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자칭 타칭 ‘별자리 과몰입러’ 이정을 아는 사람이라면 그가 처녀자리라는 사실을 모두 알 것이다. 질투가 많고 완벽주의를 고집하지만 감성적이고 감사와 사랑을 표현하는 데 거리낌 없는 별자리. 이정에게 별자리란 스스로를 설명하는 논리이자 팬들과의 연결 고리이기도 하다. MBTI, 혈액형 등 수많은 이론들 중에서도 별자리를 믿는 이유에 대해 이정은 “낭만 에너제틱!” 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하늘의 시간과 별들의 움직임을 믿는 일, 바쁘고 치열한 나날들 속에서도 놓치지 않는 이정의 낭만이다.
‘보이즈 2 플래닛’ 1분 자기소개 영상에서 이정 씨의 별자리인 ‘처녀자리’로 이정 씨를 설명한 게 기억에 남아요.
별자리 콘셉트로 소개하면 ‘천문학과 학생’ 키워드로 직업적, 성격적인 특성을 풀어가기 좋겠다고 생각했어요.
예전에 “내가 이렇게 차갑게 생겼지만, 처녀자리라서 상처를 잘 받는 편이라” 이런 말을 했는데 팬분들이 많이 좋아해주시기도 했고요.
구성은 마케팅팀에서 도와주셨는데, “처녀자리 어때? 마음에 들면 내 옆자리 해!” 이런 멘트들은 제 머리를 굴려 만들어 낸 결과입니다.(웃음)
공식 재능 설명서 첫 번째 키워드도 ‘별자리 과몰입러’라고 적을 정도로 별자리에 대한 애정이 깊어 보여요.
예전에는 제가 별자리에 ‘과몰입’하고 있다고 생각하지 않았어요.
다른 분들이 MBTI로 생각하는 걸 자연스레 저는 별자리로 생각하는 느낌이었어요.
어릴 때부터 ‘그리스 로마 신화’ 만화책에 나오는 별자리 얘기를 보면서 친구들과 자연스레 별자리에 대해 이야기했거든요. 사실 저는 다 이 정도로 별자리를 생각하고 믿는 줄 알았어요.
오히려 ‘다들 되게 별자리에 대해 관심이 없으셨구나?’ 이런 느낌입니다.(웃음)
일상생활에서 별자리를 활용할 때는 언제인가요?

저랑 정말 잘 맞는 사람이나 조금 서로 다르게 느껴지는 사람이 있으면 별자리를 물어보곤 해요.
초면에 보통 MBTI를 얘기하면서 시작하잖아요. 그냥 ‘그렇구나.’ 하고 넘어간 다음에 상대랑 대화도 많이 하고, 더 친해졌다 싶을 때는 별자리를 물어봐요.
그리고 그 별자리에 대해 검색해보면 성격적 특성이나 이런 것들이 맞아떨어질 때가 너무 많더라고요.
저랑 잘 맞는 별자리는 황소자리라고 해요!
별자리를 믿는 이정 씨만의 이유와 논리가 있을까요?
위버스 라이브에서도 말한 것처럼 사람은 환경의 영향을 많이 받아요.
별자리가 같으면 인생의 시기를 비슷할 때 겪게 되니 별자리에 따른 성향에도 어느 정도 일리가 있는 것 같다는 생각이 들어요.
물론 그 시기에 태어난 사람이 다 똑같진 않겠지만, MZ세대의 특성, X세대의 특성을 하나로 묶는 것과 같은 맥락이에요. 서로 다른 사람들이 비슷한 시대에 태어나 같은 사건, 사고들을 겪게 되니까요.
또 우리나라는 생일을 기준으로 만 나이가 바뀌잖아요. 그런 걸 보면 별자리에 따라 겪는 일들이 비슷한 시기에 찾아오고 그래서 성격이 비슷할 수 있다는 논리로 이어지는 거죠.
MBTI나 혈액형 등 다른 이론보다 별자리를 더 믿는 이유는요?
개인적으로 MBTI보다 별자리가 제 특성과 맞아떨어지는 게 더 많다고 느꼈어요.
