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가일은 ‘abcdefu’를 2021년 8월에 공개했다. 그녀는 현재 17세이고, ‘abcedfu’는 그녀가 공식적으로 발매한 다섯 번째 노래로, 대형 음반사 애틀랜틱과 계약하고 낸 첫 노래였다. 몇 달이 지나 ‘abcdefu’는 틱톡 바이럴을 타면서 차트에서 눈에 띄기 시작했다. 전 세계 200여 개 지역을 커버하는 글로벌 200 차트에서는 11월 27일 자 글로벌 200에 63위로 데뷔, 올해 1월 15일 자부터 4주 연속 1위에 오른 다음, 3월에도 2위를 지킨다. 한편 핫 100에서는 한 주 늦게 12월 4일 자 51위로 데뷔, 1월 톱 10에 진입하고, 3월 3~4위권을 유지한다.
또 하나의 틱톡 히트라고 간단히 볼 수도 있지만, 차트를 자세히 보면 두 가지가 눈에 띈다. 첫째, 미국 신인 아티스트의 노래가 미국 바깥에서 먼저 스트리밍 반응을 얻고, 미국 시장이 이 반응을 역수입한다는 인상이다. 둘째, 반대로 미국 라디오에서는 신인이 아닌 유명 팝 아티스트 기준으로 보아도 빠르게 방송 횟수를 쌓고 있다. 그만큼 핫 100 성적에서 스트리밍보다 라디오의 기여가 크다. 이는 지난 1~2년간 발전해온 어떤 트렌드가 완전한 주류가 되었다는 신호와 같다. 좁게는 팝-펑크 리바이벌 또는 기타의 귀환이다.
많은 사람이 ‘abcdefu’에서 올리비아 로드리고 또는 ‘good 4 u’를 떠올린다. 여기서 음악의 유사함보다 올리비아 로드리고가 그 음악을 보여주는 방식이 더 중요하다. 앨범 ‘sour’를 음원이나 뮤직비디오로만 접하면, 올리비아 로드리고는 여전히 디즈니 배경의 10대 송라이터로 보인다. 하지만 그녀의 라이브를 보면, 밴드와 함께 무대에 오르는 전통적인 팝 록 아티스트의 구성이다. 그녀의 패션은 메인 아티스트로서의 화려함이 아니라 밴드 멤버와 보조를 맞추는 약간의 과격함을 포함한다. 그래서 팝 록, 밴드 등이 라이브 공연의 당연한 키워드일지라도, 올리비아 로드리고의 무대는 테일러 스위프트나 마일리 사이러스와 완전히 구분된다. 그래서 그녀는 팝 펑크 리바이벌의 흐름 중 하나, 최소한 이 트렌드를 주류에서 가장 크게 받아들이고 활용한 아티스트가 된다.
팝 펑크는 2000년대 초반까지의 전성기 이후 천천히 사라졌다. 사실 기타 중심의 팝 록이 전체적으로 중심에서 밀려났다. 리듬 중심의 힙합과 R&B가 시장을 지배하면서, 힙합과 R&B가 팝 록의 영향을 포함하여 그 사운드의 다양성을 확대할 뿐이었다. 래퍼가 새로운 록 스타가 된다는 위상의 변화를 넘어, 릴 유지 버트나 주스 월드 등은 자연스럽게 팝/록의 영향력을 직접 언급하면서 그에 맞는 음악을 만들었다. 머신 건 캘리는 래퍼로 이름을 알렸지만, 2019년 ‘I Think I’m OKAY’를 기점으로 2020년 앨범 ‘Tickets to My Downfall’ 앨범부터는 팝 펑크 리바이벌의 선두 주자가 되었다. 빌보드 최근호는 그를 표지에 올리며 팝 펑크 황태자라고 불렀다.
같은 시기 릴 허디, jxdn, 네사 바렛 등 틱톡 크리에이터들이 음악 경력을 시작하면서, 팝 펑크는 Z세대의 음악이 되어 버렸다. 케니 후플라, 윌로우 같은 젊은 아티스트가 여러 스타일을 거쳐 팝 펑크에서 자신의 돌파구를 찾은 것도 비슷한 시기다. 밋 미 앳 더 얼터, 매그놀리아 파크 같은 밴드들도 주목을 받기 시작한다. 대중적 기반을 가진 존재들이 관심을 받고, 이에 새로운 아티스트도 기회를 얻는다. 여기에 블링크-182의 드러머, 트래비스 바커가 이 분야의 대부와 같이 활동하면서 중요한 트랙에 완성도를 불어넣은 것도 빼놓을 수 없다.
10년 이상 힙합과 R&B 중심을 벗어나지 못한 팝 라디오가 이 흐름을 적극적으로 채용하는 것은 놀라운 일이 아니다. 적절한 기회가 있다면 기타 사운드에 어느 정도 지분을 배정하는 것은, 록 사운드가 시장에서 지분을 확보하는 데에 도움이 된다. 2021년 초부터 이러한 지분 배정은 확실한 명분을 얻었다. 가일의 ‘abcdefu’는 바로 그 순간, 바로 그곳에 있는 노래가 되었다. 이 노래가 한순간의 틱톡 하이프로 끝나지 않고, 바로 지금을 대표하는 히트 곡이 되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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