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NTERVIEW
가비 “몇 번이고 망설임 없이 다시 할 거예요”
SANTOS BRAVOS 내한 인터뷰

지치는 순간마다 영화 속 주인공 록키 발보아를 보며 마음을 다잡았던 가비는, 마침내 무대라는 링 위로 올랐다.

평소 파스타 종류를 가리지 않고 모두 좋아한다고 들었어요. 한국에서는 주로 어떤 음식이 입맛에 맞았나요?
가비: 그런 건 어떻게 아셨어요?(웃음) 저는 김치랑 라면을 제일 좋아해요. 라면은 안 매운 라면이요.(웃음) 많지는 않지만 안 매운 라면도 있더라고요. 하이브 사옥 근처에 있는 편의점에서 맵지 않은 소스가 든 걸로 사서 먹어봤는데 맛있었어요. 김치도 맛있는데, 한국 김치는 멕시코보다 훨씬 매워요. 개인적으로 한국에 와서 한국 문화를 알아가는 과정이 너무 좋아요. 덕분에 더 예의 바르게 행동하는 법도 배우게 됐어요.(웃음)

한국에서 다양한 경험을 하고 있네요.(웃음) 처음으로 ‘음방’을 경험하기도 했는데 소감이 어땠나요?
가비: (한국어로) “안녕하세요” 하고 인사해주시는 아티스트분들을 보고 있으면 마치 제가 영화 속 캐릭터가 된 것 같아요. 한국에 온 이후로 연달아 많은 음악 방송을 진행했는데, 우선 무대 위에서는 최대한 즐기려고 노력했어요. 무대가 끝난 뒤 모니터링을 하며 제 퍼포먼스를 확인하는 과정에서 제가 무대 위 반복적으로 하는 행동들을 자연스럽게 깨닫게 됐어요. 예를 들면 제가 주로 하는 무빙이나 얼굴 표정 같은 것들이요. 그래서 앞으로 발전하고 싶은 부분들도 자연스럽게 알게 됐어요. 이 다음 무대에서는 어떻게 더 잘할 수 있을까에 대해 생각하게 되더라고요.

산토스 브라보스 멤버 중에서 가비 씨가 대표로 아일릿 윤아, 이로하 씨와 ‘VELOCIDADE’ 챌린지를 찍었는데, 기억에 남는 경험일 것 같아요.
가비: 아일릿 선배님들과 함께 ‘VELOCIDADE’ 챌린지를 찍었는데, 이렇게 같이 춤추고 소통할 수 있어 너무 좋았고 정말 멋진 경험이었어요. 감사하게도 지금까지 만난 아티스트분들 모두가 정말 친절하고 좋은 분들이었어요. 항상 잘 챙겨주셔서 정말 감사합니다.

여러 K-팝 챌린지를 시도하거나 한국 활동을 경험하는 것은 물론, 최근 &TEAM과의 ‘KAWASAKI’ 컬래버레이션처럼 한국의 제작 시스템을 깊게 경험하고 있기도 해요. 이런 경험이 어떠한 변화를 가져다주고 있나요?
가비: 이번을 계기로 더 많은 K-팝 아티스트들과 협업할 수 있다면 정말 감사할 것 같아요. 저희는 라틴 팝 그룹이지만 한편으로는 K-팝의 영향을 받는 그룹이기도 하잖아요. 저는 이게 산토스 브라보스만의 차별점이라고 생각하고, 저희가 지금까지 없었던 그룹이라고 생각해요. 앞으로도 더 많은 K-팝 아티스트분들과 작업하면서 저희가 어떤 사람들인지, 어떤 팀인지를 보여드리고 싶어요.

