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재현은 촬영장에 오자마자 스태프들 한 명 한 명에게 큰소리로 인사한 후, 노래에 추임새를 넣으면서 춤을 추고, 촬영 소품인 사다리에 몸을 끼운 채 촬영장을 돌아다녔다. 명재현이 말한, 보는 사람을 “덩달아 행복해지”게 하는 에너지는 무대에만 국한된 게 아닐지도 모른다.
‘JAEHYUN’s DOOR’ 앞 가방에 달린 곰돌이 키링
명재현: 평소에도 습관처럼 가방이나 바지에 키링을 달고 다니는 걸 엄청 좋아해서 일러스트에 넣게 됐어요. 요즘 달고 다니는 곰돌이 키링인데, 저희 막내 운학이한테 제가 맨날 곰돌이같다고 그러거든요. 그래서 곰돌이 키링을 달고 맨날 “운학이 달고 다닌다!” 하고 다녀요.(웃음)
‘돌아버리겠다’ 뮤직비디오 속 강아지와의 일화
명재현: 이번 ‘돌아버리겠다’ 뮤직비디오 촬영에서 강아지가 저랑 같이 촬영을 하다가도 음식 냄새를 맡으면 그쪽으로 가버려서 저도 다시 데려오기보다는 그냥 제가 그쪽으로 가서 마저 찍었어요. 그날 그 친구(강아지)가 메이크업이 다 지워질 정도로 저를 많이 핥아서 저도 엄청 귀여워했어요. 사실 전 반려동물을 키워본 적도 없고, 심지어 어렸을 때는 강아지를 너무 무서워했거든요? 그런데 초등학생 때 이모 집에서 잠깐 살면서 강아지랑 지내게 됐는데, 제가 아팠을 때 그 강아지가 계속 제 옆에 와서 있어주는 걸 보고 그 뒤로는 강아지를 너무 좋아하게 됐어요.
‘WHO!’ 트레일러 필름 속 명재현의 축구와 블록코어 룩
명재현: 축구를 엄청 좋아하고 적당히 잘하는 것 같습니다.(웃음) 엄청 어렸을 땐 축구 선수를 꿈꾸며 미드필더를 했다 보니 월드컵도 너무 재밌게 봤었어요. 그런데 저한테 월드컵이 그냥 축구만의 의미로 다가온 건 아니었던 게 월드컵이 지나고 나서 블록코어 룩이 다시 붐이었잖아요. 예전에 블록코어 룩을 입고 다닐 땐 사람들이 ‘래퍼야?’라는 눈빛으로 바라봤는데 이제는 유행해서 좋아하는 옷을 마음대로 입고 다니고 있어요.
패션 디테일 살리기
명재현: 저는 팬분들이 원하시는 룩, 팬분들이 좋아하시는 룩으로 저를 꾸미고 싶다는 생각이 있어서 최대한 다양한 모습을 보여드리고 반응을 보고 싶어 아직 ‘나는 이런 스타일이야.’를 정해놓지 않은 상태예요. 브랜드나 무늬, 액세서리, 헤어, 컬러, 스타일 등 디테일을 줄 수 있는 부분은 계속 신경 쓰는 편이에요. 퍼렐 윌리엄스와 타일러 더 크리에이터에겐 항상 음악뿐만 아니라 패션적으로도 영감을 받는데, 타일러 더 크리에이터의 넥타이, 셔츠, 카디건을 입은 댄디한 룩에 트루퍼 햇을 써서 힙한 감성을 더하는 패션이나, 퍼렐 윌리엄스의 반바지 패션을 보고 저도 자주 찾아 입어요.
안무 속 감정의 디테일
명재현: 저희끼리 항상 “댄서분들이 주시는 퍼포먼스는 당연히 퀄리티가 좋지만 저희가 그 옷을 입어봤을 때 우리 옷이 맞는지를 알아야 퍼포먼스로서의 퀄리티가 있지 않을까?”라고 얘기하거든요. 그래서 ‘One and Only’는 10회, ‘Serenade’도 5회 정도 후렴구가 바뀌었는데, 바뀔 때마다 안무 시안 영상을 직접 다시 찍었어요. 그리고 연습 때는 안무뿐만 아니라 감정선을 맞추는 것도 중요하게 생각해서 각 가사의 감정선을 모두 맞춰요. 예를 들면 ‘Serenade’의 안무는 ‘돌아버리겠다’의 뮤직비디오의 내용을 생각하며 연습했는데, 저희끼리 ‘요즘 걔랑 어때?’, ‘나 걔 좋아해’ 이런 얘기를 했는데 알고 보니 저희 6명이 다 한 명을 좋아하고 있던 걸 한 파티에서 알게 되죠. 제가 다른 친구들이 고백하는 걸 막고 ‘내가 고백할 거야.’ 하다가 애들이 뒤로 당기니까 날아가서 “I love you”라고 해요. 그 부분은 할 때마다 제가 정말 고백을 하고 있는 것처럼 벅차오르는 설렘이랑 혼란스러움이 고스란히 느껴져요. 팬분들한테도 ‘왜 이렇게 무대에서 행복해 보이지? 나도 덩달아 행복해지네.’라는 인상을 주고 싶어서 힘을 비축하면서 완급 조절을 하는 게 아니라 힘들 때마다 더 힘을 내서 ‘어떻게든 100%로 완곡할 수 있게 만든다.’라고 생각하고 있어요.
