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희는 행복을 숨기지 않는다. 자신이 좋아하는 것들에 대해 이야기할 때면 말이 빨라지고, 목소리가 높아지고, 환하게 웃는다. 메이크업, 장난감, 군것질거리, 스포츠, 아일릿 그리고 글릿. 원희가 애정하는 것들에 대하여.
오늘 메이크업이 너무 잘 어울려요. 원희 씨 얼굴에 별가루가 뿌려졌네요.(웃음)
원희: 저번 위버스 매거진 촬영 때는 하트 머리를 해서 독특하고 특별한 느낌이 났다면 이번에는 큐빅을 붙였어요. 조금 다른 느낌으로 귀여운 포인트가 생긴 것 같아서 사진에도 잘 담겼으면 좋겠다고 생각했어요. 그리고 이번 세트장이 핑크색이어서 메이크업도 콘셉트에 맞춰 핑크로 귀엽게 완성됐어요.(웃음)
유닛 촬영 때는 디지털 카메라로 서로를 촬영하거나 ‘셀카’를 찍기도 했죠.
원희: 디지털 카메라가 요즘 다시 유행이기도 하고, 사진을 찍을 때 또 새로운 분위기를 낼 수 있어서 관심이 많아요. 그리고 ‘셀카’ 찍을 땐 어두운 곳에서 플래시를 터뜨리는 게 제일 잘 나와요.(웃음) 플래시의 밝은 빛이 얼굴을 강조되게 잡아주거든요.
‘little monster’ 영상에서는 반대로 스마트폰 카메라로 자연광에서 찍기도 했잖아요. 카메라를 흔들거나 각도를 바꾸는 등 짧은 영상에서도 다양한 변화를 주시더라고요. 이전 브이로그 촬영 때 카메라를 오래 켜두는 바람에 카메라가 꺼져서 영상이 다 날아갔다고 이야기했는데, 요즘은 카메라 사용에 더 익숙해졌을까요?
원희: ‘little monster’의 쇼츠는 휴대폰으로 찍다 보니 조금 더 다루기 편했다면, 이전 브이로그는 영상 편집을 위해 사용하는 카메라다 보니 조금 어색했어요. 아쉬운 게 제가 사촌동생 비행기도 태워주고 ‘얼음땡’도 하고 많이 놀았는데 영상이 다 날아갔어요!(웃음) 사촌동생이 절 잘 따르기도 하고, 워낙 귀여워서 저도 엄청 귀여워했어요. 요즘 아기가 너무 귀여워 보이더라고요.
팀에서는 원희 씨가 동생 라인이잖아요. 이번에 같은 동생 라인인 로하 씨와 룸메이트가 되었다면서요?
원희: 로하는 엄청 귀여워요. 아기 같아요!(웃음) 그리고 저 로하랑 룸메이트하면서 오랜만에 멤버랑 같이 잤어요. 이전에 민주 언니가 룸메이트였을 땐 서로 생활 습관이 다르다 보니 마주칠 듯 잘 마주치지 않는 룸메이트 사이였거든요. 저는 일찍 자는데 민주 언니는 늦게 자는 편이라서요.
이전 룸메이트하고 싶은 사람으로 모카 씨를 뽑았을 때, 그 이유 중 하나가 생활 패턴이 비슷하기 때문이었죠.
원희: 모카 언니는 유일하게 룸메이트를 한 번도 한 적이 없어서 다음에는 모카 언니랑 룸메이트를 해보고 싶어요. 윤아 언니랑 룸메이트였을 땐 깜짝깜짝 놀라고 재밌는 순간들이 있었어요. 윤아 언니는 피곤하면 그냥 바닥에 붙어 있다시피 누워 있어요. 근데 진짜 납작하게 붙어 있어서 너무 신기해요.(웃음)
이전 ‘슈퍼엘르’ 촬영 때 “멤버 모두 성격도 취향도 제각각이지만, 이 모든 걸 한데 모으면 팔레트처럼 알록달록 예쁜 색으로 정렬된다.”라고 이야기한 게 기억나네요.
원희: 저희는 서로가 너무 다르다 보니까 그 다름에서 오는 매력이 커요. 성격도, 취향도 달라서 처음에 친해지는 데는 조금 더 시간이 걸릴 수 있지만 알고 보면 또 비슷한 부분도 꽤 많거든요. 일단 다 엄청 착해요.(웃음)
멤버들끼리 다 같이 있을 땐 뭐해요?
