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록 멍들더라도 개의치 않을 시절의 색채. 청춘(靑春)이 흔히 푸른 계절로 비유되는 이유일 것이다. TWS의 새 앨범 ‘play hard’의 수록 곡 ‘HOT BLUE SHOES’에서도 그들의 열정은 “작은 푸른 불꽃”으로 표현된다. 멤버들은 “뛰어 숨차게 / 느껴 runner’s high”, “두 발이 엉키고 넘어져도 안 꺼질 my flame”처럼 거침없는 열정을 노래한다. ‘Head Shoulders Knees Toes’에서도 TWS 멤버들은 거의 매 박자마다 동작이 바뀌는 퍼포먼스를 마치 ‘머리 어깨 무릎 발’ 동요처럼 경쾌하게 소화한다. “부딪혀 한계 부숴내”, “지칠 줄을 몰라 난”이라는 가사 그대로, 서투르지만 그렇기에 모든 것을 던질 수 있는 청춘의 과잉. 요컨대 ‘play hard’는 청춘의 역동성에 대한 이야기다.
‘immersion(몰입) / passion(열정) / adrift(방황하는) / joy(기쁨) / spark(영감) / loneliness(외로움)’. ‘play hard’의 콘셉트 필름 ‘hard mode’는 청춘의 여섯 가지 요소들을 묘사하는 것처럼 보인다. 경민은 메모장이 가득한 방에서 필기를 하며 시간이 가는 줄 모르는 채 무언가에 몰입하고, 도훈은 열기가 가시지 않은 듯 상기된 얼굴로 이어폰을 낀 채 자신의 얼굴을 바라본다. 지훈은 상처를 입고 반창고를 붙인 모습으로 방황을 표현한다. 한진은 사탕을 들고 뛰어오르며 즐거움을 분출하고, 영재는 누워서 종이비행기를 날리거나 책을 끌어안은 채 물방울이 중력을 거스르는 듯한 영감을 체험한다. 눈가에 눈물방울이 남은 채 욕조 속으로 잠기는 신유의 모습은 외로움을 표현하는 듯하다. 이처럼 청춘에는 열정과 기쁨, 몰입과 영감이 있지만 그 뒤에는 외로움과 방황의 그림자가 숨어 있다. 마치 TWS의 오피셜 포토 ‘play mode’에서 멤버들이 달고 있는 날개는 현실이 아닌 것처럼. 어디로든 날아오를 듯한 과잉된 에너지로 가득하지만, 동시에 이카루스의 날개처럼 무너질 것 같은 위태로움이 바로 청춘의 반짝거림을 정의한다.

그래서 ‘play hard’는 청춘의 에너지와 서정, 아슬아슬함과 슬픔을 함께 노래한다. 타이틀 곡 ‘OVERDRIVE’는 속도감 있는 기타 리프와 드럼 비트를 통해 “더는 못 참겠어”, “이러다 죽겠어 / Oh My / 원래 다 이런가요?”처럼 설렘이 넘치는 감정의 속도를 표현한다. 퍼포먼스에서도 멤버들은 중간에 뛰어오르거나 빠르게 동선을 바꾸고, 바닥을 짚고 도는 것처럼 역동적인 동작들을 통해 분출되는 에너지를 표현한다. 그러나 전반적으로 하강조가 많은 멜로디는 좀처럼 감정을 고조시키지 않으며, 역동적인 가사와 달리 깨끗하고 담백한 멤버들의 보컬은 TWS 특유의 청량한 서정성을 담아낸다. 수록 곡 ‘overthinking’은 하우스 기반의 비트를 기반으로 전개되지만, 한편으로는 감정을 읊조리듯 나직하게 전달하는 멤버들의 보컬과 플럭 사운드는 “애를 써봐도 깊이 더 빠져들어 가”라는 가사처럼 통제되지 않는 감정에서 나오는 슬픔을 머금는다. ‘HOT BLUE SHOES’에서 곡 전반의 일렉 기타 리프와 808 베이스는 “더 원해 높은 heat / 맘에 지펴 휙”이라는 가사 그대로 속도감과 심장이 튀어나올 것 같은 긴박함을 표현하고, 멤버들은 곡의 훅이라 할 수 있는 “Hot blue shoes, hot, hot blue shoes”를 ‘떼창’하며 에너지를 끌어올린다. 하지만 한편으로 ‘play hard’에는 어쿠스틱한 분위기의 곡인 ‘Caffeine Rush’에서 “이상해진 것 같아 아냐 그렇지 않아 / 중독같이 더 빠져들어”라고 노래하는 것처럼 스스로를 통제할 수 없는 불안정함 역시 있다.

‘OVERDRIVE’의 뮤직비디오에서 TWS 멤버들은 그들의 거침없는 행동으로 인해 통제하기 어려운 상황을 맞이한다. 형의 잔소리를 들으며 차를 타고 가던 영재는 연락을 받고 급하게 차에서 뛰어내린 탓에 팔에 깁스를 하게 되고, 심지어 깁스에 불이 붙기도 한다. 경민은 엘리베이터 가득 선물들을 채운 탓에 결국 자신이 준비한 선물들이 쏟아지는 상황을 맞이한다. 한진은 양치질을 하든 수영장에 있든 공사장을 지나가든 통화에만 열중하다 결국 뒤로 넘어지게 된다. “OVER OVER OVER OVERDRIVE”라는 가사가 나올 때 뮤직비디오는 “OVER”를 마치 게임 속 “GAMEOVER” 문구를 연상시키듯 띄우고, 좋아하는 상대방과 함께 있다가 감전되고 하트 모양의 풍선이 터져버린 후 상심하는 한진의 모습을 연이어 보여주기도 한다. 그러나 TWS 멤버들은 페스티벌의 네온사인 간판을 쓰러뜨릴 정도로 강한 바람 속에서도 웃으면서 춤을 추고, 좌충우돌을 거치면서도 저마다의 방식으로 결국 상대방에게 마음을 전한다. 마치 그들의 팬 송이자 ‘play hard’의 마지막 트랙 ‘내일이 되어 줄게’에서 그들의 팬덤 42에게 “오직 유일한 나의 은하 속 / 멀리 있어도 널 찾아낼 수 있어”라고 약속하는 것처럼. “남몰래 가끔씩 우주 먼지 같을 때” 푸른 멍이 드는 순간이 있을지라도, “영원토록 난 너의 찬란한 내일이 되어 줄게”라는 약속을 향해 달려가면서. 청춘은 영원하지 않다. 하지만 그렇기에 영원하지 않은 지금의 소중함을 불태우는 청춘 또한 있다. TWS가 달려가는 방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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