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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리은
인터뷰김리은
사진 출처HYBE Latin America

‘팬에 의한, 팬을 위한 팟캐스트’를 표방하는 스페인어 팟캐스트 ‘TODO EN EL VERSO’와 영어 팟캐스트 ‘POD IN THE VERSE’가 지난 3월부터 주 1회씩 공개 중이다. 하이브 라틴 아메리카와 글로벌 팬 플랫폼 위버스가 공동 제작한 두 팟캐스트는 아티스트와 콘텐츠를 바라보는 다양한 시각은 물론, 팬 크리에이터와 K-팝 업계 관계자의 생생한 이야기를 담아내고 있다. 팟캐스트의 진행자인 시시(Sissi)와 크리스말리(Chrismaly)에게 왜 현재 K-팝 산업에서 팬 중심의 콘텐츠가 필요하다고 생각했는지, 이를 통해 무엇을 전하고 싶은지에 대해 물었다.

팟캐스트 ‘TODO EN EL VERSO’와 ‘POD IN THE VERSE’의 호스트로서 두 분의 간략한 자기소개를 부탁드립니다.
시시(Sissi): 제 이름은 시시(Sissi)입니다. 저는 대만 이민자 가정에서 태어나 아르헨티나에서 자랐어요. 어릴 때부터 저는 학교에서 거의 유일한 아시아계 학생이었고, 그로 인해 종종 소외감을 느꼈어요. 그런 제가 스스로의 정체성을 자랑스럽게 여길 수 있게 해준 건 오직 K-팝뿐이었어요. K-팝은 제 정체성을 숨기지 않고 온전히 받아들일 수 있는 안전한 공간을 마련해줬어요. 아시아 아티스트들이 그들의 재능과 스타일 그리고 개성으로 사랑받고 인정받는 모습은 제가 스스로를 둘러싸고 있던 고정관념에서 벗어나게 해줬어요.
저와 K-팝의 만남은 슈퍼주니어 콘서트에서 시작됐어요. 당시 한국어나 가사를 이해하진 못했지만, 그 경험에 깊은 감동을 느껴서 공연이 끝날 때 눈물을 흘리고 있었어요. 그 순간은 지금도 제 마음속에 깊이 남아 있어요. 왜냐하면 그때 K-팝이 단순한 음악이 아니라, 언어를 뛰어넘는 감정의 연결이라는 걸 깨달았거든요. 지금도, 당시 슈퍼주니어 콘서트에서 느꼈던 그 감정을 잊지 않고 간직하고 싶어요.

크리스말리(Chrismaly): 저는 크리스말리(Chrismaly)입니다. 도미니카계 미국 히스패닉이고 K-팝 팬이에요. 미국에서 자라는 동안 항상 다양한 문화와 관심사에 둘러싸여 지냈지만, K-팝은 제가 스스로 찾아낸 첫 번째 열정이었어요. 지난 13년 동안 더 깊어진 K-팝에 대한 사랑은, 결국 저를 가족 누구도 가보지 못한 곳, 한국으로 이끌었어요. K-팝 덕분에 세상에 얼마나 넓은 세계가 존재하는지, 그리고 음악이 어떻게 전 세계 사람들을 진심으로 하나로 이어줄 수 있는지를 깨닫게 됐어요. 제가 K-팝을 처음 접한 건 고등학생 때 우연히 유튜브를 통해서였어요. 그 관심이 자연스럽게 한국이라는 나라에 대한 호기심으로 이어졌고, 결국 한국에서 몇 년 동안 직접 살고 일할 만큼 깊은 애정으로 이어졌어요.

