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아메리칸 뮤직 어워드는 1973년 시작된 미국 대중음악 시상식이다. 아메리칸 뮤직 어워드 외에 미국 바깥에서도 관심을 갖는 음악상을 꼽는다면 그래미 어워드, 미국 빌보드 뮤직 어워드 정도다. 일견 상이라는 것의 의미는 비슷하다. 한 해 동안 펼쳐진 다양한 성과를 기리고 축하한다. 하지만 상식적인 목적을 달성하기 위하여 후보와 수상작을 고르는 규칙은 다양하다. 그래서 시상식과 그 결과를 바라보는 법도 달라진다.
그래미 어워드는 다른 분야별 유명 시상식과 가장 유사한 형태다. 해당 분야에 직접 참여하는 종사자 혹은 언론인의 협회가 주최하고, 그 회원들이 후보와 수상작 선정에 관여한다. 그래미는 미국 레코딩 아카데미, 오스카는 미국 영화 예술 아카데미, 에미는 미국 텔레비전 과학기술 아카데미, 골든 글로브는 할리우드 외신 기자 협회 등이다. 요컨대 업계 내부에서, 동업자 간의 인정을 받는다는 의미가 매우 크다.
미국 빌보드 뮤직 어워드는 아마 그 반대편에 존재할 것이다. 빌보드는 자신들이 차트를 만들 때 사용한 모든 지표를 시상식에도 적용한다. 앨범과 음원 판매량, 스트리밍 재생, 라디오 방송 등이다. 요컨대 한 주간이 아니라 한 해에 걸친 빌보드 차트를 시상식의 형태를 빌어 발표하는 것과 같다. 차트를 꾸준히 관찰하면 후보와 수상작을 충분히 예상할 수 있지만, 순간적인 폭발력이 아니라 수 개월에 걸쳐 성적을 쌓아 올리는 아티스트도 있으니 속단할 수는 없다. 어느 쪽이든 숫자가 모든 것을 말해준다.
2006년 이전의 아메리칸 뮤직 어워드는 그 둘의 중간에 가까웠다. 음악업계 종사자의 선택과 음반 판매량, 라디오 방송 기록 등을 종합하여 후보과 수상작을 가려냈다. 하지만 2006년부터 아메리칸 뮤직 어워드는 대형 시상식으로서는 대담하게도 수상작을 100% 일반 투표로 뽑기 시작했다. 대부분의 장르별 부문에서 상의 이름은 ‘Favorite’으로 시작한다. 그럼 가장 중요한 상은 무엇일까? ‘올해의 아티스트’다. 지난 10년간 ‘올해의 아티스트’를 가져간 사람은 테일러 스위프트, 저스틴 비버, 원 디렉션, 아리아나 그란데, 브루노 마스이고, 그중 테일러 스위프트는 6회 후보에 올라, 5회 수상했다. 지난 3년간은 테일러 스위프트의 독식이다. 압도적인 판매량으로도 설명되지 않은 거대한 팬 베이스를 감안하면 고개를 끄덕이게 되는 결과다.
올해 후보는 ABC순으로, 아리아나 그란데, 방탄소년단, 드레이크, 올리비아 로드리고, 테일러 스위프트, 위켄드 여섯이다. 다른 시상식과 달리 아메리칸 뮤직 어워드의 ‘올해의 아티스트’는 이 쟁쟁한 여섯 아티스트를 후보로 놓고도 ‘누가 되어도 이상하지 않다’는 수사를 거부한다. 팬 투표는 아메리칸 뮤직 어워드를 다른 시상식과 완전히 차별화한다. 그중 가장 확실한 것은 이 시상식에서 늘 강세를 보였던 테일러 스위프트에 새로운 도전자가 생긴 구도다. 방탄소년단은 1년간의 상업적 성과에서 ‘올해의 아티스트’ 후보가 되는 예선을 처음으로 통과했다. 그리고 2015년의 원 디렉션 이후로 이 구도에 변화를 가져올 가능성이 가장 높은 아티스트다. 올해 시상식이 흥미로운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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