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로하는 거창하지 않더라도 누군가의 일상에 오랫동안 머무는 방식으로 사랑을 전하고자 한다. 언제, 어디서나 자신의 존재가 떠오르도록 하는 이로하의 마법.

독방을 쓰던 이로하 씨에게 룸메이트가 생겼어요. 어때요?
이로하: 독방을 썼을 때에는 너무 조용하니까 늘 거실에 나가 있었거든요. 언니들 지나다니는 거 구경하면서 ‘아, 언니들 바쁘다!’ 생각하기도 하고요.(웃음) 다른 방에서 얘기하는 소리가 들리면 ‘어, 나도 가볼까?’ 싶어서 놀러 가기도 했어요. 룸메이트가 생기니까 심심할 때 놀 친구가 생긴 느낌이라 지금이 좋아요. 원희 언니랑은 한 명이 간지럽히면서 장난을 시작하면 끝이 없는 기분이에요.(웃음)

오늘의 화보 촬영 소품은 CD였는데, 만약 세트가 이로하 씨의 방이라면 어떤 장르의 음악이 어울릴까요?
이로하: 여러 가지의 CD가 있으니까 다양한 장르의 곡이 있으면 좋겠어요. R&B를 좋아해서 하나의 CD에는 잔잔한 음악이 들어가 있고, 또 하나의 CD에는 힙합이 있는 것처럼요. 조용한 노래보다 비트가 있는 노래를 좋아하는데, 저절로 몸이 움직이거나 리듬을 탈 수 있어서 스트레칭할 때 자주 듣고 있어요.

마침 오늘 현장에서 화보 콘셉트와 사뭇 다른 강렬한 힙합 음악이 흘러나왔어요.(웃음) 
이로하: 맞아요.(웃음) 마침 오늘 바지를 입었는데 힙합이 나와서 좋았어요! 아일릿 멤버로서는 화보처럼 러블리한 걸 좋아하지만, 개인적으로는 힙합도 좋아해요. 촬영장이나 이동 중에 이런 힙합 노래를 들으면 이렇게 몸을 움직이면서 신나게 즐기는 것 같아요.

평소 글릿분들께 음악 추천도 자주 하시더라고요.
이로하: 제가 좋아하는 걸 글릿분들과 공유하고 싶은데, 음악은 언제 어디서나 들을 수 있으니까요. 제가 좋아하는 음악을 똑같이 들어줬으면 해서 글릿분들께 노래를 추천하고 있어요.

음악 취향과 댄스 취향이 서로 연결되는 듯해요. ‘보그 코리아’ 인터뷰 중 “비트와 강약을 잘 표현하고 싶어요. 그걸 잘해야 보는 사람을 놀라게 할 수 있잖아요.”라고 말씀하시기도 했잖아요. 춤으로 주목을 받는다는 건 이로하 씨에게 어떤 의미인가요?
이로하: 원래도 춤을 좋아하지만 춤으로 저를 좋아해주시는 분들이 많으니까 더 좋아하게 되고, 더 잘하고 싶고, 도전도 해보고 싶은 마음이 커지는 것 같아요. 무대가 끝나고 나서 올라오는 글이나 주변 반응을 보면 이 일을 하길 잘했다고 느끼게 돼요.

이로하 씨의 주특기인 힙합 댄스에 대한 감은 어떻게 유지하세요? 
이로하: 힙합을 추시는 분들의 영상을 보는 걸 진짜 좋아해서 평소 좋아하는 댄서분들이나 힙합 스타일의 노래를 계속 찾아보게 돼요. 요즘 힙합을 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어서 기본기부터 다시 연습하는 중이에요. ‘월드 오브 스트릿 우먼 파이터 (WSWF)’를 보고 영향을 받아서 댄서분들도 더 찾아보게 되고, 힙합을 잊지 않게 뭐라도 하고 있어요. 아직 힙합을 완벽히 잘하는 건 아니라고 생각해서 시간이 날 때 레슨도 받아서 실력도 쌓고 싶고, 여러 가지 장르를 다양하게 배우고 싶어요.

