빛나는 무대 위를 동경하던 소녀 모카의 꿈은 어느새 현실이 되어가는 중이다. 변신한 마법 소녀가 자유롭게 하늘을 누비듯, ‘작은 꽃(萌花)’ 안에서 움트는 소우주를 탐험하는 사카이 모카의 아일릿 변신기.

화보 촬영 의상이 모카 씨 평소 스타일과 닮아 보여요.
모카: 오늘은 핑크색, 검은색 의상으로 귀엽게 촬영했는데, 익숙한 느낌이었어요. 전화기 소품을 쓰면서 찍었는데 귀엽고 예쁘지만 약간 시크하고 무표정하게 찍으려고 했어요. 평소에는 이것저것 다 좋아하는 편이어서 입어보고 싶은 건 다 입어보는 스타일이에요. ‘뽀짝한’ 캐릭터가 있는 것도 좋아하고, 평소에 그렇게 입는 건 아니지만 알록달록 색깔이 많은 것도 좋아해요. 연습할 때 꼭 머리를 묶는 편인데, 한쪽에 스크런치 하는 걸 좋아해서 자주 하고 있어요.

최근 출연한 유튜브 채널 ‘짜잔씨 misstada(이하 ‘짜잔씨’)’ 영상에서 모카 씨의 분위기가 인상적이기도 했어요.
모카: 제가 진짜 옛날부터 ‘짜잔씨’ 채널을 좋아했는데, 함께할 수 있게 돼서 너무너무 좋았어요. 아일릿에서는 다양한 걸 소화하지만 그룹이니까 합을 맞춰서 찍을 때도 있다면, ‘짜잔씨’ 촬영에서는 제가 좋아하는 걸 드러낼 수 있어 재밌었어요. 약간 ‘추구미’를 할 수 있었던 것 같아요.(웃음)

반면 평소 드라마나 영화는 조금 어두운 내용을 좋아하는 취향이기도 해요.
모카: 이유는 모르겠는데 어두운 느낌의 스토리를 좋아해요. 최근에 멤버들과 ‘미스트’라는 영화를 같이 봤는데, 마지막에 하… 진짜 마음이 찢어질 뻔했어요. 그런데 저는 볼 때 되게 집중하다가 끝나면 바로 잊어버리는 스타일이긴 해요.(웃음) 드라마나 영화는 약간 비현실적인 걸 좋아하는 것 같아요. 그 세계관이나 스토리에 저도 같이 들어가서 몰입하는 기분이어서요. 제가 좋아하는 ‘SPEC(스펙)’이라는 드라마에서도 비현실적인 장면이 나오는 게 재밌더라고요. 애니메이션도 ‘이세계’에 가는 걸 좋아해서 유명하지 않아도 ‘이세계’라고 써 있으면 다 보고요. ‘나도 거기 있으면 똑같이 행동했겠다.’, ‘이렇게 되면 어떡하지?’ 그런 생각이 들어요.

이번 아일릿의 새 앨범도 ‘마법 소녀’처럼 비현실적인 모습을 표현하잖아요.
모카: 앨범 스토리에 대한 설명을 들으면서 어릴 때 좋아한 ‘프리큐어’ 시리즈가 생각났어요. 저는 주인공보다는 옆에 있는 차분하고 어른스러운 캐릭터를 좋아했거든요. 색깔로 따지면 노란색 캐릭터 같은 느낌이요.(웃음) 그때는 지금보다 발랄한 성격이어서 그런 차분한 캐릭터처럼 되고 싶었어요. 지금은 그때보다 차분해졌지만 물건을 잊어버리거나 해야 하는 걸 안 할 때가 많아서, 아직 어른이 된 느낌은 아니지만요.(웃음) 앨범이 어렸을 때 꿈꿨던 느낌이라서 너무 좋았어요. 타이틀 곡 ‘빌려온 고양이(Do the Dance)’ 뮤직비디오에서도 저희가 마법 소녀로 변신하고 좋아하는 사람에게 말을 걸게 되는 스토리가 있거든요. 애니메이션을 찍는 것 같아서 재밌었어요.

‘빌려온 고양이 (Do the Dance)’는 아일릿답게 독특한 가사와 통통 튀지만 몽환적인 분위기를 지닌 곡인데 첫인상이 어땠어요?
모카: 사실 ‘빌려온 고양이 (Do the Dance)’에 “꿍실냐옹”을 들었을 때 진짜 놀랐거든요. (갸웃거리며) 꿍실냐옹…? 한국 와서 처음 듣는 단어였어요.(웃음) 녹음을 하면서도 “냐옹”을 진짜 고양이처럼 해야 된다고 해서 (손 제스처를 보여주며) 손을 이렇게 하면서 녹음했거든요. 완성하고 들어보니 포인트가 되는 것 같아서 팬분들의 반응이 기대돼요.