그리고 ‘INFJ’보다는 ‘처녀자리’가 훨씬 더 정감 있잖아요.(웃음) “그게 뭔데?” 이렇게 물어보게 되는 포인트도 있고요.
그런 부분에서 저는 더 매력을 느껴요.
그리고 하늘 위 별의 움직임, 별자리의 그림을 따서 거기에 이야기를 담는다는 게 완전 ‘낭만 에너제틱’ 하잖아요!
별자리 특성이나 별자리 운세를 찾아보는 방법도 궁금해요.

포털 사이트에 ‘처녀자리 특징’을 검색해서 쉽게 찾아봐요. 잘 풀어서 정리해주는 블로그 같은 걸 보면 이해하기가 쉽더라고요.
반전으로 별자리 운세는 잘 안 챙겨보고, 오히려 눈 마주치면 피하는 정도.(웃음)
혹시 제 일에 영향을 줄까 봐 운세는 잘 안 봐요.
찝찝해지는 순간 이미 휩쓸린 거잖아요.
소통 채널에서도 팬분들과 별자리 관련 이야기를 많이 나누시더라고요.
제가 처녀자리라서 ‘상처를 잘 받는 편이다.’, ‘감성이 깊다.’ 같은 특징들을 설명할 때가 있어요.
처녀자리 이야기하는 부분만 캡처돼서 SNS에 올라가기도 하잖아요.
저를 처음 보는 분들은 희한한 친구라고 느끼실 수도 있을 것 같아요.(웃음) 또 어느 순간 팬분들이 SNS에서 저를 ‘처녀’라고 애칭처럼 부르시더라고요.
제 이름 자체가 ‘이정’이라 어차피 똑같이 두 글자인데, 줄여서 부르시는 것도 아니고… 살면서 ‘처녀’라고 불려본 적이 없으니까, 기분이 묘하기도 하더라고요.(웃음)
처녀자리는 어떤 성격적 특성을 갖고 있나요?
제가 검색해봤는데 처녀자리도 성별에 따라 특성이 다르기도 하더라고요.
일단 감수성이 풍부하다는 게 가장 기억에 남아요. 말보다는 행동으로 증명하는 스타일이기도 하고요. 근데 저는 개인적으로 ‘말도 행동이다.’라고 생각해요. 말도 표현이고 노력이라고 생각해서요.
또 처녀자리는 꼼꼼하고 분석적인 사고를 지닌 별자리예요. 한번 시작한 일은 끝까지 책임지고 완성하려는 성향도 있고, 작은 디테일까지 놓치지 않으려고 하고요. 완벽을 추구하는 성격 때문에 스스로 스트레스를 받거나, 주변 사람에게 예민하게 보일 수도 있다고 해요.
스스로 이런 특성을 갖고 있다고 생각하시나요?
네, 말하면서도 또 소름 돋았어요… 이게 완전 저거든요.
어릴 때 중간고사 수학 시간에 문제가 어려우면 다음 문제로 넘어가야 하잖아요. 더 많은 문제가 뒤에 기다리고 있으니까요! 근데 저는 6번쯤에서 막힌다 해도 절대 이걸 못 넘어가요. ‘나 이거 못 풀고 넘어가면 뒤에 걸 맞아도 어차피 끝이야.’ 이런 생각이 들더라고요.
사소한 것만 흐트러져도 신경 쓰일 때가 있는 것 같아요. 근데 또 처녀자리가 그렇게 예민하기만 한 사람은 아니에요!(웃음)
한마디로 꼼꼼하고 섬세한 성향!
이정 씨가 가진 별자리의 기질 중 유지하고 싶은 부분과 벗어나고 싶은 부분이 궁금해요.

감수성이 풍부하다는 걸 유지하고 싶어요.
저는 표현하고 감정을 주고받는 일을 되게 좋아하는 편인데, 사실 그런 성향은 세상 모두가 다~ 있었으면 좋겠어요! 세상이 따뜻해지기 위해서!(웃음)
벗어나고 싶은 건 제가 생각하는 완벽을 추구하느라 예민해질 때가 있다는 거예요. 되게 사소하고, 그냥 웃어넘길 수 있는 일도 혼자 마음에 담아두기도 하고 실수한 일은 정말 하염없이 자책하거든요. 하지만 무엇이든 과한 건 도움이 되지 않으니까요.