아버지의 ‘Serenade’
명재현: ‘Serenade’는 저희 부모님 일화를 듣고 가사로 써야겠다고 생각한 건데요. 아버지가 매일 밤 어머니 집 창문 밖에서 어머니 이름을 부르면서 사랑한다고 해서 동네 이웃들이 어머니 이름을 다 알았대요.(웃음) 그리고 다음 부분은 원래 가이드 녹음에서 노래를 불러주듯 “유후”였는데, 여기에서 또 노래를 부르면 가사가 너무 재미없을 것 같아서 그럼 “ㅠㅜ”로 써보면 어떨까 했어요. “ㅠㅜ”면 슬퍼야 되고 짜증나야 되니까 노래 부르는 사람이 아니라 이웃의 입장이 돼서 잠 좀 자자고 하는 가사를 썼어요.
리우는 “사랑을 공부해”
명재현: ‘내 파트 다음에선 내용을 한 번 바꿔야겠다. 청춘으로서 어떤 말을 해야 할까?, 순수한 사람이 나왔을 때 더 매력 있지 않을까? 그럼 리우가 하면 좋겠다!’라고 생각하면서 “사랑을 공부해”, “나보고 바보래”, “내 모습 비웃지 마 나 진지하단 말야”라는 가사를 썼어요. 리우는 춤을 출 때도, 노래를 할 때도 공부하듯이 디테일하게, 천천히 하는 스타일이라서 제가 리우한테 말장난으로 “리우, 넌 뭘 해도 공부하듯이 하겠다.”라고 한 적이 있거든요. 그래서 “사랑을 공부해”라는 말이 나온 거죠. 리우가 불렀을 때 가장 귀여울 것 같아서요.(웃음)
청춘의 한편에, BOYNEXTDOOR
명재현: 다른 후보군이 아예 없고 한 번에 결정된 이름이었는데, 듣자마자 우리 팀의 방향성을 가장 잘 표현할 수 있는 단어를 신선하게 풀어냈다고 생각했어요. ‘옆집 소년들’처럼 친근하고, 항상 내 말에 공감해줄 수 있을 것 같고, 어디에서나 볼 수 있을 것 같지만 사실 어디에도 없는 유일무이한 그룹인 거예요. 저희 곡 ‘One and Only’의 가사 중에 “모두와 같진 않지만 뭐든 될 수 있어”처럼요. 그래서 BOYNEXTDOOR는 우리가 상상하는 청춘의 모습이 아니라 우리가 지금 얼마나 청춘이고, 얼마나 낭만적인지를 보여드리겠다는 의미가 더 큰 것 같아요. 언젠가 저희 또래가 기성세대가 될 때, 팬분들이 ‘내 청춘의 한편에 BOYNEXTDOOR가 있었지.’라고 생각해주셨으면 좋겠어요.
