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대 위에서 긍정의 주문을 거는 ‘마법 소녀’ 아일릿은 자체 콘텐츠에선 또래의 평범한 소녀들로 돌아온다. 때로는 게임 동아리 ‘이 GAME 뭐지!’와 맛집 탐방 동아리 ‘아일잇(ILLEAT)’의 부원이 되고, 심심할 땐 둘러 모여 이중 모션 게임을 즐기며, 각자의 안경을 소개하는 것만으로도 빠르게 웃음이 번진다. 다양한 포맷과 콘셉트로 구성된 아일릿의 자체 콘텐츠는 1년 차 아이돌의 예능 적응기이자 다섯 명의 우정 서사를 유쾌하게 기록한 1년치 일기장이기도 하다. ‘SUPER ILLIT’, ‘I’LL LIKE IT! 2’, ‘아일릿의 밤’, ‘lit-pouch’를 중심으로 다섯 소녀의 퍼스널리티 그리고 그 안에서 스며든 케미스트리를 소개한다.

예능은 기세와 타이밍, 윤아
안무 연습 중 힘을 올리고자 풍차 돌기를 선보이곤 하는 윤아는 아일릿의 명실상부 분위기 메이커다. 강한 바람 때문에 앞머리가 흩날리자 “내 뚜껑!”이라고 외치는 친근한 어휘 선택은 물론, 수업 중 선생님 몰래 간식을 먹는 콘셉트의 ‘ILLIT (아일릿)의 수업 시간에 생긴 일🏫’에서 “오늘 급식 메뉴 아는 사람?”이라고 물을 수 있는 ‘과몰입’ 그리고 김치찌개라는 민주의 대답에 “참치야, 돼지야?”라고 되묻는 애드리브까지. 시크해보이는 첫-인상과 달리 누구나 공감할 수 있는 지점을 적재적소에 짚어내는 윤아의 화법은 실제 학교에서 반 친구들과 나눌 법한 대화를 떠오르게 한다. 처음 보는 사람에게도 “안녕하세요, 많이 파세요!”라고 인사를 건네는 붙임성 있는 윤아의 모습을 보고 있자면 누구나 친구가 된 듯한 기분을 느낄 수 있을 것이다.
윤아의 예능감은 MT 콘셉트의 ‘아일릿의 밤 특별편’에서 특히 두드러진 활약을 펼친다. 각 멤버들이 자율성을 발휘해야 하는 설정 안에서 윤아의 즉흥적인 센스를 엿볼 수 있다. 귀여운 양말이나 보드게임 등을 챙겨온 멤버들과 달리 칫솔 하나만 챙겨온 설정을 소화해야 하는 상황에서, 윤아는 세안을 어떻게 할 것이냐는 원희의 물음에 칫솔로 얼굴을 문지르는 제스처와 함께 “모공 브러시 뭔지 알죠?”라며 자연스럽게 칫솔을 ‘올인원’ 도구로 탈바꿈시킨다. 보이지 않는 가상의 오렌지 크기를 누가 제일 크게 키우는지 대결하는 ‘오렌지 게임’에서는 무려 두 번의 풍차 돌기를 선보이고, 온몸을 던져 게임에 ‘과몰입’하던 멤버들을 웃음으로 주저앉힌다. 이에 대항하고자 남은 네 명이 힘을 합쳐 4:1의 구도가 되자 윤아는 이내 당황하지만, 옆돌기 한 번을 더 돌아서라도 더 큰 오렌지를 만들어 결국 우승을 쟁취하고야 만다.
평소 장난기가 많은 윤아는 멤버들과의 ‘티키타카’에서도 진가를 발휘한다. 아일릿의 MT에서 실제 MT처럼 취침을 위한 소등이 필요할 때 윤아는 막내인 이로하에게 “이런 건 막내가 꺼야지!”라며 장난을 친다. 하지만 곧 불을 끄고 돌아온 이로하를 따뜻하게 안아주며 누울 자리를 마련하는 모습에서는 장난기 뒤에 숨겨진 그의 다정함을 엿볼 수 있다. 더불어 윤아의 장난에 “뭐라고!”라며 응수하는 이로하의 모습 역시 실제 가족처럼 편안해진 멤버들의 사이를 보여준다. 한 방의 큰 웃음을 노리기보다 알맞은 타이밍에 순발력을 발휘하여 웃음을 주면서도 상대방을 편안하게 해주는 것, 이것이 윤아가 예능 포인트를 캐치하는 비결이자, 아일릿을 화목하게 만드는 방법일지도 모른다.

