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FEATURE
하이브 인사이트, 오감으로 느끼는 K-팝
하이브 인사이트의 전시를 체험하다
2021.08.23
지난 5월 14일 개관한 음악 뮤지엄 하이브 인사이트는 음악, 보다 구체적으로는 K-팝에 대한 여러 관점을 풀어낸다. 지하 2층에서 시작되는 전시는 하이브 레이블즈 아티스트들이 발표한 작품들을 소리, 춤, 스토리라는 키워드를 활용해 해석하고, 지하 1층에서는 음악을 다양한 감각을 통해 즐길 수 있도록 구성되어 있다. 이를테면 하이브 인사이트에 방문한 관람객들은 지하 2층의 ‘스튜디오 360’에서 피독, 계범주 등 하이브의 프로듀서들의 작업실을 볼 수 있고, ‘시각화된 노랫말’에서는 세븐틴의 ‘독 : Fear’를 산업폐기물이 연상되는 연두색으로 재해석해 만든 이미지 영상을 볼 수 있다.
아티스트의 결과물이 나오는 데 필요한 여러 요소들과 그것을 만드는 사람들에 대해 알게 되고, 그 결과물을 오감을 활용해 체험한다. 하이브 인사이트가 제시하는 이 경험은 하이브 레이블즈 아티스트의 작품들, 더 넓게는 K-팝이 만들어지는 것부터 수용되는 과정을 전시의 형태로 구현한 것이다. 지하 2층의 전시를 따라가다 보면 방탄소년단은 ‘청춘’, 투모로우바이투게더는 ‘영원’, 뉴이스트는 ‘사랑’, 세븐틴은 ‘열정’, ENHYPEN은 ‘연결’ 등 오리지널 스토리의 키워드가 디지털 타투로 구현되어 손이나 옷에 비친다. 지하 1층의 ‘다른 방식으로 듣기’에서는 소리의 진동을 몸으로 느끼고, 춤을 추고, 점자를 만지며 음악을 느껴본다. 같은 층 ‘음악의 향기’는 노즐을 구현할 때 확성관의 나팔관 같은 느낌이 나도록 디자인하고, 향으로 표현된 방탄소년단의 ‘Euphoria’는 음악의 레이어와 향의 레이어, 음악의 하이 노트, 톱 노트와 향의 톱 노트를 서로 은유적으로 대입해 해석했다. K-팝을 만드는 사람의 관점이 투영되는 과정에서 하이브 레이블즈 아티스트들과 함께 결과물을 만들어내는 이들은 각자의 자리에서 주연이 되고, 노래, 퍼포먼스, 뮤직비디오 같은 콘텐츠들은 오감을 통한 체험을 중심으로 새롭게 해석된다. 이는 K-팝이 만들어지고 수용되는 과정을 압축한 것과 같다.
아티스트의 결과물이 나오는 데 필요한 여러 요소들과 그것을 만드는 사람들에 대해 알게 되고, 그 결과물을 오감을 활용해 체험한다. 하이브 인사이트가 제시하는 이 경험은 하이브 레이블즈 아티스트의 작품들, 더 넓게는 K-팝이 만들어지는 것부터 수용되는 과정을 전시의 형태로 구현한 것이다. 지하 2층의 전시를 따라가다 보면 방탄소년단은 ‘청춘’, 투모로우바이투게더는 ‘영원’, 뉴이스트는 ‘사랑’, 세븐틴은 ‘열정’, ENHYPEN은 ‘연결’ 등 오리지널 스토리의 키워드가 디지털 타투로 구현되어 손이나 옷에 비친다. 지하 1층의 ‘다른 방식으로 듣기’에서는 소리의 진동을 몸으로 느끼고, 춤을 추고, 점자를 만지며 음악을 느껴본다. 같은 층 ‘음악의 향기’는 노즐을 구현할 때 확성관의 나팔관 같은 느낌이 나도록 디자인하고, 향으로 표현된 방탄소년단의 ‘Euphoria’는 음악의 레이어와 향의 레이어, 음악의 하이 노트, 톱 노트와 향의 톱 노트를 서로 은유적으로 대입해 해석했다. K-팝을 만드는 사람의 관점이 투영되는 과정에서 하이브 레이블즈 아티스트들과 함께 결과물을 만들어내는 이들은 각자의 자리에서 주연이 되고, 노래, 퍼포먼스, 뮤직비디오 같은 콘텐츠들은 오감을 통한 체험을 중심으로 새롭게 해석된다. 이는 K-팝이 만들어지고 수용되는 과정을 압축한 것과 같다.
