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속엔 내가 너무도 많아 당신의 쉴 곳 없네”. 투모로우바이투게더의 새 앨범 ‘7TH YEAR: 가시덤불에 잠시 바람이 멈췄을 때’ 프로모션의 시작을 알린 영상 ‘PRELUDE : 가시나무’는 내면의 모순을 직시하는 자기 고백으로 시작된다. 시인과 촌장의 ‘가시나무’에서 영감을 받은 이 영상에서 투모로우바이투게더 멤버들은 바람에 나부끼는 가지처럼 거부할 수 없는 힘에 떠밀려 서로의 몸에 맞부딪힌다. 세계의 외력이 개인의 삶을 예고 없이 침범하듯, 그들 역시 무방비 상태로 “내가 어쩔 수 없는 어둠”과 “내가 이길 수 없는 슬픔”에 떠밀리는 것처럼 보인다.
그간 투모로우바이투게더의 음악에서 현실은 ‘LO$ER=LO♡ER’에서의 “빌어먹을 세상”, ‘Deja Vu’에서의 “폐허”와 같이 묘사됐다. 그래서 소년들은 ‘꿈의 장: MAGIC’에서의 “던전 속”이나 “9와 4분의 3 승강장”, ‘이름의 장: TEMPTATION’에서의 “네버랜드”와 같은 환상의 세계로 도망쳐야 했다. 현실로부터의 도피는 그들이 지닌 최선의 선택지였을지도 모른다. ‘0X1=LOVESONG (I Know I Love You) feat. Seori’에서 “나를 구해줘”라고 외친 것처럼, 투모로우바이투게더는 폐허 같은 현실에서 누군가 자신을 구원해주기만을 기다려왔다. 폭풍이 휩쓸고 간 듯 초토화된 도시를 배경으로 한 이번 앨범의 콘셉트 포토 ‘HUNGER’ 버전 역시 녹록지 않은 현실을 시각적으로 형상화한다. 아스팔트를 뚫고 솟아난 가시로 인해 도로에는 거대한 균열이 드러나 있다. 그럼에도 멤버들은 전복된 자동차에 기댄 채 팝콘을 먹거나 장난스럽게 과일을 던지는 등 초연한 태도로 일관한다. 그들은 자신을 괴롭히던 가시조차 삶의 일부로 받아들이며, 무너진 현실 위에서 오늘을 살아내려 한다.

이번 앨범의 메시지를 관통하는 첫 트랙 ‘Bed of Thorns’에서 투모로우바이투게더는 이제 모든 고통을 “온몸으로 마주”하겠다고 다짐한다. 아르페지오 신시사이저 사운드가 여전히 떨쳐내지 못한 불안의 잔상을 묘사하는 와중에 그들은 첫 음절마다 강세를 주며 이렇게 노래한다. “I made / My bed of thorns, 몸을 뉘어 기꺼이”. 이는 그들의 자아와 세계 간의 오랜 균열을 봉합하려는 시도이기도 하다. 현실과의 불화는 자신의 결여를 부정하는 마음에서 비롯되는 법이다. 투모로우바이투게더는 “끝없이 긁혀 다쳐도 내가 지금의 나”임을 받아들이며, ‘현재의 나’에게 화해의 손길을 건넨다. 이러한 자기 수용의 서사는 같은 앨범의 수록 곡 ‘Take Me to Nirvana (feat. 万妮达Vinida Weng)’로 이어진다. “난 끝내 날 해방시켜”. 마침내 투모로우바이투게더가 나를 구원할 수 있는 존재는 오로지 자신뿐이라는 인생의 진리를 깨우치는 순간이다. 동시에 그들은 “이 순간에 잠겨”야 “모든 번뇌 그 너머 / 맘의 허물을 벗”을 수 있음을 역설한다. ‘21st Century Romance’ 역시 자동차 시동 소리로 곡을 열며 광활한 공간감을 살린 사운드로 공허한 도시의 이미지를 소환하지만, 멤버들은 “소란한 회색빛 city”에서도 “내 안의 소리”에 “귀 기울이”며 그들만의 경로를 탐색하겠다고 노래한다. 그렇게 자신이 해방의 주체가 될 때, 비로소 ‘PRELUDE : 가시나무’ 영상 말미의 구도처럼 다섯 멤버들은 각자의 자리에서 스스로를 꼿꼿이 지탱할 수 있다.
전작의 타이틀 곡 ‘Beautiful Strangers’에서 투모로우바이투게더는 벅찬 감정을 노래하면서도 좀처럼 감정을 쏟아내지 않는 절제된 보컬을 구사했다. 반면 지금의 투모로우바이투게더는 더 이상 터져 나오는 목소리를 억누르지 않는다. 타이틀 곡 ‘하루만 하루만 더 (Stick With You)’에서 그들은 호소력 있는 보컬로 “머물러 줘”라고 상대에게 애원하고, “너에게 또 매달려”라며 걷잡을 수 없는 갈망을 내지르며 표출한다. 퍼포먼스 역시 텃팅을 활용한 핸즈 코레오로 “하루에 하루만 더”라는 가사를 직관적으로 묘사해 애타는 감정을 구현하는 데 집중한다. 그 과정에서 일견 막연하게 들리던 “하루에 하루를 더해 평생을 만들래”라는 수사는 지금 이 관계에 최선을 다하겠다는 주체적인 고백으로 치환된다. 같은 앨범의 수록 곡 ‘So What’에서 그들은 “걱정이 밥 먹여 주나 so what”이라며 거친 목소리로 “걍(그냥) 해”라고 내뱉기도 한다. 이전까지 투모로우바이투게더에게 “그냥”이란 ‘그냥 괴물을 살려두면 안 되는 걸까’라는 곡이나 “그냥 돌멩이”와 같은 가사에서 무기력한 정서를 함축하는 언어에 불과했다. 그랬던 이들이 이제는 망설임 없이 ‘그냥 하면 된다.’고 외친다. “우린 걍 해 하고 싶은 음악”. 어떤 쾌감마저 느껴지게 하는 이 선언은, 길었던 소년들의 방황을 매듭짓는 결정적인 순간처럼 보인다.

앨범의 마지막 트랙 ‘다음의 다음’에서 투모로우바이투게더는 “저 미지에 날 던지는 이유”를 “두려움이 깔려올 때 위에 덧칠하는 설렘”에서 찾는다. “언젠가 그린 내일로 / 혹 그와 다를지라도” 한걸음 더 내딛겠다는 의지. 거친 베이스 사운드와 단단한 드럼 비트는 “아파 올수록 더 크게” 숨을 쉬며 나아가겠다는 그들의 결심을 뒷받침하는 듯 보인다. 제목에 “7TH YEAR”와 “가시덤불에 잠시 바람이 멈췄을 때”를 나란히 놓았듯이, 앨범은 재계약 이후 새로운 챕터를 맞이한 멤버들의 의지를 투영한다. 그 과정에서 아티스트이자 한 인간으로서 어떻게 살아가야 하는가에 대한 고민은 자연스레 그들의 음악으로 옮겨진다.
“There’ll be no more sorrow”. ‘내일에서 기다릴게 (I’ll See You There Tomorrow)’에서 그들은 슬픔 없는 내일을 꿈꿨다. 그러나 바람이 되돌아오면 또다시 가시덤불은 부대끼며 울어대기 시작할 것이다. 그럼에도 내일의 투모로우바이투게더는 바람결에 몸을 맡겨 자신만의 “궤적을 그려”갈 것이다. “빌어먹을 세상”에 기꺼이 부딪히면서, 또 마음껏 슬퍼하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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