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아버지 덕분에 힙합과 밀접한 어린 시절을 보냈다고 들었어요.
어렸을 때부터 아버지께서 좋아하는 음악 이야기를 많이 들려주셨어요.
미국 1세대 래퍼들의 음악도 많이 들려주시고, 옛날 일본 댄스 프로그램에 나오는 장르를 들려주면서 춤에서 파생된 장르라고 말씀해주시기도 했고요.
가장 기억에 남는 노래는 하우스 오브 페인의 ‘Jump Around’. 이 노래를 정말 좋아했어요.
여행 갈 때마다 차 안에서 듣기도 했고, 그 비트로 연습생 때 월말 평가를 준비한 적도 있어요. 아버지께 월말 평가 영상을 보내드렸더니 되게 귀여워해주셨습니다.(웃음)
연습생이 되고 나서도 아버지와 음악을 주제로 이야기를 나누셨나요?
네, 연습생을 시작하고 나서는 제가 음악을 만드는 입장이 되다 보니
아버지께서 “비슷한 것만 만들지 말고 조금 다양한 걸 시도해봐라.”면서 옛날 음악도 많이 들려주셨어요.
또 아버지와 여러 장르에 대한 얘기도 많이 했고요.
래퍼의 꿈을 갖게 된 계기는 무엇인가요?
‘Show Me The Money’나 ‘고등래퍼’를 보면서 한국 힙합 음악의 매력을 처음 느꼈어요.
아버지께서 알려주신 음악만 듣다 보니 초등학교 6학년이 되기 전까지는 주로 해외 힙합을 듣다 보니 한국 힙합에 익숙하지 않았어요.
그러다가 ‘고등래퍼’를 봤는데, 초등학생이던 제 눈에는 교복을 입고 나와 랩을 하는 그 콘셉트가 너무 멋있게 보여서, 저도 모르게 랩을 시작해야겠다는 결심을 하게 된 것 같아요.
‘Show Me The Money 777’에서 pH-1 선배님의 ‘주황색’ 무대도 진짜 멋있다고 생각했어요.
처음 랩 메이킹을 했을 때는 어땠어요?
처음 랩 메이킹을 시작했을 때는 가사를 어떻게 써야 하는지도 몰라서 주제를 정해놓고 시작했어요.
예를 들어 주제가 ‘학교’라면 ‘가방’, ‘선생님’ 같은 키워드가 떠오르잖아요. 말이 안 되더라도 떠오르는 대로 가사를 썼어요. “난 가방을 메고 학교를 갔지 / 선생님 만났지” 이런 식으로요.(웃음)
처음에는 붐뱁으로 랩 연습을 시작해서 하우스 오브 페인의 비트로 많이 연습했고, 중학교 3학년 때는 ‘Show Me The Money 9’ 경연 곡 중 ‘Freak’의 비트로 연습한 기억이 나요.
주변에 들려준 적도 있나요?
아뇨, 들려주지 않았어요. 조금 부끄러워서, 부모님 앞에서만 연습했었어요.(웃음)
제가 장기자랑을 하는 것처럼 해서 “더 자신감 있게 하라.”고 조언을 해주셨어요.
‘Show Me The Money 11’에는 어떤 계기로 지원을 결심했어요?
사실 비하인드가 있는데요. 중학교 3학년 때 ‘Show Me The Money 10’에 지원하려고 했어요. 그때는 부모님 동의서를 제출하지 못해서 지원조차 하지 못했거든요.
그런데 이후에도 제가 랩을 열심히 하다 보니까, 부모님께서 “다 경험이니 프로그램에 지원해보자.”라고 조언해주셔서 ‘Show Me The Money 11’에 지원하게 되었어요.
저도 지원해본다면 결과를 떠나 엄청난 경험이 될 것이고, 성장할 수 있는 기회이지 않을까 싶어서 ‘한 번 다녀와 보자.’는 생각으로 지원했어요.
R.Tee 선배님께 심사를 받았는데, 태어나서 처음으로 엄청 많은 카메라가 저를 주목하고 있으니까 몸에서 열이 절로 나더라고요. 하복 교복을 입고 있는데도 굉장히 더웠습니다.
