宮脇 咲良. 1998년 3월 19일생. 11년 동안 아이돌로 세 번의 데뷔를 했고, 안착하고 싶은 팀을 찾았다. 영원히.
매거진 촬영 현장에서 바쁜 와중에도 한국어로 된 책을 읽는 모습을 봤어요.
사쿠라: 일본에서는 한 달에 한 권씩은 책을 꼭 읽으려고 했거든요. 한국어 책도 읽고 싶었는데, 많이 어려울까 봐 도전을 안 하고 있었어요. 그런데 한국어 책이 생각보다는 잘 읽혀 놀랐어요.(웃음) 일본어만큼 편하게 읽을 수는 없고, 모르는 게 있으면 검색하느라 시간이 좀 걸리지만 3분의 2 정도는 읽었어요.
배우가 연예계에서 경험하는 여러 부담감과 고민에 대해 솔직하게 이야기하는 책인데, 사쿠라 씨도 공감하는 부분이 있지 않을까 싶었어요.
사쿠라: 많이 공감했어요. 책을 쓰신 분은 자신의 진짜 모습을 보여주고 싶었는데, 나이나 결혼 여부가 알려지면 배우 일이 들어오지 않을까 봐 걱정하셨잖아요. 아이돌도 보여지는 모습이 중요한 일이고요. 최대한 이 일을 오래 하고 싶지만, 평생 하기에는 어려운 일일 수 있잖아요. 한 살 한 살 나이는 들어가고. 그런 불안은 다 비슷하다고 느꼈어요.
다큐멘터리 ‘The World Is My Oyster’에서도 데뷔를 준비하는 과정에서 겪은 불안과 고민을 솔직하게 보여줬어요.
사쿠라: 공개되니까 마음이 편해졌어요.(웃음) 이전부터 제 생각을 말해왔지만 그 다큐멘터리에서는 정말 다 솔직하게 말했거든요. 아이돌을 하면서 정말 행복한 일이 많지만 힘든 점도 당연히 있어요. 그런 부분을 일부러 안 보여주는 것만이 좋은 방법은 아니라고 생각했어요. 살다 보면 누구에게나 고민이 있잖아요. 그걸 이겨내는 과정을 보여주는 것도 새롭다고 생각해요. ‘아이돌도 똑같은 사람이고, 고민도 있고, 열심히 살고 있구나.’ 이렇게 가깝게 생각할 수 있는 아이돌이 되고 싶어요.
JTBC ‘아는 형님’에서 친아버지를 악수회에서 마주쳤던 일을 말한 것도 그런 마음의 반영일까요?
사쿠라: 사실 그 일이 특별한 비밀은 아니었어요. ‘때가 됐으니 공개하겠다.’는 마음도 없었어요. 계기가 없어서 굳이 말하지 않은 것뿐이고 “신기한 일이 있었다.”는 정도로 편하게 이야기한 거예요. 그런데 너무 많은 분들이 그 일을 안 됐다고 생각하셔서 ‘괜히 말했나?’ 싶기도 했어요.(웃음) 그때 처음으로 ‘내가 불쌍한 사람인가?’라고 느꼈거든요. 물론 친아버지께도 감사하지만, 지금의 아버지에게 너무나 감사해요. 저를 친딸처럼 키워주셨고 어머니 이상으로 제 아이돌 생활을 열정적으로 응원해주셨어요. 그만큼 행복하게 살아왔어요. 피어나분들이 걱정하지 않으셔도 된다는 말씀을 꼭 드리고 싶었어요.
사쿠라 씨는 솔직할 준비가 되어 있었는데 그럴 만한 기회가 없었던 걸 수도 있겠네요. 그만큼 르세라핌이 큰 의미가 있겠어요. 멤버들의 진짜 이야기를 노래하고, “인생은 콘텐츠다!”라고 할 만큼 리얼한 모습을 예능에서 보여주는 팀이잖아요.
