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NTERVIEW
제임스 “우리는 그냥 우리려고 하는 것 같아요”
CORTIS ‘GREENGREEN’ 컴백 인터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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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리은
인터뷰김리은
사진 제공BIGHIT MUSIC

빨간 신호등이 가득한 세상에서 스스로에게 초록불을 허용하고 전속력으로 달릴 것. 다시 빨간불이 켜져도 곧 초록불이 돌아올 것임을 믿을 것. 제임스가 세상이라는 파도를 타는 방법이다.

위버스에 내면의 고요함에 대해 탐구하는 유튜브 알고리즘을 찍어서 올렸어요. 왜 내면에 대해 고민하게 되었을까요?
제임스: 어머니가 이런 제 모습을 보면서 아버지 같다고 말씀하시더라고요.(웃음) 아버지도 평소 내면에 대해 탐구하시거든요. 요즘에는 여러 정보를 접할 수 있는 미디어가 너무 많기도 하고, 코르티스도 그 미디어에 직접 들어간 플레이어가 됐으니까 여러 피드백이나 반응을 받잖아요. 그렇다 보니 내면에서 스스로 찾을 수 있는 평정심이나 행복을 많이 탐구하게 됐어요.

평소에도 스스로에게 몰입할 수 있는 퍼스널 스페이스가 중요해 보였어요. 멤버들과는 친밀하지만, 그 와중에도 개인적인 일상 패턴을 유지하는 것처럼요.
제임스: 밸런스가 중요한 것 같아요. 아티스트로서 활동하면서 모두 함께 시간을 보내고 있지만, 동시에 인간으로서도 성장하고 스스로를 탐구해야 창작을 할 수 있으니까요. 그래서 멤버들과 팀으로서 함께하면서도 각자의 시간을 갖는 게 의미가 있다고 생각해요. 아직 부족한 부분도 있겠지만, 다들 팀으로서의 밸런스를 잘 유지해 나가고 있다고 생각합니다.(웃음)

그런 밸런스 덕분일까요? ‘2025_cartalk’에서 멤버들과 스케줄 없이 여행을 가보고 싶다고 이야기했어요. 성현 씨와 주훈 씨도 제임스 씨가 많이 변했다고 이야기했고요.
제임스: 음, 사실 저는 스스로 어떻게 변했는지 체감이 잘 안 되거든요.(웃음) 아무래도 멤버들과 나이 차이가 있지만, 형이라는 캐릭터가 스스로 어울리지 않는다고 느껴서 사람 대 사람으로 지내려는 편이에요. 코르티스에서는 모두 뇌를 빼고(웃음) 정말 아무 고려도 없는 아이디어들을 주고받는데, 그게 정말 편해요. 그래서 다 같이 여행을 가면 또 다른 새로운 영감을 받을 수 있지 않을까 싶었어요. 그리고 일을 하면서 최근에 다양한 곳들을 다니게 되다 보니 그 도시 사람들은 어떻게 작업하는지, 무엇을 먹는지 함께 체험하면 좋겠다고도 생각했어요.

그만큼 고향에 멤버들과 함께 방문해 단골 식당에서 식사하고, 아이스하키를 같이 한 것도 특별한 경험이었겠어요. 
제임스: 복합적인 감정이 드는 것 같아요. 평소에는 개인적인 공간이나 프라이버시를 지키고 싶어하는 편이라서, 어떤 곳을 공유해야 할지 많은 고민을 했어요. 그러다가 저에게 정말 의미있는 장소들을 골랐는데, 멤버들도 제가 한국에서 지내는 모습만 봤으니까 새롭지 않았을까 싶어요. 옛날에 평소 먹던 음식이나 경험을 멤버들이 처음으로 접하는 과정을 함께하는 게 새로웠고, 이번 기회에 소개할 수 있어서 기분이 좋았어요. 

