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redit
오민지
디자인MHTL
사진 출처YX LABELS

소년들은 왜 어른이 되어야 했는가. &TEAM의 오리지널 스토리 ‘DARK MOON: 회색 도시’에서 늑대인간들은 새로 정착한 그레이빌과 가족을 지키기 위해, 그간 두려움에 도망치기만 했던 뱀파이어와 맞서 싸웠다. 그들은 결국 승리했지만 가장 소중했던 가족과 터전을 잃었고, 처음이자 마지막으로 사랑하게 될 존재와도 이별해야 했다. 무리 동물이자 영역 동물이며 단 한 명의 반려만을 사랑할 수 있는 늑대인간에게 가장 소중한 것을 잃은 승리는 패배이기도 했다. 그리고 &TEAM이 한국에서 발표하는 첫 번째 미니 앨범 ‘Back to Life’의 콘셉트 클립 ‘BREATH’의 내레이션은 다음과 같이 시작한다. “패배하면 소년들에게 흉터가 남습니다.” 멤버들의 얼굴과 몸 그리고 마음에는 상처가 남았다. 상처를 감싼 붕대는 제 기능을 잃은 채 너덜거리고, 그 위로 피가 배어든다. 그들의 몸에 새겨진 흉터는 곧 패배의 흔적이다. 그 패배는 하루아의 콧잔등에 남은 작은 상처이면서, 후마의 날개뼈에 새겨진 깊고 치명적인 상처이기도 하다.

그러나 멤버들은 온몸이 상처투성이가 된 채 다시 링 위에 올라 주먹을 내휘두른다. 어느 순간부터 니콜라스의 상대는 이길 수 없는 거울 속 자신이고, 타키의 상대는 고통조차 느끼지 못하는 샌드백이다. 도망치고 싶어도 유마는 어지러워 일어나기조차 힘들고, 케이의 오토바이는 타이어에 불이 붙은 채 멈춰 서 있다. 패배는 계속되고 상처는 깊어진다. 그러나 “패배는 그들을 무너뜨리지 못했”고, 소년들은 “다시 한번 전투의 문을 두드린다”. &TEAM은 ‘Lunatic’의 가사처럼 “다들 우리를 미쳤다고 말할 걸 알아도(I know they all gonna call us crazy)”, “다들 포기하라고 해도(They said “Give it up” to me)”, “큰 상처가 있어도 여전히 굽히지 않는다(Big scars but I still don’t bend)”. 이들은 더 이상 상처받지 않는게 아니라, 상처 입은 채로도 앞으로 나아간다. 패배하지 않는 것이 아니라, 패배해도 무너지지 않는 법을 배운다. ‘DARK MOON: 회색 도시’의 어린 늑대인간들이 그랬듯, 이제 이들은 아홉 명의 가족을 더는 잃지 않기 위해 성장해야 한다. 지켜야 할 존재가 생겼다는 건, 그들을 책임질 수 있을 만큼 자라야 한다는 뜻이기 때문이다. 그렇게 ‘Back to Life’는 &TEAM이 나아가고자 하는 길을 보여준다. 소년들은 어떻게 어른이 되어 가는가.