이후 연습생이 되면서 랩 외에도 새롭게 배운 게 많았을 듯해요.
캐스팅 전까지는 아이돌에 대해 잘 알지 못했고, 단체 생활도 처음이라 연습생 생활이 어려울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랩은 어렸을 때부터 해왔기 때문에 혼자서도 준비할 수 있었지만, 보컬과 춤은 주변 분들의 도움을 받으며 저만의 스타일을 찾아야 하는 그 시간이 조금 힘들었어요.
그래도 멤버들이 있어 재미있었어요. 멤버들이랑 음악 이야기를 할 때마다 ‘우리가 잘 통하는구나.’라는 생각이 들거든요. ‘
앞으로 우리 이런 방식으로 같이 작업해보면 좋겠다.’라고 이야기를 나눌 때 다양한 의견이 오가니까 재미있고 시간도 금방 지나가는 것 같아요.
연습생 시절 멤버들과의 음악 작업 과정은 어땠어요?
‘좋은 마음으로’는 우진이가 “형, 나랑 이런 거 한 번 만들어보자. 형이랑 하면 멋있을 것 같다.”라고 제안해서 함께 만든 노래예요.
우진이가 여유로운 분위기의 싱잉 랩을 하면, 제가 강하고 속도감 있는 랩으로 분위기를 반전시키자는 아이디어로 작업해서 중간에 비트도 바뀝니다.
‘Thinking’은 원래 제 솔로 곡이었고 처음부터 끝까지 랩으로만 채워 만든 노래예요. 그런데 루이가 저를 너무 좋아해서 제 방에서 안 나가던 때가 있었어요. “형, 너무 좋다.”고 계속 붙어 있던 시절이었는데, 그때 제가 루이한테 같이 해보자고 제안한 노래예요.
루이가 참여하면서 보컬 훅이 생겼는데, 사람마다 곡을 다르게 해석하면서 다양한 스타일이 탄생한다는 걸 다시 한번 깨달았어요. “매일 누나 생각나”도 제가 장난스럽게 적은 가사인데, 루이가 그대로 써줬고요.(웃음)
멤버들을 가사에서 “My brothas”라고 표현하기도 했는데, 그 정도로 가까운 사이인가 봐요.
제가 외동이라 어렸을 때부터 형제를 갖고 싶은 마음이 굉장히 컸는데, 그룹 활동 덕분에 친구와 동생들이 생긴 거잖아요.
멤버들이 제게는 정말 가족만큼 중요한 사람들이 되었어요. 저는 가사를 쓸 때는 거짓말을 하지 않는데, 그 정도로 제가 정말 사랑하는 멤버들입니다.
“RYUL STYLE”이라는 가사도 여러 번 등장하는데, 그 의미가 궁금해요.
제 좌우명 같은 거예요. ‘Thinking’에서 “끝까지 밀어붙여 RYUL style”이라는 라인처럼 끝까지 밀어붙인다는 뜻이에요.
자신감이 없었던 때가 있었는데, 데뷔를 통해 세상에 제가 공개된 만큼 스스로를 감추기보다는 더욱더 자신이 있어야 한다고 생각했어요.
그래서 ‘있는 그대로의 나를 보여주자.’라는 뜻을 담았어요.
랩을 통해 좌우명을 되뇌듯, 음악 작업을 통해 스스로를 표현하기도 하나요?
네, 혼자 작업할 때는 저에 대한 이야기를 많이 하는 편이에요. 나는 이런 사람이고, 앞으로 이런 걸 하고 싶고, 멋있는 길을 만들어 갈 거라는.(웃음)
제가 만든 곡에 대해 좋은 피드백이 오면 뿌듯한 감정이 들고 ‘아, 설득됐다.’라는 생각이 들어요. 사실 예전에는 부끄러운 마음이 들어서 열심히 작업해도 쌓아두기만 했거든요. 대표님께서 현재 활동하시는 아티스트니까 부족한 점이 바로 보일 것 같아 저를 감추고 싶어 했던 것 같아요.