퍼포먼스에도 고양이의 그런 귀여움과 우아함이 동시에 녹아 있어요.
모카: 직전 앨범까지의 퍼포먼스는 귀여운 동작들도 많았는데, ‘빌려온 고양이 (Do the Dance)’의 손동작처럼 아름다운 느낌도 있거든요. 그런 선을 보여주는 데 신경을 많이 썼어요. 턴 동작처럼 중심을 잡는 안무들이 많았는데, 최근 ‘힐 코레오’를 배운 게 도움이 되기도 했어요. 이전과 다른 스타일도 섞여 있어 그게 아일릿의 성장으로 보일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실제로도 많은 노력을 했으니까 그런 것들을 잘 봐주셨으면 좋겠어요. 옛날에 비하면 다 함께 맞추는 시간이 줄어들고 있는 것 같아요. ‘Magnetic’ 때는 처음이라 오래 걸린다고 느꼈는데 지금은 빨리빨리 할 수 있게 됐어요. 이번 컴백 전에 ‘위버스콘 페스티벌’도 준비하고, 팬 미팅 ‘2025 ILLIT GLITTER DAY IN SEOUL’도 준비해야 했거든요. 그 과정에서 체력도 조금씩 늘다 보니, 앞으로를 생각하면 의미 있는 시간이었다고 생각해요.

타이틀 곡을 비롯해 앨범 전반에서 구간마다 보컬의 미묘한 변화를 전달하다 보니, 녹음할 때도 쉽지만은 않았을 것 같아요.
모카: 첫 벌스에서 “도착한 카니발 / 핑크빛 설렘”을 진짜 많이 녹음했어요. 처음에는 조금 속삭이는 느낌으로 해보고, 더 귀엽거나 밝은 느낌도 해보거나 약간 강약을 살려서 해보기도 하고요. 한마디, 한마디의 표현이 중요했어요. ‘oops!’도 리듬도 어렵고 “웁~스!” 하는 부분이 생각보다 힘들었고요. ‘little monster’는 노래 자체가 약간은 시크하지만 우울함도 있는 느낌이었는데, 가사의 뜻은 귀엽다고 생각했어요. 표현에 집중하려고 높은 의자에 웅크린 자세로 녹음을 했거든요. 고민이 있을 때의 감정이 떠오르면서 느낌이 달라지는데 새로운 경험이었어요. 

최근 tuki.의 ‘晩餐歌(만찬가)’를 모카 씨가 커버한 영상이 업로드되기도 했는데, 보컬에 많은 노력을 들인 듯해요.
모카: 준비할 수 있는 시간이 많지는 않았는데 곡을 고르면서 조금 욕심을 냈어요. 시간이 날 때마다 항상 보컬 수업을 받아왔고 연습하던 곡들이 있었지만 ‘‘晩餐歌(만찬가)’’는 아니었거든요. 잘 알고 있던 노래였지만 어려운 노래이기도 하고, 곡을 정하고 나서 처음 연습을 시작한 거라 도전이었어요. 글릿분들이 좋아해주셔서 다행이에요.(웃음) 한국어 가사를 노래할 때 이해가 안 되면 검색해보지만, 아무래도 어려운 단어들은 표현이 쉽지 않을 때가 있거든요. 그래도 일본어는 아는 말들이니까(웃음) 조금 더 표현이 편하게 잘되었던 것 같아요.

자체 콘텐츠 ‘SUPER ILLIT’의 ‘아일릿 내가 낳을걸...!’에서 어머니가 써주신 편지에 모카 씨가 어릴 때는 감정을 얼굴에 잘 드러내지 못했다는 내용이 있었잖아요. 지금은 풍부한 표정으로 춤추는 모습이 기쁘시다고요. 노래에서의 표현도 조금은 편해졌나요?
모카: 노래할 때 가사를 표현하는 건 아직 어려워요. 쪼그마한 숨이나 표현에도 감정이 달라지니까요. 엄마가 얘기해주신 게, 제가 유치원생 정도의 시기에는 웃고 있는 사진이 없을 정도였대요. 기분이 안 좋았던 것도 아닌데.(웃음) 기억은 잘 안 나지만 제 동생이 “이거 사줘~” 이래도 저는 절대 안 그랬대요. 그래서 엄마가 걱정을 하셨는데, 학교도 다니고 친구도 생기면서 조금씩 밝아지고 표현도 할 수 있게 됐어요. 그러다 춤을 시작했을 때부터 노래도 많이 들으면서 표현이 더 풍부해진 것 같아요. 평소보다는 춤을 출 때 더 잘 표현하는 것 같아요.