‘맑은 눈’의 예능인, 민주
미션 난이도 상승과 아이돌의 건강을 함께 챙기는 지압 슬리퍼도 상큼한 미소와 함께 무력화시키는 ‘무통’ 공주이자, 공포영화 애청자로서 높은 담력의 소유자인 민주. “게임 ‘리그 오브 레전드(LoL, 이하 ‘롤’)’처럼 좋아하는 취미가 나오거나 무서운 이야기를 할 때”만큼은 눈빛이 “반짝반짝”해진다는 민주의 컴백 인터뷰 속 답변처럼, 그는 자신의 ‘치트 키’와도 같은 특성을 발휘하는 순간이 오면 큰 눈망울에 안광이 더해지며 ‘맑은 눈’을 한 예능인으로 변신한다. ‘아일릿 여고괴담’ 편에서 평소 민주와 함께 공포물을 즐기는 멤버들도 긴장하는 반면, 민주는 귀신 배역을 맡은 사람에게 서슴없이 “같이 가자!”라며 대화를 거는 대담한 모습을 보여준다. 자신을 깜짝 놀라게 할 준비를 마친 귀신을 본 민주는 놀란 기색 없이 함께 비명을 지르며 데시벨 대결을 하고, 귀신 역의 배우와 단둘이 앉아 으스스한 분위기에서 “지금 충분히 예쁜데?”라고 다정하게 말하는 ‘귀신 플러팅’으로 빠르게 미션을 해결한다.
‘전설의 민주님’이라는 호칭마저 낳은 ‘릿그 오브 레전드’ 편에서 민주는 차분하면서도 범상치 않은 리더십을 보여주기도 한다. ‘카타리나(롤 챔피언 명)’ 숙련도 70만 점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진 만큼 화려한 플레이는 물론, 전략을 세우는 동시에 롤이 처음인 멤버들에게 친절하게 게임 방법을 알려주고 결과에 따라 칭찬도 병행하는 민주의 ‘멀티태스킹’은 왜 그가 ‘전설의 민주님’인지를 증명한다. 평소 팀 내 유일한 ‘사고형(T)’답게 민주는 호랑이가 떡 소품을 챙겨가자 “플라스틱!”이라고 말하거나, 미니 농구 게임 결승 경기 중 모카가 “이럴 때일수록 차분하게…”라는 말과 달리 불안한 경기력을 보이자 “안 차분해 보이는데?”라고 장난을 치기도 한다. 하지만 모두가 자신만을 바라보며 의지하는 순간에는 멤버들만의 자신감 지킴이로 거듭난다. 전세가 역전되자 미안해하는 멤버들의 반응에 “미안해할 거 없고, 솔직히 막아주고 있는 걸로 충분히 감동이야.”라며 끝까지 다독이고, 멤버들을 대신해 상대편에게 복수하기도 한다. 맵 중앙부에서 모두가 고군분투하고 있을 때, 혼자서 적진의 억제기에 도착한 원희가 “언니, 억제기도 파괴해도 돼요?”라고 묻자 “원희 덕분에 이기겠는데? 원희가 포탑 다 밀었어.”라며 치켜세워준다. 겁이 없는 것도, 강철 발바닥도, 롤 실력도 예능인으로서 민주의 매력이지만, 가끔은 ‘T’ 같은 멘트를 치면서도 멤버들에게 격려를 아끼지 않는 매력적인 화법이 바로 민주의 핵심 예능 ‘치트 키’가 아닐까.

다정한 승부사, 모카
“모츠나베보다 따뜻한 아이돌”. ‘SUPER ILLIT’ 제작진이 지어준 수식어는 평소 주변을 잘 챙긴다는 멤버들의 여러 증언처럼 모카의 다정한 성격을 압축적으로 설명한다. ‘I’LL LIKE IT! 2’에서 원희의 ‘마니또’가 된 모카는 소품 숍에서 눈여겨본 아이템은 물론, 평소 아기자기한 스타일을 좋아하는 원희의 취향을 차곡차곡 담은 선물 꾸러미를 준비했다. 그리고 함께 준 편지에 모카가 적은 “원희가 진짜 혼자 해결 못한 일이 있으면 언제든지 얘기해줘! 달려갈게.”라는 말에서는 ‘마니또’가 아니더라도 항상 원희를 도울 준비가 되어 있는 다정함이 배어 있다. 이처럼 “다정 1티어”인 모카는 ‘얼어 죽어도 아일릿’ 편에서 멤버들이 스케이팅 삼매경에 빠진 탓에 자신의 자기소개에 집중하지 않자 “들어줘!”라며 귀엽게 투정하는 모습을 보여주기도 한다. 다들 미안해하며 모카의 주변으로 모일 때, 두 손을 허리에 짚으며 서운해하는 와중에도 휘청거리는 원희를 향해 주저하지 않고 손을 뻗는 모카의 모습에서 일상적인 습관이 된 그의 다정함을 엿볼 수 있다.