사쿠라: 왜 이렇게 됐는지 저희도 모르겠어요.(웃음) 모든 멤버들이 솔직한 모습을 보여주는 것도 신기하고, 이렇게까지 친해진 것도 신기하고. 사실 데뷔 전에 저희끼리 “예능은 진짜 못하겠다.”라고 말했어요. 정말 ‘노잼’이어서.(웃음) 그런데 하다 보니까 저희 모습이 콘텐츠에 재밌게 나왔고 피어나분들도 좋아해주시더라고요. 순간순간을 즐기고 있어서 그렇지 않을까 싶어요. ‘이왕 할 거면 즐기자, 제대로 하자.’ 이런 마인드가 모든 멤버들에게 있거든요. 힘든 일이 있어도 “역시 이런 게 있어야 르세라핌이지!”, “우리는 진짜 ‘FEARLESS’다. 정말 ‘ANTIFRAGILE’하다.” 이런 이야기를 나눠요.(웃음)
그런 애티튜드 덕분에 르세라핌의 팀워크가 가능하다는 생각도 들어요. 연세대학교 축제 ‘아카라카’에서 음악이 갑자기 나왔는데도 바로 칼군무를 보여주는 모습이 화제가 됐어요.
사쿠라: 이전부터 항상 그런 팀을 바랐어요. 무대에서는 칼군무를 하고 무대에서 내려오면 꾸밈없는 모습을 보여주는 팀. 그런데 지금 르세라핌에 대해 “퍼포먼스가 좋다.”거나 “팀의 분위기가 좋다.”, “관계가 정말 좋다.”처럼 듣고 싶던 말들을 듣고 있어요. 요즘 일을 할 때 정말 재밌고, 이번 컴백을 누구보다 기대하고 있어요.
사쿠라 씨 개인의 성장도 두드러져요. 특히 ‘Impurities’ 퍼포먼스에서 보여주는 강약 조절이나 춤선이 곡의 무드와 잘 어울리던데, 이제는 성장을 넘어 본인의 스타일을 찾아가는 과정에 있지 않나요?
사쿠라: 요즘은 확실히 다른 단계로 가고 있어요. ‘FEARLESS’ 때는 ‘성장하는 모습을 보여주고 싶다.’ 이런 생각이 강했는데, 이번 앨범에서는 ‘나는 이런 걸 좀 잘하는구나. 이런 걸 할 때 춤선이 더 잘 나오는구나.’ 같은 부분들을 조금씩 알아가고 있어요. ‘Impurities’ 퍼포먼스는 한 명 한 명의 매력을 보여줘야 하는 부분이 많아요. 그래서 단체 연습이 끝나도 연습실에 남아서 개인 연습을 더 했는데 그 시간이 저에게는 정말 중요했어요. 아직 노래에 대해서는 부담감이 있지만, 최근에 PD님이 “이제 사쿠라 씨가 노래할 때 어떤 스타일인지를 알게 됐다.”라고 말씀해주시기도 했어요. ‘아카라카’ 무대에서 제 목소리가 공연장에 나오는 걸 실제로 들으니까 기분이 너무 좋은 거예요. 예전에는 노래에 자신이 없었는데, 요즘은 ‘실수하더라도 일단 해보자. 그래야 내가 얼마나 할 수 있는지 아니까.’ 이렇게 생각하면서 해요.
이번 앨범에서는 전반적으로 그런 애티튜드가 필요한 것 같아요. ‘ANTIFRAGILE’이나 ‘No Celestial’ 같은 곡들은 말 그대로 이성을 놓고 마음껏 보여줘야 하는 퍼포먼스잖아요.
사쿠라: 맞아요. 퍼포먼스 디렉터님이 “예뻐 보이려고 하지 말고 무대에서 진짜 즐겨봐.” 이렇게 말씀하셨어요. 그런데 저는 카메라를 신경 쓰지 않고 즐기는 게 제일 어려워요. 아이돌을 너무 오래 해서 ‘카메라가 오니까 이쪽을 보고 이렇게 하자.’라는 생각에 자동으로 이렇게 되거든요. 그래서 해외 아티스트분들의 무대를 많이 봤어요. 올리비아 로드리고 같은. 그분들은 카메라를 신경 쓰지 않고 자유롭게 표현하시잖아요. 저도 ‘여기는 내 방이야. 아무도 안 보니까 즐기자.’ 이런 생각으로 연습을 해보니까 재밌었어요. 한 번도 본 적 없는 제 표정이 거울에 보이기도 하고요.(웃음) ‘너무 못생기게 나오지 않을까?’ 이런 걱정도 조금 되지만, 설레기도 해요.
