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음에는 ‘내가 무슨 아이돌이야.’, 이러면서 지원서를 보내지 않으려고 했어요. 그런데 오디션 이메일로 제 사진, 영상 그리고 지원서를 보내는 순간 제 인생은 완전히 다른 길로 180도 바뀌었어요. 단 한 번의 결심이 여러분들의 꿈과 인생을 바꿔줄 수 있다고 이야기하고 싶습니다.” 투모로우바이투게더 수빈은 오디션을 봤던 경험을 회상했다. 관계자들의 후일담에 따르면 “무대 위에서 덜덜 떨면서도 카메라를 또렷하게 쳐다보고, 끝까지 최선을 다해 자신을 설명했던” 수빈은 그렇게 오디션에 합격하고 무대 위의 주인공이 됐다.
2021년에도 빅히트 뮤직은 또 다른 주인공을 찾고 있다. 지난 10월 18일부터 시작된 빅히트 뮤직 글로벌 오디션은 2002년 이후 출생 남성이라면 누구나 지원할 수 있고, 보컬, 랩, 댄스, 프로듀싱 부문에서 지원자를 받는다. 여성의 경우 하이브 레이블인 빌리프랩에서 개최하는 걸그룹 글로벌 오디션을 통해 ‘I-LAND’ 시즌 2에 출연할 지원자들을 선발하는 중이다. 빅히트 뮤직 글로벌 오디션의 마케팅 전반을 담당하고 있는 하이브 IMC팀 이정윤 담당자는 “평소에 노래를 흥얼거리는 걸 좋아하는 친구들 혹은 TV 속 아티스트들을 보면서 감동을 받았던 경험이 있는 친구들이라면 누구나 지원”할 수 있다고 말한다. 그는 올해 빅히트 뮤직 글로벌 오디션의 캐치프레이즈인 ‘PLAY YOUR MUSIC’이 이런 메시지를 담은 것이라며 부담 없이 오디션에 도전할 것을 권했다. 캐스팅 및 오디션 심사를 맡은 빅히트 뮤직 캐스팅팀 홍승우 팀장 역시 “빅히트 뮤직에서는 개개인이 가지고 있는 발전 가능성, 음악에 대한 열정과 진심”을 중요하게 보고 있다면서 “보컬, 랩, 댄스의 기술적인 부분을 평가하기도 하지만, 회사의 트레이닝을 받음으로써 얼마나 성장할 수 있는지를 중요하게 생각”한다는 심사 기준을 이야기했다. 또한 그는 “‘나는 안 될 거야.’, ‘나는 재능이 없을 거야.’라고 생각해서 포기하는 지망생들이 많은데, 지원자 스스로 자신의 가능성을 판단하는 데에는 한계가 있기 때문에 꿈이 있다면 일단 도전해서 발전 가능성을 보여주는 것이 중요”하다는 조언을 전하기도 했다.
음악에 대한 열정과 진심은 단순한 구호가 아니다. 지원자가 오디션에 합격해 연습생이 되면, 음악에 대한 태도는 빅히트 뮤직에서 데뷔를 하기까지 필요한 성장에 중요한 역할을 한다. 연습생 시절 내내 월말 평가 1위를 차지해 ‘빅전연(빅히트 전설의 연습생)’이라는 별명을 갖기도 했던 투모로우바이투게더 연준은 “제가 1등을 한 이유가 저만의 색깔이 뚜렷해서였다고 설명을 해주셨어요. 노래나 춤의 기술도 중요하지만 자신만의 색을 회사에서 중요하게 보시는 것 같습니다.”라고 회사의 평가 기준에 대해 이야기하기도 했다. 아티스트의 전문적인 육성을 담당하고 있는 하이브 T&D(Training & Development) 사업실의 신선정 실장은 “보통 노래를 잘하거나 춤을 잘 춰야 가수를 잘할 수 있다고 생각하지만, 빅히트 뮤직에서는 음악에 대해서 본인만의 생각이 있거나 음악을 하고 싶어 하는 마음이 있는 친구들을 높게 평가하는 편”이라고 설명한다. 이는 빅히트 뮤직의 모든 연습생들이 계약을 시작하자마자 음악성 수업을 받는 이유이기도 하다. 음악성 수업은 음악적 장르의 배경에 대한 교육으로 시작되며, 평소 생활 속에서 음악을 듣고 프로듀서들과 이야기를 나누거나 연습생들이 작업하는 곡에 대해 피드백을 하면서 작업 역량을 키우는 것처럼 필요에 따라 업데이트되기도 한다. 하이브 빅히트뮤직교육파트의 장혜수 담당자는 음악성 수업에 대해 “좋은 음악을 하는 주체적인 아티스트로 성장하기 위한 과정"이라면서 “음악성 수업이야말로 본인이 스스로 소화해야 하는 영역”이라고 설명한다. 빅히트뮤직교육파트의 김지연 담당자 역시 “주어진 커리큘럼을 수동적으로 따라가기만 한다면 아티스트로서 좋은 표현을 하기 어렵다고 생각"한다고 이야기했다.
