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유넥스트’에서 윤아는 ‘다음’을 꿈꾸며 도전했다. 때때로 넘어지는 순간이 있어도 또다시 일어섰다. 그리고 멤버들을 만났다. 팀명 ‘아일릿’이 담고 있는 의미처럼 무엇이든 될 수 있고, 무엇이 될지 기대할 수 있는 그룹이 되기 위해서.

최근 ‘윤아X원희의 웰빙라이프 도전기 느려도 좋아’편 너무 재밌었어요. ‘저속 노화'는 꾸준히 실천하고 계신가요?
윤아: 저속 노화 촬영 이후로는 그냥 가속 노화예요.(웃음) 그래도 생각나면 먹을 때 조금 더 의식적으로 천천히 먹으려고 하지만 자꾸 빨리 꼭꼭 씹어 먹고요.(웃음) 그렇게 하면 식사 시간도 늘어나면서 적은 양을 먹어도 포만감이 느껴지긴 하더라고요.
 
자체 콘텐츠에서 종종 요리도 하셨잖아요. 평소 손이 느린 편이라고 했는데 요리를 하거나 무언가를 만드는 건 어때요?
윤아: 조립하는 것도 좋아하고 요리도 좋아해요. ‘가루쿡’도 요리라면 요리니까.(웃음) 손으로 뭔가를 만드는 걸 좋아해요. 그리고 손이 느리니까 오히려 콘텐츠를 뽑아낼 수 있는 것 같더라고요. 잘 안 되는 모습이나 여유롭게 하는 모습도 보여줄 수 있고, 무엇보다 만드는 데 오래 걸리니까 글릿들이랑 같이 라이브하는 시간이 늘어나요. 연습실이나 보컬 룸에서 주제 없이 얘기하는 것도 좋지만, 손으로 무언가를 만들고 있으면 계속 에피소드가 생기는 것이다 보니 팬들이랑 소통도 더 할 수 있고, 더 길게 만날 수 있어서 좋아요. 다음에도 손으로 할 수 있는 게 있으면 같이 하려고요.

해보고 싶은 주제가 있어요?
윤아: 가능할지는 모르겠지만 언젠가 글릿분들과 같이 하는 게임 방송을 한 번 해보고 싶어요. 예전에 방탄소년단 선배님들이 팬분들이랑 생일 기념으로 게임 방송을 하시는 걸 봤는데 너무 재밌어 보이더라고요. 저도 평소에는 ‘오버워치’만 하지만, 글릿분들이랑 플래시 게임 정도는 할 수 있지 않을까요?(웃음) ‘구스 구스 덕’이나 ‘크레이지 아케이드’처럼 가벼우면서 온라인에서 만날 수 있는 게임이 좋은 것 같아요.

‘오버워치’에서는 힐러인 ‘모이라’가 원픽이시잖아요.
윤아: 제가 제일 잘하는 거고, 제일 자신 있는 캐릭터니까요. 친구 한 명이랑 같이 ‘듀오’로 힐러를 하는데, 보통 한 팀당 힐러가 2명이다 보니 힐러 인원이 저희로 꽉 차는 거예요. 그런데 게임을 할 때 상대한테 공격을 얼마나 하는지, 힐을 얼마나 하는지 볼 수 있거든요? 항상 제가 픽한 ‘모이라’가 조금 뒤처진다고 해야 하나요? 그래서 친구들이 “내가 모이라 하지 말랬지!”라고 해요.(웃음)

그런데도 ‘모이라’를 픽하는 이유가 있어요?
윤아: 일단 운용하는 방식이 쉬워요. ‘오버워치’는 타격을 하는 게임인데 ‘모이라’는 조준도 필요 없고 그냥 쭉 누르고만 있으면 돼요. 그리고 생존 기술이 좋아요. 다른 팀원들이 죽어도 저는 혼자 살아남는 거죠. 그런데 힐러이다 보니 딜이 세지도 않고, 그렇다고 힐 양이 엄청 세지도 않고요. 혼자 살아 있다가 다른 친구들이 살아나서 “힐러, 어디 있어?”라고 해서 친구들한테 가면 가는 길에 저는 또 죽어요.(웃음)

숙소에서 독방을 쓰시다 보니 조금 더 게임하기 좋은 환경이 되었을 것 같은데요?(웃음)
윤아: 확실히 개인 공간이 생기면서 친구들이랑 ‘오버워치’를 하거나 전화를 더 자주하는 것 같아요. 아, 제 친구들은 ‘Magnetic’이 음원 차트 1위를 했어도 오늘 뭐 먹었는지 같은 일상 얘기만 하고 축하 인사도 안 해줘요! 그렇다고 제 입으로 말하기는 민망해서 그냥 넘어갔어요.(웃음) 그런데 사실 친구들도 저한테 부담이 될까 봐 배려해준 것 같더라고요. 궁금한 게 있어도 굳이 안 물어보고 넘어가기도 하고요.

