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INDUSTRY
[The Weekly] 방탄소년단의 그래미 어워드 출품 거부
방탄소년단, 그레이시 에이브럼스, ‘롤라팔루자 시카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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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성덕(대중음악 평론가)
사진 출처빅히트 뮤직

위버스 매거진에서 서성덕 대중음악 평론가가 매주 음악 산업의 주요 흐름을 짚는 고정 코너 ‘The Weekly’를 연재합니다. 아티스트의 인상적인 활동과 의미 있는 신보, 빌보드 차트 동향 등 지금 음악 산업을 움직이는 주요 소식들을 만나보세요.

방탄소년단, 2027년 그래미 어워드에 출품을 거부하다
지난 7월 29일, 방탄소년단의 일곱 멤버는 각자의 인스타그램에 “올해 그래미에 출품하지 않기로 했다”고 발표했다. 그들은 그래미 어워드(이하 ‘그래미’)가 신설한 ‘베스트 아시안 팝 뮤직 퍼포먼스’ 부문을 지목하지 않았다. 하지만 ‘음악이 지역이나 언어로 구분되기보다 음악 그 자체로 들리고 사랑받기를 바란다’는 메시지는 둘 사이의 연관성에 대한 대화를 촉발했다.

그 대화 중에는 그래미 어워드를 주관하는 레코딩 아카데미의 CEO, 하비 메이슨 주니어의 성명이 포함된다. 그는 “신설 부문이 아시아 음악을 분리하려는 것이 아니라 더 많은 작품을 조명하기 위한 것이며, 아시안 팝 부문에 출품하더라도 올해의 레코드 등 일반 분야에 동시에 출품할 수 있다.”고 밝혔다. 그의 설명을 따르면 그래미 어워드가 아시안 음악을 노골적으로 본상에서 배제한 것은 아니다. 해당 부문이 일부 아시아 음악에 전에 없던 그래미 어워드 후보 지명과 수상의 기회를 줄 수도 있다.

그러나 그래미 규정이 아시아 시장과 언어를 자격 요건으로 정한 순간, 더 많은 음악을 포용한다는 의도는 자칫 그 음악을 별도의 구획에 가두는 결과로 이어질 수 있다. 서구 영어권의 팝이 보편적 장르로 남는 반면, 아시아의 팝은 출신 지역과 언어로 나뉘는 예외가 될 수 있다는 뜻이다. 이 논의에서 방탄소년단은 왜 중요한가? 그들은 2021년 첫 그래미 후보 지명을 받은 이후 해당 부문이 신설된 가장 큰 이유다. ‘ARIRANG’ 앨범과 투어가 대성공을 일군 현재, 그들은 ‘무언가 하는 것’이 아니라 ‘하지 않는 것’이 더 큰 발언이 될 수도 있는 존재다. 실제로 방탄소년단의 발표 이후, 신설 부문이 아시아 음악을 더 잘 보이게 해주는 동시에 그것을 ‘팝’과 떼어놓는 테두리가 될 수도 있다는 문제가 선명해졌다. 당사자로서 아시아 아티스트 중 오직 방탄소년단만 가능한 일이다.

그래서 방탄소년단의 선택은 다른 아티스트에게도 요구할 수 있는 ‘윤리’가 아니다. 방탄소년단은 문을 닫은 것이 아니라, 그 문이 아시아 아티스트에게 허용된 유일하거나 당연한 입구가 되어서는 안 된다고 말한 것이기 때문이다. 방탄소년단은 2026년 그래미에서 K-팝이 기록적인 밤을 남기기 수년 전부터 천장을 두드려온 팀이다. 그들은 ‘ARIRANG’으로 그래미의 인정을 받을 수 있는 기회를 비용 삼아 선언했다. 여기, 우리가 말하지 않으면 의미 없는 울타리가 있다고. 아마 그 울타리는 모두 함께 넘을 것이다.

빌보드 차트: 그레이시 에이브럼스, 첫 1위 앨범을 내다
그레이시 에이브럼스의 세 번째 앨범 ‘Daughter from Hell’이 8월 1일 자 빌보드 200 차트 1위로 데뷔했다. 아티스트의 첫 1위 앨범이다. 직전 앨범 ‘The Secret Of Us’는 2024년에 2위까지 오른 바 있다. 주간 성적은 12.4만 단위다. 그중 앨범 판매가 7.7만 단위로 톱 앨범 세일즈 차트 1위다. 스트리밍은 4,727만 회로 4.6만 단위 상당이며, 톱 스트리밍 앨범 차트 6위다. 앨범 수록 곡 중 4개가 핫 100 차트에 진입했다.