원희: 종종 안무 연습실에서 피구를 하고 싶은 사람들끼리 모여서 다 같이 해요. 저희끼리 놀다가 다치거나 물건이 깨지는 걸 방지하기 위해서 탱탱볼처럼 맞아도 안 아픈 걸로요. 하지만 너무 세게 던지면 맞을 때 아프잖아요. 그래서 탱탱볼을 잡고 던지는 방법이 또 있어요. 약간 꼬집듯이 잡아서 던지면 잘 던져져요.
이번에 롯데 자이언츠에서 시구하던 원희 씨의 자세가 그 피구로부터 단련된 거였군요.(웃음)
원희: 사실 땅에 꽂을까 봐 너무 걱정돼서 전력으로 세게 던지지 못한 게 나름 아쉬웠거든요? 그래도 주변에서 잘했다고 칭찬을 많이 해주셔서 부끄러우면서 기분 좋았어요. 직전에 투수 정철원 선수님이 어떻게 던져야 하는지 알려주셔서 덕분에 감을 잡고 잘 던질 수 있었어요.
중학생 때 체육부장이었을 정도로 운동에 자신감이 있기도 하잖아요. ‘호랑님도 두 손 두 발 들었지’편에서도 눈앞에서 호랑이를 따돌릴 정도로 빠른 달리기 실력을 보여주기도 했고요.
원희: 이제 저 자신을 알았어요. 저는 운동을 좋아하는 게 아니라 ‘스포츠’를 좋아해요. 운동이라고 하면 뭔가 헬스, 유산소 운동을 포함하는 느낌인데, 제가 말하는 ‘스포츠’는 수영, 피구, 달리기, 발야구 같은 승부가 있는 운동들이에요. 저 운동은 싫어요. 그런데 스포츠는 재밌어요.(웃음) 그리고 제가 잘한다는 자신이 있어서 재밌게 즐길 수 있어요. 움직이는 것도 좋아하고요.
승부욕이 있지만 동시에 승부에 연연하는 것 같지는 않아 보여요.
원희: 생각해보니까 그렇네요?(웃음) 스포츠를 하면서 재밌던 기억이 많으니까 그냥 ‘스포츠는 재밌다.’라고 생각하나 봐요. 누군가랑 경쟁이 붙으면 이기려고 하는 것 같은데 그래도 예능에서는 조금 더 재미있는 그림을 만들려고 하는 편이에요.
‘윤아X원희의 웰빙라이프 도전기 느려도 좋아’편에서는 코어 힘으로 계단을 오르기도 했잖아요. ‘저속 노화’는 꾸준히 실천하고 있나요?
원희: 아니요. 저는 제 나이를 믿고 안 하고 있습니다. 가속 노화로 행복을 얻는다면 가속 노화하고 일찍 죽겠습니다!(웃음) 저 진짜 달고 짠 거 다 좋아해요. 과자나 사워 젤리, 빵 같은 군것질거리를 좋아해요.
MBTI에서 ‘F’와 ‘T’를 가르는 ‘우울해서 빵 샀다.’는 질문에 공감하던 원희 씨가 생각나네요.(웃음)
원희: 저도 우울하면 빵 살 때 있어요! 맛있잖아요.(웃음)
맛있는 군것질거리를 추천해주실 수 있나요?(웃음)
원희: 일본에서 발견한 완두콩 과자가 있는데 콩 맛도 나지만 그 콩의 고소함과 과자의 짭짤한 맛이 잘 어우러져서 너무 맛있는 게 하나 있고요. 그리고 진짜 통감자처럼 생겼고 맛도 통감자랑 똑같은 맛이 나서 엄청 맛있게 먹은 과자도 있어요.
과자뿐만 아니라 아기자기한 것들도 좋아한다면서요? 위버스 라이브에서 본가에서 간직하던 장난감들을 소개해주기도 했죠.
