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버스 매거진에서 서성덕 대중음악 평론가가 매주 음악 산업의 주요 흐름을 짚는 고정 코너 ‘THE WEEKLY’를 연재합니다. 아티스트의 인상적인 활동과 의미 있는 신보, 빌보드 차트 동향 등 지금 음악 산업을 움직이는 주요 소식들을 만나보세요.

KATSEYE, 처음으로 빌보드 200 1위에 오르다
KATSEYE의 세 번째 EP ‘WILD’가 8월 29일 자 빌보드 200 차트 1위로 데뷔했다. 이들의 첫 1위 앨범이다. KATSEYE가 이전에 발표한 두 EP의 순위는 2024년 ‘SIS (Soft Is Strong)’ 98위, ‘BEAUTIFUL CHAOS’ 4위였다. ‘WILD’는 2020년대 여성 그룹이 남긴 네 번째 1위 앨범이다. 모두 K-팝 그룹의 앨범이며, 블랙핑크의 ‘BORN PINK’, 뉴진스의 ‘Get Up’, 트와이스의 ‘With YOU-th’의 뒤를 잇는다. 2022년 ‘BORN PINK’ 이전까지 거슬러 올라가면, 2010년대를 완전히 건너뛰고 2008년 데니티 케인의 ‘Welcome to the Dollhouse’까지 간다.
‘WILD’의 첫 주 성적은 17만 단위다. KATSEYE의 자체 최고 성적일 뿐만 아니라, 2014년 빌보드가 환산 단위 성적을 도입한 이후 여성 그룹의 최고 수치다. 앨범 판매만 보면 14만 5,000장으로 톱 앨범 세일즈 차트 1위다. 역시 KATSEYE의 최다 성적이며, 2023년 트와이스의 미니 12집 ‘READY TO BE’가 남긴 14만 6,000단위 이후 여성 그룹으로서는 가장 많다. 스트리밍은 2,695만 회로 2만 4,000단위 상당이다. 톱 스트리밍 앨범 차트 19위다. 과거 EP들도 새롭게 반응을 얻었다. ‘BEAUTIFUL CHAOS’는 지난주 121위에서 92위로 대폭 반등하며 진입 60주 차에 도달했다. ‘SIS (Soft Is Strong)’도 지난주 196위에서 156위로 40계단 상승했다.
핫 100 차트를 보면 ‘WILD’와 함께 공개한 ‘Hootie Frutti’가 8월 29일 자 31위로 데뷔했다. 앞서 나온 선공개 곡의 성적을 함께 보자. 첫째, 발매와 동시에 코첼라 무대에서 선보였던 ‘PINKY UP’은 4월 25일 자 차트 28위로 데뷔했다. 이 노래는 이번 주 차트 81위로 재진입했다. 둘째, ‘Animal’은 8월 8일 자 차트 24위로 KATSEYE의 핫 100 데뷔 최고 순위를 경신한 바 있다. ‘Animal’은 30위권으로 갔다가 이번 주 ‘WILD’ 공개와 함께 24위로 다시 올라왔다.
요컨대 ‘WILD’에 실린 다섯 곡 중 세 곡이 톱 40을 기록했고, 이번 주에 그 세 곡이 모두 핫 100 차트에 들어왔다. 나머지 수록곡 ‘Bel Air’와 ‘That Way’도 버블링 언더 핫 100 차트에서 각 11위, 14위다. 르세라핌, 아일릿과 함께 부른 ‘ICONIC BY MISTAKE’도 94위로 핫 100 차트에 재진입했다. 다 합치면 핫 100 차트에만 네 곡이다. KATSEYE는 아티스트 100 차트에서도 1위다.

피비 브리저스, 남다른 방식으로 복귀하다
피비 브리저스의 ‘Lost Weekend’가 빌보드 200 차트 2위로 데뷔했다. 그의 첫 톱 10 앨범이다. 첫 주 성적은 12만 4,000단위, 그중 앨범 판매는 8만 3,000단위다. 톱 앨범 세일즈 차트 2위, 톱 스트리밍 앨범 차트 7위다.
피비 브리저스는 LA 패서디나 출신 싱어송라이터다. 2020년 출세작 ‘Punisher’는 “세상의 종말 속에 혼자 쓰는 짝사랑의 기록”이자 팬데믹 세대의 정서를 담았다. 그는 2021년 그래미에서 신인상을 비롯하여 4개 부문의 후보였다. 2023년 루시 데이커스, 줄리언 베이커와 함께하는 프로젝트 밴드 보이지니어스는 이듬해 그래미에서 4관왕으로 최다 수상자가 됐다. 인디록의 침체기라고 해도 과언이 아닌 2020년대를 통틀어 그는 가장 빛나는 별이다.
그리고 피비 브리저스는 사라졌다. 보이지니어스는 2024년 그래미 어워드를 앞두고 활동 중단을 알렸다. 그래미 어워드 이후 인터뷰에서 그는 더 이상의 외부 활동이 어렵다고 밝혔다. 실제로 그는 2년 넘게 침묵했다. 그만큼 복귀도 갑작스러웠다. 올해 5월 7일 뉴멕시코 로즈웰 시내 곳곳에 전단지가 붙었다. 바로 다음 날, 400석 규모의 극장에서 공연이 열렸다. 티켓은 현장에서 선착순 판매, 1인 1매, 전자기기 완전 금지 규칙이었다. 휴대폰을 봉인하는 욘더(Yondr) 파우치 안에는 새 앨범의 힌트로 여겨지는 퍼즐 조각이 하나씩 들어 있었다. 1회성 이벤트가 아니었다. 18개 중소 도시에서 500석 이하의 작은 공연장을 찾는 팝업 투어를 이어갔다. 이는 6월 4일 뉴욕 매디슨 스퀘어 가든에서의 1달러 추첨 공연, 그리고 며칠 후 미국-유럽을 아우르는 45회 규모의 ‘The Lost Tour’ 발표로 이어졌다. 이때까지도 새 앨범의 존재는 밝히지 않았다.
6월 24일 피비 브리저스는 드디어 세 번째 앨범 ‘Lost Weekend’를 발표했다. 앨범 발매-투어 발표-팝업으로 이어질 법한 공개 전략이 완전히 역순으로 뒤집힌 셈이다. 심지어 활동을 재개한 팝업 투어는 ‘팝업’의 일반적인 의도와 달리 어떠한 사진이나 동영상도 없이 팬들의 소문으로만 실체가 알려지며 희소성을 더했다. 앨범 공개 방식도 비슷했다. 앨범 발매 주간에는 30여 개 천문관에서 영상 혹은 레이저 쇼와 결합된 청음회가 열렸다. 역시 휴대폰은 금지되었다. 앨범 발매 당일 자정에는 한국을 포함한 전 세계 300여 개의 독립 레코드 숍에서 심야 리스닝 파티와 함께 독점 한정판을 선보였다. 천문관 청음회는 스포티파이와 함께 진행한 프로젝트다. 요컨대 피비 브리저스는 거대 스트리밍 플랫폼과 풀뿌리 소매점이 함께 사랑하는 존재다. 그는 소셜 미디어, 챌린지, 바이럴의 시대에 오히려 휴대폰을 봉인하면서 12만 4,000단위 성적으로 데뷔했다. ‘The Lost Tour’는 진작에 매진이다.