앨범에 대한 시각은 엇갈린다. 물론 모든 앨범은 다양한 평가를 받는다. 다만 ‘Daughter from Hell’의 경우 눈에 띄는 것이 있다. 그것은 음악에 대한 대화가 아티스트의 태생적 배경에 대한 논쟁, 이른바 ‘네포 베이비(Nepo Baby)’ 담론과 뒤섞인다는 점이다. 이는 연예계에서 유명한 부모를 둔 자녀들이 특권적 기회를 얻는 상황을 가리키며, 그레이시 에이브럼스는 그 프레임이 음악계로 확장될 때 가장 자주 소환되는 이름 중 하나다. (그의 아버지는 영화감독 J. J. 에이브럼스다.)

‘Daughter from Hell’은 특히 제목처럼 ‘지옥 같은 딸이었던 자신’과 어머니의 관계 회복을 다룬다고 알려져 있다. 하지만 ‘지옥’이 그 자체로 비유인 것만큼이나 많은 가사는 불분명하다. 덕분에 성공의 자격을 묻는 해묵은 논쟁이 고통의 자격을 따지는 정도에 달했다. ‘Look at My Life’ 같은 트랙이 중요한 이유다. 그가 성공 이후의 서사를 다룰 때, 자기 특권은 부정이나 미화의 대상이 아니라 그가 잘 다룰 수 있는 구체적인 주제가 된다.

‘Daughter from Hell’을 놓고 성장 배경을 지워낸다면 평이 달라졌을 것이라며 이중 잣대를 지적하는 입장에 완전히 동의하기는 어렵다. 우리는 아티스트가 어디에서 왔는지 이해할 때 더 깊이 사랑할 수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다른 아티스트에게도 그만큼 가혹한 진실을 요구하는지 스스로 물어볼 수는 있을 것이다.

롤라팔루자 시카고: 제니, CORTIS, 아이들, 에스파가 무대에 서다
2026년 롤라팔루자 시카고가 7월 30일부터 8월 2일까지 주말을 달궜다. 올해부터 디즈니플러스가 글로벌 라이브 스트리밍을 제공하면서 한국에서의 접근성도 확보되었다. 몇 가지 주목할 만한 장면을 돌아보자.

  • 4일간 8명의 헤드라이너 중 여성 솔로가 5명이다. 특히, 1일 차 로드의 무대는 올해는 물론 롤라팔루자 역사상 최고 중 하나라는 찬사를 끌어냈다. 공연 막바지에 찰리 XCX가 깜짝 등장해 ‘Girl, so confusing’을 함께 부를 때 분위기는 절정에 달했다. 여성 아티스트가 전면에 선 라인업에서 두 헤드라이너의 협업은 주말 전체의 상징이 되었다.

  • 2일 차 찰리 XCX의 무대는 불과 1주일 전 공개한 새 앨범 ‘Music, Fashion, Film’의 공연 개막전을 겸했다. ‘Wuthering Heights’의 수록 곡도 선보였는데, 특히 ‘House’에서 존 케일의 목소리가 공연장을 채울 때 강한 비가 내리면서 말 그대로 ‘폭풍의 언덕’을 만들었다. ‘brat’의 곡들이 세트리스트에 남아 있지만, 라임 그린은 확실히 사라졌다.

  • 제니는 K-팝 여성 솔로 최초의 롤라팔루자 헤드라이너로 나섰다. 롤라팔루자 직전까지 이어졌던 유럽 페스티벌의 17곡 세트리스트는 18곡으로 늘었고, 기존에 부르던 신곡 3개를 더해 2개의 미발표 곡을 처음 선보였다. 한편, 롤라팔루자 공연에 앞서, 제니는 테임 임팔라의 보스턴 공연에 등장하여 ‘Dracula’를 처음으로 함께 불렀다.

  • 1일 차 아이들, 2일 차 제니, 3일 차 CORTIS, 4일 차 에스파까지 페스티벌 일정 중 매일 K-팝 아티스트가 출연했다. CORTIS는 폭우로 전체 일정이 지연되면서 공연 시간이 40분으로 줄어들었다. 하지만 라이브 스트리밍으로도 전달되는 폭발적인 에너지로 분위기를 반전시켰다.

  • 디즈니플러스는 올해부터 라이브 이벤트 중계를 대폭 강화한다. 음악 페스티벌로는 이미 6월에 보나루 뮤직 페스티벌을 중계했다. 10월에는 오스틴 시티 리미츠 뮤직 페스티벌을 스트리밍할 예정이다. 시상식 부문에서도 아카데미 오브 컨트리 뮤직 어워드, 로큰롤 명예의 전당 헌액식을 중계한다. 그리고 내년부터는 그래미 어워드 중계도 디즈니플러스에서 볼 수 있다. 코첼라-유튜브 연합의 영향력이 다른 페스티벌과 플랫폼을 자극한 결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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