창작과 수용의 단계에 이어지는 것은 재해석이다. K-팝은 팬들이 아티스트와 관련된 작품들을 적극적으로 해석해 새로운 창작물을 만들어내는 것이 감상의 한 축으로 자리 잡은 장르다. 하이브 인사이트에서는 제임스 진의 기획 전시를 통해 하이브 레이블즈 아티스트의 작품이 해석의 대상이 되고, 또 다른 아티스트에게 영감을 준 결과물을 보여준다. 제임스 진은 멤버를 모티프로 그린 그림에서 각 멤버별 성격과 특징을 바탕으로 작품을 만들어냈다. RM은 밤에 음악 작업을 많이 하는 데 착안해 올빼미를 떠올려 날개를 달아주었고, 슈가의 ‘lil meow meow’라는 별명을 바탕으로 작은 고양이와 함께 있는 슈가의 모습을 그리기도 했다. 또한 이들의 음악이 가진 메시지에 주목한 메인 작품인 ‘일곱 소년의 위로’는 ‘전하지 못한 진심 (Feat. Steve Aoki)’의 가사 중 ‘garden’에서 착안해 멤버들을 세상을 밝히고 즐겁게 해주는 꽃의 정령으로 표현했다. 하이브 인사이트의 김진형 팀장은 본 협업에 대해 “(제임스 진은) 인간에 대한 관심과 인류에 대한 사랑을 보여주고 좋은 메시지를 통해 사회에 위로를 주는 아티스트다. 방탄소년단도 청춘의 방황과 혼란을 예술로 승화해서 위로를 주는 아티스트이기 때문에 미술로 그리고 음악으로 위로를 주는 두 아티스트가 만나 어려운 시기에 예술로 또 다른 위로를 주자는 게 취지였다.”고 밝혔다. 이 전시에서 방탄소년단의 음악은 ‘위로’를 키워드로 제임스 진의 미술이 그리는 세계와 연결된다. 그 과정에서 ‘외로움이 가득히 피어 있는 이 garden(‘전하지 못한 진심’)’은 더는 외롭지 않을, 7명의 멤버가 함께하며 새로운 생명이 피어나는 이미지로 재해석됐다.
그러나 창작과 수용, 해석으로 이어지는 전시는 궁극적으로 아티스트를 이해하는 시각을 제시하는 것으로 이어진다. 투모로우바이투게더의 연준은 ‘[HYBE INSIGHT] EXPRESS MUSIC’ 영상에서 “다양한 콘텐츠는 물론 좋은 무대와 음악을 선보이기 위해 노력하는 저희의 진솔하고 새로운 모습도 보실 수 있습니다.”라고 말한다. 예컨대 ‘이노베이티브 사운드’에서 작업실과 커다란 장비를 볼 수 있는 넓은 공간 옆 작은 벽에는, 가까이 가야만 들을 수 있고 자세히 보아야만 볼 수 있는 작은 화면으로 아티스트의 녹음 과정이 재생된다. ‘다이나믹 무브먼트’의 ‘무빙 바디’에서는 아티스트의 특성에 맞게 다양한 일러스트와 그래픽을 사용해 편집한 영상이 큰 화면으로 송출된다. 관람객들이 일반적으로 가장 오래 머물게 되는 퍼포먼스 영상은 다양한 연출 기법과 편집 기술, 카메라 워킹을 이용해 아티스트의 움직임과 특유의 분위기를 극대화한다. 방탄소년단은 현대 무용의 콘셉트로 진행했기 때문에 ‘FAKE LOVE’와 ‘Black Swan’의 안무에, 세븐틴은 복제를 키워드로 13명이 이루어내는 매스게임 같은 칼군무에 집중한 것에서 알 수 있듯 퍼포먼스 영상은 아티스트의 특성들을 반영해 기획됐다. 