그런데 한 번, 두 번 제출하다 보니 피드백도 바로 받고 싶고, 더 좋은 피드백을 받기 위해 더욱 열심히 하게 되었어요.
데뷔하고 나서는 제가 세상에 바로 보여지는 거니까 무조건 자신 있게 할 수밖에 없더라고요. 이제는 제 이야기를 들려줄 때 자신감이 없으면 안 된다는 걸 깨달았어요.
본인이 만든 음악이니까.
TVING ‘RAP:PUBLIC(랩:퍼블릭)’에서의 경험을 토대로 작업하신 ‘Trust Myself’가 떠오르네요.
‘Trust Myself’는 스스로를 믿는다는 의미를 가진 제목 그대로, 나 자신을 더욱 더 믿어야 좋은 성과를 얻을 수 있으니 스스로에게 지지 말자는 내용을 담았어요.
자신 없는 모습을 보여준다면, 사람들은 그런 모습으로 저를 기억할 테니까요. 사실 ‘RAP:PUBLIC(랩:퍼블릭)’에 출연했을 때 제가 참가자 중 막내였어요.
경험도 제일 부족하고, 우상 같은 래퍼분들과 함께하다 보니 많이 얼어 있었던 것 같아요. 아쉬움도 컸고요.
그래서 나 자신을 믿고, 자신 있게 하자는 메시지를 랩에 담았습니다.
‘RAP:PUBLIC(랩:퍼블릭)’에서의 실전 경험이 어떤 영향을 주었나요?
제 랩 실력이 이만큼 성장할 수 있었던 건 이 프로그램 덕분이라고 생각해요.
가사 퀄리티도 높아졌고, 제 생각을 가사로 옮길 수 있게 된 것 같아요. 라이브 현장에서 랩을 해야 하니까 발성이나 톤, 무대에서의 표현력도 좋아진 것 같고요.
무엇보다 저라는 사람 자체가 성장했어요. 9화까지 출연했지만, 당시에 존재감이 강하지는 않았거든요.
이런 경험 덕분에 이제는 숨김 없이, 있는 그대로의 저를 사람들에게 소개하려고 해요.
그러한 경험 덕분인지, 작사할 때 빠르면 30분도 걸리지 않는다고 ‘에스콰이어’ 인터뷰에서 말씀하셨어요. 특별한 비결이 있나요?
열일곱 살 때부터 꾸준히 작업해와서, 미완성이긴 하지만 100개가 넘는 작업물의 장르가 다 달라요.
완성이 안 되더라도 키워드가 떠오르면 바로 메모하는 편이에요. 그런 아이디어를 조합하다 보면 작업이 빨리 완성되기도 하고요.
한 번 꽂히면 바로 만드는 성향이라 제가 실행력이 빠른 편인 것 같습니다.(웃음)
비트를 들으면 ‘이 곡은 이런 느낌이구나.’ 하는 데이터가 쌓였는지 좀 더 빠르게 작업할 수 있게 된 것 같아요.
100개 이상의 작업물을 만들도록 한 힙합의 매력은 무엇인가요?
그냥… 정말 멋있는 장르 같아요.
가사로 그리고 무대로 본인을 솔직하게 표현할 수 있다는 게.
래퍼마다 색깔과 개성을 살려서 자신의 길을 만들어 갈 수 있다는 게 힙합의 매력 같아요.
정답이 없는 만큼 누가 하느냐에 따라 느낌이 다르니까.
‘빌보드코리아’ 인터뷰에서 잭 할로우를 롤모델이라고 언급하시기도 했죠.
잭 할로우 님이 어릴 때부터 활동하셨거든요. 그래서 연도마다 스타일이나 콘셉트가 변화하는 행보를 보면서 영감을 받았어요.
그리고 랩을 할 때 플로우나 라임은 어떻게 쓰시는지도 유심히 듣는 것 같아요. 나중에 비슷하게 연습해볼 수 있으니까요.