항상 스스로를 어디까지 보여줘야 할지 고민하는 듯한데, 또 카메라 앞에서 굉장히 솔직한 모습을 보여주기도 해요. ‘go home’에서 세수하고 누워 있다가 영화를 보러 가는 과정 그 자체를 보여준 것처럼요.
제임스: 오. 모르겠어요. 제 안에 다양한 면들이 있나 봐요.(웃음) 자리마다 보여주는 모습이 조금씩 다른 것 같아요. 멤버들이 무대 위와 아래에서의 차이가 제일 큰 게 저라고 이야기하는 이유가 있나 싶어요. 저는 스스로 못 느끼지만. 그래서 저를 실제로 만나면 생각보다 차분해서 놀랐다는 분들이 많아요. 앨범에서도 저는 그냥 최대한 그대로의 모습을 솔직하게 담으려 해요. 우리가 영향받는 것들, 이야기하고 싶은 것들을 표현하려고 해요. 

그런 솔직한 태도가 이번 앨범 ‘GREENGREEN’에는 어떻게 반영되었을까요?
제임스: 우리는 그냥 우리려고 하는 것 같아요. 데뷔 앨범에서도 저희는 그 기간에 느꼈던 것들을 그대로 표현했는데, 이번 앨범도 비슷해요. 저희가 데뷔하고 나서 느낀 것들, 경험한 것들을 조금 더 거친 방식으로 담아냈어요. 어떤 것들은 직설적으로 풀고, 어떤 것들은 컨셉추얼하게 풀기도 했는데 많은 고민이 있었어요. 개인적으로는 꾸며지지 않은 그대로, 지금 느껴지는, 당장 생각나는 그 순간을 그대로 담는 걸 제일 좋아해요. 제 삶이나 우리의 생활을 돌아보면서 떠오르는 생각을 많이 담게 돼요. 최대한 인간적인 면을 보여드리고 싶었고, 또 아티스트적인 모습도 보여드리고 싶지만 완벽하지는 않아도 된다고 생각했어요. ‘일단 우리가 지금 갖고 있는 에너지로, 지금만 할 수 있는 무언가로 부딪혀 보자. 많은 시도를 해보자.’ 지금은 이런 생각들을 제일 표현하고 싶고 공유하고 싶은 것 같아요.

데뷔 앨범이 코르티스의 멋을 보여주는 앨범이었다면, 이번 앨범은 코르티스의 솔직한 해학을 보여준다고 느꼈어요.
제임스: 물론 데뷔 때의 모습도 저희의 한 부분이지만, 이미 자기소개를 했으니까 2집에서는 조금 더 깊이 들어가려 했어요. 이 정도까지 해도 되려나 싶을 정도까지 솔직한 부분들도 있었고, 그래서 멤버들과도 정말 많은 이야기를 했어요. ‘어떤 게 더 솔직한 걸까? 어떤 게 더 우리랑 맞는 걸까?’ 하는 고민이 많았어요. 스타일링으로도, 음악적으로도 꾸며진 모습을 덜어내자는 생각이 정말 컸고요. 그래서 데뷔 앨범에서는 예쁜 모습을 보여드렸다면, 이번 앨범에서는 머리를 짧게 잘랐어요. 평소 새로운 시도를 좋아하기도 하고, 한 모습에만 한정되고 싶지 않았어요.

창작에 대해 서로 의견을 교환하는 과정이 코르티스에서는 정말 일상적이네요. ‘2025_cartalk’에서는 각자의 아이덴티티나 역할이 늘어났으면 좋겠다는 마틴 씨의 이야기에 공감하던데, 이유가 있을까요?
제임스: 저희 팀은 모두 다 같이 창작을 하고 제작을 하잖아요. 각각 정해진 역할이 없고요. 그래서 곡마다 확고한 비전이나 아이디어를 가진 사람이 있으면 그 사람에게 힘을 실어주면 좋겠다고 생각했어요. 앨범과 곡에 따라서 더 좋은 아이디어를 내는 사람이 달라질 수 있고, 멤버 각자의 성향도 다르니까요. 시도해 보고 안 되면 다시 생각하면 되니까, ‘일단 따라가보자.’인 거죠.

