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재는 휘몰아치는 일상 속에서 마주한 목표와 어려움, 그리고 성취에 대해 잔잔하지만 또렷하게 풀어낸다. 상냥한 마음과 견고한 중심 사이에서, 오늘의 최영재가 보여주는 다정함의 색깔들.

인터뷰 직전 하신 화보 촬영을 지켜봤는데, 영재 씨가 촬영 후반으로 갈수록 콘셉트에 잘 녹아드는 것 같았어요.
영재: TWS로서 많이 안 해봤던 살짝 성숙한 느낌의 촬영이었어요. 배경도 내추럴해서 멋있게 나올 수 있을 것 같고요. 잘 찍어주신 것 같아요.(웃음) 화보 촬영을 많이 해본 건 아닌데, 지금까지의 경험을 토대로 생각해봤을 땐 꾸며내지 않고 자연스럽게 하는 게 중요한 것 같아요.

그 자연스러운 매력이 참 어렵잖아요.
영재: 맞아요. 처음에는 약간 어색해서 ‘어떻게 해야 자연스럽지?’ 했는데, ‘아 이렇게 했을 때, 내가 이렇게 보이는구나.’ 하면서 혼자 뜯어 고치는 편인 것 같아요. 어느 순간 편해지더라고요. 저는 보시는 분들에게 날렵하거나 얄쌍하다는 느낌을 주는 듯한데, 그런데서 나오는 스물한 살 최영재의 멋을 간드러지게(웃음) 잘 보여드리고 싶어요. 제 나이에 맞는 멋을 찾으려 노력하고 있어요.

영재 씨의 매력에는 ‘감성’도 포함된다 생각하거든요. 인디 음악이나 발라드, 팝처럼 다양한 음악 안에 본인만의 취향이 있는 듯했어요.
영재: 연습생이 되기 전에는 음악이나 아티스트의 세계를 잘 몰랐어요. 그러다 음악을 접하고 좋아하게 되면서 많이 찾아 듣고 보게 됐어요. 원래 저는 인디 음악이나 발라드를 많이 들었는데, 좋아하는 것만 듣다 보니 갇혀 있는 느낌이 들어서요. 요즘은 힙합도 듣고 장르 불문하고 ‘이 노래가 좋다.’ 하면 다 듣는 편이에요. 조금씩 스펙트럼도 넓혀가고, 이런저런 시도를 해보면서 듣는 귀가 늘 수 있었어요.

조금씩 취향을 넓혀가는 영역에는 피아노도 있어요. MBC FM4U ‘친한친구, 이현입니다’에서 영재 씨가 피아노 레슨을 받는다더라고요.
영재: 그때 화성학을 조금씩 익히고 악보 보는 연습이나 코드를 연습하던 시기였는데, 아쉽게도 지금은 선생님과 시간이 잘 맞지 않아서 지금은 잠깐 멈췄어요. 어린 시절 집에 피아노가 있어서 휴대폰으로 보면서 따라 치거나, 초등학생 때 3~4년 정도 배웠던 적도 있거든요. 피아노가 음역대도 넓고, 코드를 다양하게 쳐볼 수 있다 보니까 화성학도 함께 어렵지 않게 배울 수 있을 것 같았어요.

꽤 본격적이라 할 수 있는데, 특별히 목표가 있었나요?
영재: 지키지 못할 말을 뱉는 걸 두려워하는 편이라(웃음) 조심스러운데요. 제 마음속에 꿈이 있는데 언젠가 TWS 노래를 만들어서 수록해보고 싶어요. 얼마나 걸릴지 모르겠지만, 그래도 ‘10년 안에는 할 수 있지 않을까?’ 했어요. 만약 만든다면 42분들과 멤버들에게 뜻깊은 노래가 될 것 같아서요. 세븐틴 선배님의 ‘포옹’, ‘웃음꽃’ 같은 노래가 팀의 서사도 담으면서 가사와 멜로디로 감동과 위로를 준다고 느꼈거든요. 언젠가 42분들과 멤버들 그리고 모든 분들이 그 노래를 듣고 힘을 낸다면 좋을 것 같아요. 그런 준비를 하고 싶은데 아직은 좀 어렵네요.(웃음)

이번 앨범 ‘TRY WITH US’의 수록 곡 ‘Lucky to be loved’가 말씀하신 것과 비슷한 메시지를 담고 있기도 해요.
영재: ‘Lucky to be loved’는 우리를 믿고 기다려준 모든 이에게 ‘만날 수 있어서 행운이었다. 사랑받을 수 있는 건 행운이었어.’라며 다정하면서도 고마운 마음을 전하는 곡인데요. 전반적인 곡이나 안무의 분위기는 멋들어지고 성숙함이 느껴져요. 그런데 감정 표현이 자칫하면 슬퍼서 이상해지고, 너무 멋있기만 해도 이상해져서.(웃음) 계속 연습 중이지만 그 경계가 아직 어렵네요. 이번 앨범은 TWS의 정체성과 함께 색다르고 멋있는 모습도 보여드려야 해서 고민이 많았어요. 