지금의 다양한 경험은 하이브 라틴 아메리카의 오디션 프로그램에 도전한 결과이기도 해요. 그 성장을 위해 가비 씨가 원래 머물던 ‘안전지대’를 스스로 깨고 나와야만 했잖아요.
가비: 물론 쉽지 않은 결정이었어요. 말씀하신 것처럼 그 당시의 저는 나름의 안전지대 안에 있었거든요. 하지만 그곳에만 머물러 있으면 더 이상 변화도, 발전도 없을 것 같았어요. 한 사람으로서도, 아티스트로서도요. 그러던 중 K-팝 방식으로 진행되는 서바이벌 프로그램에 참여해보자는 제안을 받았어요. 당연히 쉽지 않은 결정이었죠. 제가 원래 가지고 있던 것들을 내려놓아야 했고, 스스로 정확히 무엇을 마주하게 될지도 또 그 과정이 어떻게 흘러갈지도 모르는 새로운 환경에 들어가야 했으니까요. 그리고 저는 늘 저를 사랑해주는 가족들과 함께해왔고, 특히 어머니, 할머니와는 매일 얼굴을 보던 사이여서 그런지 더 힘든 시간이었어요. 하지만 결과적으로도 그 선택은 제 인생을 완전히 바꿔놓았고, 저를 더 단단하고 강한 사람으로 만들었다고 생각해요. 그래서 지금은 그 모든 과정에 그저 감사할 따름이에요.

결과를 얻기까지의 과정도 매우 치열했잖아요. 오디션 프로그램에 뒤늦게 합류했음에도 열심히 연습하면서 심사위원들에게 빠른 인정을 받았는데, 남몰래 울고 나서도 아무렇지 않은 듯 다시 연습에 몰두했다는 일화가 인상적이었어요.
가비: 음, 솔직하게 말씀드리면 아직도 밸런스를 유지하는 게 쉽지 않기는 해요. 하지만 사실 저는 슬플 때나 감정을 표현하는 것, 즉 제 여린 모습을 보여주는 것에 대한 두려움은 없어요. 그게 좋을 때도, 안 좋을 때도 있지만요. 저는 어머니와 할머니께서 항상 있는 그대로의 제 모습을 드러내도 괜찮다며 자신감을 많이 북돋아주는 환경에서 성장했어요. 그리고 그분들은 제가 넘어질 때마다 언제나 저를 일으켜 세워주셨거든요. 그런데 부트캠프에서는 오로지 스스로를 일으켜 세우며 홀로 이겨내야만 했어요. 그렇게 익숙한 안전지대에서 벗어나 울고 있을 때마다 “그래. 지금은 울고 있지만 이건 네가 어릴 때부터 꿈꿔온 일이잖아. 이거 말고 다른 걸 하는 건 상상도 못했고, 결국 이게 앞으로 너를 행복하게 해줄 일이야.”라며 스스로를 다독이면서 눈물을 닦고 다시 시작했어요.(웃음) 가족이나 제 주변 사람들이 매 순간 늘 저를 일으켜 세워줄 수만은 없다는 걸 몸소 깨닫게 돼 정신적으로 정말 많이 성장할 수 있었어요. 

위버스에서도 “항상 자신의 꿈을 위해 싸우는 것을 잊지 마세요.”라고 적으셨더라고요.
가비: 무척이나 감사하게도 저는 지금 제 꿈을 이루고 있어요. 꿈을 위해 싸운다는 건, 신이 저를 이 세상에 보내신 이유와 제게 주신 목적을 찾아가는 과정이라고 생각해요. 대부분의 사람들은 자신이 도전하는 분야에서 더 잘하고 싶다는 욕심을 갖기 마련이잖아요.그렇게 꿈을 위해 계속 나아가다 보면 스스로 무언가에 열정을 느끼는지, 본인이 무엇을 하고 싶고 무엇을 잘할 수 있는 사람인지 알게 돼요. 저는 어릴 때 푸에르토리코의 아티스트인 샤이얀(Chayanne)의 공연을 처음 보고 나서부터 아티스트가 되고 싶다는 꿈을 꾸게 됐어요. 샤이얀이 무대 위에서 모든 것을 보여주는 모습에 감동을 받았고, 당시의 그 감동을 다른 누군가에게도 전해주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거든요. 앞서 말씀드린 것처럼 저는 늘 춤추고 노래하는 제 모습을 상상해왔기 때문에 이 일 말고는 다른 꿈을 상상해본 적이 없어요. 지금은 산토스 브라보스로서 사람들에게 그런 감동을 전하는 것이 제 원동력이자 꿈이에요.