뉴이스트는 본인들의 콘셉트와 세계관이 뚜렷한 아티스트인 만큼 한 색깔만 도드라져 동작에 조금 더 집중해볼 수 있도록 했고, 투모로우바이투게더는 데뷔 초의 청량한 콘셉트에 맞춰 귀여운 일러스트가 동작에 맞춰 튀어나오게 했으며, ENHYPEN은 오디션 프로그램을 통해 팀이 된 멤버들의 서사를 고려해 폭발하는 에너지가 연결을 통해 하나가 된다는 발상에 맞춰 다양한 그래픽과 일러스트를 활용했다. 반면 옆의 ‘완벽의 기로’에서는 아티스트의 안무 연습 영상을 가까이 가야만 제대로 볼 수 있을 정도로 작고 단출하게 보여준다. 아티스트들은 연습생 때의 월말 평가부터 현재의 다양한 무대를 위한 연습에 이르기까지 자신들의 모습을 녹화하고 그 영상을 돌려 보며 더 나아지는 과정을 거쳤고, ‘무빙 바디’는 그 결실의 일부다. 자세히 보아야만 보이는 이들의 녹음 과정과 안무 연습 영상을 상영하는 공간은 협소하지만, 그 작아 보이는 노력이야말로 아티스트의 현재를 이루는 요소임을 명시한다. 이는 화려하지 않기에 주목받지 못하는 이들의 인고의 과정을 끊임없이 보여주는 공간이기도 하다.
“노력의 결과로 이렇게 화려한 모습을 보여주는 사람들이라는걸 그리고 그 화려함 이면의 모습, 우리와 같은 청춘을 보내는 사람들의 이미지를 심어주고 싶었다.” 지하 1층의 ‘우리가 사랑하는 얼굴들’에 전시된 아티스트의 초상 콘셉트에 관해 묻자 하이브 인사이트의 이여운 큐레이터는 이렇게 답했다. 감정이나 표정을 꾸미지 않아 낯설게마저 느껴지는 사진은 모두가 선망하는 무대 위 아티스트의 화려함 대신 청춘을 지나는 한 사람에 더 가깝게 느껴진다. 전시의 마지막 영상인 아티스트 인터뷰도 마찬가지다. 김진형 팀장은 “투모로우바이투게더의 수빈 씨는 즐거운 음악도 있지만 즐겁지 않은 음악도 있다고 이야기하지 않나. 이들이 음악을 위한 스타 같지만 그 뒤의 인간적인 것들이 있음을 보여주고 싶었다.”고 말했다.
“노력의 결과로 이렇게 화려한 모습을 보여주는 사람들이라는걸 그리고 그 화려함 이면의 모습, 우리와 같은 청춘을 보내는 사람들의 이미지를 심어주고 싶었다.” 지하 1층의 ‘우리가 사랑하는 얼굴들’에 전시된 아티스트의 초상 콘셉트에 관해 묻자 하이브 인사이트의 이여운 큐레이터는 이렇게 답했다. 감정이나 표정을 꾸미지 않아 낯설게마저 느껴지는 사진은 모두가 선망하는 무대 위 아티스트의 화려함 대신 청춘을 지나는 한 사람에 더 가깝게 느껴진다. 전시의 마지막 영상인 아티스트 인터뷰도 마찬가지다. 김진형 팀장은 “투모로우바이투게더의 수빈 씨는 즐거운 음악도 있지만 즐겁지 않은 음악도 있다고 이야기하지 않나. 이들이 음악을 위한 스타 같지만 그 뒤의 인간적인 것들이 있음을 보여주고 싶었다.”고 말했다.