춤을 추면 성격이 몸에도 자연스럽게 드러나기 마련인데, 스스로에 대해 새롭게 알게 된 점이 있었나요?
사쿠라: 퍼포먼스 디렉터님도 같은 이야기를 자주 하세요.(웃음) 춤을 추면 그 사람의 성격이 나온다고. 저는 이 동작이 왜 이렇게 되는지 이해를 해야 하는 편이에요. 평소 다른 일에 대해서도 그렇고요. 그런데 춤은 느낌이 중요하고 설명할 수 없는 영역이잖아요. 그걸 이해하려면 혼자 정리하는 시간이 필요해요.
평소에는 굉장히 이성적인 성격인데, ‘ANTIFRAGILE’이나 ‘No Celestial’처럼 느낌대로 하는 퍼포먼스를 하는 경험이 가져온 변화도 있을까요?
사쿠라: 즐기는 걸 잘하는 친구들이 있어요. ‘ANTIFRAGILE’에서는 윤진이와 채원이가 표정 연기를 정말 잘해서 칭찬을 받았는데, 그런 모습을 보니까 ‘나도 즐겨볼까?’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그러다 보니 퍼포먼스를 하지 않고 있을 때도 밝아지고 콘텐츠를 찍을 때도 말이 많아지고 있어요.(웃음) 예전에는 ‘이런 말하면 안 되겠다.’, ‘예쁘게 웃어야겠다.’ 이런 생각부터 들었는데 지금은 그냥 진짜 모습을 보여주고 있어서.
말 그대로 ‘ANTIFRAGILE’이네요. 부족한 모습을 보여주면서 역설적으로 더 강하고 자유로워지는.
사쿠라: 사람이 당연히 실수도 하고 잘 못할 수도 있잖아요. 저도 오랫동안 활동한 만큼 ‘아, 그때는 내가 잘 못했다.’ 이런 순간들이 있어요. 그런 순간들을 받아들이는 게 저의 ‘ANTIFRAGILE’이지 않을까 싶어요. 누구나 실수는 보기 싫고 잊고 싶잖아요. 하지만 그것도 자신이 걸어온 길이니까 모든 순간을 인정하고 사랑해야 한다고 생각해요. 작은 성공들과 실수들이 쌓여서 지금의 제가 있는 거니까.
사쿠라 씨가 작사에 참여한 ‘Good Parts (when the quality is bad but I am)’의 가사가 떠오르네요. “I just wanna love myself / 난 좋을 때도 나쁠 때도” 이런 부분들이요.
사쿠라: 가끔 인터넷을 보면 아이돌에 대해서 순간의 모습만으로 판단하거나 평가하는 글들이 있는데, 그런 부분 때문에 스트레스를 받는 다른 아이돌분들을 보면 항상 마음이 안 좋았어요. 저도 그런 글들을 보면 ‘예전의 나는 별로인가?’, ‘이때의 나는 보기 좋지 않은가?’라고 생각하게 되더라고요. 사실 모든 순간이 나인데. 한 명만이라도 그런 마음을 알아줬으면 좋겠다고 생각하면서 작사에 참여했고, 자신을 사랑하지 못하는 분들에게 전하고 싶은 이야기이기도 했어요.
다큐멘터리에서 데뷔 전 윤진 씨에게 “잘하고 있다고 생각하고 싶은데 잘하고 있지 않아서 잘하고 있다고 생각 못하고. 어렵지 않아?”라고 말했어요. 그 고민에 대한 답이 ‘Good Parts (when the quality is bad but I am)’일 수도 있겠어요.