그렇게 “지더라도 최소한 100%를 다 쏟아내고 싶다.”는 자신과의 약속을 통해 꿈을 지켜온 거네요.
가비: 솔직히 말씀드리면 어렸을 때부터 그런 승부욕이 있었어요. 지금까지도 저는 늘 경쟁심이 강하고 스스로에게 엄격한 사람이에요. 가끔은 과도하게 엄격해질 때도 있고요. 때때로 힘든 일을 겪고 육체적으로 지칠 때조차도 저는 그 이상을 해내고 싶어 했어요. 더 잘하고 싶고, 더 성장하고 싶은 갈증이 늘 컸거든요. 그런데 저는 단 한 번도 다른 사람과 저를 비교해본 적이 없어요. 저를 가장 냉정하게 바라보고 판단하는 사람은 결국 제 자신이니까요. 여기서 제가 말씀드리고자 하는 건, 부정적인 경쟁심이 아니라 저를 더 발전할 수 있도록 만들어주는 건강한 경쟁심이에요. 그로 인해 저는 더 나아질 수 있었고, 만약 그런 자세가 없었다면 여기까지 오지 못했을 거예요. 건강한 경쟁심은 늘 제가 좋은 방향으로 스스로의 한계를 넘어설 수 있도록 해줬어요. 덕분에 쉽게 포기하지 않고 끝까지 밀고 갈 수 있었고, 비교적 짧은 시간임에도 아티스트로서 이만큼 성장할 수 있었던 것 같아요.

평소 ‘록키’ 시리즈를 좋아한다고 들었어요. 계속 도전하는 가비 씨의 모습이 주인공 록키와 비슷하다는 생각이 드는데, 이 영화가 가비 씨의 삶에 어떤 영향을 주었는지 궁금해요.
가비: 많은 부분에서 영화 ‘록키’의 영향을 받았어요. 가끔은 출근하고 싶은 날도 있지만 또 어떤 날은 출근하기 싫은 날도 있잖아요. 운동도 가고 싶은 날이 있는가 하면, 가기 싫은 날도 있는 것처럼요. 어렸을 때부터 그렇게 아무것도 하기 싫거나 정신적, 육체적으로 지쳐 있을 때 ‘록키’ 시리즈를 봤어요.(웃음) 록키가 어떻게 자신의 인생을 바꾸기 시작했는지, 기회를 얻었을 때 어떻게 그 기회를 잡는지, 아니면 지나치는지. 그런 과정과 이야기가 단계별로 구성되어 있어 좋아해요. 살아가면서 공감이 되는 부분도 많고요. 이 영화에서 제가 정말 좋아하는 대사가 있는데요. “지쳐 있고 여러 번 넘어지더라도 인생은 늘 핑크빛이 아니다. 인생은 거칠고 무자비할 수 있지만 중요한 건 몇 번 넘어졌는지가 아니라, 다시 일어날 준비가 얼마나 되어 있는가다.” 이 대사는 항상 마음에 새기고 있어요.

여린 모습과 단단한 모습을 둘 다 지닌 가비 씨처럼, 앨범 ‘DUAL’은 누구나 가지고 있는 이중적인 모습을 담고 있잖아요. 스스로가 생각하는 무대 위와 아래에서의 다른 매력은 무엇인가요?
가비: 와, 지금 심리상담 받는 느낌이에요.(웃음) 무대 위와 아래의 저는 완전히 다른 사람 같아요. 그리고 그 차이가 정말 큰 것 같아요. 아닌가요?(웃음) 저에게도 그런 이중적인 모습이 항상 공존한다고 생각해요. 일상에서는 차분한 편이에요. 혼자 밥을 먹거나 영화관에 가는 걸 어려워하는 사람들도 많다고 느끼는데, 저는 혼자 영화를 보며 시간을 보내는 것도 좋아해요. 그리고 가족과 보내는 시간을 정말 소중하게 생각하고요. 하지만 무대 위에서는 두려움 없이 모든 걸 보여주죠. ‘나는 정말 뻔뻔하다. 그래서 무대 위에서 못 보여줄 게 없다.’라는 생각을 하거든요. 뭐든 다 할 수 있다는 마음으로 제 안의 불안보다 자신감 넘치는 모습을 보여주려고 해요. 아티스트라면 다양한 모습을 모두 보여주는 게 좋잖아요. 아마도 요즘에는 방송이 끝나면 조용해지는 편이라서 사람들이 저를 조용한 사람이라고 생각할 수도 있어요. 하지만 점점 제 진짜 모습을 알아가게 될 거예요. 저는 매우 외향적인 사람이거든요.(웃음)