지금도 굉장히 잘 추시는데, 스스로 완벽하지 않다고 생각하는 이유가 있을까요?
이로하: 무대를 준비했을 때 잘하면 저도 너무 기쁘지만 조금씩 부족한 부분이 보이기도 하고, 오랜만에 추면 ‘왜 저번이 더 좋은 것 같지?’라는 생각이 들 때도 있어서요. 계속 연습을 해야 성장할 수 있는 것 같아서 아직 부족하다고 느낄 때가 많은 것 같아요. 연습할 때 스스로 잘 납득이 안 되면 ‘어, 이거는 아니야!’ 이렇게 생각이 되더라고요.(웃음) 물론 마음에 안 드는 저도 저지만, 더 할 수 있을 것 같아서 스스로 납득될 때까지 연습하는 편이에요. 컴백 준비를 하면서 춤 연습은 계속 하고 있지만, 제 무기인 힙합을 잊지 않도록 혼자서라도 감을 유지하려고 하고 있어요. 

SBS ‘가요대전’에서 이로하 씨의 주특기인 댄스를 잘 보여준 ‘Siren’ 커버 무대도 화제였는데 어떤 마음으로 임했는지 궁금해요.
이로하: 제가 ‘Siren’ 커버를 한다는 걸 팬분들은 모르는 상태였으니까, 그곳에 계신 팬분들이 다 놀랐으면 좋겠다고 기대하면서 무대에 올라갔어요. 이렇게 큰 무대에서 혼자 힙합을 추는 건 처음이니까 두근거리고 재미있어 저도 모르게 웃음이 나올 것 같았는데, 엄청 강렬하고 센 노래니까 열심히 카메라를 째려봤습니다.(웃음) 아무래도 제가 키가 작은 편이다 보니 그냥 춤을 추면 무대는 이렇게 큰데 혼자 작게 추는 것처럼 보여서 최대한 힘을 많이 쓰고 동작이 크게 추려고 하는데요. 저와 키가 비슷하신데 엄청 파워풀하게 추는 댄서분이 어렸을 때부터 롤모델이어서 그분처럼 멋있게 추고 싶다는 생각을 했어요. 

혼자가 아닌 다섯 명이 만들어가는 퍼포먼스에서 특별히 신경 쓰는 요소가 있다면요?
이로하: 마법 소녀들은 각자 정해진 색깔이 있잖아요. 저희 안무도 다 같이 합은 맞지만, 한 명 한 명 춤선이나 매력은 다 다른 게 마법 소녀 같지 않을까 생각해요. 다섯 명 모두 보여주고 싶은 스타일과 포인트도 다르니까 똑같아야 한다기보다는 각자의 스타일을 존중하고 싶은 마음이 커요. 그래서 안무 연습을 할 때도 대형 위치나 타이밍같이 꼭 맞아야 될 것 같은 부분에 대해서만 이야기해요. 물론 언니들이 “여기 로하는 어떻게 해?” 이렇게 물어봐줄 때는 최대한 제 생각을 알려주려고 해요.(웃음)

‘빌려온 고양이 (Do the Dance)’의 퍼포먼스는 아일릿이 그동안 보여준 마법 소녀와 어떤 차이점이 있는지 궁금해요.
이로하: ‘Magnetic’은 스텝이 많고, ‘Cherish (My Love)’는 박자마다 “딱, 딱, 딱” 안무 포인트가 있다면, ‘빌려온 고양이 (Do the Dance)’는 손을 뻗거나 예쁘게 쓰는 동작이 많아서 부드러운 부분을 살리려고 노력했어요. 처음 이 노래를 들었을 때 고급스러운 파티가 떠올랐거든요. 춤도 아름다운 느낌인데, 예쁘고 ‘고저스(gorgeous)’한 고양이가 됐다고 생각하면서 춤을 춰야겠다고 생각했어요.(웃음) 포스트 코러스 부분이 가사도 없고 가벼운 댄스 브레이크 느낌인데 그 부분을 잘 소화하려고 노력했습니다.

앨범 스토리와 퍼포먼스는 달라지지만, 아일릿의 자신감 넘치고 당당한 자세만큼은 그대로예요.
이로하: 사실 모든 일에 “무조건 이렇게 해야 해!”라고 생각하는 편은 아니고 흘러가는 대로 따라가는 성격이에요. 평소에는 아일릿의 노래 가사처럼 자신만만한 성격은 아닌데, 그런 가사를 직접 부르면서 저도 함께 자신감을 얻게 되는 것 같아요. 이번 앨범 중에 ‘little monster’를 가장 좋아하는데, 처음 ‘little monster’의 스토리를 들었을 때 아일릿이 했으면 좋겠다고 생각한 내용이 그대로 담겨 있어서 놀랐어요.