이 팟캐스트를 시작하게 된 동기는 무엇인가요? 위버스와는 어떤 시너지를 기대하셨는지도 말씀 부탁드립니다.
크리스말리(Chrismaly): 우리가 처음 K-팝을 접했을 때만 해도, 팬 커뮤니티와 소통할 방법이 많지 않았어요. 대부분의 팬클럽은 아시아에 기반을 두고 있어 현지 전화번호나 이메일이 필요했고, 결국 유튜브 댓글이나 트위터, 팬 블로그 등을 통해 스스로 다른 방법을 찾아야 했죠. 그러다 팬덤이 점점 커지면서, 저희와 같은 경험을 하는 다른 글로벌 팬들이 서로 연결될 수 있게 돕고 싶다는 마음이 생겼어요.

시시(Sissi): 저희의 팟캐스트에 위버스가 어울리는 플랫폼이었던 이유는, 아티스트와 팬을 하나로 연결하고, 팬들이 자연스럽게 몰입할 수 있는 공간을 만든다는 위버스의 미션이 저희가 추구하는 목표와 정확히 일치했기 때문이에요. 지구 반대편에서 K-팝을 접하며 자라는 동안, 저는 종종 신뢰할 수 없는 웹사이트에 올라온 낮은 퀄리티의 콘텐츠에 의존할 수밖에 없었어요. 그런 환경에서는 아티스트와 깊이 연결되기 쉽지 않았어요. 그래서 이 팟캐스트를 통해 전통적인 미디어에서 종종 소외되었던 전 세계의 열정적인 팬 커뮤니티와 K-팝의 간극을 좁히고 싶었어요. 위버스는 접근성과 포용성을 중요하게 생각하는 철학을 바탕으로, 팬들이 진정으로 누려야 할 콘텐츠를 제공하며 그 간극을 메우는 데 최적의 플랫폼이었어요.

크리스말리(Chrismaly): 무엇보다도, 저희는 ‘팬 중심’이라는 철학을 가장 중요하게 생각해요. 팬들이 진짜 듣고 싶어 하는 콘텐츠를 제공하고, 서로의 이야기를 공유하며 커뮤니티를 형성할 수 있는 플랫폼을 만드는 것이 목표입니다. 좋아하는 아티스트에 대한 이야기든, K-팝 업계에서의 커리어를 다루든, 뮤직비디오에 대한 해석이든, 저희의 팟캐스트 안에는 그 모든 대화가 이루어질 수 있는 공간과 이를 함께 이야기할 청중이 있어요.

팟캐스트는 영어 버전인 ‘POD IN THE VERSE’와 스페인어 버전인 ‘TODO EN EL VERSO’ 두 가지로 제작되고 있습니다. 이 두 언어로 팟캐스트를 제작하게 된 계기는 무엇인가요?
크리스말리(Chrismaly): 이제 위버스가 라틴 아메리카 팬들과 본격적으로 소통하기 시작한 지금, 저희는 이 지역 최초의 공식 팬 팟캐스트인 ‘TODO EN EL VERSO’에 참여하게 된 것을 자랑스럽게 생각합니다. 이 팟캐스트는 전 세계적으로 팬덤 문화를 형성하는 데 기여한 사람들이 함께 제작하고 있습니다. 또 전 세계 영어권 팬들을 위해 이미 수많은 팟캐스트가 있지만, 저희의 영어 팟캐스트 ‘POD IN THE VERSE’는 팬들의 목소리와 경험을 중심으로 그들이 주인공이 될 수 있는 공간을 만들어 가고자 합니다.

시시(Sissi): 저희는 각 채널의 청취자들에게 어떤 콘텐츠가 공감을 줄 수 있을지에 집중하고 있어요. 두 팟캐스트의 포맷은 비슷하지만, 각 커뮤니티에 맞춰 주제를 세심하게 조율하고 있죠. ‘TODO EN EL VERSO’에서는 라틴 아메리카에서 K-팝이 어떻게 소비되고 있는지를 중점적으로 다룹니다. 팟캐스트를 멕시코에서 촬영하기 때문에, 현지에서 K-팝 산업에 기여해온 분들을 게스트로 섭외합니다. 업계 관계자든, 열정적인 팬이든, 각자의 시선과 경험을 나눌 수 있는 분들을요. 반면, ‘POD IN THE VERSE’에서는 K-팝 전반의 폭넓은 글로벌 트렌드를 조명하고, 전 세계 청취자들의 공감과 흥미를 이끌고자 합니다. 각 청취자의 관심사에 맞춰 콘텐츠를 조율함으로써, 두 팟캐스트 모두 몰입도 높고 의미 있는 경험을 전달할 수 있도록 기획하고 있어요. 단순히 콘텐츠를 번역하는 걸 넘어, 팬들이 자신의 언어로 이해받고 있다고 느낄 수 있는 공간을 만드는 것이 핵심입니다.