사쿠라: 저도 아직 과정 중에 있어요.(웃음) ‘Good Parts (when the quality is bad but I am)’는 ‘사랑하고 싶다.’는 이야기고 ‘사랑하고 있다.’는 아니라서. 사람이 매일 살다 보면 진짜 아무리 열심히 해도 안 될 때도 있고, 이유는 모르겠는데 기분이 너무 안 좋아서 아무것도 못하는 날도 있잖아요. 그런데 그런 나도 나니까 받아들이고 최선을 다하면 되지 않을까요? 가끔은 정말 스스로가 밉고, 가끔은 내가 나라서 너무 좋고. 이 곡은 그런 모든 감정을 다 감싸주는 노래이지 않을까 싶어요.
자신을 사랑하기 어려운 시대잖아요. SNS와 미디어에는 화려한 모습이 넘쳐나는데, 노력한 만큼 결과가 따라오지 않기도 하고요. 사쿠라 씨는 그런 순간들을 어떻게 이겨내나요?
사쿠라: 데뷔 전에 정말 도움이 되는 이야기를 들었어요. 성공을 위해서 노력하는 건 강에 가서 불을 붙이려고 하는 일과 같다는 거예요. 사실 거의 불가능하잖아요. 강가에서 불을 붙인다는 게. 그러다가 언젠가 예상치 못하는 순간에 가솔린이 조금 왔을 때 불을 붙이면 그때 뭔가가 이뤄지는 거라고. 그런데 아무리 불가능해 보여도 계속 불을 붙이는 사람만이 그 순간을 맞이할 수 있다고요. 그래서 자신이 바라는 무언가를 이루려면 준비되어 있어야 한다고 생각해요. 저는 아이돌을 오래 하고 싶으니까. 운이 좋아서 짧게 잘될 수는 있겠지만, 그 순간을 이어가는 건 또 다른 이야기인 것 같아요.
그런 마음가짐 덕분인지 사쿠라 씨를 보면 종종 놀라운 순간들이 있어요. 평소에는 놀이기구를 못 타고 무서운 걸 싫어하는데, ‘FEARLESS’ 트레일러 영상을 촬영할 때 마치 겁 없는 사람처럼 거침없이 몸을 뒤로 쓰러뜨린다거나.
사쿠라: 스케줄을 할 때는 저 한 명의 고민으로 그 일이 망가지는 게 너무 싫어서, 조금만 용기를 내면 할 수 있는 일이라면 해보려고 해요. 첫걸음이 많이 무서울 뿐이고 막상 해보면 생각보다 큰일이 아닌 걸 깨달아서. 그게 습관이 되다 보니 스케줄이라면 뭐든 할 수 있게 됐어요. 대신 스케줄이 없는 날에는 아예 아무것도 안 하게 되고요.(웃음)
긴 경력을 가진 사람으로서 본인에게 촬영 환경을 맞춰달라고 요구할 수도 있는데 오히려 환경에 스스로를 맞추네요.
사쿠라: 데뷔 초의 저는 어리고, 이기적이고, 자기 생각만 하는 사람이었다고 생각해요. 그런데 활동을 하다 보니까 어떤 말과 행동으로 상대방을 배려해야 서로 기분 좋은 관계가 될 수 있는지를 깨달았어요. 연예인의 실력이나 능력도 중요하겠지만 무엇보다 그 사람이 어떤 사람인지가 제일 중요하다고 느껴요. 옆에 있는 사람들이 이 사람과 일을 하고 싶다는 생각이 들어야 서로 오래 즐겁게 같이 일할 수 있잖아요. 저는 그런 사람이 되고 싶고, 르세라핌도 그런 팀이 됐으면 좋겠어요.
평소에도 주변을 세심하게 배려하는 것 같아요. ‘DAYOFF’에서 호캉스를 갔을 때도 늦은 시간에 물놀이를 하고 싶어 하는 은채 씨에게 “하고 싶은 거 다 해! 은채야 해. 봐줄게.”라고 말했고, 욕실 불이 꺼져서 카즈하 씨가 놀라니까 일본어로 말해도 된다고 안심시켜줬어요.