부정적인 마음을 전부 삼켜버리겠다는 ‘little monster’ 속 이야기처럼 이로하 씨도 부정적인 감정을 해소하는 본인만의 방법이 있나요?
이로하: 부정적인 생각이 들더라도 제가 최대한 최선을 다한다면 후회는 안 할 거잖아요. 최선을 다하는 게 답이라는 걸 알아서 항상 할 수 있는 건 다하는 것 같아요. 혼자 고민하면서 해결법을 찾으려고도 하고, 지금은 힘들더라도 내일, 모레에는 괜찮아질 거라고 스스로를 믿고 넘어가기도 하고요. 시간이 지나면 될 거라는 생각을 많이 하니까.

‘Midnight Fiction’ 녹음 때는 눈물을 보였던 이로하 씨가 ‘Almond Chocolate’에서는 자신감을 얻고 확신에 찬 목소리로 노래를 부르던 모습이 떠올라요.
이로하: 저는 칭찬을 받으면 느는 스타일이라고 생각하거든요, 어렸을 때부터! ‘Midnight Fiction’ 레코딩 때는 마음처럼 되지 않아서 슬펐지만, ‘Almond Chocolate’에서는 칭찬을 많이 들은 덕분에 무대에서도 자신감 있게 할 수 있었어요. 저는 제 음역대가 높은 편인 줄 몰랐는데, 후렴구와 고음 애드리브도 맡게 돼서 이런 목소리도 좋게 봐주신다는 걸 알게 되었어요. 이번 ‘bomb’ 레코딩 때도 최대한 준비해서 칭찬받고 싶은 마음으로 열심히 했어요.(웃음)

평소 멤버분들한테도 많은 애정과 칭찬을 받고 계신 게 이로하 씨의 성장 비결이었군요.(웃음) 아일릿 막내로서의 삶은 어때요?
이로하: 흐음(웃음), 아일릿 막내의 삶은… 사랑받을 수 있다! 언니들도 그렇고, 스태프분들도 그렇고 귀여워 해주시고 사랑을 주실 때마다 저는 기뻐요.(웃음) 외동이라서 형제자매가 없는데 ‘언니가 있으면 이런 느낌인가?’라는 생각이 들 때가 있거든요. 가족처럼 같이 사니까 진짜 친언니들 같은 느낌도 들어요. 지금도 스스로 해결할 수 있는 건 혼자서 하려고 할 때도 있는데, 가족이나 멤버, 스태프분들처럼 주변에 있는 분들한테 조금씩 이야기하기도 해요. 가까워질수록 점점 저에 대해 이야기하고 싶어지고, 사랑을 받을수록 저도 사랑을 더 나눠주고 싶어져요.

SUPER ILLIT EP.18’에서 어린이 글릿들을 안아주면서 이로하 씨가 받은 사랑을 더 어린 친구들에게 돌려주는 듯한 모습도 인상적이었어요.
이로하: 엄청 귀여웠어요! 친구들이 제가 K-팝을 알게 되었던 나이랑 비슷해 보여서 ‘이 아기들한테는 내가 좋아했던 아이돌 선배님들의 모습처럼 보이려나?’라는 상상도 했어요.(웃음)

평소 이로하 씨가 주변에 사랑을 나눠주는 방식은 무엇일까요?
이로하: 좋아하는 사람들에게는 자연스럽게 관심이 가니까 가방에 달린 키링 같은 것도 만져보게 되고, 비슷한 공통점을 찾으면 그 이야기를 계속하기도 하고, 궁금한 게 있으면 바로 물어보기도 해요. 얼마 전에 언니들이랑 스태프분들한테 캐릭터 스티커를 나눠드렸는데, 물건이나 사원증에 붙여주시니까 항상 마주칠 때마다 눈에 보이는 거예요! 제가 드린 걸 늘 같이 들고 다니신다고 생각하니까 기뻤어요. 사람들이 좋아하는 것들이나 취향을 알아가면서 상대방에게 맞게 행동하면 서로 좋으니까, 점점 더 알고 싶어지는 것 같아요.