스텔라 레프티, 컨트리-팝 크로스오버의 새로운 스타가 되다
스텔라 레프티의 ‘Boston’이 빌보드 핫 100 차트에서 2위로 상승하며 자체 최고 순위를 새로 썼다. 그는 시카고 북부 교외 출신의 24세 싱어송라이터다. 대학에서 공중보건을 전공했고, 음악을 직업으로 삼을 계획은 없었다. 하지만 암스테르담 교환학생 시절 자작곡을 틱톡에 올린 것이 출발점이 되었고, 2025년 데뷔 EP ‘Tragic, Really’를 발표했다. 전환점은 올해 1월 ‘Thinking ’bout You’의 바이럴이었다. 이후 소셜 미디어를 통해 새로운 노래를 선보였고, 이는 2월 ‘Boston’ 공개로 이어졌다. 스텔라 레프티는 3월 말 이후 카메론 휘트컴의 ‘Fragile Egos’ 투어 오프닝을 돌면서 도시마다 ‘Boston’을 따라 부르는 사람이 늘어난다고 느꼈다.
혼자만의 느낌은 아니었을 것이다. ‘Boston’은 핫 100 차트 4월 18일 자에서 95위로 데뷔했고, 5월 23일 자에는 20위를 찍었다. 7월부터는 크게 힘을 받으며 7월 25일 자에는 6위로 첫 톱 10을 기록했다. 그리고 이번 주 차트 진입 20주 만에 2위까지 왔다. 원동력은 라디오 에어플레이, 특히 컨트리 장르만이 아니라 팝 계열 라디오가 ‘Boston’을 틀기 시작했기 때문으로 보인다.
8월 1일 자부터 29일 자까지 5주간에 걸쳐, ‘Boston’의 핫 100 차트 순위는 3-5-6-4-2위다. 그사이 스트리밍 순위는 2-3-5-3-3위다. 반면 라디오 순위는 20-16-12-12-10위로 확실한 상승 추세를 보인다. ‘Boston’은 컨트리 에어플레이 차트에서 4위다. 하지만 해당 차트의 1~3위는 종합 라디오 순위에서 ‘Boston’에 미치지 못한다. 이는 ‘Boston’이 팝 에어플레이 20위, 어덜트 팝 에어플레이 13위로 더 큰 팝 시장에서 컨트리 크로스오버로서 파급력을 겸비한 덕분이다. 이는 ‘Boston’이 핫 100 차트 1위 ‘Choosin’ Texas’를 당분간 넘을 수 없는 이유이기도 하다. ‘Choosin’ Texas’는 ‘Boston’의 모든 장점을 그대로 지니고 있으면서, 스트리밍과 라디오 양측에서 모두 압도적이다.
3위 테일러 스위프트의 ‘I Knew It, I Knew You’, 4위 모건 월렌의 ‘Been By Now’까지 컨트리-팝 크로스오버는 현재 가장 강력한 히트 공식처럼 보인다. 특히 여성 아티스트가 1~3위를 석권하는 모습은 컨트리 장르의 유행 안에서도 성공 공식이 바뀌었음을 말해준다. 그 시작은 모건 월렌으로 대표되는 남성 컨트리 아티스트의 스트리밍 장악력이었다. 이번 주 톱 스트리밍 앨범 1위는 모건 월렌의 ‘I’m The Problem’이다. 반면 여성 아티스트의 폭넓은 라디오 선호도는 서너 명의 아티스트가 동시에 인기를 얻을 수 있는 시장 자체의 두터움을 증명한다. 라디오 송 차트에서 ‘I Knew It, I Knew You’가 1위, ‘Choosin’ Texas’는 5위다. ‘Been By Now’는 28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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