원희: 본가에 왔으니까 새로운 모습을 글릿분들에게 보여드릴 수 있지 않을까 싶어서 ‘재밌는 게 뭐가 있을까?’ 하면서 찾아봤는데 장난감이 있더라고요. 제일 좋아했던 것들을 추려서 박스 안에 보관해놨거든요. 그래서 소개를 해보면 더 재밌을 것 같아서 한 번 해봤습니다. 그때 소개했던 엔젤이 시리즈를 너무 좋아했는데, 그 시리즈가 삐약이도 있고 핸드폰도 있고 노트북도 있어서 다 갖고 싶어 했었어요. 지금 삐약이는 없어졌고 펜만 있어요.(웃음)
위버스 라이브에서 글릿분들과 ‘가챠깡’을 할 정도로 귀여운 걸 많이 모으기도 하고요.
원희: 다음 라이브 때 글릿분들이랑 같이 보려고 아직 개봉 안 한 것도 있어요.(웃음) 위버스 라이브 때 같이 개봉한 호빵맨 가챠는 ‘아카짱만(あかちゃんまん)’이 나왔는데 지금 가방에 달고 다녀요. 호빵맨 전 제품을 뽑고 싶고, 시크릿까지 뽑고 싶어요. 실바니안도 워낙 좋아하는데 아무래도 숙소 공간이 한정적이니까 집은 못 사고 인형들만 조금씩 모으고 있어요. 또 제가 폴리포켓을 너무 좋아하거든요? 그런데 너무 비싸고 희귀해서 자주 못 사요. 지금 5개 있는데 3개는 상태가 좋고, 하나는 약간 어긋나 있고, 하나는 좀 더러워요. 실바니안이랑 폴리포켓은 제가 너무 갖고 싶었던 애들이라 장난감 넣는 서랍 한 칸 안에 조금씩 모아두고 있어요.
마침 아일릿의 첫 팬 콘서트 ‘2025 ILLIT GLITTER DAY’의 포스터도 폴리포켓이잖아요.
원희: 제가 먼저예요! 제가 회사보다 먼저 좋아했어요!(웃음)
이미 5개나 모은 원희 씨가 먼저죠.(웃음) 그러고 보니 곧 있을 팬 콘서트 ‘2025 ILLIT GLITTER DAY’와 컴백, 저번 주말에 했던 ‘2025 위버스콘 페스티벌’까지 준비해야 할게 많았겠어요(인터뷰는 6월 5일 진행).
원희: 아무래도 최근에 했던 보아 선배님의 ‘ID: Peace B’ 안무가 올드 힙합의 기본기가 많이 들어가 있고 동작을 크게 쓰는 안무가 많다 보니 엄청 힘들더라고요. 새롭다 보니 어려웠고, 그만큼 재밌었어요.(웃음)
어려운 만큼 재밌다니. 새로운 일을 시작할 때나 무언가에 도전할 때마다 “후회가 없도록 해보자!”라는 생각을 하는 원희 씨라서 할 수 있는 말인 것 같아요.(웃음)
원희: 후회하지 않고 나아갈 수 있는 방법이 뭘까요? 저도 그 방법을 조금 배워야 할 것 같아요. 사실 정답은 알고 있는데 성격상 그렇게 못하는 것 같아요.
원희 씨가 알고 있는 정답은 뭐예요?
원희: 지나간 일을 다시 되돌릴 수는 없으니까, 내가 발전하기 위해 할 수 있는걸 찾고 실행하는 거요. 그런데 저는 대부분의 상황에서 그게 잘 안 되더라고요.
그래도 정답을 알았으니 나아갈 수 있지 않을까요?
원희: 이전까지는 이 직업에 대한 감을 잡아가는 중이었고, 부가적인 요소를 더 많이 챙기려고 했거든요. 이번 앨범에서는 무엇이 가장 필요한지 생각해보고, 거기에 집중해서 전력을 다하려고 했어요.
어떤 식으로요?
원희: ‘빌려온 고양이 (Do the Dance)’는 처음에는 비트가 세게 나오다가 약간 속삭이는 느낌도 있잖아요. 그 차이를 표현하기 위해서 녹음할 때 주시는 피드백을 잘 반영하려고 했고요. 또 “J’aime danser avec toi” 파트는 프랑스어인데, 프랑스어는 처음이라서 조금 더 유창하게 발음하기 위해서 프랑스어 선생님께 배우기도 했어요. 선생님이 알려주신 걸 최대한 똑같이 할 수 있도록 노력했어요.
그런 노력 덕분인지 가장 많이 들은 칭찬이 “그래도 많이 늘었다”, “성장 속도가 빠르다”라면서요?