타이틀 곡 ‘마음 따라 뛰는 건 멋지지 않아?’의 시작을 영재 씨가 열기도 해요.
영재: 제가 인트로를 맡게 되어서 부담감이 많았어요. 가사를 보면 ‘실패를 두려워하지 않고 새로운 것에 용기 있게, 과감하게 도전하자.’는 내용이잖아요. 어려웠던 게 청량하지만 너무 1차원적이진 않고, 그러면서 자연스럽게 꾸며내지 않은 무드를 녹여야 했거든요. 거기다 노래의 초반에는 보컬만 딱 들리다 보니, 톤으로 승부를 봐야 해서 신경을 많이 썼어요.

퍼포먼스에서도 공을 들였을 것 같아요. 예를 들어 앉아서 제스처만으로 표현해야 하는 인트로는 많은 집중이 필요했을 듯 해요. 
영재: 앉아 있을 때 고개와 손은 자유롭잖아요. 그래서 (인트로 제스처를 보여주며) 고개 앵글을 이렇게 썼다가, 눈을 감았다 뜨는 것부터 카메라를 보고, 앵글 한 번 바꿔주고, 제가 할 수 있는 변화를 찾았어요. 모니터링할 때 새로운 모습이 나오면 아무리 매일 같이 보는 주변 사람이라도 “오!” 하는데, 거기서 확신을 가지고 발전시키는 편이에요. 타이틀 곡 뮤직비디오를 촬영할 때 예쁘고, 탁 트인 배경에서 노을이 져서 안 예쁠 수가 없었거든요. 그런 ‘버프’까지 받아서 제가 연구했던 것들을 딱 하니까, 주변에서 너무 잘 나왔다 말씀해주셔가지고.(웃음) ‘이거면 됐다.’ 하고 그런 느낌으로 살리려 했어요.

‘Freestyle’ 같은 노래에서는 소위 ‘멋’이 담긴 애드리브도 능숙하게 소화하는데, 그런 표현을 시도할 때는 마음가짐의 차이가 있나요?
영재: ‘Freestyle’은 저에 대해 잘 아시고 집념이 강하신 보컬 선생님이 함께 들여다봐 주셨어요. 그분과 녹음할 때는 머릿속에 스위치가 ‘온’ 되는 게 있거든요. 그 노래에 딱 빠지고 집중해서, 내가 이 노래랑 한 몸이 됐다고 생각하지 않으면 안 될 정도예요. ‘Freestyle’은 그냥 ‘미쳤다.’ 생각하고 녹음했어요.(웃음)

그렇게 무언가에 빠져드는 게 영재 씨에게는 익숙한 편인가요?
영재: 사실 이전에는 그런 것에 익숙하지 않았어요. 예전에는 “멋있게 해봐.” 해도 그냥 아기 같고, 멋이 안 난다는 얘기도 들었어요. 그런데 경험과 데이터가 쌓이니까 누군가의 멋을 따라하기보다 진짜로 ‘이 세상에서 하나뿐인 나의 멋은 뭘까?’, ‘내가 될 수 있는 멋은 뭘까?’를 떠올리면 해답이 보이더라고요. 남들이 잘하는 걸 그대로 보여주진 못하더라도 나만의 멋으로 승화시킬 수 있다는 생각이 일깨움을 준 것 같아요. 아직도 확신이 있는 건 아니에요. 이 직업은 춤과 노래도 잘해야 하는데 그 부분은 아직 발전해야 한다고 생각하고, 그 외에 자신만의 끼나 예능감을 잘 보여드리는 것도 능력인 것 같거든요. 그게 엄청난 무기라 생각되고. 거기에 노력과 성실함이 더해졌을 때 정말 큰사람이 될 수 있는 것 같은데 또 그만큼 ‘정말 힘든 거구나.’ 느끼고 있어요.