“빅히트 뮤직에서는 아티스트가 음악을 편안하게 사랑해주기를 바라고 있어요.” 투모로우바이투게더 휴닝카이는 빅히트 뮤직의 분위기에 대해 이렇게 말했다. 그는 “회사에 합격해서 들어오고 나면 여러모로 긴장될 수도 있겠지만, 무엇보다 스스로 음악을 많이 즐겼으면 좋겠어요. 그래야 행복하게 시간을 보낼 수 있을 것 같아요.”라고 말했다. 투모로우바이투게더 태현은 음악에 대해 모르는 게 있을 때마다 회사에 있는 여러 작업실에 노크를 하면서 질문을 했던 경험에 대해 회상했다. 그는 “회사에 많은 프로듀서분들이 계신데, 얼굴만 뵈었던 분들도 모두 친절하게 알려주셔서 감사했어요.”라면서 “음악적으로 많은 분들과 함께할 수 있다는 점이 회사의 큰 장점 중 하나"라고 이야기했다. 태현의 예처럼, 빅히트 뮤직의 연습생들은 음악성 수업을 통해 아티스트로서 갖춰야 할 다양한 표현 방식과 주체적인 태도를 갖게 된다. 음악에 대해 자연스럽게 지식을 습득하는 것은 물론, 스스로 음악에 대해 고민하는 과정을 거치면서 자연스럽게 아티스트들은 자신만의 색깔을 갖춰 나간다.
신선정 실장은 “연습생이 되면 기술적으로 성장한다는 점은 증명되어 있지만, 아티스트로서의 자아가 성장하기 위해서는 보다 넓은 시야와 경험이 필요”하다고 말한다. 빅히트 뮤직의 트레이닝 프로그램 중 ‘문화 조성’은 신선정 실장의 말을 뒷받침하는 프로그램이다. 연준은 “빅히트 뮤직에서 전반적으로 음악 문화를 많이 접할 수 있었던 부분들이 기억에 남아요."라면서 “새로운 장르의 음악을 접하면서 더 다양한 음악에 애정을 갖게 됐고, 결과적으로는 힙합을 사랑하는 사람이 되었어요."라는 소감을 이야기하기도 했다. ‘문화 조성’을 통해 연습생들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 이전까지 다양한 공연이나 콘서트를 볼 수 있었고, 각 레이블의 연습생들이 무대를 스스로 꾸리고 선의의 경쟁을 펼치는 ‘쇼다운’에 참여하기도 한다. 또한 빅히트 뮤직은 연습생과 아티스트들이 음악을 다양하게 접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은 물론, 팬데믹 이전까지는 해외 연수를 갈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해 연습생들의 시야를 넓히기 위해 노력해왔다.
연습생들의 시야를 넓히기 위한 노력은 음악 외적인 영역에서도 이뤄지고 있다. 빅히트 뮤직에서는 시대와 세대의 특성에 맞추어 트레이닝 프로그램이 매년 업데이트되고, 다문화/성인지/기후변화 등에 대한 강의들이 진행된다. 이는 김지연 담당자에 따르면 “연습생들의 배경이나 국적, 세대가 계속해서 달라지기 때문에 세대별 특성에 맞는 교육을 고민"한 결과다. 신선정 실장은 이에 대해 “연습생들이 데뷔하고 나서 앞으로 갖게 되는 영향력과 책임감을 생각한다면, 사회적 이슈나 문제에 대해서 자신만의 생각을 가지고 바라볼 필요가 있다는 생각이 들어요. 그런 문제들에 대한 정답은 없지만, 적어도 물음표를 꾸준히 그려주면서 자신만의 생각을 가질 수 있게 도와주려는 목표가 있습니다.”라고 이야기했다. 요컨대 빅히트 뮤직은 단순히 회사로서 연습생에게 음악적인 기술을 가르치는 것을 넘어, 이들이 사회인으로 성장하기 위해 필요한 전인적인 부분까지 담당하고 있다고 볼 수 있다. 그 밑바탕에는 연습생들이 음악에 대한 열정을 갖고, 아티스트로서 프로페셔널한 실력을 갖추는 것을 넘어 사회에 대한 다양한 시야를 함양할 때 진정한 아티스트로서 성장할 수 있다는 믿음이 깔려 있다.