‘POD IN THE VERSE’와 ‘TODO EN EL VERSO’는 모두 ‘팬에 의한, 팬을 위한 팟캐스트’를 지향하고 있습니다. 오늘날의 콘텐츠 환경에서 이러한 접근이 왜 필요하다고 생각하시나요?
시시(Sissi): 오늘날의 콘텐츠 환경에서 팬들은 단순한 재미만을 원하지 않아요. 콘텐츠 너머에 있는 사람들과 연결되고 싶어 하죠. 저희 팀은 팬 크리에이터를 자주 소개하는 이유도 그들이 팬 아트, 이벤트 기획, 그 외 다양한 창작 활동을 통해 K-팝 커뮤니티에 특별한 가치를 더해주기 때문이에요. 이런 이야기들을 통해 팬들이 K-팝 문화의 중요한 일부라는 걸 조명하고, 다른 팬들도 자신만의 방식으로 표현하고 참여할 수 있게 되기를 바라고 있어요. 그래서 저도 제 오디션 경험처럼 개인적인 이야기를 나누고 있어요. K-팝이 단순한 음악을 넘어, 팬이 되거나 아이돌을 꿈꾸는 과정에서 마주하는 꿈과 도전, 경험들로 이루어진 세계라는 걸 보여주고 싶었거든요. 저처럼 아이돌을 꿈꿨던 팬들도 정말 많잖아요. 그 꿈이 달라지더라도 괜찮다는 걸 말하고 싶었어요. 

크리스말리(Chrismaly): 저희는 팬들이 공식 채널에서는 좀처럼 접하기 어려운, 하지만 듣고 싶어 할 이야기들이 무엇인지 늘 고민해요. 오디션 경험, 비주얼 스토리텔링, K-팝 산업 내 다양한 커리어 이야기 등 다양한 주제를 다룸으로써, 더 폭넓은 관심사를 가진 청취자들과 소통하고, 그들이 이 새로운 세계를 조금 더 들여다볼 수 있도록 돕고 있어요. 저희의 목표는 팬덤의 다양한 면모를 있는 그대로 보여주고, 그 안에 존재하는 경험들의 아름다운 다양성을 조명하는 거예요. 저희의 게스트 중에는 직접 자신만의 K-팝 매거진을 만들거나 단편영화를 제작한 분도 있고, 유튜브 채널이나 팟캐스트에서 자신만의 커뮤니티를 만들어낸 분들도 계세요. 이처럼 다양한 분야의 크리에이터들을 초대함으로써, 팬들 각자의 관심사와 재능을 펼칠 수 있는 공간이 K-팝 커뮤니티, 나아가 이 산업 안에도 충분히 존재한다는 걸 보여주고 싶어요. K-팝은 누군가에게는 창작의 통로가 되고, 또 누군가에게는 특정 분야에서 자신의 열정을 발견할 수 있는 계기가 되고, 많은 이들에게는 커뮤니티를 선물해주죠. 이 공간은 우리 모두를 위한 것이고, 만약 우리가 이 열정을 자신이 사랑하는 일에 쏟아붓는다면 무한한 가능성이 펼쳐질 거예요.

