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해리 스타일스는 지금 강력한 팝 스타다. 5월 20일 공개한 ‘Harry’s House’는 그의 3번째 솔로 앨범이다. 첫 주 성적은 앨범 판매량 52만 장 상당으로 2022년 최고 성적이었다. 음반 실적이 보통 팬 베이스의 충실함으로 해석되지만, 스트리밍 성적도 좋아서 2억 5,000만 회에 이른다. 이는 R&B, 힙합, 라틴 등 스트리밍이 주요 소비 경로인 장르를 제외하면 2022년 앨범 중 가장 많다. 싱글 ‘As It Was’는 핫 100에서 6회, 글로벌 200에서 9회 1위를 기록 중이다.
‘As It Was’는 4월 코첼라 밸리 뮤직 & 아츠 페스티벌(이하 코첼라)에 앞서 3월 말 공개되었다. 2019년 앨범 ‘Fine Line’이 팬데믹을 말 그대로 관통한 이후 숨가쁘게 찾아온 새로운 앨범의 첫 싱글이 지대한 관심의 대상이 된 것은 당연하다. ‘Fine Line’은 7장의 싱글을 낳고, 특히 ‘Watermelon Sugar’는 2020년 여름을 상징하는 노래가 되었으며, 2021년 가을 미국 투어로 70만 명 이상의 관객을 동원했다. 해리 스타일스의 코첼라 헤드라이너 공연은 그에게 동의하거나 동의하지 않거나 모든 사람들이 가장 기대한 무대가 되었다.
원디렉션은 당시에도 안무로 무대를 꾸미는 보이 밴드가 아니었고, 느슨하게 연결된 퍼포먼스 안에서 해리 스타일스는 록 밴드의 보컬리스트와 같은 스테이지 매너를 발산하곤 했다. 1970년대의 고전적인 팝/록 취향은 보이 밴드의 10대 취향 안에서도 때때로 배어 나왔다. 이것은 영국 아티스트의 전형이라고 할 수도 있지만, 원디렉션의 활동 중단 이후 다른 멤버의 솔로작을 들어보면 해리 스타일스가 오히려 특이한 편이다. 그의 팬들이 첫 솔로 작 ‘Sign of the Times’의 소프트 록/발라드를 익숙하게 여기는 것도 그럴 법하다. 그렇다고 ‘Harry’s House’의 펑크/신스에 이르는 여정이 ‘Watermelon Sugar’의 히트로 뜻하지 않게 들어선 방향이라고 할 수도 없다. 1970년대 취향의 아티스트가 구사할 수 있는 가장 중요한 두 개의 세상에서 하나만 택할 이유는 없기 때문이다. 오히려 이건 현대 팝 아티스트의 특권에 가깝다. 다양한 사운드는 해리 스타일스의 무대를 더욱 풍요롭고 다채롭게 만든다.
여기에 2019년 멧 갈라 이후 그를 상징하는 키워드가 된 패션이 빛을 발한다. 깃털 목도리(feather boa)만으로 설명할 수 없는 그의 패션은 영국식 테일러링과 젠더 유동성이 결합하여 당대의 글램 룩을 형성한다. 코첼라 무대의 핑크 코트와 금빛 스팽클 점프슈트는 그를 대중적으로 릴 나스 X나 레이디 가가와 또 다른 차원으로 각인시켰다.
그의 음악과 패션이 어떤 가치를 공유하는 것은 흥미롭다. 재미있지만, 덜 논쟁적이고 그렇다고 가볍거나 표면적인 것은 아니다. 대신 고전적이며 예술적 면모를 띤다. 해리 스타일스의 솔로 커리어는 이 가치를 더 깊고 진하게 만드는 방향이었다. 그리고 코첼라 무대는 이 모든 것이 합쳐져서, 그 순간까지의 해리 스타일스를 집약하고 또 한 번 완성한 것이나 다름없다. 때때로 하나의 공연 또는 무대가 한 아티스트를 상징한다. 코첼라 무대의 에너지는 초여름이 시작된 지금도 살아서 ‘As It Was’를 차트 1위에 올려놓고 있다. 준비된 성공이란 이런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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