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redit
백승혜
디자인이정인
사진 출처BIGHIT MUSIC

“저의 노래가 여러분의 마음 깊은 곳까지 닿기를”, 첫 솔로 믹스테이프 ‘Panic’을 내놓으며 투모로우바이투게더 범규가 전한 메시지다. 오후 3시의 모습으로 행복을 나누던 범규가 전하고 싶었던 건, 긴 터널보다 어두운 새벽 3시를 지나고 있을 이들을 위한 위로와 희망이었다. 그리고 ‘Panic’은 음악은 물론, 앨범 디자인과 프로모션 전반에서 범규의 ‘새벽 3시’ 감성을 가장 효과적인 방법으로 전달하고자 했다. 범규에게 직접 받은 듯한 소포 디자인과 그의 사진을 직접 들여다보는 느낌을 주는 뷰마스터로 구성된 앨범 패키지, 다각적으로 음악을 느낄 수 있도록 설계된 LP 청음존 및 ‘어둠속의대화’ 체험형 전시 그리고 허회경, 10CM, 유다빈밴드, 아도이(ADOY) 등 유수의 아티스트들과 진행한 커버 챌린지까지. ‘Panic’의 고유한 감각을 다양한 방법으로 담아낸 비주얼 및 프로모션에 대한 제작진의 비하인드와 더불어, 범규가 직접 전해온 ‘Panic’ 비하인드 코멘트를 공개한다. 

‘Panic’은 범규 씨가 실제로 경험했던 감정들을 담은 곡인 만큼, 앨범 디자인 및 프로모션 방향성을 설정할 때에도 범규 씨의 감성을 전달하는 것을 가장 우선으로 고려하셨을 것 같아요. 어떤 키워드를 중심으로 ‘Panic’의 전반적인 방향성이 설계되었는지 궁금합니다.
최세열(빅히트뮤직 BX팀): 처음에 범규 씨와 스태프들이 다 함께 참여하는 미팅을 진행했어요. 그 과정에서 범규 씨가 ‘Panic’을 만들게 된 배경이나 전하고 싶은 메시지를 직접 설명해주셨는데, 가장 중심이 되는 키워드가 ‘희망’이었어요. 그래서 ‘감성적인’, ‘아날로그’, ‘희망’을 주된 키워드로 삼고 범규 씨가 평소 보여준 ‘새벽 3시’ 감성을 비주얼로 구현하고자 했어요. ‘Panic’에 담긴 솔직한 메시지에 맞게 범규 씨 자체를 그대로 보여줄 수 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있었습니다.

손희호(빅히트뮤직 앨범마케팅팀): 세열 님이 말씀하신 것처럼, 프로모션 기획 과정에서 범규 씨에게 이 곡을 어떻게 설명하고 싶은지를 여쭤봤을 때 말씀하신 키워드 역시 ‘위안’이었어요. 그래서 모든 요소는 ‘위안’이라는 키워드를 중심으로 설계되었다고 보시면 될 것 같습니다.

‘Panic’ 앨범을 보면 말씀하신 아날로그하고 감성적인 비주얼에 범규 씨만의 분위기가 잘 담겨 있는 것 같아요. 범규 씨의 감성을 비주얼적으로 구현하기 위해 중점적으로 고려하신 부분은 무엇이었을까요?
최세열(빅히트뮤직 BX팀): 범규 씨가 그간 개인적인 취향이나 커버 곡 등을 통해 보여준 스타일을 반영해 앨범 전반에 ‘범규스럽다’는 느낌을 주면서 희망과 위로의 메시지를 전달하고자 했습니다. 앨범은 기본적으로 새 제품이지만, 원래 있었던 물건처럼 자연스러운 느낌을 주고 싶었어요. 앨범 팩샷에는 제품의 디테일이 잘 보이는 일반적인 상세 페이지와는 달리 테이블 위에 자연스럽게 놓여 있는 사진을 사용해서 범규 씨의 방 안에서 바로 나온 것 같은 느낌을 주려 했습니다. 앨범 패키지 역시 박스에 붙여진 우표나 찍힌 스탬프는 모두 수작업으로 제작했고, 콘셉트 포토도 실제 인화 사진처럼 디자인했거든요. 그리고 ‘Thanks to’와 가사지에 범규 씨가 직접 쓰신 글씨를 담아서 모아분들이 범규 씨가 직접 준비한 소포를 받는 것 같은 기분을 느끼셨으면 했어요.