지금까지 녹음한 에피소드 중에서 특히 인상 깊었던 대화가 있다면 공유해주세요.
시시(Sissi): 제가 정말 인상 깊게 기억하는 에피소드 중 하나는 ‘TODO EN EL VERSO’에서 현지 K-컬처 팟캐스트인 엔트레 칭구스(Entre Chingus)의 두 분과 함께한 에피소드예요. 그 에피소드가 인상 깊었던 이유는, 단순히 한국 문화를 이야기하는 걸 좋아해서 팟캐스트를 시작한 두 크리에이터와 진심으로 교감할 수 있었기 때문이에요. 두 분은 라틴 아메리카 지역에서 K-팝을 보다 자연스럽게 받아들여질 수 있도록 한 수많은 크리에이터들 중 한 팀이기도 해요. 그들의 이야기를 들으면서, 이런 프로젝트를 현실로 만들어내는 데 얼마나 큰 열정과 용기가 필요한지를 다시금 깨달았어요. 그리고 팬들이 함께 모여 K-팝을 마음껏 즐기고 함께할 수 있는 공간이 얼마나 중요한지도 느꼈고요. 그들의 여정을 들으면서, 저와 같은 팬들이 K-팝을 더 가깝고 친숙하게 느낄 수 있도록 만들어주는 이런 크리에이터들이 있다는 사실에 깊이 감사하게 되었어요.

크리스말리(Chrismaly): 제가 참여했던 모든 에피소드 중에서 가장 오래 기억에 남는 대화는 웹툰 ‘Lost In Translation’의 작가 쪼리(Jjolee) 님과의 이야기예요. K-팝과 가장 좋아하는 아티스트에 대한 사랑이 그를 크리에이터의 길로 이끌게 되기까지의 과정과, 시간이 흐르면서 그 여정 속에서 자신만의 커뮤니티를 만나게 되고, 결국 오래전 자신에게 영감을 준 바로 그 아티스트에게 다시 영감을 주게 되었다는 이야기는 정말 놀라웠어요. 그만큼 결국 우리가 사랑하는 아티스트들 역시 우리와 마찬가지로 진정한 연결을 찾고 있다는 걸 새삼 느꼈어요. 그리고 우리가 K-팝이라는 문화에 대한 순수한 애정을 자신의 재능과 결합시킨다면, 언젠가는 우리가 만든 무언가가, 오히려 우리가 사랑했던 아티스트에게 다시 영감을 줄 수도 있다는 걸 깨달았어요.

‘HIT!’ 매거진 편집장 캐럴 스테인허트(Carol Steinhert)영화 ‘서울 스위치(Seoul Switch)’의 감독 리앤 케이(Liann Kaye)와의 대화처럼, 일부 에피소드에서는 종종 K-팝에 대한 경험이 개인의 삶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에 대한 이야기가 나오기도 합니다. 이처럼 미시적이지만 개인들의 깊은 이야기를 통해 무엇을 전달하고 싶었나요?
시시(Sissi): 리앤 케이와 함께한 에피소드에서 저는 제가 그 영화에 얼마나 깊이 공감했는지를 나눴어요. 그 영화 속 인물들은 똑같은 모습을 하고 있지만, 각자의 문화에서 어떻게 받아들여지는지에 따라 전혀 다른 경험을 하게 됩니다. 한 인물이 미국에서는 ‘못생기고 사랑받지 못하는 사람’으로 여겨지는 반면, 한국에서는 동일한 외모의 인물이 ‘가장 잘생긴 남자’로 평가받기도 하죠. 겉모습은 같지만, 그들이 자기 자기 자신을 바라보는 시선과 주변의 반응은 완전히 달랐어요. 그 설정은 제 어린 시절 경험과 깊이 맞닿아 있었어요. 어릴 적 저는 주변과 다른 외모 때문에 종종 스스로 공동체에 속할 수 없다고 느꼈거든요. 저의 문화나 음식도 다른 사람들에게 낯설게 여겨졌고요. 하지만 K-팝은 제 정체성을 긍정하게 해줬어요. 리앤이나 캐럴의 이야기는 K-팝이든 혹은 다른 무엇이든 간에, 무언가에 대한 열정이 ‘다름’이라는 감정을 힘으로 바꿀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줘요. 그들의 이야기는 저마다의 고유한 경험이야말로 우리를 특별하게 만든다는 사실을 일깨워줬어요. 그리고 그런 경험들이 결국 우리 자신은 물론이고, 우리가 속한 공동체를 위해 의미 있는 무언가를 만들어 갈 수 있게 한다는 희망도요.