대부분의 작품 속 늑대인간은 보호받는 아이가 아니라, 지키는 어른으로 등장하곤 한다. 그들은 공포와 경외의 대상이다. 그러나 &TEAM이 그려내는 늑대인간은 늑대에도, 인간에도 완전히 속하지 못한 채 자신의 정체성을 고민하는 불완전한 존재다. 동시에 이들은 아직은 모두를 그리고 자신도 지키지 못해 아이로 남을 수도, 어른이 될 수도 없는 불안정한 상태다. ‘Back to Life’ 가사처럼 그들은 “터질 듯이 뛰어대는 심장”으로 미쳐가고, “벼랑 끝에 나를 몰아붙”이며, “험난한 길 위”에서 “자신을 맞추는 법(We tryna fit in)”을 배워가는 과도기에 놓여 있다. 이 혼란스러운 시간 속에서도 이들은 자신만의 방식으로 어른이 되어가는 길을 택한다. ’Back to Life’에서 그들은 싸움에 익숙해졌고(“익숙한 Fight”), “계속해서 몇 번이고” “발을 내디뎌” 앞으로 나아간다. 그러나 멤버들이 늑대의 본능적인 움직임을 형상화한 퍼포먼스를 통해 표현하는 것은 인간으로서의 내면적 감정이다. 마키는 “굳은살이 배겼지 And it’s glorious”부터 “모든 세포들이 나를 떠밀어”에 이르기까지, 굳은살이 배긴 손을 쳐다보거나 고뇌하듯 얼굴을 감싸쥐는 동작을 통해 고통과 성장이라는 상반된 감정을 시각화한다. 멤버들은 퍼포먼스 전반에 걸쳐 동선을 이동하거나, 군무를 제외하면 스텝을 최소화한다. 센터에 선 멤버들은 팔을 상반신을 주축으로 움직이며 표정과 감정에 이목을 집중시킨다. 그러다 두 번째 코러스 “Only you Bring me back to life”에서 멤버들이 팔을 크게 뻗고 오른발로 박자를 맞추는 순간, 그동안 절제한 감정이 폭발적으로 해방된다. 콘셉트 클립 역시 표면적으로는 이들을 천사 혹은 요정처럼 묘사하지만, 그 이면에 복잡하고 양가적인 인간의 감정을 드러낸다. 예컨대 ‘GAZE’ 버전에서 멤버들은 조의 말처럼 천사의 모습을 하고 있지만, “나쁜 악마에 가까운 느낌”을 내며 우울한 표정으로 날지 않은 채 어딘가를 응시한다. ‘ROAR’ 버전에서는 타키의 말처럼 “숲에 살아 있는 요정” 같은 모습이지만 동료인 늑대들의 하울링에도 반응하지 않고, 무감한 얼굴로 돌이나 칼을 쥔다. 늑대인가, 인간인가. 아이인가, 어른인가. 천사인가, 악마인가. 숲의 수호자인가, 지배자인가. &TEAM은 그 어디에도 완전히 속하지 않지만, 동시에 무엇이든 될 수 있는 가능성의 존재처럼 보인다.

늑대도 인간도 될 수 없었던 늑대인간이 결국 두 정체성을 모두 받아들였듯, &TEAM 역시 아이와 어른의 경계의 놓인 소년들로서, 아이였을 때 새겨진 상처를 품은 채 어른이 되어간다. 그래서 ‘Back to Life’는 ‘왜’ 어른이 되어야 하는가에 대한 소년의 대답이자, ‘어떻게’ 상처와 불완전함을 안고 앞으로 나아가는지에 대한 이야기다. 콘셉트 클립 ‘ROAR’에서 멤버들은 미지의 세계에서 살아남기 위해 자신을 바라보는 시선을 정면으로 마주하고, 자신들을 지킬 돌이나 칼을 든 채 서 있다. 이 모습은 단지 상징적 이미지가 아닌 &TEAM의 현재이기도 하다. &TEAM은 첫 번째 한국 앨범을 통해 한국으로 새로운 한 발을 내디뎠고, 그만큼 더 많은 시선이 이들을 향하고 있다. ‘ROAR’ 속 미지의 숲은 데뷔 오디션 프로그램 ‘&AUDITION -The Howling’에서 처음 데뷔 무대를 향해 나아가던 과거와 한국 데뷔를 앞두고 또다시 결과를 알 수 없는 낯선 세계로 들어서는 이들의 현재와 겹쳐진다. ‘ROAR’ 촬영 당시 “데뷔하고 3년 만에 비슷한 콘셉트여서 저희가 얼마나 성장했는지 잘 보일 것 같다.”던 의주의 말처럼, &TEAM은 연습생에서 데뷔의 문턱을 넘어 또 다른 ‘전투의 문’ 앞에서 자신을 증명해야 하는 순간 앞에 왔다. 멤버들은 고통을 이겨내며 발을 내딛는다. 그렇게 늑대의 마음속에 있던 소년이 어른으로 성장하듯, 미지의 세계에서 스스로 나아가는 &TEAM의 새로운 여정이 시작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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