타이틀 곡 ‘REDRED’가 제임스 씨의 아이디어에서 시작된 것도 그 예일 수 있겠어요. 어떤 과정을 거쳐서 지금의 노래가 되었나요?
제임스: 처음에 제가 만든 데모가 있었어요. ‘What’s next?’라는 제목이었는데, 아무리 생각해도 이게 기억에 남는지 모르겠는 거예요. 한끗이 없는 것 같아서. 그러다가 ‘GREENGREEN’이라는 키워드를 떠올렸는데, ‘GO’에서도 “우린 필요 없어, 다른 sign / Paint the town, 초록색의 lights” 같은 가사가 있었으니까 우리가 괜찮다고 생각하는 걸 ‘GREEN’으로 표현하면 어떨까 싶었어요. 그 과정에서 다 같이 이야기할 때 반대로 'RED'도 담아보자는 의견이 나오면서 두 개의 대비되는 테마가 생겼어요. 처음에는 다들 ‘이게 맞나? 이거 아닌 것 같은데?’ 하면서 고민했는데, 가사를 쭉 풀어보니까 괜찮았어서 기억에 남아요.
 
‘REDRED’는 본편 뮤직비디오와 코르티스가 제작한 오리지널 버전 뮤직비디오가 따로 공개됐는데, 어떤 비하인드가 있었나요?
제임스: ‘REDRED’ 뮤직비디오는 사실 준비할 수 있는 시간이 정말 짧았어요. 뮤직비디오 미팅을 할 때 최대한 구체적인 콘셉트를 표현하기 위해서 종종 영상을 직접 촬영하거나 편집하기도 하는데, 그렇게 편집한 영상을 들고 가서 회사, 감독님과 소통하면서 최종 뮤직비디오를 찍게 됐어요. 'REDRED' MV (Original Ver.)는 그 과정에서 나온 거예요. 크라잉넛의 ‘밤이 깊었네’ 뮤직비디오를 보고 영감을 받았는데, 초록색 빛이 반사되거나 캠코더의 느낌이 반영된 게 그 영향이에요. 본편 뮤직비디오에서도 의상이나 스타일링에 영향을 줬고요. 

제임스 씨가 태어나기도 전에 한국에서 나온 노래를 알고 있다는 게 놀라운데요.(웃음)
제임스: 요즘은 무엇이든 손쉽게 찾아서 볼 수 있는 시대고, 저도 궁금하거나 생각나는 게 있으면 무조건 해소해야 하는 타입이라서 그런 것 같아요.(웃음) 아무래도 이 직업은 계속 새로운 걸 창작해야 하니까 옛날 것도, 요즘 것도 찾아봐요. 이미 시도된 건 피하려고 할 때도 있고, 옛날에 있었던 콘텐츠의 근본을 가지고 디벨롭을 시킬 때도 있고요. 예를 들면 제가 가이 리치의 영화를 좋아하는데, 영화 ‘스내치’에서 브래드 피트의 형제들이 입는 스타일이 인상적이라 ‘ACAI’의 뮤직비디오에 대해 상의할 때 아이디어를 냈어요. 저희가 평소에 본 것들이 그대로 창작에도 영향을 준다고 생각해요.

그런 접근법이 드러나는 게 코르티스의 틱톡이라고 생각해요. 단순히 트렌드에 따라 챌린지를 한다기보다는, 요즘의 감각을 바탕으로 계속 새로운 걸 시도한다는 인상이었어요. 예를 들면 데판야키 집에서 다섯 명이 일제히 랍스터로 웨이브를 만드는 영상을 올린 것처럼요.(웃음) 
제임스: 멤버들과 아티스트 콘텐츠 팀의 스태프분들과 같이 많은 논의를 해요. 틱톡은 빠르고 쉽게 찍을 수 있으니까 서로 브레인 스토밍을 하면서 아이디어를 던지는데, 예를 들면 “이번에 데판야끼집에 가면 좋겠어요.” 하면 “어떤 식으로 찍으면 좋을까? 360도 카메라도 하나 챙길까?” 이런 식이에요. 그리고 트렌드를 따라가는 것도 좋지만, 개인적으로는 아예 새로운 걸 만드는 걸 좋아해서 신선하거나 저희다운 걸 많이 찾게 돼요.