그런 과정을 통해 가지게 된 마음가짐 덕분에 멤버들에게 ‘에너지 가이’로 불리나 봐요. 항상 무대 위에서 열정적인 모습을 보여주기도 하고요.
가비: 저는 무대 위에서 항상 최선을 다하고 제 모든 것을 보여드려요. 무대에 올라가면 관객의 입장에서 어떤 모습이 감동적일지를 떠올리고 퍼포먼스를 해요. 그게 저한테는 큰 도움이 돼요. 관객분들이 많을수록 더 자신감이 넘치고요. 무대 위에서는 무엇이든 할 수 있다고 느껴지면서 두려움이 사라져요. 그 감정을 듀알(DUAL, 산토스 브라보스의 팬덤)분들께 전달하고 싶어요. 

그만큼 듀알분들이 가비 씨에게는 중요한 이유이자 동력인가 봐요.
가비: 맞아요. 듀알분들이 있어 포기하지 않게 돼요. 듀알분들 덕분에 매일 제가 더 좋은 사람이 되기 위해 노력하게 되고요. 산토스 브라보스로서 듀알분들을 만나 이렇게 좋은 영향을 주고받는 게 정말 뜻깊은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저는 듀알분들과 소통하는 걸 정말 좋아해요. 저한테 힘든 상황이 오거나 의욕이 낮아질 때에도 저에게, 산토스 브라보스에게 듀알이 어떤 존재인지 생각하면 포기하지 않게 되거든요. 그래서 저도 듀알분들께 좋은 영향을 많이 드리고 싶어요. 

그렇다면 산토스 브라보스라는 팀으로서는 어떤 영향력을 전하고 싶으신가요?
가비: 사람들에게 좋은 영향력을 주는 것이 산토스 브라보스의 목표고 저희가 원하는 바예요. 물론 쉽지는 않다고 생각해요. 여러 조건들이 복합적으로 맞아떨어져야 가능한 일이니까요. 그래도 저희가 올바른 방향으로 가고 있다고 느끼고 있어요. 저희가 이 시점에 필요한 그룹이라고 생각하고, 저희만의 색깔이 있다고 느껴요. 산토스 브라보스의 한 명 한 명이 각자의 방식으로 이 그룹을 대표하고 있다고 생각해요. 어제 드루와도 비슷한 이야기를 나눴는데요. 저희 중 누군가 한 명이 자기 역할을 잘해내거나 좋은 답변을 하면 그게 결국 또 다른 멤버 그리고 그룹 전체를 더 돋보이고 빛나게 만들어준다고 생각해요. 참 아름다운 것 같아요.

폭풍 같았다”고 말할 만큼 산토스 브라보스가 되는 과정은 쉽지 않았을 텐데, 만약 6개월 전으로 다시 돌아가더라도 똑같은 선택을 할 건가요?
가비: 당연하죠. 몇 번이고 망설임 없이 다시 할 거예요.

Credit
정다나
인터뷰정다나
비주얼 디렉터김예영 (@yeyoungkim9)
비주얼 프로젝트 매니지먼트오민지
현장 운영 총괄오민지
비주얼 크리에이티브권애영, 마리아 호세 앙굴로
사진니콜라이 안
영상김영대, 김현호, 하예지 (LoCITY)
촬영 지원조윤미
헤어김도영, 임도운 / Assist. 강경은 (ALUU)
메이크업최고운, 박진희 (ALUU)
스타일리스트이종현, 이서영, 이민지
세트 디자인최서윤, 김아영 (da;rak)
모델강동명, 공원, 김세진, 이심제, 잔퀴
마케팅팀마리엘 몬티니, 릴리아나 오르티스, 안드레아 라미레스, 카렌 리코이, 소피아 알바레스, 크리스말리 비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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