사쿠라: 편안한 관계를 만들고 싶어요. 저희 팀은 나이 차이가 있는 편이잖아요. 하고 싶은 걸 못하거나 편하게 말하지 못하는 사소한 순간들이 쌓이면 진짜 하고 싶은 말을 못하게 될 것 같아서, “해봐, 내가 보고 있을게.”라고 말하려고 해요. 그래야 정말 중요한 이야기가 필요하거나 마음이 아플 때도 서로 잘 대화할 수 있을 것 같아서. 은채는 팀에서 제일 어리고 즈하는 외국에서 온 지 얼마 안 됐잖아요. 저도 비슷한 상황을 겪었다 보니, 그때 제가 듣고 싶던 말이나 받고 싶던 배려를 해주고 있는 것 같아요. 당시에 물론 주변 사람들이 제게 잘해줬지만, 그때 이렇게 해주는 사람이 있었다면 더 마음이 편했을 법한 부분들을 해주려고 해요.
주변을 늘 살피네요. 사쿠라 씨는 팀의 기획자이자 관찰자라는 생각도 들어요. 여러 콘텐츠에서 멤버들의 강점을 살려주거나 필요한 역할을 맡기는 순간들이 많아요.
사쿠라: 그냥 보여요. 항상 한발 뒤에서 보고 있는 편이라서. 누군가 이야기를 안 한다 싶으면 말을 걸게 되고, 연습을 하거나 카메라가 없을 때도 ‘이 친구가 지금 좀 피곤하구나.’ 하는 게 보이고. 사진 찍는 걸 좋아해서 이번에 콘텐츠 촬영할 때도 필름 카메라로 멤버들을 계속 찍었는데, 피어나분들이 꾸라가 찍은 사진에는 멤버들의 관계나 저마다의 장점이 그대로 보여서 좋다는 이야기를 해주시더라고요. 사람을 보면서 상대방에 대해 알아가는 게 제게는 정말 즐거운 일이에요.
은채 씨에게 “어려운 건 다 언니가 해줄 테니까 넌 아무 걱정도 하지 말고 웃고 있어.”라는 편지를 쓰기도 했어요. 남의 행복을 위해서 어려운 걸 다 하겠다는 건 정말 쉽지 않은 마음인데, 스스로 생각하는 행복의 기준이 자신에게서 상대방에게로 옮겨간 걸까요?
사쿠라: 듣고 보니 그렇네요. 행동의 이유가 다 그래요. 요즘은 누군가에게 뭘 해주고 싶고, 그 사람이 웃고 있는 걸 보면 저도 행복하다는 생각이 들어요.
인스타그램에 ‘난 마냥 행복’이라는 말과 함께 연습실에서 찍은 사진을 올렸어요. 그건 어떤 행복이었나요?
사쿠라: 영원히 팀에서 멤버들과 함께하고 싶지만 언젠가 함께하지 못하는 시기가 올 수도 있잖아요. 모든 일에는 끝이 언젠가는 오고, 저도 사람이니까 영원히 무대에 설 수는 없을 거예요. 지금 이미 마이너스가 시작된 걸 수도 있어요. 그래서 하루하루가 소중해요. 세 번째 데뷔인데도 매일매일 시간이 어떻게 가는지 모를 정도로 열정적으로 하고 싶은 일을 할 수 있고, 더 나은 미래를 기대할 수 있으니까요.
그 말을 들으니 사쿠라 씨가 읽은 책에 등장하는 구절이 생각나네요. “봄에는 시작을 해야 한다. 그래야 끝을 보니까.”
사쿠라: 영원하지 않아서 모든 순간들이 더 소중하고 빛난다고 생각해요. 오래전부터 일기를 쓰다 말다 해서 예전에 쓴 일기들이 많아요. 1년 전에 제가 어떻게 생각하고 있었는지 찾아보면 항상 제가 상상했던 것보다 더 좋은 1년 후를 보내고 있었어요. 예상도 못했던 기쁜 일도 있고, 상상하지 못했을 만큼 좋은 스스로의 모습도 있고. 매일매일을 열심히 살다 보면 정작 그 순간을 기억하기 어려워요. 그래서 필름 카메라도 찍고, 이것저것 모으고, 일기도 써요. 잊혀지지 않았으면 좋을 하루하루라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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