크리스말리(Chrismaly): 이런 이야기들을 통해 저희는 팬들이 이 문화를 향한 열정을 발판 삼아 그들이 사랑하는 바로 이 생태계에 기여할 수 있도록 영감을 주고자 해요. 캐럴의 여정은 어떤 시작도 결코 작지 않다는 것을 보여줍니다. 단순한 호기심에서 시작된 관심이 친구들에게 춤을 가르치는 것으로 이어졌고, 이후에는 저널리즘 경험을 살려서 K-팝을 자신의 커뮤니티에 더 가깝게 전달하는 일까지 확장되었죠. 지금 그는 브라질 최대의 K-팝 매거진을 운영하면서 계속해서 더 높은 목표에 도전하고 있어요. 리앤의 경우 이미 성공한 영화감독이지만, K-팝 팬들을 위한 재미있는 이야기를 만들고 싶다는 영감이 떠올랐어요. 그는 오랜 경력 동안 갈고 닦은 역량을 바탕으로 전 세계적으로 주목받는 단편영화를 제작했고, 지금은 그 작품을 장편영화로 확장시키기 위해 힘쓰고 있어요. 이 두 놀라운 이야기를 통해 팬들은 K-팝을 향한 그들의 열정이 얼마나 많은 가능성을 열 수 있는지를 알 수 있을 거예요. 그리고 자신이 속한 공동체를 위해 진심 어린 무언가를 만들어낼 수 있는 길이 분명히 존재한다는 것도요.

팟캐스트에서 KATSEYE의 다니엘라나 하츠투하츠의 카르멘처럼 K-팝으로 데뷔한 특정 국가 출신 아티스트들의 이야기를 조명해 오셨죠. 다양한 국적의 아티스트들이 K-팝 산업에 합류하고 있다는 사실은 여러분에게 어떤 의미인가요? 그리고 이러한 이야기를 소개하면서 청취자들에게 전달하고 싶은 가치나 메시지는 무엇인가요?
시시(Sissi): 다양한 지역 출신의 아티스트들이 K-팝 산업에 참여하는 모습을 보는 건 정말 큰 영감을 주는 일이에요. 이는 K-팝이 진정한 글로벌 문화가 되었고, 재능은 특정 지역에 국한되지 않는다는 것을 보여줘요. 결국 중요한 건 실력, 열정, 노력 그리고 끈기니까요. 다양한 배경을 가진 아티스트들의 등장은 문화적 장벽을 허물고, K-팝을 더욱 포용력 있는 공간으로 만들어줍니다. 누구든, 어디에서 왔는지와는 관계없이 이 산업 안에서 자신의 자리를 찾을 수 있다는 걸 보여주는 사례들이죠. 이런 이야기들을 통해 저희는 K-팝이 모두를 위한 공간이라는 메시지를 전하고 싶어요. K-팝은 자신의 꿈을 좇고 기회는 분명히 존재한다는 걸 믿는 것에 대한 이야기예요. 비록 그 여정이 예상했던 것과는 다르게 펼쳐진다고 해도 말이죠. 저희는 청취자들이 각자의 꿈을 향해 나아가고, 우리가 조명하는 아티스트들처럼 누구나 성공할 수 있는 잠재력을 갖고 있다는 믿음을 갖도록 영감을 주고 싶어요.