빅히트 뮤직에서는 연습생들을 ‘군’과 ‘양'으로 호칭한다. 장혜수 담당자에 따르면 “연습생에게 일방적으로 지시한다기보다 필요한 것들을 함께 이야기하면서 서로의 생각을 알고 함께 성장해 나갈 수 있는 구조”를 지향하기 때문이다. 그의 말처럼, 연습생들은 한 명의 아티스트이자 인격체로서 존중받는 동시에 스스로에 대한 책임감도 동시에 부여받는다. 연습생들은 레슨 스케줄에 맞추어 개인 연습 일정을 스스로 정하며, 주어진 휴가 기간을 룰에 따라 사용할 수 있다. 김지연 담당자의 말에 따르면 이는 “본인이 어떤 부분을 연습하고 어떤 부분에 시간을 투자할지 스스로 판단해서 계획을 세우고, 자신에 대해 책임을 지고 주어진 것들을 잘 수행할 수 있게 하는 시스템”이다. 특히 휴닝카이는 투모로우바이투게더의 리더를 선출하는 방식이 인상적이었다고 말했다. “일주일에 한 번씩 멤버들이 리더를 돌아가면서 한 뒤에, 저희의 투표와 회사의 투표를 합쳐서 수빈이 형을 리더로 뽑았을 때 참신하다고 생각했어요. 리더가 얼마나 중요한지에 대해서 회사도 잘 이해하고 있다는 인상을 받았습니다.”
“사실 연습생 기간은 결코 아름다울 수 없다고 생각해요.” 태현은 솔직하게 연습생 시절의 고충을 털어놨다. 그때의 태현은 매일 새벽 6시에 일어나서 학교를 갔고, 데뷔를 위해 하루 종일 각종 연습과 레슨을 거쳐야 했다. “나에게 지금 1시간이 있다면 춤을 해야 할지, 노래를 해야 할지, 다른 것을 해야 하는지, 잠을 더 자야 하는지, 매 순간 선택의 기로에 놓여 있었어요.” 회사가 제공하는 모든 지원에도 불구하고, 연습생이 데뷔라는 꿈을 향해 달려가는 과정에는 수많은 고민들이 놓여 있다. 꿈의 무게는 결코 가볍지 않다. 다만 회사 또한 무거운 꿈을 같이 짊어지고 고민할 수 있다. 수빈은 “연습생 시절 스스로가 부족하게 느껴져서 그만둬야 할지에 대한 고민이 정말 많았어요. 그때마다 신인개발팀분들이 계속 격려해주고, 위로해주고, 붙잡아줘서 버틸 수 있었어요.”라고 당시를 회상했다. 투모로우바이투게더 범규는 “빅히트 뮤직은 연습생이 성장하는 데에 필요한 모든 투자를 해주는 회사”라고 표현한다. “회사에서 저에게 어울리는 안무를 추천해주거나, 제 개성을 살릴 수 있는 방향을 같이 고민해줬어요. 그래서 연습생 때부터 데뷔 이후 어떤 사람이 되고 싶은지에 대해서 미리 고민할 수 있었어요.” K-팝 산업 속에서 회사가 아티스트의 개성과 주체성을 함께 고민하고, 아티스트와 회사가 동반 성장하기 위한 노력들은 과거부터 지금까지 조금씩 그러나 지속적으로 이뤄지고 있는 중이다. 이는 연준이 빅히트 뮤직에 대해 다음과 같이 이야기하는 이유이기도 할 것이다. “아티스트로서의 저희를 진정으로 존중해주고, 단순히 수익이 아니라 저희의 인생과 꿈을 위해서 같이 달려주고 노력해주는 회사라고 생각해요.”
범규는 이번 빅히트 뮤직 글로벌 오디션에 도전하는 이들에게 다음과 같이 조언했다. “인생의 문제니까 깊게 생각해봤으면 좋겠어요. 단순히 TV 속의 멋있거나 예쁜 모습만 보고 이 직업을 선택하기보다는 춤과 노래를 평생 가지고 간다는 마음으로 지원했으면 좋겠어요.” 그의 말처럼 오디션은 누구에게나 열려 있는 기회인 동시에, 청춘을 걸고 인생의 방향을 결정하는 터닝포인트일 수 있다. 그래서 태현은 오디션에 지원하는 사람들에게 다음과 같은 응원을 전한다. “모든 도전이 다 경험이고, 실패를 해도 거기에서 배우는 게 있잖아요. 그러니까 가수의 꿈이 있다면 꼭 지원했으면 좋겠고, 설령 이 도전이 당장 이뤄지지 않는다고 해도 내가 부족한 게 아니니까 꾸준히 노력했으면 좋겠어요. 결국 같은 꿈을 가진 사람들, 무대와 꿈에 대한 열정이 있는 사람들은 어디선가 다시 만나게 되더라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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