완전 ‘찐친’이네요.(웃음) 평소 머릿속을 환기시키고 싶을 때 추는 막춤을 ‘나답다’고 느낄 정도로 분위기 메이커이기도 해서 평소 친구들 사이에서는 어떤 모습일지 궁금했어요.
윤아: 콘텐츠에서는 저희를 보시는 분들이 재미있었으면 좋겠기에 더 그렇게 해요. 그리고 저도 어느 정도 예능적으로 욕심도 있고 그런 걸 사람들이 재미있어 한다는 걸 알고 있으니까요.

그렇게 보시는 분들을 웃게 하고 싶은 이유가 있어요?
윤아: 저는 글릿을 챙기고 싶어요. 제 눈에는 글릿분들이 아기자기한 느낌이기도 하고, 저희를 무조건적인 사랑으로 좋아해주시는데 그런 사람들을 만나기가 너무 어렵잖아요. 부모님과 아주 친한 친구 정도일 텐데, 그런 사랑을 이렇게 많이 받을 수 있다는 게 너무 감사한 일이지 않나 싶은 거예요. 너무 챙기고 싶고, 더 많이 보답하고 싶어요.

무조건적인 사랑에 부모님도, 친한 친구도, 글릿도 있는데 남동생은 없네요.(웃음)
윤아: 남동생이 사랑이라는 영역에 포함이 되나요? 남동생한테는 진짜 사랑한다고 해본 적이 없어요. 남동생을 사랑한다라… 사랑보다는 아낀다는 표현이 맞는 것 같아요. 사실 별로 친하진 않지만 그래도 생각보다 동생을 무척 아껴요. 그런데 외모적으로 얘기할 때는 확실하게 말할 수 있는데, 저희 안 닮았어요.

주변에서도 안 닮았다고 해요?
윤아: 닮았다고 해요. 그런데 그건 정말 인정할 수 없어요!(웃음) 닮은 부분이 진짜 조금 있을 수는 있지만, 일단 저희 엄마도 가면 갈수록 서로 외모가 달라진다고 하셔서 그 말에 공감하기로 했습니다. 그리고 동생의 가장 친한 친구들은 저를 아는데, “어떻게 아일릿 윤아가 너네 누나야?”라고 한대요.(웃음)

진짜 현실 남매 사이네요.(웃음)
윤아: 예전에 자체 콘텐츠 찍을 때도 저희 남동생은 전화를 받지 않는다고 언급했거든요. 다른 멤버들도 윤아는 남동생이 전화받는 걸 본 적이 없다고 했어요. 그리고 살면서 남동생을 이름으로 부른 적도 거의 없어요. 기본적으로 그냥 “야!”라고 불러요.(웃음) 항상 엄마가 일어나라고 하시거나 밥 먹으라고 하시는데 동생이 일어나기 너무 싫어하거나 방 밖으로 안 나오거든요? 그러면 “야, 일어나라고 백번을 말했잖아!”라고 꾸짖고 제 방으로 가는 거죠.(웃음)

그럼 여동생인 멤버들한테는 어때요?
윤아: 일단 우리 멤버들은 알아서 잘 일어나고요. 깨울 일이 있으면 “ㅇㅇ야, 우리 일어나야 돼!”라고 하죠.(웃음) 그리고 아무래도 민주라든가 모카라든가 물건을 잘 잃어버리는 친구들은 더 챙겨주려고 해요. 물건 잘 챙기라고 말은 하지만 잃어버리고 또 잃어버리거든요. 그런데 어느 순간 멤버들이 혼자서 할 수 있는데 너무 챙겨주거나 부담을 주나 싶어서 웬만하면 ‘냅둬야겠다.’ 생각했는데 또 민주가 지갑을 두고 그냥 가버려서 바로 주워준 적도 있어요. 시야에 들어오거나 못하는 게 있으면 계속 챙겨주려고 해요.