크리스말리(Chrismaly): 한때 한국 외 지역의 사람들에게는 너무나 멀게만 느껴졌던 이 산업에서, 이렇게 재능 있는 아티스트들이 꿈을 이루는 모습을 보는 것은 저에게 정말 큰 위안과 영감을 주었어요. 특히 저처럼 미국 내 라틴계 히스패닉 출신인 KATSEYE의 다니엘라 같은 사람이 이 길을 목표로 삼고, 자신의 재능을 보여주면서 성공하는 모습을 볼 때 더욱 그래요. 13년 전 제가 처음 K-팝을 접했을 때만 해도 저희와 같은 사람이 그 자리에 서는 모습을 보게 될 줄은 상상조차 하지 못했거든요. 그런데 지금 이렇게 현실이 된 걸 보니 정말 기쁘고, 앞으로도 더 많은 글로벌 인재들이 우리 모두가 사랑하는 이 장르에 함께하길 바라고 있어요. 저희는 청취자들이 편안함을 느끼는 데 그치지 않고, 자신이 원하는 방식으로 이 문화를 표현하고 기회를 잡을 수 있을 만큼 깊은 감동을 느끼길 바라요! 그게 블로그 글을 쓰는 것이든, 유튜브 채널을 만드는 것이든, 친구들에게 보여줄 춤을 배우는 것이든 혹은 언젠가 직접 오디션을 보는 것이든, 그들이 팬덤으로부터 힘을 얻어 자신의 꿈을 향해 달려갈 수 있기를 진심으로 응원합니다!

K-팝처럼 한 나라에서 시작된 장르가 이제 영어와 스페인어 콘텐츠를 통해 조명되고 있다는 점은, K-팝이 현재 얼마나 세계적으로 중요한 위치에 있는지를 상징적으로 보여줍니다. K-팝이 이렇게 다양한 배경을 가진 사람들에게 깊이 공감되는 강력한 장르가 된 이유는 무엇이라고 생각하시나요? 그리고 그런 믿음이 여러분이 팟캐스트를 제작하고 진행하는 방식에 어떤 영향을 주었는지도 궁금합니다.
크리스말리(Chrismaly): 제가 팬으로서 보낸 지난 13년을 돌아보면, K-팝은 언제나 팬들에게 안전하고 편안한 공간이 되어주었다고 생각해요. 삶에서 어떤 일이 일어나든, 기분 좋게 머물며 지금 이 순간을 즐길 수 있는 공간을요. K-팝은 저를 위로해주는 음악을 주었고, 새로운 사운드와 문화에 마음을 열도록 해주었고, 눈앞에 보이는 것에만 스스로를 가두지 않도록 일깨워주었어요. 한때는 그저 잠깐의 관심일 거라고 생각했던 이 문화가, 이전에는 상상도 못했던 소중한 우정과 삶의 진짜 순간들을 안겨줬어요. 그런 믿음을 바탕으로, 저희는 그 감정을 지키고 더 키우기 위해 두 개의 프로그램을 제작하고 진행하고 있어요. 팬들이 서로 연결되고, 존중받으며, 더 큰 무언가의 일부가 된다고 느낄 수 있는 공간을 만들기 위해서요. 비록 두 팟캐스트의 중점은 다르지만 목적은 같아요. K-팝 팬덤이라는 거대한 우주를 구성하는 커뮤니티를 조명하고 함께 나누는 거예요.