이런 미련한 부분은 좀 고치고 싶어요.
이정 씨는 자신의 단점이라고 생각되는 부분에 있어서도 솔직하신 것 같아요.
그냥 솔직하게 말하는 게 좋고, 숨기고 싶지 않아요.
스스로 이런 사람인 걸 저도 이미 너무 잘 알고 있고, 저의 있는 모습 그대로를 사랑해주시는 팬분들이잖아요. 이런 얘기조차 못할 정도로 팬분들과 안 친하지 않으니까.
완벽주의, 감성적임, 처녀자리의 이 두 가지 특징이 아이돌로서의 활동에는 어떤 영향을 주나요?
완벽주의 성향이 강하다 보니 안무 연습을 할 때나, 앨범을 준비할 때 약간 예민해지는 부분이 있어요.
더 잘할 수 있고, 더 잘하고 싶은 마음이 들어서요. 어쩔 수 없이 쓴소리를 하는 사람이 되어야 할 때가 있는데 옆에서 열심히 도와주시는 회사분들, 열심히 따라와주는 멤버들을 보면 혼자 갑자기 감정이 터져서 너무 미안하고 고마워져요.
채팅방에 갑자기 “애들아, 진짜 사랑해. 나는 너네가 진짜 가족이고.” 이런 이야기를 하기도 하고요.
근데 좀 느슨해지는 것 같으면 “우리 이러면 안 된다!”라고 말하는 편입니다.(웃음)
어렵지만 때때로 쓴소리하는 사람도 있어야 팀이 굴러갈 수 있잖아요.
맞아요.
좀 활력이 생겨요.
서로 이야기할 때 ‘내 말이 와전되면 안 되는데…’ 걱정하고 쭈뼛쭈뼛 아무 말 안 하는 순간 그 팀의 바퀴가 멈추는 것 같아요.
말을 안 하면 오히려 더 곪으니까, 사람은 진짜 말을 해야 해요! 말이 행동이니까요! 그리고 표현을 예쁘게 하는 것도 정말 중요해요.
‘환승연애3’에서도 “미안해, 한마디” 했으면 안 나왔다잖아요!(웃음)
‘보이즈 2 플래닛’도 팀워크가 중요한 프로그램이었어요.
이정 씨는 어떤 방식으로 팀플레이를 이끄시나요?
일을 할 때는 제가 어떤 사람이냐보다 무대가 잘 나오는 게 중요하잖아요.
평소 성격과 달리 일을 할 때는 소통하면서 상처를 쉽게 받지 않아요. 감성적인 편이지만 무대를 준비할 때는 감정적으로 생각하지 않고 최대한 좋은 무대를 위해 소통을 해요.
근데 또 제가 상처를 잘 받는 편이다 보니 오히려 상처를 주지 않으려 노력하는 부분은 있어요.
좀 모진 이야기를 할 때도 다시 힘내볼 수 있게끔, 무안해지는 사람이 없게끔 하려고 애쓰는 것 같아요.
별자리가 이정 씨 자신을 이해하는 데 도움을 주기도 하나요?

확실히요.
저도 저 자신에 대해 긴가민가할 때가 많거든요.
그런데 오히려 누가 “넌 이런 사람이야.”라고 정해주면 마음이 좀 편해질 때가 있잖아요.
사실 요즘 사람들이 자신을 MBTI 같은 어떤 카테고리에 넣어서 분류하려는 것도, 스스로를 더 잘 이해하고 ‘나랑 다른 사람들도 있구나.’를 인지하고 인정하기 위한 문화인 것 같아요.
저도 별자리를 좀 그런 식으로 보게 돼요.
닮고 싶거나 특히 좋아하는 별자리가 있을까요?
물병자리요!
이번에 서바이벌 프로그램에 출연하며 친해진 강민이가 물병자리거든요.