[TWS:CLUB] 투숙생 : 투어스 숙소 생활 #1’(이하, ‘투숙생’)에서는 영재 씨가 꽤나 일상을 가감없이 보여주기도 하잖아요. 그렇게 내려놓고 재미를 보여주는 것도 여러 고민의 결과물일까요?
영재: 예능도 많이 연구하고 고민하는데, 멘트를 치거나 받아주고 ‘티키타카’ 하는 게 쉽지 않더라고요. ‘투숙생’ 같은 촬영은 정말 자연스러움을 보여주기 위한 촬영이라, 굳이 뭘 하려고 하지 않았어요. 그 상황에서 일부러 뭘 하면 보시는 분들이 리얼한 저라는 사람에 대해 ‘아예 모를 수도 있겠구나.’ 싶었거든요. 무대 위에서는 메이크업도, 헤어도 받고 조명도 받는 TWS의 영재라면, 그런 촬영을 할 때는 어떤 걸 하더라도 ‘그냥 나대로, 있는 그대로 하자.’라고 생각하는 편이에요. 그래서 ‘아 몰라, 누워 있을래.’가 첫 번째였고.(웃음) 그러면서도 팬분들이 좋아하실 만한 모멘트는 보여드리면서 중심을 유지하려는 편이에요.

영재 씨가 때로 본인만의 시간을 필요로 하지 않을까 싶기도 했어요. 침대에 가림막을 설치해놓기도 했잖아요.(웃음)
영재: 독립된 공간을 갖기 위한 노력이죠.(웃음) 원래 독립적인 성향도 있고, 혼자 있는 걸 좋아하는 성격이기는 해요. 그렇지만 멤버들이 그런 제 성격을 많이 케어해주는 만큼 저 또한 맞추려고 하는 중이에요. 서로 노력하고 있어요.(웃음) 제가 스스로 깨닫지 못할 때조차 멤버들이 힘이 되어주고, 서로의 부족함을 잘 채워주더라고요. 그러기 위해서 팀이 있는 것 같아요. 여섯 멤버가 서로의 몫을 잘해줬기에 TWS가 42분들에게 사랑을 얻을 수 있었다고 생각해요.

사실 영재 씨만의 방식으로 멤버분들에게 건네는 다정함도 있잖아요. 생일마다 손 편지를 써준다거나, 휴가 중 신유 씨의 본가에 들르기도 했어요.
영재: 그런 것에 아끼지 않는 편이에요. 챙겨주는 게 습관이 돼 있어요. 수건 같은 것도 당연히 “그냥 써.” 하게 되고, 당연히 멤버 고향에 들러 인사드릴 수 있죠. 특히 따뜻할 때는 생일처럼 챙겨줘야 되는 날.(웃음) 항상 고심해서 ‘이런 걸 좋아하겠다.’ 하는 편이라 진심으로 챙기려 해요. 저는 여동생이 있는데, 어린 시절 둘이 있으면서 동생을 챙겨야 할 때가 종종 있었어요. 그게 좋았고 익숙해서 주변을 챙겨주는 걸 거리낌 없이 할 수 있는 듯해요. 누군가 나로 인해 더 편해진 것 같고, 좋아진 모습을 보면 확실히 뿌듯해요.

다정함이 묻어나는 성격인데, 때로는 멤버들에게 현실적인 고민 상담을 해준다는 게 의외였어요.
영재: 저는 그 사람을 정말로 위한다면 현실적으로 얘기해줘야 한다고 생각하는 편이에요. 예를 들어 누군가 모니터링에서 아쉬움이 있다는 고민을 얘기하면 정말 필요한 조언을 해주려 해요. 제가 입 발린 소리를 잘 못하는 편이라(웃음) 공격적이지는 않게 말하려 해요. 누구나 본인의 부족한 점, 좋아하지 않는 점은 피하고 싶기 마련이잖아요. 저도 마찬가지고요. 이미 스스로 알고 있더라도 주변에서 말해주지 않으면 모른 척 넘어갈 수도 있고요. 그래서 저도, 멤버들도 스스로에 대해 잘 알았으면 좋겠다는 마음이에요. 물론 그러려면 서로의 성향도 잘 알아야 하고, 멤버들의 생각도 잘 듣고 이해할 줄 알아야 되고요. 그런 부분에서는 더 좋은 대화를 위해 에너지와 머리를 쓰게 되는 것 같아요.

