까?’ 이런 고민이 안 드는 때가 와서 우리가 정말 친해졌구나 싶었어요. 처음에 장난을 많이 쳤던 건 멤버들을 한 번 더 웃게 해주고, 촬영 현장에서 힘을 주고 싶어서였는데 이젠 정말 제가 좋아서 장난치는 마음이 더 커요.

데뷔 초 ‘주간 아이돌’에서 무려 4명의 멤버가 지훈 씨를 가장 고마운 멤버로 꼽았을 정도로 주변을 잘 챙기더라고요. 바쁜 일상을 보내다 보면 주변을 챙기는 일조차 힘들게 느껴질 수도 있는데도요.
지훈: 사실 저는 지금의 제가 정말 빛나고 있다고 생각해요. 그건 온전히 42들, 멤버들, 스태프분들 덕분이거든요. 그분들이 없었다면 저는 그냥 ‘한지훈’이에요. 그래서 저는 제가 힘든 것보다 멤버들이 힘든 게 더 싫어요. 예를 들자면, 제가 팀에서 ‘영재 형 바라기’를 하고 있잖아요. 만약 영재 형이 힘들다? 저한테는 완전 비상 사태인 거예요.(웃음) 멤버들은 제가 봤던 사람들 중에서도 정말 빛나고 순수한 사람들이에요. 제가 가진 제일 좋은 것만 주고 싶어요, 멤버들에게.

지훈 씨를 보면 각 멤버분들을 대하는 방법을 너무 잘 아시는 것 같아요.
지훈: 저만의 ‘꿀팁’이 있죠. 일단 신유 형? “형의 도움이 필요할 것 같다. 형이 너무 잘하지 않냐.”고 하면 굉장히 적극적으로 힘을 많이 써주죠. 영재 형은 “좀 알아줘!” 하고 칭얼거리면 되게 잘 알아줘요. 영재 형도 은근히 ‘나 형이야!’ 이게 있기 때문에.(웃음) 도훈이 형은 룸메이트니까 진솔하게 힘든 걸 말해요. ‘내 고민이 멤버들에게 짐이 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없애주는 게 도훈이 형이에요. 한진이는 친구니까 감정적으로 더 솔직해질 수 있어요. 그리고 경민이는 과거의 저를 보는 듯한 느낌이 들어요. 이맘때쯤이면 제가 느꼈던 힘든 걸 경민이도 느끼겠다고 생각하죠. 42들 못지않게 멤버들을 사랑해서 이렇게 아는 것 같아요.

42들 덕분에 지훈 씨 자신을 더 사랑하게 됐다고도 말씀하셨잖아요. 최근에 한 첫 팬 미팅도 팬들의 사랑을 실감할 수 있었던 시간이었을 것 같아요.
지훈: 팬 미팅 기간 동안 거의 다 울었던 것 같은데.(웃음) 팬 미팅을 준비할 때 관객석을 다 가보면서 시야를 체크했거든요. 최대한 42들이 잘 볼 수 있는 동선을 생각하려고요. 무대 위에서도 최대한 고개를 더 들어서 제가 보고 있다는 걸 알려드리고 싶었고, 저를 사랑해주시는 분들을 일일이 다 보고 싶었어요. 모든 얼굴을 다 기억할 수 있게끔. 42분들이 제가 예쁘게 웃었다고 말씀해주셨는데, 그건 42분들이 더 예쁘게 웃고 계셔서예요.

서로가 있어 다행이라고 생각할 수 있는 관계가 너무 건강하고 좋아 보여요. 42를 통해서 지훈 씨가 느끼는 행복이 잠깐 반짝이고 말 것이 아니란 걸 알게 됐다고 하신 것처럼요.
지훈: 42들은 제가 한 발짝 더 내디딜 수 있게 해줘요. 인생에 주마등이 스쳐 지나간다면 정말 많은 부분을 차지할 사람들이라고 말씀드리고 싶어요. 그동안 영원했으면 좋겠다고 생각하는 행복이 빨리 끝나는 경우가 있었어요. ‘42들의 사랑도 그러면 어떡하지?’ 하고 걱정했는데, 다음 무대를 하고, 다음 컴백을 하고 시간이 흘러도 42분들은 늘 곁에 있어주시더라고요. 사실 이걸 깨닫게 되었을 때 엄청 울었어요. ‘이 행복은 잠깐의 반짝임이 아니야.’ 이건 온전히 42분들이 알게 해주신 거예요.

지훈 씨의 시선에는 항상 주변이 있네요.
지훈: 거의 항상 주변 사람들이 존재하는 것 같아요. 제 역량이 늘어서 주변 사람들이 기쁠 수 있다면 내가 기꺼이 하겠다는 마음가짐. 그 어떤 게 와도 TWS를 택할 거라는 건 변함없어요. TWS는 언제나 제 마음속 1위거든요. 42들이 사랑해주시는 우리 TWS가 너무 소중했고, 그런 마음이 있었기에 지금의 제가 있지 않나 생각해요.

Credit
이희원
인터뷰이희원
크리에이티브 디렉터김민경
프로젝트 매니지먼트배지안
비주얼 크리에이티브팀김우정 (플레디스 엔터테인먼트)
사진윤송이
영상조윤미, 서유정
헤어구 민 (ODD) / Assist. 소 윤 (ODD)
메이크업이현희
스타일리스트강수민
세트 디자인권도형 (ONDOH)
아티스트 의전실안소량, 김혜진, 신도윤, 박유리, 심연진, 홍아현, 조성제, 황유미, 박윤진, 차혜령, 송영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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