위버스 닉네임이 ‘노수종’인 윤아 씨다운 스위트함이네요.(웃음)
윤아: 아, 저 생각나는 게 있어요. ‘Bo Peep Bo Peep’ 챌린지를 올렸는데 댓글 중에 어떤 분이 요즘 유행하는 말 중에 ‘보법이 다르다’라는 말을 사용해서 “수종언니 혼자 보법이 다르다... 보법보법을 추고 계신 듯.”이라고  쓰신 거예요. 그게 너무 웃겨서 기억에 남았어요.(웃음) 그리고 제가 라이브에서 티아라 선배님들 노래를 많이 들었다고 하기도 했고, ‘내사모케’에서 맨 처음에 했던 게 티아라 선배님의 ‘DAY BY DAY’였거든요. 글릿분들이 엄청 좋아해주셔서 기억에 남아요. 

얼마 전 ‘2025 위버스 콘 페스티벌’에서 ‘ID: Peace B’를 커버하기도 했잖아요(인터뷰는 6월 5일 진행).
윤아: 커버 무대는 팬분들에게 저희가 주로 보여주는 ‘Magnetic’, ‘Cherish (My Love)’와는 또 다른 감정을 느끼게 해줄 수 있잖아요. 특히 이번 보아 선배님의 ‘ID: Peace B’는 저희가 많이 보여드리지 않는 올드 힙합 스타일의 춤이다 보니 연습하면서도 너무 재밌었어요. 기본기 루틴 동작도 다시 한번 연습하면서 기본기를 다시 쌓는 느낌이 들기도 하고 또 그런 콘셉트를 팬분들이 많이 좋아해주시기도 하고요. 그런데 무대에 올라가면 에너지가 너무 올라와서 항상 최대한 침착하게 하자고 생각하는데요. 사실 이번에도 조금 흥분해서 ‘고음할 때 조금 더 예쁘게 지를 수 있었는데.’ 하는 아쉬움도 있어요.

전혀 몰랐어요.(웃음) 사실 그런 디테일을 계속 고민하는 게 무대의 완성도를 높이기 위해 노력하는 과정이기도 하잖아요. 이번 앨범을 준비하면서도 중요하게 생각한 디테일이 있을까요?
윤아: ‘빌려온 고양이 (Do the Dance)’에서는 “심장아 나대지 마”의 디테일이 있는데, 바로 ‘심’과 ‘장’을 끊는 거예요. “심장아-”가 아니라 “심 장 아” 이렇게 약간씩 끊어서 부르는 게 리듬감이 힘차게 들리더라고요. 그리고 “마법에 걸리게”에서 “걸리게”는 안 끊어지게 이어서 부르려고 해요. 데모 버전을 계속 들으면서 어떻게 불러야 그 느낌이 나게 될지 PD님과 함께 연구해서 찾아냈어요. 그런 디테일은 항상 만드는 과정이 어렵다 보니 처음에는 저도 답답했는데, 지금은 연습이 쌓이면서 툭 하면 바로 나와요.

‘빌려온 고양이 (Do the Dance)’에서는 처음으로 크레딧에 이름을 올리기도 했죠.
윤아: ‘둠칫냐옹’은 제 의견이 채택된 거예요. 회사에서 네 글자, 짧게는 세 글자 정도 분량의 유치하지만 임팩트 있는 가사를 원하셨는데요. 처음에는 의견을 낼 때마다 각 의견에 대해 꼼꼼하게 이유를 설명드렸는데, 나중에는 ‘얼레리 꼴레리’, ‘삐까뻔쩍’처럼 노래에 포함이 안 되겠지만 생각나는 단어들도 아이데이션 차원에서 다 던졌어요. 그러다가 ‘ㅇㅇ냐옹’으로 좁혀졌을 때 ‘둠칫둠칫’하다가 ‘둠칫냐옹’이 나왔어요. ‘Magnetic’에서도 쉽게 생각할 수 없지만 아이코닉한 ‘super 이끌림’이라는 단어가 있잖아요. 그런 단어를 만들어낸 것 같아서 기분이 좋습니다.