저도 감성이 풍부하고 연민이 많은 사람이라 그런지 그런 사람을 좋아하기도 해요. 강민이는 어린 나이부터 저보다 먼저 나와서 사회 생활을 하고 있고, 어른이 됐는데도 자신만의 감성을 계속 유지하고 있는 친구예요.
툭 찌르면 울고, 금방 방긋방긋 웃고. 자기를 표현하는 것에 두려워하지 않고 솔직하고요. 나이가 들면 들수록 사과하는 것에 큰 용기가 필요하다고 생각하는데, 그 친구는 자기가 잘못한 게 있으면 스스럼없이 미안하다고 말해요.
꾸며낸 모습으로 사랑받고 싶어 하지 않는 친구라는 게 느껴져서, 저는 그런 강민이의 모습이 참 예뻐 보이더라고요.
“새벽 1~3시 이정은 다른 사람이야. 완전히 처녀자리야.”처럼 별자리와 관련한 어록을 많이 남기셨어요.(웃음)
처녀자리 이정 사용법이 궁금해요.
제가 절대 잘 삐치는 편은 아니지만, 뭔가 한없이 따뜻하게 안아줄 수 있는 사람을 좋아해요.
그래서 DM처럼 메시지를 주고받을 때 ‘음슴체’는 좀 차갑게 느껴져요.
저는 팬들에게 되게 일상적이고 소소한 이야기를 하는데 답장이 딱딱하게 오면 제가 혼자 신난 것처럼 뻘쭘해질 때가 있더라고요. 사실 저도 친구들한테는 사용하긴 하는데, 팬들은 또 다르니까요.(웃음)
앞으로 별자리 관련해서 팬들과 함께하고 싶은 이벤트도 있을까요?
‘보이즈 2 플래닛’에서 한별 마스터님과 저스디스 마스터님이 사주 보는 콘셉트로 고민 상담소 콘텐츠를 하신 적이 있어요. 그런 느낌으로 제가 팬분들의 별자리 혹은 사주를 봐드리는 콘셉트의 이벤트를 하면 재밌을 것 같아요.
내가 좋아하는 사람이 말해주는 사주나 특징들은 더 재밌을 것 같아서요.

별자리가 이정 씨 자신을 설명하는 논리이자 팬들과의 연결 고리가 되어주는 것 같아요.
별자리 이름으로 저를 불러주는 분들까지 생기고, 팬분들이 저를 이해하시는 데 도움이 되는 것 같아서 되게 고마운 매개체예요.
저의 별자리 이야기를 듣고 정을 느끼시고, 재미를 느끼셨다면 별자리 관련 이야기를 하길 잘했다는 생각이 들어요.
별들의 움직임과 모양이 따라 운명이나 특징을 해석하는 게 별자리잖아요.
앞으로 이정 씨가 만들고 싶은 상상 속 WHIB(휘브)의 별자리는 어떤 모습일까요?
별자리의 이름은 ‘휩자리’.
별 하나가 아무리 반짝반짝 빛나도 혼자 있으면 자기가 얼마나 빛나는 별인지 모를 때가 있다고 생각해요. 또 별이 하나면 별자리가 아예 만들어지지 않잖아요.
저희 멤버들의 별이 너무 멀지 않은 곳에서 서로를 비춰줬으면 해요. 서로가 서로에게 너무 어둡다는 생각이 들지 않게 해줄 수 있는 별들이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드네요.
마지막으로 팬분들께 전하고 싶은 메시지가 있을까요?

저는 반짝반짝 빛나고 싶어 하는 사람들이 너무 많다고 생각해요.
하늘만 올려봐도 별이 무수히 많잖아요. 그 속에서 제가 좀 덜 찬란한 빛일 수도, 작은 별일 수도 있지만 결국 제 별을 올려다봐주는 사람이 없으면 다 의미가 없다고 느껴져요.
서바이벌 프로그램에 참여하면서도 느낀 건데 제가 얼마나 큰 빛을 내는 사람이든 상관없이 의미 있게 빛날 수 있는 건, 저의 꿈을 지켜봐주시고 이 과정을 응원해주시는 분들이 있어서라는 이야기를 드리고 싶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