‘BOYNEXTDOOR’ 합류
명재현: 작업실 밖으로 나오지도 않고 곡 작업에만 매달리고 있었는데, KOZ 엔터테인먼트 직원분께서 제가 썼던 음악들을 들어보고 싶은데 오디션을 봐보는 게 어떻겠냐고 연락을 주셨어요. 오디션에선 자작곡 두 곡, 자작랩 두 곡, 빌리 아일리시의 ‘idontwannabeyouanymore’를 불렀고, 춤은 H.E.R.의 ‘Come Through (Ft. Chris Brown)’, 발리(Valee)의 ‘Womp Womp’를 췄어요. 사실 그 당시에 저에게 와줬으면 좋겠다고 말하는 회사가 많았는데요.(웃음) 오디션 때 프로듀서님이 해주셨던 말씀이 저한테 엄청 크게 다가와서 ‘KOZ 엔터테인먼트와 함께하면 내 음악도 한없이 성장할 수 있겠다.’, ‘무조건 내가 늘 수밖에 없는 환경이 되겠구나.’ 하는 확신이 생겨 KOZ 엔터테인먼트를 선택했어요. 보통 오디션에서는 붙었다, 떨어졌다를 말씀해주시는데 KOZ 엔터테인먼트는 “데뷔를 할 수 있을지 없을지도 확실하진 않지만 배워갈 수 있는 게 많을 거다.”라고 하시면서, 제가 했던 랩이랑 노래에 피드백을 해주시고, 더 좋아질 수 있는 방향성을 제시해주셨거든요. 그리고 두 달 동안 데뷔 조가 확정되면 데뷔하고, 아니면 하고 싶은 거 해보기로 해서 열심히 하고 있었는데, 엄청 좋은 기회로 데뷔했죠.(웃음)
연습생과 학생
명재현: 연습생 생활과 학교 생활을 별개로 나누면 절대 둘 다 못해요. 그런데 저는 학교 생활이나 학생회 생활이 음악에 지대한 영향을 준다고 생각해서 학창 시절에 할 수 있는 건 다 하려고 했어요. 초등학생 때부터 전교회장도 계속 했고, 고등학생 때는 경제경영 동아리랑 시 쓰는 것도 좋아해서 백일장이란 백일장은 다 나갔어요. 학교 생활을 못하면 음악을 못한다는 의미가 아니라 어렸을 때 느끼고 싶었던 감정을 느껴야 그 추억을 가져올 수 있고, 그런 일상을 경험해보지 못하면 일상의 감정을 이야기하거나 일상의 공감을 주는 가사를 쓰기 힘들 수도 있다고 생각했거든요. 저는 어디서든 영감을 받을 수 있고, 받으려고 노력해야 한다고 생각해요. 인터뷰를 하는 지금도, 일상의 대화를 하면서도, 옛날 생각을 하면서도 이런 가사를 써보고 싶다는 생각을 하고 있는 거죠. 그래서인지 어렸을 때부터 항상 부모님한테 “이때 아니면 못하는 거잖아요.”라고 해서 어른들이 저보고 ‘애늙은이’라고 불렀어요.(웃음)
‘아마존’ 영상에 담긴 명재현의 학창 시절
명재현: 사실 그 영상이 처음 공개됐을 때 멤버들한테 ‘혹시 그 영상 때문에 내가 음악이나 무대를 엄청 진지하게 생각하는 모습에도 영향이 가면 어떡하지?’, ‘나 그 정도로 웃기지 않는데 기대하시면 어떡하지?’라고 얘기했었어요.(웃음) 저는 자신 있게 말할 수 있을 정도로 학창 시절에 공부든, 학생회 생활이든, 연습생 생활이든 해야 하는 일을 마냥 열심히 했거든요. 그 영상도 학창 시절에 전교회장, 부회장을 했다 보니까 자연스럽게 학생회에서 추게 됐던 건데, 그때 주어진 상황에서 가장 열심히 했던 그리고 필요 이상으로 열심히 했던 영상의 결과물이 아니었나 싶어요.(웃음)
‘ENFP’ 명재현이 멤버들과 친해진 방법
명재현: 멤버들이랑 친해지는 데 일주일도 안 걸렸어요. 멤버들이 많이 다가와줬고, 태산이랑 리우처럼 내향적인 친구들한테는 제가 먼저 다가갔어요. 태산이는 곡 작업을 하는 친구다 보니 출근한 첫날 서로 그동안 만들었던 곡을 들려주면서 ‘얘랑은 앞으로 작업하면서 잘 지낼 수 있겠다.’는 확신이 섰죠. 리우도 춤을 좋아하고, 또 워낙 잘 추다 보니 같이 춤 연습을 하면서 공감대를 형성해서 자연스럽게 친해졌어요. 이한이는 MBTI 결과, ‘E’ 중에서도 ‘I’거든요. 생각이 많은 친군데, 둘 다 주영빈 안무가님을 좋아해서 같이 그분의 안무를 연습하면서 친해졌어요. 성호는 친화력이 너무 좋아서 먼저 다가오고, 항상 “귀여워!”라고 하는 성격이라서 친해지는 데 어려움이 없었고요. 운학이는 마냥 귀엽고 행복한 막내인데, 제가 만들었던 음악을 들려주니까 너무 행복해하는 거예요. 그래서 첫날부터 같이 놀면서 친해졌어요. 같은 ‘ENFP’이기도 하고, 같이 있으면 기분이 너무 좋아지는 동생이거든요.(웃음)