그렇게 계속해서 될 때까지 의견을 내는 것도 사실은 용기잖아요. 
윤아: 가끔 어떻게 하면 잘 나올까 하다가 ‘이렇게 하면 잘 나오겠다.’라는 확신을 가지게 된 순간이 있어요.(웃음) 예를 들면 ‘PINK BOMB’ 버전의 콘셉트 포토 때는 제 몸에 맞는 각도와 자세를 찾았고, ‘GLLIT’ 버전 콘셉트 포토를 찍을 때는 쿨하면서도 화보 같은 느낌을 내고 싶어서 혼자 이미지 트레이닝도 하고, 전신 거울 앞에서 소파를 놓고 연습하기도 했어요.

그렇게 확신을 가질 때까지 숱한 실패를 겪을 때도 있잖아요. “‘실패도 경험이다.’라고 하는 마음 자세로 도전하면, 불가능한 일도 가능하게 된다.”고 말씀하신 것처럼 불가능한 일이 가능할 때까지 도전할 수 있는 이유는 무엇일까요?
윤아: 사실 처음엔 쉽지가 않아요.(웃음) ‘어떡하지?’ 하면서 머릿속에서 난리가 나요. 그런데 ‘실패도 경험이다.’라는 긍정적인 사고가 두려워하는 마음을 조금은 감소시켜줘요. 한 번 실패했다고 거기에 좌절을 해버리기엔 이 기회는 저만 받은 거니까요. 만약에 제가 DJ를 하면서 작은 실수를 하더라도 결국 DJ는 저고, 그 기회도 저만 받은 거잖아요. 이 특별한 기회를 실수했다고 좌절하는 감정으로 계속 끌고 가면 오히려 더 큰 손해를 불러일으킬 거예요. 실패도 경험이니까, 이번에 한 번 실패해봤으니까 다음에는 그러지 않을 수 있는 학습 효과를 얻는 거죠. 그래서 실수하더라도 조금만 더 집중해보려고 노력하다 보면 괜찮아져요.(웃음)

K-팝 아티스트를 꿈꾸게 된 이유에 대해서도 “탈락이 나를 더 간절하게 만든 것 같다.”고 이야기했잖아요. 실패나 탈락은 보통 부정적인 의미로 쓰이는데, 윤아 씨에게는 발전과 성장을 이끌어주는 자양분이 되는 듯 해요.
윤아: ‘알유넥스트’ 때는 탈락을 하면 안 됐어요. 그건 돌이킬 수 없는 거라서.(웃음) 물론 저도 사람이다 보니 좌절도 많이 하고, 자책도 많이 하지만 그래도 정신 건강에 도움이 되는 생각을 많이 하려고 해요. 실패해도, 탈락해도, 내가 얼마나 간절했고 미련이 남아 있는지를 알게 되잖아요. 그리고 당연히 실패한 채로 둘 수 없으니까 한 번 더 도전하는 거죠.

그렇게 끊임없이 도전하고, 간절해하고, 성공하고, 목표를 이뤄내면서 나아가고자 하는 ‘아일릿의 길’은 어떤 건가요?
윤아: ‘아일릿’이라는 이름은 무엇이든 될 수 있고, 무엇이 될지 기대가 되는 그룹이라는 의미를 갖고 있거든요. 그래서 아일릿만의 길은 솔직하고, 당당하고, 또래들의 얘기를 대신해주고, 무엇이든 될 수 있는 가능성을 계속해서 열어놓을 수 있는 것이에요. 저희가 ‘다음은 무엇일까? 그다음에는 또 무엇이 있을까?’ 하면서 사람들의 궁금증을 유발하고, 호기심을 자극하고, 계속 기대를 할 수 있는 그룹이 되고 싶어요.

‘알유넥스트’로 모여서 ‘아일릿’이 된 윤아 씨만이 할 수 있는 말이네요.
윤아: 그렇죠.(웃음)

Credit
오민지
인터뷰오민지
크리에이티브 디렉터김민경
현장 운영 총괄이희원
비주얼 크리에이티브팀김나연, 김주현, 윤상아, 정효진 (빌리프랩)
사진장한빛
영상조윤미, 서유정
헤어나건웅
메이크업문지원
스타일리스트유재창
세트 디자인이예슬
아티스트 운영팀박미래, 김보경, 노지율, 모치즈키 켄타, 박지선, 윤자영, 이도현, 조유정 (빌리프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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