특히 ‘Hello Miss Johnson’처럼 상대방에 대한 사랑을 담은 스윗한 노래를 정말 잘 쓰세요. 그래서 ‘FaceTime’을 작업할 때 저도 그런 노래를 써보면 좋겠다고 생각했어요.
힙합은 세부 장르가 워낙 많은데, 평소 어떤 장르를 자주 듣나요?
요즘 ‘절크(Jerk)’라는 장르가 유행해서 관심을 갖고 있는데, 제가 항상 많이 듣는 장르는 트랩이에요.
트랩 안에는 다양한 무드의 트랙이 많아요. ‘Saucin’’처럼 쉽게 즐길 수 있는 노래도 있고, 유니크한 느낌의 ‘Moonwalkin’’도 있고요. 가끔씩 마음에 위로가 필요할 때 들을 수 있는 감성적인 무드의 트랩도 있다 보니 기분이나 상황에 따라 자주 찾게 되는 것 같습니다.
팬분들께는 잭 할로우 님의 ‘Thats What They All Say’를 추천드리겠습니다. 되게 유명하신 분들이 피처링으로 참여하셔서 음악 스타일이 정말 다양해요.
힙합 아티스트의 패션 스타일에도 관심 있나요?
관심 정말 많습니다.
요즘 패션을 완성하는 건 결국 신발이라고 생각해요.
좋아하는 아티스트들이 어떤 신발을 신어서 코디하는지 찾아보고, 비슷한 스타일을 갖고 있으면 하나하나씩 코디해서 입어보는 편이에요.
색깔 배치도 많이 보고, 바지 길이가 길면 높은 굽을 신어서 보완해요.
주로 에이셉 라키 님, 트래비스 스캇 님의 패션을 많이 찾아보고, 캐주얼한 느낌을 살리고 싶을 때는 타일러 더 크리에이터 님의 스타일에서 영감을 받습니다.
너무 튀지 않으면서도 자연스럽게 멋있는 스타일을 팬분들께 보여드리고 싶어요.
률 씨의 힙합에는 어떤 개성을 담고 싶으세요?

저는 제가 정말 엉뚱한 사람인 것 같은데, 랩을 할 때만큼은 완전… 멋있다고 생각해요.(웃음)
이렇게 말할 때랑 랩할 때랑 느낌이 다르다는 게 매력이지 않을까요?
제가 팀에서 분위기 메이커를 맡고 있다 보니, 형인데도 진지한 이야기를 하기에는 아직 어려워요. 웃으면서 팀 생활을 하고 싶어서 형으로서 재미를 주려고 노력합니다.
반대로 음악을 할 때만큼은 멋있고 진지한 모습을 보여주려고 해요.
팀에서 래퍼가 저 한 명이다 보니 음악의 흐름을 한 번 바꿔주는 역할인 것 같아요. 멜로디컬하게 진행되다가도 한 번쯤 랩이 등장해야 듣는 재미가 있다고 생각해요.
LNGSHOT(롱샷)에서 저를 음식으로 비유하면 단무지 같은 역할을 한다고 생각합니다.(웃음)
힙합이 률 씨에게 가져다준 변화나 성장이 있다면요?
힙합 덕분에 제가 더욱더 성숙해지고, 어른이 되게 해준 것 같아요.
음악은 한 번 공개되면 평생 남는 거잖아요. 든든한 재산이자 그 당시의 제 생각과 마음가짐이 담겨 있는 일기라고 생각합니다.
그 과정에서 힙합이 저를 성장시켜준 것 같아요.
앞으로 률 씨의 여정에 함께할 팬분들께 한마디 부탁드립니다.
팬분들이 없었다면 앞으로 공개할 곡들의 가사도 거의 쓰지 못했을 정도로,
팬분들은 제게 엄청난 영향을 주고 계세요.
덕분에 다양한 스타일의 곡이 나올 예정이니 많이 기대해주세요.(웃음)
팬분들께 받은 많은 사랑이 절대 헛되지 않도록, 박재범 대표님처럼 멋있는 아티스트가 되도록 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