하지만 이처럼 다정한 모카도 승부의 세계에서는 이야기가 달라진다. ‘릿그 오브 레전드’ 편 중 게임 ‘Goose Goose Duck’을 플레이할 때, 모카는 스파이 역할의 오리 캐릭터가 걸리자 긴장한 내색을 보이다가도 금세 분위기 파악에 나선다. 윤아의 캐릭터를 제거했음에도 시치미를 뚝 떼고, 스파이라는 사실을 숨기기 위해 “오지 마! 무서워!”라고 연기하며 거침없이 상대편을 제거한다. ‘막 내가 좋아?’ 편에서도 모카는 “스파이가 아니었음 좋겠다.”라는 바람과 달리 막상 ‘아초파’에 잠입한 라이벌 ‘적양파’의 스파이가 되자 빠르게 태세를 전환한다. 힌트를 차지하기 위한 고군분투 그리고 스파이 추리 단계에서 “너 연기 늘었다.”는 멤버들의 감탄을 자아낸 모카의 명연기에서는 뜨거운 승부욕을 느낄 수 있다. 모츠나베처럼 따뜻한 성격과 냉철한 승부사의 기질이 만들어내는 모카의 ‘반전 매력’에는 사실 매사에 최선을 다하는 자세가 깃들어 있다. 상대가 멤버이든 게임의 승패든, 모카는 늘 최선을 다할 준비가 되어 있는 사람이므로.

한 번 체육부장은 영원한 체육부장, 원희
“전 인생에서 달리기로 진 적이 없습니다.” 중학교 체육부장 출신 원희는 달리기 실력에 대한 자부심에 걸맞게 추격형 예능에 특화된 인재다. 아이스링크 위에서 육상 경기를 진행한 ‘얼어 죽어도 아일릿’ 편에서 원희는 자전거 뒤에 달린 바구니에 멤버가 던진 공이 들어가지 않도록 철통 수비와 드리프트를 선보이며 1등을 차지한다. 풍선을 터뜨리는 서바이벌 게임에서도 총 8개의 풍선을 터뜨려 1등을 차지해 ‘스나희퍼’라는 별명을 얻어낸다. 기본적으로 운동신경이 좋은 원희지만, 특히 ‘호랑님도 두 손 두 발 들었지’ 편에서 순발력과 지구력이 빛을 발한다. 엘리베이터에서 “아! 호랑이 있는 거 아니에요? 설마!”라고 말하자마자 문 앞에 호랑이가 서 있는 명장면이 탄생했을 때, 원희는 당황한 것도 잠시 호랑이를 엘리베이터로 유인한 채 도망치는 데 성공한다. 천진난만하게 웃으며 회사를 누비는 원희와 달리, 등 뒤에 흘러내린 지퍼만큼 체력이 떨어진 호랑이는 결국 포기를 선언하고야 만다(이외에도 호랑이와 민주의 갑작스러운 댄스 배틀 그리고 색종이 컨페티를 모아 고생한 호랑이를 위해 감사 인사를 전하는 아일릿 멤버들의 모습까지가 이 편의 관전 요소다.).
“호랑이 소굴에 잡혀가도 정신만 바짝 차리면 살 수 있다잖아요.”라는 원희의 한 줄 평처럼, 위기를 모면하는 원희의 비결은 달리기 속도만큼 빠른 상황 판단력과 눈치에 있다. 좀비 게임 중에 숨소리와 발소리만으로도 “윤아 언니가 아닌데?”라 말하며 속임수를 눈치채고, 라이어 게임을 할 때 팥을 안 좋아하는 모카가 “나는 이 빵(팥앙금 튀김 소보로)을 제일 좋아해.”라는 답을 듣자 의아함을 느끼며 모카가 라이어임을 확신할 정도다. 사실 원희의 빠른 눈치는 직감에서 비롯되기도 하지만, 그 뒤에는 멤버들을 향한 관심과 애정이 깔려 있다. ‘lit-pouch 지갑 편’에서 이로하는 원희가 여름휴가 당시 멤버마다 어울리는 행운 부적을 선물해줬음을 밝힌 바 있다. 휴가임에도 불구하고 멤버들을 떠올리는 다정함, 멤버들과의 에피소드와 각자 성격을 고려하여 카드를 고르는 세심함에는 아일릿을 향한 원희의 애정이 가득 묻어 있다. “꿀 같은 존재예요, 아일릿은. 떨어지지 않아요.”라는 원희의 설명처럼, 다섯 명의 끈끈한 사이는 어느새 자체 콘텐츠에 웃음과 함께 서서히 녹아드는 중이다.