앨범 구성품 중에서도 뷰마스터가 특히 이색적인데요. 디자인 자체도 빈티지하지만, 뷰마스터라는 오브제에 담고자 하셨던 의미가 있을 것 같아요.
최세열(빅히트뮤직 BX팀): ‘Panic’이라는 곡이 청각적으로 범규 씨의 생각을 들려준다면, 앨범은 시각적으로 범규 씨의 시선을 보여주는 매개가 되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어요. 그래서 범규 씨가 눈에 담은 것들을 모아분들도 같이 볼 수 있게 하는 아이템을 고민했고, 입체적인 사진을 눈으로 직접 들여다볼 수 있는 뷰마스터가 적합하다고 생각했어요. 앨범에 들어 있는 디스크를 뷰마스터에 끼우면 사진을 보실 수 있는데, 그 사진들 중에는 범규 씨가 평소에 직접 찍었던 사진들이 포함되어 있어요. 뷰마스터에 범규 씨의 실제 시선을 그대로 연결시키고자 한 거죠.

‘Panic’의 앨범 디자인이 시각적으로 범규 씨의 감성을 전달한다면, LP 청음존 운영과 어둠 속에서 범규 씨의 음악을 경험할 수 있는 ‘어둠속의대화’ 컬래버레이션 체험형 전시는 범규 씨의 음악을 모아분들이 감각적으로 경험할 수 있는 프로모션이었어요. 오프라인 이벤트 기획 과정에서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신 요소는 무엇이었나요? 
서유민(빅히트뮤직 앨범마케팅팀): 이번 앨범을 통해 범규 씨가 직접 전하고자 했던 메시지가 너무나도 명확했고, 그게 음원에 온전히 다 담겨 있었거든요. 그래서 음악을 듣는 행위 자체에 포커스를 맞춤으로써 음원에 대한 몰입감을 최대한 끌어올리고자 했어요. 

손희호(빅히트뮤직 앨범마케팅팀): 앨범 디자인과 마찬가지로 프로모션에서도 결국 가장 중요했던 건 범규 씨의 감성과 메시지를 있는 그대로 전달하는 것이었어요. 그간 여러 창구를 통해 표현되어온 범규 씨의 감성을 하나의 완성된 작품으로 보여주는 첫 기회인 만큼, 범규 씨의 취향과 감성이 묻어나는 요소들을 활용해서 범규 씨가 얼마나 진정성 있게 본인의 메시지를 전하고자 했는지를 직관적으로 보여드리고 싶었어요. 청음존 내부에 범규 씨가 직접 큐레이팅한 LP를 배치한 것 역시 그런 이유였고요.

LP 청음존에서 범규 씨가 직접 조향한 향수를 배치하거나, 어둠 속에서 범규 씨의 음악을 듣는 ‘어둠속의대화’ 체험형 전시처럼 청각뿐만 아니라 다양한 감각을 경험할 수 있도록 공간을 구현한 점도 인상적이에요. 모아분들이 이 공간들을 통해 어떤 경험을 하시기를 바라셨나요?
서유민(빅히트뮤직 앨범마케팅팀): 범규 씨는 이번 앨범에서 모든 모아분들과 직접 대면하는 것 같은 생동감을 전하고 싶어 하셨거든요. 그래서 LP 청음존에 범규 씨가 직접 조향하신 향수를 배치했고, 범규 씨가 직접 녹음한 음성 메시지를 틀어드리는 등의 방식으로 범규 씨가 바로 옆에서 모아분들을 위로하는 듯한 경험을 구현하려고 했습니다. 특히 LP 청음존의 시각적인 요소들은 BX팀과의 협업으로 범규 씨의 아날로그한 감성을 전하면서 모아분들의 몰입도를 더욱 높이려 했습니다.

최세열(빅히트뮤직 BX팀): 최대한 다양한 에셋을 활용해 범규 씨의 ‘Panic’이 가진 감성을 전달하려 했어요. 예를 들어 LP 커버를 제작할 때에도 디지털 앨범 커버를 그대로 쓰기도 하고, 피지컬 앨범의 디자인을 살짝 바꿔서 제작하기도 했고, 오피셜 포토 중 초상이 들어가지 않은 인서트 컷을 활용하기도 했습니다.