결성 1주년 기념 특별편’에서 모든 멤버의 포즈를 맞출 정도로 멤버들에 대한 이해도가 높으신 듯한데, 멤버 맞춤형으로 마음을 표현하시기도 할까요?
이로하: 네! 언니들마다 포인트를 생각해서 얘기하거나 행동하곤 해요. 원래는 뭔가 먹을 때 다른 사람이 먹어보고 싶어 하면 나눠주고, 그렇지 않으면 혼자 먹는 편이었어요.(웃음) 민주 언니는 초콜릿을 좋아하니까 언니가 떠올라서 먼저 “언니, 한 입 먹을래요?” 하고 물어봐요. 윤아 언니는 재밌는 걸 좋아하니까 웃기고 어이없는 숏폼이 뜨면 공유하고, 모카 언니는 같은 일본 출신이다 보니까 현지 가게에 새로운 게 나왔다는 소식을 발견하면 “언니, 이거 맛있어 보이지 않아요?”라고 말하려고 모카 언니한테 가요. 원희 언니는 꽃무늬나 작은 키링 같은 걸 좋아해서 선물할 때 그런 종류를 고르려고 해요. 

데뷔 인터뷰에서는 옛날 사진을 보며 추억을 떠올리는 걸 좋아하신다고 말씀하셨는데, 요즘에는 무엇을 보면서 아일릿과 관련된 추억을 떠올리나요?
이로하: 요즘도 그 시기에 들었던 음악이나 향으로 추억 여행하는 걸 좋아해서 어떠한 순간을 떠올리게 하는 걸 계속 찾게 돼요. 데뷔 전에 멤버들과 다 같이 런던에 간 적이 있는데 그때 호텔 향이 너무 좋았어요. 그래서 계속 기억하고 있었는데 나중에 생일 선물로 받은 핸드크림 향이 그 호텔 향이랑 똑같아서 “와, 드디어 찾았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윤아 언니가 저랑 향 취향이 비슷해서 언니에게 향이 어떤지 물어보니까 언니도 마음에 들어 하길래 사기로 했어요. 아마 언니도 그 향을 기억하고 있었던 것 같아요.

수많은 순간 중 가장 ‘아일릿’답다고 느낄 때는 언제라고 생각하세요?
이로하: 여러 가지가 있는데, 다섯 명이 다 같이 이야기할 때요! 안무 수업을 하다가 쉬는 시간이 되면 하나의 주제로 엄청 이야기를 하는 편인데요. 다들 하고 싶은 말은 많지만 서로의 이야기를 듣고, 그 다음에 각자 하고 싶은 말을 할 때 여고생 같다는 생각이 들거든요. 이런 일상적인 순간이 아일릿다운 것 같아요. 그리고 시상식에서 상을 받을 때도요. 저희는 저희가 걸어온 모든 과정을 알잖아요. 이 상을 받을 수 있어서 기쁘고, 열심히 해온 만큼 아일릿이 더 자랑스럽고, 더 좋아하게 되었어요.

‘I’LL LIKE YOU’ Brand Film’에서 “아일릿은 아일릿의 길로 나아가고자 합니다.”라고 말씀했어요. 아일릿이 걸어가는 길은 어떤 모습일까요?
이로하: 성장하면서 계속 나아가는 길이었으면 좋겠어요.

오르막길일수록 걸어가기 쉽지 않잖아요. 그럼에도 그 길을 어떤 마음으로 임하고 싶어요?
이로하: 힘든 순간을 즐긴다기보다는 힘든 순간이 있으니까 올라갈 때 더욱 보람도 있고, 저희가 성장하고 있다는 것을 잘 느낄 수 있는 것 같아요. 그냥 편하게 올라가버리면 너무 재미가 없으니까, 힘든 순간이 있더라도 그 길을 계속 올라가고 싶어요.

그 길을 함께할 글릿분들과는 어떻게 걸어가고 싶나요?
이로하: 같이 걷고 싶어요! ‘it’s Live’ 미니 팬 미팅에서 글릿분들에게 “믿고 따라와주셔서 감사합니다.”라고 말씀드렸는데, 정말 많은 아티스트분들 중에서도 저희를 좋아해주시고, 보러 와주시는 게 너무 감동적인 거예요. 그때 글릿분들께서 우시는 모습을 보고 더욱 감정이 올라왔었어요. 그런 순간마다 글릿이 더욱 소중하게 느껴져요. 항상 글릿의 손을 잡고 같이 올라가고 싶어요. 

Credit
예시연
인터뷰예시연
크리에이티브 디렉터김민경
현장 운영 총괄이희원
비주얼 크리에이티브팀김나연, 김주현, 윤상아, 정효진 (빌리프랩)
사진장한빛
영상조윤미, 서유정
헤어나건웅
메이크업문지원
스타일리스트유재창
세트 디자인이예슬
아티스트 운영팀박미래, 김보경, 노지율, 모치즈키 켄타, 박지선, 윤자영, 이도현, 조유정(빌리프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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