해내고야 마는 막내, 이로하
‘아일릿 여고괴담’ 편에서는 높은 데시벨의 비명과 함께 귀신에게 “스톱. S.T.O.P!”이라고 외치는가 하면, 언니들과 하고 싶었던 버킷리스트를 전부 할 수 있는 ‘이로하의 밤’에서 올라간 입꼬리를 숨김없이 보여주는 것처럼, 이로하는 매사에 진심이다. 이처럼 솔직한 감정 표현과 꾸밈 없는 리액션, 그 순간에 오롯이 집중하는 태도는 자체 콘텐츠에서 이로하만의 필살기가 된다. ‘가장 완벽한 탈출’ 편에서 회사를 돌아다니는 팀장님을 피하기 위해 멤버들이 변장 소품을 구경하는 동안 이로하는 “한 명쯤은 절대 안 들키게 해야겠다.”고 다짐하며 상반신을 전부 가리는 오리 코스튬을 선택한다. 그리고 언니들에게 “절대 들키면 안 돼요. 알겠죠?”라며 재차 강조하고 오리 흉내 연습에 매진하는 엉뚱한 면모를 보인다. 완벽한 변장과 오리 연기로 팀장님을 속인 아일릿은 ‘일오나’, ‘이로허’, ‘이로힛’과 같은 오타가 적힌 출입증 더미 속에서 제대로 된 출입증을 찾아야 하는 마지막 관문에 도착한다. 멤버들과 달리 이로하의 출입증은 쉽게 모습이 드러나지 않아 어려움을 겪기도 하지만, 끊임없는 도전 끝에 스스로의 힘으로 자신의 이름표를 찾아내고야 만다. “나 눈물날 것 같아.”라 말하며 감격하는 이로하의 모습에서는 끝까지 최선을 다한 그의 진심이 고스란히 느껴질 정도다.
때로는 운명의 장난처럼 곤경에 처하는 순간도 있지만, 이에 굴하지 않고 이겨내는 끈기도 겸비했다. ‘I’LL LIKE IT! 2’ 대전 특산물 미션 중 이로하는 가장 부피가 큰 밥솥을 챙겨야 하는 ‘밥 짓기’ 미션이 걸려 당황하지만, 긍정적인 성격의 소유자답게 밥솥에 애착을 갖는다. 그러나 궂은 날씨 때문에 밥솥을 떨어뜨려 상처 투성이가 되고, 엎친 데 덮친 격으로 우산까지 고장이 나 비를 잔뜩 맞기도 했다. 이에 원희와 윤아는 “로하를 지켜!”라며 이로하에게 달려가 우산을 씌워주고, 민주는 모카에게 “저 귀요미 어떡해.”라며 걱정한다. 그러나 속상해하는 것도 잠시, 이로하는 “나는 포기 안 해!”라고 다짐하며 종이 테이프를 이용해 긴급 수술에 나선다. 밥솥을 성공적으로 고친 후 뿌듯한 미소와 함께 “인생 처음으로 혼자 만든 밥”을 자랑하는 모습은 일련의 과정을 지켜본 멤버들까지도 흐뭇하게 만들 정도다. 마음처럼 되지 않는 미션에 속상할 때도 있지만, 이로하는 부정적인 감정에 머무르기보다는 마음을 다잡고 앞으로 나아가고자 한다. “최선을 다하는 게 답이라는 걸 알아서 항상 할 수 있는 건 다하는 것 같아요.”라는 인터뷰 속 이로하의 한마디처럼, 그렇게 아일릿의 자체 콘텐츠 속 프레임 하나하나는 진심 어린 순간들로 채워지고 있다.
- 원희 “후회하지 않고 나아갈 수 있는 방법이 뭘까요?”2025.06.30
- 모카 “글릿은 너무 고맙고 귀엽고 소중한 존재예요”2025.06.29
- 윤아 “실패한 채로 둘 수 없으니까 한 번 더 도전하는 거죠”2025.06.28
- 이로하 “사랑을 받을수록 저도 사랑을 더 나눠주고 싶어져요”2025.06.27
- 민주 “모든 순간이 하나도 안 아까울 정도로 소중해요”2025.06.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