어떻게 보면 일을 하는 건데도, 멤버분들이 촬영한 틱톡을 보면 항상 고유의 즐거운 에너지가 있어요. 그게 가능한 이유가 있을까요?
제임스: 그냥 찍는 것 같은데…(웃음) 마치 물결처럼 뭐가 하나 시작되면 이렇게 확 휩쓸려오는 것 같아요.(웃음) 아이디어가 있으면 더 해보고, 결과가 잘 나오면 또 해보고. 

겉보기엔 애쓰지 않는 것 같은데 할 일을 하는 게 핵심인가봐요. ‘2024 인터뷰’에서는 흔들의자에 굉장히 편안한 자세로 앉아서 인터뷰를 했는데, 그게 제임스 씨가 추구하는 모습이라는 생각이 들었거든요.
제임스: 인터뷰를 편안한 자세로 하는 건 배우 매튜 맥커너히를 보면서 영향을 받았어요. ‘더 투나잇 쇼 스타링 지미 팰런’ 같은 프로그램에서 많은 배우분들을 보면서 자신감에 대해 생각해보게 되더라고요. 그리고 자세가 주는 편안함도 있다고 생각해요. 공연을 하기 전에 저는 양손을 들고 빅토리 포즈를 10초 동안 하고 무대에 올라가요. 자신감이 있어서 그렇게 한다기보다는, 그 자세를 함으로써 자신감을 올릴 수 있다고 생각하거든요.

겉으로는 편안해 보이지만, 한편으로는 스스로 긴장을 놓지 않으려는 듯해요. 평소에는 장난기가 있는 듯하지만, 필요한 순간에는 멤버들에게 열심히 연습해야 한다고 말하거나 멘트를 틀리지 않기 위해 긴장하는 모습도 보였어요. 
제임스: 연습할 때는 뭐랄까, 아. 모르겠어요.(웃음) 약간 뒤통수 뒤쪽에서 오는 목소리가 있는 것 같아요. “지금 늦어지고 있지 않아?” 이런 느낌. 늘 시간이 부족하다는 생각이 들었고. 그런데 지금은 많이 괜찮아졌어요.

어떻게 괜찮아졌을까요?
제임스: 뭐랄까, 설명하기 어렵네요.(웃음) 이건 저뿐만 아니라 가족들도 동의한 건데, 내면을 다스리는 법을 고민하면서 깨달은 게 그거였어요. “Get into your room like you own it. Don't rent it, don't pay - just own it.” 제 것이 아니라고 생각하면 뭔가 각오를 제대로 하지 않아서인지 일이 제대로 되지 않는 것 같아요. 그래서 뭐든지 그냥 풀 악셀을 밟아야 한다고 생각해요. 저는 항상 정말 큰 야망이 있는 것 같은데, 일단 목표를 크게 설치해서 그 방향으로 달려요. 불가능한 목표더라도, 설령 그게 원하던 대로 되지 않더라도 스스로 최선을 다했으면 최고라고 생각하면 되니까요. 

위버스에 제임스 씨가 올린 문구가 생각나네요. “It's only delusional until it works.”(이뤄지기 전까지는 다 망상처럼 보일 뿐이다.)
제임스: 어떻게 보면 ‘delusional’이긴 하죠. 그런데 불가능해 보여도 스스로 믿으면 어느 날 되더라고요. 달성할 수 있을 것 같지 않은 목표들이 점점 조금씩 이뤄져요. 그래서 말 그대로 “It's only delusional until it works.” 불가능한 목표를 정하는 게 나쁜 것 같지는 않아요. 그걸 그대로 달성하지 않더라도 최선을 다했다면 나름대로 열심히 했다는 생각도 들고, 또 뭔가를 더 할 수 있을 것 같아서요.

흐름을 타는 법을 익힌 거네요.
제임스: 네. 설령 주변에서 믿어주지 않더라도, 스스로 정말 강한 확신을 가지고 있다면 해보는 게 좋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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