모카 씨가 처음 한국에 왔을 때는 언어적인 어려움도 있다 보니, 누군가에게 말 거는 것도 어려웠다고 했잖아요. 지금은 많은 걸 보여줄 수 있게 됐네요.
모카: 한국에 처음 왔을 때 안무나 보컬 수업을 받아야 되는데, 말이 어려우니까 수업도 제대로 안 되는 거예요. 일단 ‘한국어부터 해야겠다.’ 생각하면서 열심히 공부했어요. 지금은 활동하면서 대본을 읽거나 할 때 모르는 걸 검색하면서 조금씩 느는 것 같아요. 그리고 계속 생활하다 보니 한국의 스타일에도 익숙해져서요. 최근에 일본인 직원분이 들어오셨는데 저보고 “거의 한국인 같은데요?” 하시는 거예요. 말투를 말씀하신 게 아니라 성격이 한국 사람 같아졌다고.(웃음) 알고보니까 제가 성격이 조금 급해서 그렇게 생각하셨나봐요.

혹시 모카 씨도 엘리베이터 ‘닫힘’ 버튼을 빠르게 누르시나요?(웃음)
모카: 아, 진짜 눌러요!(웃음) 내리는 분 나가시면 바로 눌러요.

그만큼 멤버들과 함께하는 한국 생활에 익숙해진 것 같기도 하고요.
모카: 일본에 있을 때도 한식을 먹고 싶어 할 정도로 한식을 좋아해요. 한식을 좋아하게 된 게 윤아 덕분이거든요? 윤아가 연습생 때부터 한식집에도 같이 가주고, 어떻게 먹는지 알려줬어요. 예를 들어 고기를 먹을 때도 한국 고깃집이랑 일본의 야키니쿠 가게가 달라서 처음에는 무서웠거든요.(웃음) 그런데 윤아가 다 도와줘서 편하게 갔어요. 원래 저는 알던 친구들과 계속 지내는 편이고 말수도 적은 편이었는데, 요즘은 시야도 넓어지고 더 밝아진 것 같아요. 점점 제가 아일릿 콘셉트에 따라 가고 있어요. 아일릿은 엉뚱하고 아기자기한 분위기이고, 저희끼리 친하기도 해서 친근한 느낌도 있는데요. 제 원래의 성격과 조금씩 차이가 좁혀지고 있어요.

특히 닮아 간다고 느낄 때가 있어요?
모카: 제가 어떤 말을 했는데 “어? 나 윤아같이 말해버렸다.” 할 때가 있어요. 반대로 멤버들이 저를 따라 하기도 해요. 한국어로 힘들거나 고생했을 때 ‘아이고, 아이고.’ 할 때가 있잖아요. 일본어로는 ‘요이쇼(よいしょ)’라고 하는데, 어느 날 다들 ‘요이쇼, 요이쇼’ 하고 있는 거예요.(웃음) 그리고 요즘 멤버들이 저보고 다 ‘T’ 같대요. 우리가 꿈 얘기나 공포 얘기, 가위 눌린 얘기를 되게 좋아하거든요. 그러다 누가 “저기 뭐 있는 거 아니야?” 하면 저는 “저기 정수기 소리겠지~” 이렇게 생각하거든요. 원희도 저랑 완전 비슷하게 현실적인 편이더라고요.(웃음) 멤버들과 친해져서 그런 건지 ‘F’지만 ‘T’에 가까워져서 민주 혼자 ‘T’ 같다는 생각이 안 들어요.

새로운 룸메이트 민주 씨나 멤버들과 함께 보내는 일상은 어때요?
모카: 일단 좋은 게, 민주랑 저랑 알람을 진짜 많이 맞추는데 둘 다 알람 소리를 못 들어요. 둘 다 들어도 바로 꺼버리는 성격이어서요.(웃음) 그런데 누가 ‘모카야~”, “민주야~” 하면서 깨워주면 바로 일어나요. 그런 게 잘 맞아서 편하고 좋아요. 그리고 한국이 휴일이면 다른 멤버들이 본가에 가서 저랑 로하는 쇼핑하고 밥도 먹고 둘이 놀러갈 때가 많았어요. 저는 쇼핑할 때 “이거다.” 하면서 바로 사는 편인데, 로하는 ‘뭐가 좋을까?’ 하면서 고민하는 스타일이더라고요. 옆에서 함께 기다려줘야 돼요.(웃음)

모카 씨가 팀에서 유일하게 여동생이 있기도 한데, 그 점에서 아일릿 멤버들을 대할 때 비슷하다고 느낀 적도 있었나요?
모카: 여동생은 저랑 달리 되게 쿨한 성격에 친구도 많은 스타일이거든요. 도서관에 다녀왔다는데 거기서 새로운 친구를 만들어 와요. 제가 데뷔하고 나서는 그래도 저한테 관심이 더 생긴 것 같은데, 그 전까지는 여동생이 뭐하고 다니는지도 잘 몰랐어요.(웃음) 저랑 엄마는 K-팝을 좋아했는데 여동생은 일본 밴드나 록을 좋아했고요. 여동생이 주변에는 모르는 척해서 제가 아일릿 멤버라는 걸 아무도 모른대요.(웃음) 대신 할머니께서 완전 소문내고 다니세요. 할머니도 친구가 많으셔서 집에 가면 항상 손님이 계신데, 거기에서 많이 응원해주세요.