시시(Sissi): K-팝이 전 세계적으로 공감받는 이유는, 단순히 음악 때문만이 아니라 그 모든 경험 전체가 하나의 문화이기 때문이에요. 비주얼, 스토리텔링, 퍼포먼스가 하나로 어우러져서 사람들이 어디에서 왔든지와는 상관없이 누구나 감정적으로 깊이 연결될 수 있게 해주죠. 아르헨티나에서 대만계 부모님 밑에서 자라면서, 저는 K-팝이 제 삶의 중심이 될 거라고는 상상도 못했어요. 하지만 K-팝은 저의 아시안아적 정체성과 라틴계 정체성을 모두 포용할 수 있는 유일한 공간이었어요. 이 장르의 다양성과 포용성은 누구나 소속감을 느낄 수 있는 공간을 만들어줘요. 비록 팬들이 아티스트들과 같은 언어를 쓰지 않더라도 말이죠. 이런 믿음이야말로 저희가 팟캐스트를 제작하고 진행하는 방식의 핵심 가치예요. 팬들이 어떤 배경을 가졌든 저희의 대화에 참여하고 있다는 느낌을 주고 싶어요. 그래서 저희는 ‘POD IN THE VERSE’와 ‘TODO EN EL VERSO’를 영어와 스페인어로 제작하고 있어요. K-팝이 전 세계 팬들을 하나로 연결하듯이, 저희도 팟캐스트를 통해 그와 같은 역할을 하고 싶어요.

팟캐스트를 진행하며 다양한 방식으로 현지 팬 및 구독자들과 교류해왔어요.. 팬이자 진행자로서, 청취자들과 직접 연결된다는 건 어떤 의미인가요? 그리고 특히 기억에 남는 팬의 댓글이나 순간이 있다면 공유해주세요.
시시(Sissi): 청취자들과 직접 연결되는 것이야말로 팟캐스트의 핵심이라고 생각해요. 저희도 K-팝 팬이기 때문에, 청취자분들이 함께 소속감을 느낄 수 있는 공간을 만들고 싶었어요. 솔직히 아직도 팬분들이 댓글을 남겨주시는 게 믿기지 않아요. 저희가 팬분들이 반응하고, 자신의 생각을 나눌 수 있는 콘텐츠를 만들 수 있다는 걸 떠올리면 정말 놀라워요. 특별히 기억에 남는 댓글 하나를 꼽기는 어렵지만, 하나하나의 메시지나 댓글이 정말 감사하게 느껴져요. 특히 제 고향에서 온 댓글이나 아르헨티나 국기가 달린 댓글을 볼 때면 뿌듯함이 밀려와요. K-팝이 시작된 곳에서 이렇게 멀리 떨어진 지역에서도, 팬들과 그런 연결을 느낄 수 있다는 건 정말 놀라운 일이에요.

크리스말리(Chrismaly): 이렇게 청취자들과 직접 연결될 수 있다는 사실에, 제가 처음 K-팝 팬이 되었을 때부터 지금까지 일어난 모든 발전들에 대해 감사함을 느껴요. 예전에는 이렇게 멀리 떨어진 곳의 팬으로서 진정한 커뮤니티를 찾는 게 쉽지 않았거든요. 그런데 이제는 위버스 같은 앱이나 수많은 콘텐츠 플랫폼 덕분에 댓글을 주고받고, 이런 이벤트에서 팬들을 직접 만나 실시간으로 소통할 수 있게 되어 정말 꿈이 현실이 된 것만 같아요. 이런 공간은 단지 커뮤니티 속 팬들을 알아가는 기회를 줄 뿐만 아니라, 우리 자신도 팬으로서 함께 즐길 수 있는 자리를 마련해줘요.