원희: 저는 제 성장을 스스로 느낀다기보다는 주변에서 말해줄 때 ‘내가 지금 성장하고 있구나.’를 확실하게 알게 되고 보람을 느끼게 되더라고요. 춤의 정확도나 디테일을 표현하는 속도가 조금 더 빨라진 것 같다는 이야기를 들었는데, 저도 하다 보니 익숙해지는 부분도 생기는 것 같아요.
성장을 가시적으로 알 수 있을 정도로 노력했다는 의미이기도 할 것 같아요.
원희: 그런데 사실 이번 ‘빌려온 고양이 (Do the Dance)’는 제가 실력이 는 만큼 어려워진 느낌이었어요.(웃음) 노래를 처음 들었을 때나 가사를 봤을 때, 춤을 출 때에도 매번 새로운 느낌이었거든요. 타이밍을 맞추기 어려운 동작들이나 몸의 각도나 동작이 평소에 자주 쓰지 않는 것들이 많아서 어려웠어요.
그런 어려움은 어떻게 해결했을까요?
원희: 이전의 안무들은 손을 몸 안에서 쓰는 느낌이었다면 이번에는 조금 더 큰 동작을 쓰는 느낌이었어요. 그러다 보니 디테일을 잡기 위해서 멤버들끼리 ‘이 타이밍에는 이 동작을 꼭 하자.’, ‘이 타이밍에는 이렇게 하자.’와 같이 서로 약속해서 맞춘 안무들이 있는데요. 예를 들어 특정 안무에서는 팔꿈치를 올리지 않는 식이었어요. 멤버들끼리 한 약속이니까 스스로도 계속 기억하려고 하고, 잊어버리면 서로 옆에서 다시 말해주면서 계속 노력하고 있어요.
그렇게 노력하는 이유가 있어요?
원희: 엔터테이너라는 직업의 가장 큰 특성은 늘 에너지를 가득 줄 수 있는 것이라고 생각하는데, 아직은 제가 글릿분들에게 그 정도로 에너지를 드릴 수 있는지 잘 모르겠어요. 그래서 그 확신이 들 만큼 재밌고 멋있는 무대를 할 수 있는 아티스트가 되고 싶어요.
글릿 사랑이 엄청나네요.(웃음) 원희 씨는 사랑을 “진짜 글릿이 내 팬이라서 글릿이랑 함께할 수 있어서 진짜진짜 행운인 것 같아요.”, “저 진짜 글릿 너무너무너무 좋아하거든요.”, “그래도 너무너무 좋아하는 거 알죠?”와 같은 말들로 상세하게 언어화해주시더라고요.
원희: ‘글릿분들한테 고마운 마음을 어떻게 표현하는게 좋을까?’라는 생각에 나온 말들인데요. 그렇게 제 마음을 설명하고 싶었어요.
위버스에 포스팅을 올릴 때도 팬분들과 대화하듯이 글을 올리시잖아요. 팬분들이 요청하신 사진을 올려주시기도 하고요.
원희: 그것도 소통하면 서로 더 재밌지 않을까 해서 했던 건데, 글릿분들이 좋아해주시면 좋겠네요.(웃음) 그리고 저 위버스 라이브는 예전에는 켤 때도 긴장했는데 이제는 켤 때 긴장되는 건 조금 덜해졌거든요? 그런데 아직도 끄는 건 조금 어려워요. 연습 가기 전 시간에 잠깐 켤 때가 많다 보니 30분 언저리밖에 못할 때가 많아요. 진짜 연습하러 가야 해서 꺼야 하는데…(웃음) 꺼야 할 타이밍이 되면 팬분들이 아쉬워 하시고, 그러니까 저도 아쉬운 거죠.
예전 ‘나의 친구에게 쓰는 편지’에 “네가 나를 좋아하길 잘했다는 생각이 들 수 있게 할게. 익숙함에 너의 소중함을 잊지 않도록 늘 노력할 거야.”라고 적으셨던 게 떠올라요.
원희: 익숙해져서 소중함을 간과하기 시작하고, 소중하게 대하는 게 어려워지면 상대방은 상처받을 수 있잖아요. 관계에서 가장 중요한 게 뭘지 고민했을 때 ‘친해지고 가까워진 이후에는 익숙함에 소중함을 잊지 않도록 노력하는 게 중요하지 않을까?’라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이제 글릿분들도 저희와 익숙해지고 있으니까 더욱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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