K-팝의 제작 과정부터 아티스트의 이면까지 모두 따라가는 팬들을 위한 자리도 하이브 인사이트에 있다. 전시의 하이라이트인 ‘하이브 뮤직’은 팬들에 대한 일종의 헌정이다. ‘하이브 뮤직’은 아티스트들의 성과를 기념하는 8.5m 높이의 트로피 월과 전시 공간 전면을 채우는 영상이 어우러져 지하 1~2층을 연결하는 공간이다. 트로피를 병렬로 나열했을 거란 예상과는 달리 더 높은 곳으로 가려는 듯 수직으로 솟은 모습이었고, 그들이 받은 상이 호명될 때마다 산발적으로 빛나는 트로피 월을 보던 관람객들은 탄성을 보내며 함께 일궈낸 성과가 빛나는 모습에 매료됐다. 김진형 팀장은 이 공간에 대해 “아티스트를 마치 ‘다마고치’처럼 성장시켰다고 생각하시는 팬분들이 많이 계신다. 그분들이 좋아하는 아티스트가 받아온 상들, 나의 헌신과 사랑으로 이루어낸 것들을 보람차게 느꼈으면 좋겠다.”라고 말했다. 수상 내역은 ‘하이브 뮤직’이라는 공간 전면을 채우는 반짝거리는 별처럼 표시되고, 영상의 말미에 이 별들은 한데 모여 러브, 아미, 캐럿, 모아, 엔진 등 하이브 아티스트의 팬덤 명이 된다. 앞서 이들이 이룬 성과가 별이었다면, 그 별들이 모여 만든 팬덤 명은 각자의 의미와 서사를 가진 별자리가 된다. 그리고 별자리가 아무것도 알 수 없는 여행자의 길라잡이이자 동행자가 되듯, 아티스트에게 팬은 예측할 수 없는 남은 여정을 함께하는 존재라는 메시지를 전한다. 하이브 인사이트의 도슨트 제목이 ‘동행’인 이유다. 김진형 팀장은 “동행이라는 단어에 포커싱해 두 시간 동안 하이브의 음악을 내가 제일 좋아하는 아티스트와 함께 관람한다.”는 취지로 만들어졌다고 설명하며 “뉴이스트의 JR 씨는 날 때부터 잘하는 것처럼 처음부터 잘했다. 방탄소년단의 RM 씨는 워낙 전시를 많이 다니셔서 도슨트에 익숙했던 것 같다. 연결되는 부분을 본인이 직접 제안해 현장에서 바꿔서 녹음하거나 ‘조금 더 잘할 수 있었는데’라며 아쉬워하기도 했다.”며 녹음 에피소드를 전하기도 했다.
뮤지엄은 이제는 사용하지 않는 것들, 남는 것들에 대한 전시라는 점에서 과거에 대한 이야기다. 현재를 살아가는 관람객들은 이 공간에서 두 시간 동안 같은 시간을 공유했던 기억을 떠올린다. 그러나 ‘하이브 인사이트’에서 후회 섞인 가정법은 없다. 그때의 최선, 그때의 노력으로 이룬 결과이기에 ‘~했었다면’, ‘~였다면’ 대신 ‘~했었다’, ‘~였다’와 같은 과거의 경험과 증명만 전시되어 있다. 그리고 전시의 마지막, 모든 이들의 노력이 집약된 앨범이 전시된 공간을 나온 순간 전시는 마무리되고, 과거의 공간에서 현재로 돌아온다. 이때 아티스트 도슨트에서 ‘함께한 이 시간을 통해, 우리가 연결된 음악이 더욱 크고 가치 있는 울림으로 퍼져 나가기를 바랍니다.’라는 문장이 흘러나온다. 이제 관람객들은 ‘하이브 인사이트’를 나서며 함께 걸어왔던 과거를 빠져나와 현재와 그 현재가 만들어낼 미래로 나아간다.
글. 오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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