가족들이 각자의 방법으로 응원해주시는 게 큰 의지가 될 것 같아요.
모카: 제가 처음에 한국에 왔을 때나 ‘알유넥스트’ 방송할 때, 엄마한테 여러 고민을 이야기했거든요. 그때는 데뷔를 할 수 있을지 불안한 마음이 있었으니까요. 엄마는 그런 얘기를 들으면 항상 “그런 걱정은 안 해도 된다.”며 진짜 괜찮은 듯 얘기하셨어요. 그러면 저도 “진짜 괜찮은 건가?” 하게 되고요. 지금만 생각하라고 해주신 덕분에 집중할 수 있었어요. 요즘은 걱정하실 수도 있으니까 얘기를 많이 하진 않거든요. 그런데 가끔 “이렇게 하면 되지! 아직 일어나지 않은 일이잖아~” 이렇게 단순하게 한마디 해주시면, 저도 확 깨는 것 같아요. “아 그러네? 뭘 그렇게 깊게 생각했지?”하면서 편해져요. 

모카 씨 혼자서 문제를 받아들이는 방식은 어떤가요? 예를 들어 ‘little monster’의 가사에서는 스트레스를 한입에 삼켜버리잖아요.
모카: 저는 진짜 그런 것 같아요. 저는 무엇이든 빨리빨리 해결하고 싶은 편이어서, 스트레스가 있어도 길게 생각하는 걸 별로 안 좋아해요. 물론 스트레스의 대상이 어떤 친구 관계의 문제라면 말을 해서 해결하는 편인데, 그럴 수 없는 종류라면 삼켜서 없애버리는 것 같아요. 그리고 활동하면서 예전보다 더 자신감이 생겼어요. 예전에는 불안한 것도, 걱정도 많고, 무서운 것도 많아서 겁이 나기도 했어요. 그런데 여러 경험을 하면서 ‘단순하게 생각하면 되는구나.’ 할 때가 많아졌거든요. 더 강해진 느낌? 사람으로서 성장한 것 같아요.

그 성장은 모카 씨의 노력이 있기 때문에 가능했을 거예요.
모카: 제가 열심히 하는 이유 중 하나는 글릿분들 덕분이에요. 저희를 진심으로 사랑해주시니까요. 제가 무언가를 할 때마다 팬분들이 반응해주셔서 촬영하거나 사진을 올릴 때도 ‘이거 좋아하시겠다.’는 생각을 하게 되고, 너무 재밌고 즐기면서 할 수 있어서 감사해요. 그래서 무언가 더 올리고 싶고, 잘 보여드리고 싶어요. 저희가 글릿을 보면 항상 귀엽다고 얘기하거든요. 글릿은 너무 고맙고 귀엽고 소중한 존재예요.

어린 시절부터 K-팝을 좋아했던 모카 씨가 무대 위에서 느끼는 감정이 더욱 특별할 듯해요.
모카: 어릴 적 콘서트를 볼 때 너무 멋있고 예뻐서 저렇게 되고 싶다는 생각을 했어요. 비현실적이고 무대 위에 있는 사람들이 빛난다고 생각해서, 행복한 감정을 많이 느꼈고요. 무대를 하는 사람과 그걸 보는 사람이 주는 관계가 너무 좋다고 생각했거든요. 지금은 글릿분들을 통해 그런 관계가 완성되어 있는 상태니까, 그게 감동적이에요. 저는 아일릿이 여기서 어떻게 성장할지, 어떻게 변화할지 궁금하고 기대가 돼요. 글릿들을 어떻게 더 놀라게 만들 수 있을까, 어떻게 저희를 더 좋아하게끔 만들 수 있을까.(웃음)

Credit
윤해인
인터뷰윤해인
크리에이티브 디렉터김민경
현장 운영 총괄이희원
비주얼 크리에이티브팀김나연, 김주현, 윤상아, 정효진 (빌리프랩)
사진장한빛
영상조윤미, 서유정
헤어나건웅
메이크업문지원
스타일리스트유재창
세트 디자인이예슬
아티스트 운영팀박미래, 김보경, 노지율, 모치즈키 켄타, 박지선, 윤자영, 이도현, 조유정 (빌리프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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