명재현, 태산, 운학의 숙소 룰
명재현: 지금 태산, 운학이랑 같은 집에 살고 있는데 숙소 룰이 엄청 많습니다.(웃음) 다른 층에 사는 친구들 중엔 성호가 청소를 진짜 잘하고 ‘매일매일 청소해야 돼.’ 하는 성격이라 집이 365일 깨끗하거든요? 저희는 그런 스타일이 아니다 보니까 일단 거실에 모여서 모든 어지럽힌 것들은 가위바위보해서 나눈 다음에 하루씩 치우기, 설거지는 먹은 사람이 바로 설거지를 안 해서 설거지거리가 쌓이면 그 사람이 다하기 이런 식으로 룰을 만들고 있어요. 그리고 알람 3개 이상 맞추지 않기도 있어요. 운학이가 아침 일찍 출발해서 학교를 가야 하다 보니 알람을 10개씩 맞추면 다른 멤버들이 잠을 못 자는 상황이 생겨서 합의점을 찾은 거죠. 운학이가 매번 너무 미안해해서 제가 택시비를 무조건 다 내줄 테니까 택시 타고 조금 늦게 가면 안 되냐고 하는데도 맨날 대중교통 타고 학교에 다니고 있어요. 아, 그런데 운학이가 너무 귀여웠던 게 청소년·어린이용 교통카드 지갑에 넣어가지고 다니더라고요.(웃음)
한강 걷기
명재현: 멤버들에 대한 믿음과 애정이 너무 커서 일상적인 면이든, 일적인 면이든 최대한 편하게 해주고 싶다는 생각도 많이 하고, 우리 팀이 어떤 방향성으로 나아가야 계속해서 성장할 수 있을지에 대해 계속 고민하다 보니 항상 머릿속에 생각이 가득 차 있어요. 그래서 한강을 걷는 시간만큼은 저를 조금 더 생각하고, 생각을 비우는 시간으로 사용해요. 그리고 숙소에 와서 생각이 다시 많아지려고 할 때쯤 운학이가 진짜 귀여운 강아지처럼 자꾸 방에 와서 문 두드리면서 같이 밥 먹자고 밥 해주고 애교가 없다고 하면서 맨날 애교를 부려서 힘이 엄청 돼요.
BOYNEXTDOOR의 성장은 팬과 함께
명재현: 저는 확신을 얻을 수 있는 퀄리티가 나올 때까지 몰두하고, 집중하고, 집착하는 성격이니까 자신이 없을 때는 자신이 생길 때까지 어떻게든 만들어낼 거고, 앞으로 팬분들 앞에 설 때도 항상 완벽한 모습을 보여드리려고 노력할 거예요. 아직은 완벽하지 않고, 부족한 부분들도 많지만 앞으로 성장해 나갈 거고요. 그래서 저는 저희 팀에게 ‘완벽’이나 ‘레전드’보다는 ‘팬분들과 함께 성장한다.’는 수식이 붙었으면 좋겠어요. 왜냐면 팬분들은 단지 저를 사랑해주시는 분들에서 끝나는 게 아니라 저에게 원동력을 주시는 분들이고, 내가 입고 싶은 옷을 골라주시는 분들이고, 하고 싶은 음악과 춤을 만들어주시는 분들이기도 하거든요. 그래서 BOYNEXTDOOR에 대한 확신은 팬분들한테서 나오는 게 아닐까 합니다.
“언젠가 문을 열어보시면 저희가 있지 않을까요?”
명재현: 제가 어제 위버스에 첫 게시물을 올렸는데요.(인터뷰 5월 19일 진행) 그 게시물에서도 ‘함께해요!’, ‘항상 지켜봐주기!!’라는 말을 사용했는데, 저한테는 ‘언제나 함께한다.’는 말이 엄청 큰 의미로 다가와요. 항상 물리적으로 함께할 수는 없지만, 심적으로는 그리고 저희의 음악으로는 항상 곁에 있고 싶어요. 저희 이름에도 ‘문(DOOR)’이 있는데, 세상에는 문이 너무나도 많잖아요. 우리나라, 전 세계적으로 문의 개수를 셀 수 없을 만큼 문이 가까이에 있다 보니, 항상 문만 봐도 저희가 생각날 수 있다면 너무 행복할 것 같아요. 그래서 제가 자주 얘기하는 게, “언젠가 문을 열어보면 저희가 있지 않을까요?”예요.(웃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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