그만큼 애정도 있어야 하고, 꽤나 용기가 필요한 일이에요.
영재: 용기를 내려고 하죠.(웃음) TWS가 점차 더 단단해지고, 오래오래 서로를 끌어갈 수 있는 힘이 생겼으면 좋겠어서요. 그게 목표인 것 같아요. 지금도 물론 좋지만.(웃음)

반면 영재 씨가 멤버들에게 도움을 구하는 때도 있나요?
영재: 저는 정 못 하겠을 때, 놓고 싶을 때 멤버들에게 도움을 요청하는 편이에요. 혼자 할 수 있는 데까지 해보다가 ‘나 못할 것 같아. 포기하고 싶어.’라는 순간에는 무조건 도움을 요청해요. 그러면 되더라고요. 조금씩 활동하거나 연습하면서 느낀 게, 저는 뭐 하나 완벽하지 않으면 엄청 스트레스 받고, 막 꽂히는 사람인 줄 알았는데 생각보다 그렇진 않았어요. 약간 게으른 완벽주의자?(웃음) 모든 요소에 하나하나 부족함을 느끼면 그거에 자존감이 낮아지거나, 될 것도 안 되더라고요. ‘내가 내 기준을 너무 높게 잡았구나.’ 하면서 인정하고, 오히려 그 갭을 줄이며 나아져야겠다고 생각했어요. 

스스로에 대해 분석적으로 판단하고, 차분하게 필요한 노력을 찾아낸다는 인상이에요. 영재 씨가 연습생 시절에 “영재, 갈게!” 하며 발랄하게 인사했다는 일화가 대비되기도 하는데,(웃음) 지금 돌아보면 어떤 변화가 있었던 걸까요?
영재: 지금도 사회 초년생의 나이지만, 그때는 영락없는 ‘애’였던 것 같아요.(웃음) 아무것도 모르고, 마냥 좋으면 좋고, 아니면 아닌 거고. 깊게 생각하기보다 그냥 ‘무해무해~’ 하게 지냈던 것 같은데, 그러다 보니 놓치는 것들이 있더라고요. 저는 그냥 한 건데도 어떤 건 좋은 반응이 있고, 어떤 건 아쉬움이 있다 보니 그사이에서 오는 물음표도 있었던 듯해요. 그런 경험을 거치면서 여러 환경에서 사람들도 만나고, 연습하고 생활하니까 점점 생각이 싹트고 탈피하고 자라고(웃음) 그러면서 지금까지 올 수 있었던 것 같아요. 물론 제가 봐도 잘했다거나 ‘이건 찢었다.’ 했을 때는 저 자신을 따뜻하게 대하려 해요. 그럴 때 자존감도 높아지고, 스스로 긍정적인 생각이 들더라고요.

앞으로의 영재 씨가 이 일을 통해, 특히 무대를 통해 보여주고 싶은 모습에도 변화가 있나요?
영재: 무대에서 더 멋있어진 모습을 보여드리고 싶은 건, 당연한 것 같아요. 환경뿐만 아니라 사람은 1분 1초마다 생각도 감정도 바뀌니까. 경험이 쌓일수록 더욱 좋은 모습을 보여드려야 한다는 생각이에요. 보컬도 더 확실하게, 춤도 파워풀해지고 더 멋이 생긴 모습을 보여드리고 싶어요. 활동을 하면서 여러 곳에서 ‘저희를 알아봐주시고, 노래를 사랑해주시고, 저희를 통해 힘을 얻고 있는 분들이 있구나.’를 알게 됐는데, 그때부터 왠지 모를 부담감도 생기더라고요. 하지만 동시에 더 많은 사람을 수용할 수 있는 아티스트가 되고 싶었어요.

그 여정을 함께하는 42들에게는요?
영재: 그간 여러 무대를 경험하며 ‘우리도 언젠가 이 모든 공간을 우리 42분들로 채우고 싶다.’는 생각을 했는데, 지난 2월 팬 미팅 때 온전히 저희를 보기 위해 와주신 42분들을 보면서 ‘우리가 잘하고 있었구나.’, ‘아, 이래서 내가 무대 위에 서고 싶었구나.’ 느끼게 됐어요. 42들한테는 늘 부끄럽지 않은 아티스트가 되고 싶은 게 1순위예요. 그냥 좋아한다는 것 자체만으로, 42라는 것 자체로, 주변에서 “너 42야? 멋있다~”라는 얘기를 들으실 수 있으면 좋겠어요.(웃음)

Credit
윤해인
인터뷰윤해인
크리에이티브 디렉터김민경
프로젝트 매니지먼트배지안
비주얼 크리에이티브팀김우정 (플레디스 엔터테인먼트)
사진윤송이
영상조윤미, 서유정
헤어구 민 (ODD) / Assist. 소 윤 (ODD)
메이크업이현희
스타일리스트강수민
세트 디자인권도형 (ONDOH)
아티스트 의전팀안소량, 김혜진, 신도윤, 박유리, 심연진, 홍아현, 조성제, 황유미, 박윤진, 차혜령, 송영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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