멕시코에서의 K-팝 영향력은 어느 정도일까요? K-팝의 존재감이나 그 영향력을 가장 강하게 느끼는 순간은 언제인가요?
시시(Sissi): 솔직히 말해서, 2025년은 멕시코에서 K-팝의 판도를 바꾼 해였어요. 세븐틴이 ‘테카테 팔 노르테(Tecate Pa’l Norte)’에서, 투모로우바이투게더가 ‘AXE 세레모니아(AXE Ceremonia)’에서 공연하는 걸 보는 건 정말 놀라운 일이었죠. 이 두 멕시코 음악 페스티벌에서 그들이 그린데이, 올리비아 로드리고, 찰리 XCX 같은 세계적인 아티스트들과 나란히 무대에 올라 같은 수준에서 인정받는 걸 보는 건 정말 믿기지 않는 일이었어요. 그 공연들의 현장에서 팬들이 뿜어내는 에너지는 지금까지 본 적 없는 수준이었어요. K-팝이 단순한 유행을 넘어 진정한 문화적 힘이 되었다는 걸 보여주는 순간이었죠. 이 모든 일이 2025년 상반기에만 벌어졌다는 것도 놀라운데 이미 제이홉, 엔믹스, 스트레이 키즈와 같은 여러 아티스트들의 콘서트와 팬 이벤트가 진행되고 있는 것을 보면 이곳에서 K-팝 팬들의 수요와 열정 그리고 영향력이 점점 더 커지고 있다는 것은 분명해요. 게다가 ‘SMTOWN LIVE 2025’ 공연이 이미 라틴아메리카에 첫발을 내디뎠다는 점을 봐도, K-팝이 이 지역에서 그 어느 때보다 강한 존재감을 발휘한다는 걸 알 수 있어요. 이 모든 성장을 지켜보는 건 정말 흥미진진했고, 앞으로 또 어떤 변화가 펼쳐질지 벌써부터 기대돼요.

크리스말리(Chrismaly): 저는 멕시코에 1년 넘게 살면서 다양한 팬 활동에 참여했어요. 멕시코에서의 K-팝 영향력은 이미 팬들의 DNA 속에 새겨져 있다고 표현하고 싶어요. 멕시코 팬들은 정말 열정적이에요. 아티스트를 위해 벽화를 그리고, 공항에서 기다리고, 길거리 음식 가판대를 특정 아이돌에게 헌정하기도 하죠. 이러한 팬들의 열정과 K-팝 특유의 중독성 있는 음악과 폭발적인 퍼포먼스가 만났을 때, 정말 최고의 조합이 탄생해요. 멕시코에서는 아이돌과 그들이 부르는 음악이 열정과 에너지 면에서 완벽하게 맞는 짝을 만난 것 같아요. 저는 특히 콘서트장에서 팬들의 함성이 너무 커서, 심지어 소리를 지르는 팬들조차 귀를 막는 순간에 그 존재감을 강하게 느껴요. 그 열기와 감정을 함께 나눌 수 있다는 건 정말 놀랍고 즐거운 경험이에요. 멕시코 팬들은 자신의 사랑을 거리낌 없이 표현하는 법을 알고 있고, 그런 모습 속에서 K-팝이 진짜 살아 있다는 걸 느껴요.

마지막으로, 구독자분들에게 전하고 싶은 메시지가 있다면 말씀해주세요.
시시(Sissi): 정말로 감사하다는 말을 전하고 싶어요. 여러분과 팟캐스트에서 함께할 수 있었던 건 제게 정말 큰 의미였어요. 여러분의 메시지 하나하나, 댓글 하나하나, 그리고 팟캐스트를 들어주신 모든 순간이 저희가 처음 이 콘텐츠를 시작한 이유를 계속해서 떠오르게 해줘요. 바로 K-팝을 저희만큼 사랑해주시는 전 세계 팬들과 연결되기 위해서였죠. 저희 에피소드가 여러분에게 기쁨을 주고, 스스로의 존재가 존중받고 있다는 느낌을 받게 하고, 일상을 함께하는 친구처럼 느껴졌기를 바라요. 이 여정에 저희와 함께해주셔서 진심으로 감사합니다.

크리스말리(Chrismaly): 언제나 그렇듯, 팬을 최우선으로 하는 재미있고 공감 가는 콘텐츠를 기대하셔도 좋아요! 앞으로도 더 활기찬 대화와 흥미로운 게스트들을 모시려고 준비 중이에요. 그리고 일본 그룹 ONE OR EIGHT과의 인터뷰처럼 깜짝 손님이 등장하는 특별한 에피소드도 준비되어 있을지도 몰라요. 하지만 물론, 저희가 어떤 걸 숨겨두었는지는 계속 들어봐야 알 수 있겠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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