특히 ‘어둠속의대화’ 체험형 전시는 일반적인 청음 이벤트와는 다른 이색적인 경험을 모아분들에게 제공했습니다. 어두운 공간에서 청각적인 경험을 극대화하는 형식의 체험을 기획하시게 된 이유가 궁금해요.
손희호(빅히트뮤직 앨범마케팅팀): ‘어둠속의대화’ 체혐형 전시는 ‘Panic’의 가사 중 “어두운 밤 아래 머물지 않고 지나가자”에서 출발했어요. 곡이 전반적으로 ‘어둠’에서 시작해 ‘위로’과 ‘희망’을 마주하는 흐름이니까, 이런 키워드들을 감각적으로 전할 수 있는 경험인 ‘어둠속의대화’를 떠올리게 됐어요. 이렇게 직관적으로 연결한다면 모아분들도 저희의 의도를 바로 알아챌 수 있을 거라고 생각했거든요.

서유민(빅히트뮤직 앨범마케팅팀): 저희도 기획 과정에서 직접 ‘어둠속의대화’를 체험해봤어요. 당시에 가장 크게 느꼈던 게, 시각이 제한되는 완전한 어둠 속에서는 서로의 목소리가 굉장히 크게 의지가 된다는 점이었어요. 그래서 이런 공간에서라면 모아분들이 더욱 몰입해서 범규 씨의 목소리를 듣고, 큰 위로를 얻으실 수 있겠다고 생각했죠. 실제로 참여하신 모아분들 역시 초반에는 긴장을 많이 하시다가도, 중간에 나오는 범규 씨의 목소리가 큰 힘이 된다고 느끼시더라고요. 범규 씨의 목소리를 듣고 눈물을 흘렸다는 모아분들도 많으셨고요. ‘Panic’에서 범규 씨가 전하고자 한, 어두운 세상을 함께 헤쳐 나가자는 위로의 메시지를 모아분들도 느끼셨을 거라고 생각해요.

더불어 ‘Panic’ 커버 챌린지 역시 아티스트분들이 곡에 담긴 감성을 다양한 방식으로 해석해주신다는 측면에서 유의미한 프로모션이었어요. ‘Panic’의 작사에 참여하신 허회경 님, 평소 범규 씨가 좋아하는 밴드라고 밝힌 아도이(ADOY) 등 여러 아티스트분들의 참여가 눈에 띄었습니다. 해당 챌린지의 기획 및 섭외 배경에 대해 말씀 부탁드려요.
손희호(빅히트뮤직 앨범마케팅팀): ‘Panic’이 가진 음악적인 결을 어떻게 살릴 수 있을지를 가장 중요하게 생각했어요. 모아분들이 이 곡을 어떻게 신선하고 재미있게 즐기실 수 있을지를 생각해봤는데, 평소 범규 씨의 음악 취향이 인디 씬과 맞닿아 있다 보니 이를 프로모션에 반영해보면 재미있는 케미스트리가 나올 거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또 ‘Panic’ 자체가 범규 씨의 진정성이 담겨 있을 뿐만 아니라 멜로디와 가사가 누가 듣기에도 좋은 곡이라서, 여러 아티스트 분들이 재해석을 해주셨을 때 곡의 매력을 다양하게 전달할 수 있는 좋은 결과물이 나올 것이라고 생각했어요. 그래서 ‘이 곡을 누가 커버했을 때 좀 더 새롭게 다가갈 수 있을까?’라는 장르의 다양성도 고려하면서 기획했어요. 섭외 당시 아티스트 분들께 범규 씨의 음악과 이번 활동에 대해 소개하며 참여를 요청드렸어요. 어떻게 보면 음악만으로 협업을 성사시키는 과정이었기에 많이 떨리기도 했는데, 결과적으로 제안을 드렸던 대부분의 아티스트 분들이 함께해주셨습니다. 일정이 정말 바쁘심에도 음악을 듣고 시간을 쪼개서 참여해주신 분들도 계셨고, 음악이 좋아서 작업이 즐거울 것 같다는 말씀을 해주신 분들도 많았어요. 그런 반응을 보면서 다시 한 번 범규 씨의 음악이 정말 좋다는 것을 체감할 수 있었습니다. 범규 씨도 평소 좋아하던 아티스트분들이 ‘Panic’ 커버에 참여하시고 자신의 음악이 다양하게 해석되는 걸 정말 기뻐하셨다고 들었어요. 이렇게 범규 씨와 팬 분들, 참여하신 아티스트 분들까지 세 축이 모두 행복하게 즐길 수 있는 프로젝트를 꾸릴 수 있어 저희에게도 굉장히 의미 있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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